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위협받는 밥상 실태

끊이지 않는 먹거리 장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먹거리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먹거리에 문제가 발생하면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 아무것도 몰랐던 소비자는 찜찜하고 애꿎은 동종업계 관계자가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먹거리 안전 문제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먹거리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계란은 식탁에 오르는 가장 흔한 반찬거리 중 하나고, 다양한 음식의 재료라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계란값이 폭등했고 계란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상점은 치솟은 가격을 감당하지 못했다.

정부는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해 강경한 대처를 주문했다.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는 “먹거리로 장난하는 일은 끝장내라는 것이 국민의 한결같은 요구”라며 “소극행정이나 유착 등의 비리는 농정의 적폐며 이번 기회에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면서도?

최근 씨푸드 뷔페 ‘토다이’가 안 팔리고 남은 초밥 등 음식 재료를 재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3일 한 언론 매체는 토다이 경기 평촌점서 진열됐다가 팔리지 않은 초밥서 모은 찐새우와 회 등을 다진 뒤 롤과 유부초밥 등의 재료로 재사용했다고 보도했다.

팔리지 않은 게를 재냉동한 뒤 해동해 손님에게 제공한 것은 물론 중식이나 양식 코너서 남은 각종 튀김류도 롤을 만드는 재료로 다시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음식점 단체 SNS서 주방장이 조리사들에게 음식 재사용 지침을 내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토다이의 해명은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토다이 본사는 주방총괄 이사가 지난달 모든 지점에 회를 재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시인하면서도 손님이 먹다 남긴 음식이 아니어서 위생 부분에선 문제가 없고, 식품위생법상으로도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57조 ‘식품접객영업자 등의 준수사항 등’에 따르면 식당서의 음식 재사용은 금지돼있다. 적발될 경우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 또는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행규칙 등에 따르면 제한적으로 음식의 재사용이 허용되는 상황이 있다.

음식 재사용 토다이 ‘뭇매’
식약처 부랴부랴 조사 나서

▲상추, 깻잎, 통마늘 등 가공 및 양념 등의 혼합과정을 거치지 않아 원형이 보존돼 세척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 ▲메추리알, 완두콩, 바나나 등 외피가 있는 식재료로서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채 원형이 보존돼 있어 기타 이물질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경우 ▲김치, 깍두기, 소금 등 뚜껑이 있는 용기에 담겨 있어 손님이 먹을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는 경우에 재사용이 가능하다.

토다이가 재사용한 생선초밥 위의 생선회 등은 세 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토다이는 생선초밥을 손님에게 제공할 때 뚜껑이 있는 용기에 담아 제공하지 않는다. 또 생선회는 부패·변질이 쉽고 냉장·냉동시설에 보관해야 하는 대표적인 음식이라 원칙적으로는 재사용이 불가능한 음식이다.


식약처는 “토다이 음식은 먹다 남은 게 아니라 진열된 것이어서 위생수칙을 지켰다면 재사용해도 법률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며 “일반 식당서 손님이 젓가락질을 하다 남은 음식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다이와 식약처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단단히 뿔이 났다. “찝찝하다” “(토다이에) 가지 않겠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부정적인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토다이서 꼬리를 내렸다. 토다이는 지난 13일 사과문을 내고 “소비되지 않은 음식의 일부분을 조리해 다른 음식에 사용한 부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며 “10여년 동안 저희 토다이를 믿고 사랑해주신 고객님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게 돼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 일을 계기로 토다이에선 위와 같은 재조리 과정을 전면 중단하고 고객님들의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더욱 강화된 위생 매뉴얼과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 또한 “토다이를 포함한 해산물 뷔페 업종에 대해 식품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는지 일제 점검하려 한다”며 “점검을 한 뒤 문제가 있는 곳에 대해서 행정 조치를 할 것”이라고 뒤늦게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이 점포 한 곳의 문제인지, 업체 전반적인 문제인지를 따져 해산물 뷔페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먹을 것으로 장난치는 토다이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려달라’는 내용의 청원글이 등장했다. 

일각에선 토다이 불매운동이 일어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먹거리 안전 문제로 건강을 위협받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대처가 강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도 치솟고 있다.

지난해 초 브라질 연방경찰 수사 결과, 30여개 대형 육가공업체들이 해외에 부패한 닭고기를 수출하면서 냄새를 없애기 위해 금지된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유통기한을 위조한 것이 확인됐다. 

가격에 혹해 찾은 소비자
질 낮은 음식에 절레절레

한국서 수입하는 닭고기 중에 브라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3%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브라질 부패 닭 파동’이 전국에 불거졌다.

한국 정부는 국내에 수입된 브라질산 닭고기에는 문제가 된 회사 제품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은 믿지 못했다. 미국산 닭고기가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수입길이 막히면서 브라질산이 그 자리를 대신했기에 반향은 더욱 컸다. 당장 치킨집 매출이 급락했고 닭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음식점이 타격을 입었다.


그 여파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우려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는 브라질 닭으로 만든 제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그 자리는 국내산과 미국산 등으로 다양화됐다. 브라질산 닭을 쓰는 경우에는 문제가 불거졌던 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서 물품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무한리필’ 가게도 먹거리 안전 문제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 1인 1만원대 가격으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무한리필 가게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메뉴도 삼겹살, 연어, 참치, 장어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평소 제대로 먹기 어려운 값비싼 해산물이 인기다.

문제는 이 과정서 국내산이 수입산으로, 일부러 맛이 떨어지는 부위를 판매하거나 질이 좋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는 등의 꼼수가 나온다는 점이다. 저렴한 가격과 무한리필에 혹한 소비자들은 일부 업체들의 꼼수에 질이 떨어지는 음식을 먹은 셈이다. 

꼼수를 알아챈 소비자들이 가게를 찾지 않으면서 우후죽순 생겼던 무한리필 가게가 한꺼번에 문을 닫는 일도 일어난다.

먹거리 안전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데는 ‘솜방망이’ 처벌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민들의 식탁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도 대부분 가벼운 벌금이나 행정처분으로 마무리된다. 비위생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원산지를 속여도, 음식에 장난을 쳐도 시간이 지나면 영업을 재개하는 데 걸림돌은 없다.

약한 처벌


중국은 지난 2013년 ‘식품안전 위해사범 법 적용 문제에 대한 해석’이라는 처벌 지침을 발표했다. 폐식용유 논란이 불거지자 이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폐식용유를 유통시키거나 악용한 자를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2015년에는 식품안전법을 개정, 불법첨가물이 발견되면 바로 허가를 취소하고 판매 금액의 30배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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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앞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치러진 6·3 조기 대선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은 득표율 49.42%로 역대 대통령 중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를 각각 기록했다. 넘지 못한 과반의 벽 잠정 집계된 이번 대선 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2.3%p 높은 79.4%였다. 이는 지난 1997년 투표율 80.7%를 기록한 15대 대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뜨거운 의지”라고 입 모아 말했다. 지난 20대 대선서 양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는 0.7%p이었던 만큼 이번 역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관전 포인트로 제시됐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7%, 김문수 후보는 39.3%로 두 후보간의 격차는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통령의 과반이 예상됐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김 후보가 40%대로 진입한 반면 이 대통령은 50%를 넘지 못했다. 두 사람 간의 격차는 289만표인 8.27%p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4%만 더 얻어서 55%로 안정 궤도를 유지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내심 아쉬움을 비쳤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공을 들인 TK(대구·경북)서도 약세를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마감 결과 대구서 김 후보가 67.62% 득표한 반면, 이 대통령은 23.22%에 그쳤다. 경북서도 김 후보는 66.87%, 이 대통령은 25.52%로 지난 20대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초유의 사태인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임에도 격차가 크지 않고 보수 지역서 30% 벽을 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제시된다. 40% 지지율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과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전까지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리는 방식이었지만, ‘찐명’으로 꼽히는 김민석 전 최고위원이 국무총리로 내정된 마당에 더는 국민의힘이 손쓸 방법이 없다. 빗나간 출구조사…TK도 20%대 ‘뚝’ 여대야소 정국 ‘동물 국회’ 재연? 이번 하반기 국회가 역대급 ‘혐오 정치’로 얼룩질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취임 선서식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대통합을 위해 대통령 취임 후 첫 오찬 메뉴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우 의장은 “지역과 세대, 계층, 다양한 의견이 모두 대한민국이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도록 이끄는 통합력이 도약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머뭇거릴 새도 없이 이 대통령은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함께 국정을 운영할 내각 구성도 시급하다. 당분간은 윤석열 전 정부 출신인 각료들과 한 지붕 밑에서 일을 해야 한다. 조기 대선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정부 출범 76일 만에 전원 ‘문재인의 사람들’로 불리는 국무위원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진행했는데, 이때 통일·외교·안보 기조가 다른 박근혜정부 인사가 함께였던 만큼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는 푸념도 들려왔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새 내각 구성 전까지는 ‘윤석열의 사람들’과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남아 있어 내각 전부를 임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수선한 여의도 안팎 국무위원 선출을 위한 인사청문회 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이동관·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박장범 KBS 사장 후보까지 피 튀기는 청문회가 밤낮으로 이어졌다. 공수교대가 이뤄진 이번 청문회서 국민의힘이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다섯 건의 재판도 주목된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과 대선 정국서 불거진 아들 도박 의혹도 논란이지만, 아직 털어내지 못한 본인의 재판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1심 ▲불법 대북송금 혐의 1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등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하루 전날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꼬집으며 “설사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이 예정대로 열리고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벌금형 100만원 이상의 판결을 받을 경우, 두 달 안에 대선을 또다시 치러야 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예정된 재판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이는 지난달 1일 대법원이 1심의 무죄 판결을 엎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만일 재판부가 예정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데, 이때 대통령직 유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다루는 헌법 제84조의 해석 논란도 다시 불붙을 예정이다. 막 내리는 용산 시대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대선 전부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서 ‘행위’를 삭제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입법 독재’ 프레임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이 개방한 청와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영빈관과 녹지원, 상춘재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만큼 우선은 청와대 수리를 기다리며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용산으로 가는 게 맞다. 대통령실 이전은 큰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생도 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빨리 청와대를 수리해서 그 (수리) 기간만 (용산에) 있다가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예비 후보이던 시절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고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보안 문제가 매우 심각해 대책이 있어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금 당장 어디 딴 데로 가기가 마땅치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혈세를 들여 미리 준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보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용산을 쓰면서 다음 단계로 청와대를 신속하게 보수해 그 길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용산 집무실 환경에 “황당무계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서 가진 첫 기자회견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며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 공무원 전원을 복귀시켜버린 모양”이라며 “곧바로 다시 원대복귀 명령을 해서 제자리로 복귀시켜야 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보수가 끝나는 대로 이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파기환송 선거법, 재판부 의지에 달려 청와대 복구, 극우 반격…험난한 여정 대통령 집무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만큼 보안과 경호 등이 늘 지적 대상이 됐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100% 개방된 건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보안 작업을 거친다면 올해 안에는 (청와대를) 집무실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 등 제3의 장소에 임시로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서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때문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극우와의 싸움과 테러 위협도 현재 진행형이다. 계엄 옹호, 탄핵 반대 그리고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중심의 극우 성향 단체는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해 선동을 이어갔다. 광화문서 지지자들과 개표를 기다리던 전 목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선거관리위원회에 쳐들어가자” “불법 선거, 부정 투표”라고 소리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부정선거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어 대선이 끝난 후에도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용인의 한 사전투표소의 관외 회송용 봉투서 이미 기표된 용지가 나온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 대선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문자 그대로 부정선거의 스모킹 건”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자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시스템이 얼마든지 조작 가능해서 투표 안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들고 한 사람을 안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선관위를 도저히 믿을 수 있겠나”라며 “선거가 아니라 사기”라고 말했다. 현실 부정 테러 위협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망상에 불과하다. 갈라치기 정치의 원인”이라고 일축하며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분들께선 지금 시국이 어수선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번 대선은 내란 세력을 심판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