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 황태자’ 미국 국적 논란

아버지는 나라사랑 아드님은 미국사람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S&T그룹 최평규 회장이 입길에 올랐다. 방산기업을 운영하는 오너답게 평소 국가 산업에 대한 소신을 밝혔는데 정작 그의 아들은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자연스럽게 병역을 피하는 모양새가 됐다. 논란에 휩싸인 S&T그룹을 조명했다.
 

최근 재계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슈가 있다. S&T그룹의 오너이자 대표인 최평규 회장의 아들이 미국 국적을 취득한 사실이다. S&T그룹 측은 최평규 회장의 장남 최진욱(23)씨의 미국 국적 취득 사실을 인정했다.

23세의 장남
병역회피 의혹

S&T그룹 측은 지난 14일 “최씨는 관련 법 절차를 거쳐 시민권을 취득했다. 6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올해 퍼듀공과대학을 졸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란은 최씨의 병역회피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23세인 최씨는 징집 대상이다.

최씨가 국적을 취득한 시점은 2016∼2018년으로 알려졌다. 병무청은 만 19세부터 징집대상으로 하고 있다. 최씨가 병역회피를 위해 의도적으로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이 같은 배경서 나왔다. 


병역법 제3조1항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특히 S&T그룹이 방산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어서 논란이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였다. S&T그룹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S&T그룹은 방위산업을 비롯해 자동차부품사업, 플랜트사업, 금융/서비스사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T중공업의 경우 1959년 설립돼 고신뢰성 방위산업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T모티브는 1981년 설립돼 방위산업을 모태로 사업을 시작했다.

방위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의 특성은 국가의 세금으로 성장한다. 이번에 나온 실망감은 국가의 세금에 기대 성장세를 이어간 S&T그룹의 오너 일가의 행보에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세균 의원은 과거 “현직 공무원과 유수 기업체 임원, 대학교수 등이 자녀의 국적을 포기한 것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응당 책임을 묻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도 여론을 악화시키는 분위기다. 최 회장은 국가에 대한 생각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학파 최평규 회장 아들 미 시민권 취득
군대 갈 나이인데…의도적으로 한국 포기?


최 회장은 “정도경영과 현장경영, 기술보국 등 기업가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최악의 상황 대응 시나리오로 위기를 더 큰 기회로 변화시켜왔다”며 국가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그의 경영행보를 인정하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2002년에는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금탑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03년 11월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산진흥회) 회장을 맡으면서 국내 방산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 3월 공군회관서 열린 2018년 방산진흥회 정기총회를 통해 최평규 회장은 제16대 방산진흥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전임 방산진흥회 회장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었다.

방산진흥회의 권위는 높다는 평가다. 방산진흥회는 1976년 출범했다. 현재 한화, KAI, LIG넥스원 등 250여개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유일한 협의체다. 대한민국의 국방이 이들 기업의 손에 달렸다는 말이 어떤 측면에서는 결코 과장은 아니다.

방산진흥회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그러나 국내 유일의 방산기업협의체 수장으로서 방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방산진흥회의 회장직을 최 회장이 맡으면서 그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흙수저로 시작해
굴지의 기업으로

당시 최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군 전력증강과 국가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의 성장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의 어린 시절은 이른바 ‘흙수저’였다. 

최 회장은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서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을 안 했다. 공부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 정도로 못 살았다는 것. 그래서 전 유년시절 얘기하는 걸 싫어한다. 어떻게 살았는지도 모르겠고”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공부를 재능이 있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는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의 학사모를 쓴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그는 에어콘 업체 센츄리에 입사해 5년간 직장생활을 경험한다. 

이 기간 가운데 1년간은 일본 히타치제작소에 기술연수를 갔다왔는데 거기서 만난 미국인 맥얼로에게 열 교환기 소재인 ‘핀튜브’를 만드는 피닝머신을 수입했다. 최 회장은 이 기계를 기반으로 삼영열기공업을 1079년 설립했다. 당시 그의 나이 27세였다. 


남자 기준 27세면 취업 준비생이 한참 많을 나이 그는 기업을 설립해 경영에 나섰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창업할 때 내 나이 스물일곱이었다.너무 어리다 보니 초기엔 명함을 두 개씩 갖고 다녔어요. 하나는 ‘부장 최평규’고 다른 하나는 ‘대표이사 최평규’. 장사하러 갈 때는 부장 명함 들고 가고, 수주하면 대표이사 명함 보여줬죠. 그래도 열심히 하다보니 사업한 지 1년 만에 은행 빚을 다 갚았어요.”

이후 수차례 기업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웠다. 2003년 S&T중공업(옛 통일중공업), 2006년 S&T대우(옛 대우정밀), S&T모터스(옛 효성기계) 등을 차례차례 인수하면서 S&T그룹은 완성돼 갔다. 2006년 7월 S&T그룹을 출범시키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하지만 겉만 봐선 순탄하게 그룹의 외연이 성장한 것으로 보이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인수 과정에서 노사간 갈등이 불거졌다.

최 회장은 ‘강골’ 그 자체였다.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요구에는 물러섬이 없었다. 노사간 갈등으로 폭행까지 당한 최 회장은 “노조는 한 번 부당한 요구사항을 들어주기 시작하면 끊임없이 더 달라고 한다”며 원칙을 고수하기도 했다.


2005년 5월 최 회장은 강성노조로 알려진 통일중공업(현 S&T중공업) 노조 집행부와 해고자들의 요구를 거절하고 원칙을 지키려다 그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 최 회장은 당시 폭행으로 전치 6주의 부상을 입고 병원 신세를 졌다. 최 회장은 당시 사고로 경추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기도 했다.

최 회장은 S&T대우를 인수한 후인 2007년 7월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S&T대우 본사 건물과 사내식당을 점거하는 과정에서도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최 회장은 당시 집단폭행을 당하고서도 단식투쟁에 들어간 일화는 유명하다. 최 회장은 장기화되고 있는 S&T대우의 노사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조가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 S&T대우 사내 식당을 찾았으며 하루가 넘은 지금까지 농성장을 떠나지 않고 단식을 하고 있다. 

세금으로 성장
군대는 남의 일?

성난 노조 옆에서 그들을 달래기 위해 단식투쟁을 하는 회장은 재계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그는 대화의 창구는 열어뒀다. 

최 회장은 “노동조합의 지속적인 불법행위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 조합 사무실 바로 아래에 있는 사내식당서 단식 농성을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놀라운 것은 한번더 최 회장은 한 번 더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최평규 S&T그룹 회장은 S&T기전 사업장 내에 설치한 천막에 현수막을 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180여명을 직접 찾아가 회사 밖으로 나가 달라고 요구하다 멱살이 잡히고 목이 졸리고, 심지어는 둔기로 맞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적인 외연확장에 대한 성장통이었다. 현재 노조와의 관계는 이 시기를 거치면서 그룹은 정상화됐다.

하지만 그의 강골기질은 여전하다. 지난해에는 S&T중공업에서 임금피크제, 휴업휴가 등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불거졌다. 입장차에 따라 노조는 농성을 했다. 최 회장은 집회 중인 노조를 혼자 찾아가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비록 당시 대화가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회장 혼자 노조가 집회중인 농성장을 찾은 것을 두고 강골 성향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외연 성장만큼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능력도 준수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S&T그룹의 지주사 S&T홀딩스의 자산은 연결기준 2조146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규모는 1조5081억원 규모다.

방산사업으로 그룹 일궈
국가에 헌신 강조하더만…

한편으로는 최근 최 회장의 아들 국적포기로 역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일각에선 최 회장을 문재인 대통령 라인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최 회장은 문 대통령의 경희대학교 한 학번 선배다. 

둘은 같은 해 경희대 총학생회 임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 대통령의 재계라인으로 분류됐다. 문재인정부 입장에선 국방 사업서 S&T그룹에 일감을 몰아주기에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결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나랏돈을 들여 기업에 일감을 제공해줬더니 해당 오너 자식은 미국 국적을 취득해 국방의 의무를 피한 모양새가 됐으니 어쩔 수 없는 것.

현재 S&T그룹의 실적이 잘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올해 2분기 S&T그룹의 주요기업 실적은 줄줄이 하락했다.
 

지주회사인 S&T홀딩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463억1600만원, 영업이익 166억 원, 순이익 299억4400만원을 시현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29.1%, 순이익은 15.3% 줄었다.

S&T모티브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572억2000만원, 영업이익 163억5200만원, 순이익 302억9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기간 대비 매출은 12.1%, 영업이익은 26.1%, 순이익은 8.8% 감소했다.

S&TC는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매출 362억원, 영업이익 12억원, 순이익 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4.8%, 영업이익은 75.9%, 순이익은 22.9% 줄었다.

S&T중공업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015억5300만원, 영업손실 3억4700만원, 순이익 80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5.0%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5.4% 증가했고, 순이익은 69.6% 감소했다.

원칙주의자?
반전의 회장님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평규 회장은 재계서 원칙주의자이자 강골로 유명하다”며 “평소 올바른  길을 걷는 경영인으로 잘 알려진 그이기 때문에 장남의 미국 국적 선택에 일종의 배신감(?)을 국민이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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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