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KIA 타이거즈 신임 감독

옛 ‘해태영광’ 재건 위해 ‘무등산 사령관’ 맡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무등산 폭격기’ ‘국보급 투수’ ‘해태 타이거즈의 전설’ ‘나고야의 태양’ 등 화려한 수식어를 지지고 있으며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선동열 감독이 마침내 친정팀으로 복귀한다. 지난 시즌 말 삼성 감독에서 사임한지 1년 만에 프로야구에 복귀하는 것이자 1996년 일본무대에 진출한 이래 16년만의 복귀다. 타이거즈 팬들은 ‘과거 해태 왕조 시절을 재건하자’ ‘선동열 감독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그를 반기고 있다. 야구계는 벌써 내년 시즌 우승팀은 ‘KIA 타이거즈’라는 섣부른 전망이 나올 만큼 선 감독의 내정은 야구계에 큰 파급력을 몰고 왔다. KIA 타이거즈 선동열 신임 감독을 집중 조명 해봤다.

‘난공불락’의 최상급 투수, ‘국보급 투수’등 다양한 별명
프로야구의 깨지지 않을 불멸의 기록 ‘0점대 방어율’

‘우~ 동열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 한때 개그 소재로도 활용됐던 이 말은 김응룡 전 삼성라이온즈 사장이 과거 KIA 타이거즈 감독 재임 당시 선동열과 이좀범의 일본 진출로 전력이 약해지자 푸념조로 한 말이다. 그만큼 선동열과 이종범의 영향력은 컸다.
 
선발과 마무리를 넘나들며 최고의 활약한 선 감독은 1985년 KIA의 모태인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하여 11년간 6번의 한국 시리즈 우승과 3차례 정규시즌 MVP, 6차례의 골든 글러브 수상, 일본 진출 전까지 146승 40패 132세이브를 기록한 명실 공히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이자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범접할 수 없는
화려한 개인기록


그가 선수시절 한국 프로야구에 남긴 기록은 과히 ‘전설’로 통한다.

최저평균자책점 8회, 최다승 4회, 최다탈삼진 5회, 최다세이브 2회 등 화려한 개인성적을 남겼으며 역대 통산기록에서도 최저 방어율 (1.20), 최저 WHIP (0.80) 등 총 19개 부분에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994년 시즌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평균자책점이 2점대로 올라간 적이 없을 만큼 뛰어난 구위를 유지했다. 불펜으로 뛴 시즌이 포함 됐지만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시즌만 5차례(1986·1987·1992·1993·1995년)로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최상급 투수였다.

당시 상대팀은 선동열이 나오면 경기를 포기하는 팀도 많았고 마무리로 활동 할 시즌에는 경기 후반 선동열이 몸을 풀고 있으면 짐을 꾸렸다는 웃지 못 할 여담도 전해진다.

한국인 최초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했지만 구단의 자금난 문제로 1996년 주니치 드래곤즈에 임대선수로 일본무대를 밟은 그는 진출 첫해 5승1패3세이브 방어율5.50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진가가 드러났다. 97년부터 1승1패38세이브 방어율1.28, 3승무패29세이브 방어율1.48, 1승2패28세이브 방어율2.61을 기록하며 통산 10승4패98세이브를 기록했다.

4년의 짧은 기간에 일본프로야구 개인통산 세이브 부문 24위를 기록했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2년 연속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방어율 1점대인 유일한 투수로 자리매김 했다.
 
또한 1997년에는 일본역대 최고 마무리로 통하는 ‘대마신’ 사사키와 경쟁하며 무피홈런, 리그 연속세이브 기록(당시)을 달성하기도 했다.

임대선수로 활약한 선 감독은 주니치와 해태간의 이적료 문제로 화려했던 일본생활을 마감하게 됐으며 구단과 관계가 틀어지며 친정팀으로 복귀 하지 못해 99년 일본에서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KIA 타이거즈는 현역시절 달고 뛰었던 등번호 18번을 영구결번 하며 국보급 투수에 대한 예우를 했다.

이후 선 감독은 2000년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으로 위촉되었으며 주니치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8개 구단 순회코치로 뛰어난 능력을 보였으며 2003년 말 두산·LG의 구애를 뿌리치고 자신의 스승 김응룡 전 사장이 감독으로 있는 삼성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한국 시리즈 이후 선수단 인사에서 김응룡 감독이 구단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삼성 라이온즈의 감독으로 승진했다.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박진만, 심정수를 FA로 영입하여 호화 멤버진을 구축했고 감독 부임 첫 시즌 만에 팀을 정규 리그 1위에 올렸고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두산을 4승 무패로 제압하며 2005년 시즌 통합 챔피언에 올라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듬해인 2006년 한국시리즈에서도 정규리그 3위였던 한화를 4승 1패로 꺾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 스타 감독 반열에 올라서며 가치를 드높였다.

당시 그는 각종 FA선수를 영입해 ‘돈으로 우승한다’는 빈축을 사자 “재임기간 동안 FA영입은 없다”고 선언한 후 팀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박진만, 양준혁 등 고참 선수와의 불화가 있었지만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확실히 이뤄냈으며, 국보급 투수답게 투수조련에 일가견을 보였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선 감독은 2010년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패로 준우승을 기록한 후 당시 작전코치 류중일에게 감독직을 넘겼다.
 
6년간의 삼성감독 재임기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 2회, 준우승 1회의 성적과 5차례나 포스트시즌에 팀을 올려놓으며 삼성을 강팀으로 조련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계약기간을 4년이나 남겨둔 상황에서 교체라 석연치 않은 뒷맛을 남기기도 했다.


‘무등산 폭격기’에서
‘무등산 사령관’으로


선 감독이 새롭게 내정된 KIA는 지난 2009년 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 시즌 중 16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 중반 1위를 달리며 한국시리즈 직행의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으나 근성 없는 플레이와 불펜의 난조를 보이며 4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후 내리 3패를 당하며 시즌을 끝마치자 뿔난 KIA팬들은 감독교체를 요구했다.

올 시즌 ‘지키는 야구’에 실패한 KIA는 선발투수가 잘 던져도 중간과 마무리 투수들이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불펜이 약점으로 지적될 때마다 KIA구단과 팬들은 선수시절 최고의 마무리였던, 그리고 지도자로서도 최강의 불펜을 구축했던 ‘광주의 아들’ 선동열을 갈망하는 마음은 커져갔을 것이다.

구단은 신속하게 움직였다.

자체 내부회의 결과 광주에서 인기가 높은 대스타이고 강한 마운드를 구축해 우승한 경력과 선수 장악력이 뛰어난 선 감독을 7대 타이거즈 감독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로써 그간 “언젠가는 친정팀 감독을 맡아 보고 싶다”고 밝힌 선 감독의 바람이 이루어 졌고 그를 간절히 바랬던 KIA팬들의 바람도 동시에 이뤄졌다.

선동렬 9회 몸 풀면 상대팀 짐 꾸렸다는 여담 전해져
투수조련에 일가견, KIA 최강불펜 만들면 우승후보? 

선 감독의 뛰어난 투수관리는 KIA의 숙제로 여겨지는 불펜진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선 감독도 “KIA 불펜 강화에 힘을 쏟겠다. 다른 전력은 좋기 때문에 불펜이 좋아지면 팀이 더 강해질 것이다. KIA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이들의 능력을 믿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친정팀에 복귀하게 된 소감으로 “고향팀 감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 매우 기쁘고 부담감도 크다”며 “타이거즈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KIA의 팀컬러를 살려 한국 최강의 팀을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마무리 훈련과 내년 전지훈련을 통해 마운드 불펜을 강화하고 타자들의 투지와 집중력, 작전수행 능력 등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수단 조련 계획을 밝힌 선 감독은 특히 “투지, 즉 이기고 지고를 떠나 9회말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강화해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선 감독은 지난 21일 오후 선수단 상견례를 갖고 공식적인 감독 업무에 돌입했다.

이런 대단한 야구인생을 보낸 선 감독이었지만 그는 야구계에서 알아주는 애주가였다.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에는 “술만 안 마셨다면 지금까지 현역이었을 것”이라는 농담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술도 선동욜의 투구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못했다. 1987년 9월, MBC 청룡과의 경기를 위해 서울로 올라온 선동렬은 고려대 동기 정삼흠과 술자리를 가졌다.
 
두 투수는 다음 날 나란히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었는데, “딱 한잔만”으로 시작된 술자리는 동이 틀 때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선동열은 다음 날 정삼흠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완봉역투를 펼쳤다. 숙취 해소력마저 ‘국보급’인 선 감독이었다.


숙취 해소력까지
국보급 선 파워


선 감독의 친정팀 복귀에 한 야구전문가는 “현재 KIA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역전패임을 감안했을 때 KIA의 불펜 강화는 우승을 위한 필수 과제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선동렬 감독이 KIA의 사령탑이 된 것은 내년 시즌 전력 강화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다”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한 KIA팬은 “벌써부터 내년시즌이 기다려진다. 내년 우승은 KIA가 확실해 보인다”며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KIA구단의 관계자도 “과거 빨간색 유니폼만 입어도 상대팀에서 벌벌 떨던 시절이 있었다. 선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팀의 체질을 바꾸면 KIA가 과거 타이거즈 특유의 기강과 정신력이 복원된 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 감독의 복귀에 광주는 환호하고 있고 야구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KIA는 현역 시절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 감독을 통해 과거의 영광 재현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30년 타이거즈 역사상 처음으로 광주 선수 출신 선동열 신임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의 내년시즌 선전을 기대해 본다.


<선동열 프로필>

▲ 생년월일 1963년 1월 10일(광주)
▲ 신체조건 1m84㎝·97㎏
▲ 학력 송정동초-무등중-광주제일고-고려대
▲ 가족관계 아내 김현미씨와 1남 1녀
▲ 취미 골프·낚시
▲ 선수 경력
-해태(85~95)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
-주니치(96~99) 10승 4패 98세이브 평균자책점 2.70
▲ 지도자 경력
-삼성 수석코치(2004)
-삼성 감독(2005~2010, 우승 2회·준우승 1회)
-KIA 감독(2012~?)
▲ 지도자 성적
-417승 340패 13무 승률 0.551(역대 5위)
▲ 주요 수상경력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 3회(86, 89, 90)
-골든 글러브 투수 부문 6회(86, 88, 89, 90, 91, 93)
-다승왕 1위 4회, 평균자책점 1위 8회,
-탈삼진 1위 5회, 올스타전 출장 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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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