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의 전당’ 국회의사당의 모든 것 완벽해부

‘태권V’는 이미 출격 완료! 현 가치는 ‘3조원’

[일요시사=손민혁 기자]여의도 정치시대를 연 현재의 국회의사당이 문을 연 지 올해로 36년이 됐다. 국회의원 299명 뿐 아니라 공무원과 출입기자 등 국회에 출입하는 사람은 수천 명에 이른다. 방대한 규모의 국회의사당은 다양한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가 넘쳐나고 있다. 국회의사당을 둘러싼 모든 것을 전격 해부해 봤다.

1975년 ‘동양 최대’의 의사당, 당시 건설비는 총 135억원 
정문 해태상 두 마리 밑, 백포도주 봉인 100년 후 개봉

국회의사당은 의사당 부지 3만3580m²에 건물면적 8만1452m²인 지하1층 지상7층의 석조건물로서 단일 의사당 건물로서는 동양 최대의 규모다. 6년의 공사 끝에 1975년 8월에 준공됐으며 현대식 건물양식에 한국의 전통미를 가미했다.

같은 해 9월22일 이전을 마친 의사당에서 제94회 정기국회 본회의가 열렸다. 정일권 당시 국회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모든 정치적 쟁점이나 정책적 대결은 타협과 협상, 토론과 절충을 통해 이상적인 합의점에 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국민의 정성어린 새 의사당에서 진정한 민의를 대변하는 대의정치의 본산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00년 묵은 와인맛은?

1969년 7월17일 21주년 제헌절을 맞아 착공한 국회의사당은 준공 당시 총 135억원이 건축비로 소요됐고 이는 당시 한해 예산의 1%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비용이었다.

이를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면 부지 공시지가 33만㎡ 넓이의 1조2198억원과 건물 등 총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 됐다. 대형 국책사업을 통해 탄생된 것이었다.

국회의 상징이기도 한 아치형 돔은 지금은 회녹색이지만 시공 당시에는 동판 자체의 붉은 색이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판이 녹슬어 점점 지금의 색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밑지름이 64m이고 무게가 1000t이나 되는 이 육중한 돔은 회백색의 처마와 파라펫, 높직한 기단과 8각 기둥의 24개 각주가 받치고 있다. 높이 32.5m, 24개의 각 각주는 24절기를 상징하며, 전면의 기둥 8개는 우리나라 전국 8도를 상징한다.

의사당을 둘러싸고 있는 24개의 기둥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뜻하며 돔 지붕은 국민의 의견들이 찬반토론을 거쳐 하나의 결론으로 모아진다는 의회민주정치의 본질을 상징한다고 전해진다.

국회를 둘러싼 뒷이야기도 무성하다. 국회 정문 좌우에는 해태상 두 마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 해태상은 의사당이 문을 열 당시, 해태제과(현 ㈜크라운·해태제과)가 3000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준공기념으로 기증한 조형물이다.

이는 해태제과측이 ‘시비곡직을 가릴 줄 아는 영수(똑똑한 짐승)’로 알려진 해태가 의회 민주정치의 상징이 되길 바라는 취지로 기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해태상에는 또 다른 의미와 비밀이 있다. 해태상 밑 깊숙이 와인이 봉인돼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해태제과가 1976년 발간한 <해태30년사>에 자세히 나와 있다. 당시 해태제과는 “해태주조㈜의 생산제품인 노블와인 백포도주를 해태상 아래에 36병씩 72병을 묻어 넣었다”고 밝히고 있다.

해태상 자리에 10m 정도 땅을 판 뒤, 그 안을 석회로 둘러싸고 특제 항아리를 넣어 백포도주를 한 병 한 병씩 석회로 감싸 항아리 안에 넣고 봉했다는 것이다.

백포도주를 묻은 이유에 대해 해태제과는 “해태가 예로부터 화기를 쫓는 호신상이고 백포도주는 화기를 삼킨다는 고사에 따라, 모처럼 순수한 우리 기술진만으로 설립된 의사당을 영구히 보전한다는 뜻에서 백포도주를 묻게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100년 뒤인 2075년에 와인을 개봉하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36년 전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와인의 100년 뒤 맛은 어떨지 사뭇 궁금해진다.

또 다른 뒷이야기로 국회의사당 돔이 반으로 쩍 갈라지면서 ‘로보트 태권브이(V)’가 출동한다는 말은 국회뿐만 아니라 전국의 어린이들도 알고 있는 낡디 낡은 농담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태권브이가 이미 국회 천장을 뚫고 출동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한겨울 폭설을 뚫고 말이다.

태권브이의 비밀스런 출동 사건은 올 1월 폭설이 가득한 가운데 일어났다. <로보트 태권브이>의 실사영화를 제작하는 ‘㈜로보트 태권브이’사가 이군현, 최문순 강원지사(당시 민주당 의원)와 함께 진행한 ‘전설의 돔’ 행사가 바로 그것이다.

‘프로젝션 매핑’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국회의사당에 빛을 쏴 로보트 태권브이가 격납고에서 출격하는 모습을 미디어 아트로 연출했다.
 
태권브이가 국회에서 출동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한다는 설정이었다. 당시 굵은 눈발이 가득한 가운데 문화예술계 인사, 일반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정작 본 행사에서는 눈이 너무 많이 와 리허설 장면이 더 또렷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또 다른 사연으로 ‘민의의 전당’이라 불리는 국회에서 추악한 성범죄가 끊이지 않자 ‘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제기됐다.
 
국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의사당이 자리 잡은 곳은  조선시대 궁녀들의 공동묘지로 알려진 ‘양말산’이었다 귀띔했다.
 
이에 국회사무처가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의사당 뒤편에 거대 ‘남근석’을 세워 여인들의 한을 달랬다는 것. 이어 그는 국회에 처녀귀신이 출몰했단 소문도 터와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태권브이는 이미 출격

이밖에도 1993년에 국회가 일반인에게 개방되며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동물원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현재 국회 후생관 근처에 위치한 동물원에는 당시 최고 스타 ‘꽃사슴 3마리’를 비롯, 오골계와 공작 등 10여 종류의 조류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5년 조류독감이 번지며 예산 등의 문제와 겹쳐 문을 닫았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국회 속 동물원은 역사 속 추억으로 묻혔다.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국회지만 오랜 역사와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 것을 증명하듯 국회를 둘러싼 각종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국회를 둘러싼 많은 이야기들이 일반인들에게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국회가 조금이나마 친근하고 가까운 민의의 전당으로 다가 설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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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