풍수전문가의 ‘내곡동사저 vs 논현동사저’ 터 전격비교

“MB, 논현동 가면 후임 대통령 시비에 벌벌 떤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계획을 철회하고 원래 자신의 자택인 논현동 자택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내곡동 사저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자 내곡동 사저를 ‘백지화’ 하겠다며  ‘급한 불’은 껐지만 갖가지 의혹은 여전히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내곡동과 논현동을 둘 다 가지려는 계략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형국. 그렇다면 풍수지리학적으로 논현동과 내곡동 중 어느 터가 명당일까. 궁금증이 더해지는 시점에 <일요시사>는 지난 주 최병용 교수가 본 내곡동 풍수에 이어 양만열 교수와 함께 논현동 자택의 풍수를 봤다. 풍수지리학의 두 거장이 본 양쪽 터는 어떨지 전격 비교해봤다. 
 

쇠기맥을 피해 용맥을 탄 좋은 자리 내곡동
입수룡과 집의 좌향이 쾌기로 이뤄진 논현동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이후 옮겨가려고 했던 내곡동 사저는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20-17로 능안마을에 위치해 있다. 이 마을은 산비탈을 끼고 있는 전형적인 전원마을이다.

옛부터 안골이라 불리며 행정구역상 경기도 광주군 언주면의 일부로 능안말, 구석말 등이 1941년 일제 때 행정구역 개편으로 내곡리로 통합되었다가 1963년 서울 서초구로 편입된 곳이다.

강남대로를 이용하면 강남역에서 불과 10여분 거리에 위치하면서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 불리는 부지는 현재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데 현재 식당이 있던 집은 모두 헐리고 대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다. 그렇지만 이 부지는 뒤편에 야산을 낀 언덕자리에 있어 한 눈에 띈다. 능안마을 옆에는 과거 홍씨 집성촌인 홍씨마을이 있다.

큰 흉살 피한 내곡동
‘억압’ 당하는 논현동

내곡동 터 주변의 형세를 둘러본 최병용 교수는 “국세를 보아 큰 흉살은 피했고, 집터는 다행이 쇠기맥을 피해 용맥을 타면서 좋은 기운 자리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내곡동 사저는 20-17번지와 20-21번지가 함께 붙어있는데 올해 중순까지 ‘수양’이란 이름의 한식당으로 사용되던 곳이었다. 이 한식당은 정원이 아름다워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의 상견례 장소나 돌잔치 등 가족행사를 개최하기에 좋다고 소문난 곳이었다.

당시 최 교수는 “17번지는 대흉의 좌향으로 지어져 있지만 대공망만 피한다면 꼭 마음에 드는 자리고, 21번지는 문을 약간 틀어서 향을 잡은 것으로 보아 과거 ‘수양’이란 식당이 들어 올 때 이미 풍수가의 손길이 닿은 듯 보인다”며 “혈자리라고 단정하기엔 내부를 좀 더 살펴봐야 알겠지만 대통령이 거처할 사저로는 꽤나 괜찮은 자리를 잡은 것으로 생각 된다”고 전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갈 사저로 급선회한 논현동 자택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29번지에 위치해 있다. 관보에 따르면 4갈래로 갈라지는 논현동 길에 위치한 이 단독주택은 이 대통령 개인 명의로 등록돼 있는데, 논현동의 땅값을 고려할 때 면적이 상당하다. 대지만 1023평방미터(m²)로 평수로 환산하면 310평정도되는 크기에 건물연면적은 327평방미터다. 약 100평 정도 되는 셈이다. 이 터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이 대통령에게 자택 겸 손님 접대를 위한 영빈관 터로 택지를 제공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벽돌로 지어진 2층 단독주택은 한 눈에 봐도 상당히 낡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도 그럴 것이 논현동 저택이 지어진 게 1982년이었으니, 30년이 다 된 셈이다. 이미 저택 주변은 증축과 신축을 통해 3~4층 높이의 사무실 건물과 단독 주택들이 늘어서 있다.

양만열 교수는 “서초구나 강남구의 모든 지형은 청계산의 지룡으로 형성되어 있는 곳으로 논현동 사저 터 역시 산줄기가 학동공원을 지나 집으로 들어온 형태다”라며 “이웃집들의 전반적인 입지와 역량을 참고하고 도로나 물, 언덕 등을 보고 향을 본다면 입수룡과 집의 좌향이 엄청난 쾌기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물은 더더욱 좋은 양기를 북돋아주고 있으며, 입수 중간 4거리는 최고의 쾌기이다”면서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자택에 살지 않는 동안 주변 건물들이 증·신축을 하면서 사저부지보다 높아 현재 주변 건물들에게 억압당하고 있는 상태고, 주위 집들이 논현동 집을 내리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땅값 오르는 내곡동
돈 벌만큼 번 논현동

지난주 최 교수는 ‘내곡동 일대는 조선시대 헌릉논쟁의 대상이 된 곳으로 이 대통령이 스스로 시끄러운 터를 찾아 간 셈’이라는 일부 풍수사의 의견에 대해 정면 반박하면서 “내곡동 터가 양재천을 바라보고 있어 재물적인 이득은 반드시 볼 것이고 주변의 기운을 봐서도 땅값은 앞으로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터에 필요한 것은 2024년 2월3일 전에 반드시 집 전체 보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면서 “지운이 20년뿐이라 9운에 입수되는데 다시 말해 풍수학적으로 이 땅의 좋은 기운은 앞으로 13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기가 들어오는 5, 7, 9성일 때는 반드시 화재를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논현동 터는 “현공비성풍수로 본다면 완공은 1982년 6운 쌍성회좌로 지어졌으나, 이 대통령이 입주할 때는 7운으로 추산된다”며 “따라서 이 대통령이 7운에 해당되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는 이 논현동 터에서 상당한 부를 축적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2004년 8운에 와서는 쌍성회좌로 정치에 관한 힘이 클 것으로 예상됨은 당연했고, 서울시장과 대통령으로 재임함으로써 거주하지 않고 있었지만 이제 다시 입주하게 된다면 역시 8운의 기운을 받으므로 쌍성회좌다”면서 “4와 8이 도래되는 좌에 현공비지의 해설을 빌린다면 이 운에는 어린이가 상하고 흉하다고 하며, 비성부에는 2, 5, 7, 9가 향의 수에 나타나면 매우 흉하다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풀이했다.

또 양 교수는 “따라서 작금의 상황으로 보아 퇴임 후 어느 곳에 가든지 자의든 타의든 후임 정권의 시비는 클 것으로 사료되며 역대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 된다”고 덧붙였다.

부부금슬 안 좋은 내곡동
MB에게만 좋은 논현동 

최 교수는 지난주 “퇴임 후 내곡동으로 이사한다면 가택은 평안할 것이며 가족들의 건강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돈도 좋고 재물운도 좋고 주변사람과의 관계도 좋아지며 특히 딸 보다는 아들한테 굉장히 좋은 집터라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그렇지만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와의 부부금슬과 (살아 계시다면)장모님 관계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양 교수가 본 논현동 터는 “이명박 대통령과 집의 기운이 엄청난 좋은 만남으로 최상의 기운이지만, 부인 김윤옥 여사와는 전혀 쾌기가 통하지 않아 불만족스럽고 아들 또한 별로 좋지 않다”며 “2012년과 2013년엔 논현동 땅과 이 대통령이 가장 안 좋아서 부정적으로 해석되며 후임대통령의 시비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이 대통령뿐만 아닌 그의 형과 아들, 부인 등 직계가족은 물론, 처갓집이나 그외 친척들까지 포함 된다”고 했다. 그러나 2014년 이후엔 훈풍이 들어와 최상의 쾌기로 도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3년 뒤에는 땅의 좋은 기운 사라지는 내곡동
퇴임 후 2년간 후임정권의 시비 많은 논현동


끝으로 두 교수는 “양택 중 정택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집안 내부구조가 중요하다”라면서 “부부가 쓸 방이나 거실, 화장실 위치에 따라 지금까지 얘기한 기준이 천지차이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논현동으로 사저를 옮길 시 부인과 아들을 배려하고 경호를 위해서라도, 집의 방향을 돌리고 높이 증축하는 재건축을 하되 옆집들의 모서리가 내리치는 곳을 비보하고 정원의 큰 나무들을 키가 작은 관상수로 바꿔줘야 한다”며 “옆 건물들과 키 높이를 맞춰주면 이 대통령에게는 최고의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두 풍수가의 의하면 대통령이 경호문제 등을 이유로 내곡동을 선택했었지만 논현동 사저도 이 대통령에게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이처럼 풍수계의 두 거장이 본 논현동과 내곡동 사저는 모두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단점을 잘 보완하고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고쳐 나간다면 향후 발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풍수지리가의 도움을 받았다고 알려진 이 대통령 또한 이러한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국민들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저를 택하는 현명한 대통령의 모습을 바라고 있다. 남은 임기 국정운영을 잘 마무리 짓고 편안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사저에 대한 갖가지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대통령의 적극적 자세가 필요 할 것이다.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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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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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