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들의 아귀다툼 전모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7.30 10:38:33
  • 호수 11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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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찌르기 바쁜 똥별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18년 7월24일, 국회 본관서 열린 국방위원회(이하 국방위)전체회의 도중 국방부장관과 국군기무사령부 간부들이 대립하는 초유의 ‘하극상’이 발생했다. 이날 양측의 공방은 국회 인터넷 방송을 통해 그대로 생중계됐다. 송영무 국방부장관의 체면과 리더십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이는 송 장관이 국방부 수장으로 내정됐을 때부터 우려됐던 상황. 해군 출신인 송 장관이 군 조직 내 주류인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출신 육군 장성들을 제어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송 장관은 육사들의 반란에 축출 직전까지 몰렸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송영무 장관과 기무사 간부들의 대립을 지켜본 군 민심은 흉흉하다. 대체로 공개석상서 장관과 부하가 대립한 이번 사태를 곱잖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해병대 출신 국회 관계자는 “(생중계를) 보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군대의 상명하복을 떠나서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수직적인 군 조직 문화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정상적이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군내 하극상
물먹은 송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서의 핵심 쟁점은 과연 송 장관이 지난 9일 주재한 국방부 실·국장 간담회서 기무사가 작성한 위수령 검토 문건을 거론했는지 여부였다. 당시 송 장관을 비롯한 실·국장, 100기무부대장 등 14명이 간담회에 참석했었다. 국회 국방위원들은 그날 간담회서 송 장관이 위수령 검토 문건에 대해 어떤 판단을 했는지 질의했다.

증인 신분으로 국회에 불려온 100기무부대장 민병삼(육사43기) 대령은 “(송)장관은 7월9일 오전 간담회서 ‘위수령 검토 문건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내가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검토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현재 36년째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이다. 따라서 군인으로서 명예를 걸고, 양심을 걸고 답변 드리는 것”이라고 증언의 신빙성을 강조했다.

민 대령의 증언을 예상치 못했는지 회의장에 있던 송 장관의 얼굴색이 변했다. 송 장관은 자신의 발언 시간에 “(민 대령의 증언은)완벽한 거짓말이다. 대장까지 지낸 국방부장관이 거짓말을 하겠나. 장관을 그렇게 얘기하시면 안 된다”고 민 대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함께 배석한 국방장관 군사보좌관인 정해일 준장도 “민 대령이 뭔가 혼동한 것 같다. 지휘관의 발언을 각색해 보고하는 것에 경악스럽다”고 주장했다.
 

기무사 간부와 송 장관의 진실공방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지난 3월16일 이석구(육사41기) 기무사령관이 송 장관에게 계엄령 검토 문건을 첫 대면보고한 시간을 놓고도 서로의 주장이 엇갈렸다.

송 장관은 대면보고 시간이 5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송 장관에게 대면보고한 이 사령관은 20분간이라고 주장했다. 


정해일 보좌관은 “송 장관이 9일 오전 10시 국방운영개혁 관련 합동부대 토의에 참석했고, 이 사령관은 10시38분에 국방부 본관 2층에 도착했다. 10시59분부터 5분간 보고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송 장관의 손을 들었다.

그러나 상황은 송 장관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듯하다. 송 장관 등 국방부 측과 민 대령 등 기무사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기무사 측은 민 대령이 간담회 내용을 복기해 기무사에 보고한 ‘장관 주재 간담회 동정’ 문건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문건에는 송 장관이 ‘위수령은 잘못된 것이 아님. 법조계에 문의하니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 계획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함’이라고 발언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 국회서 발발
기획된 하극상? 곧바로 증거 제출

국방부는 즉각 “간담회장에선 노트북은 안 되고 수기 메모만 가능하다. 민 대령이 자신의 메모 내용과 개인적 해석을 더해 발언을 왜곡해 기록한 것”이라며 민 대령이 복기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또 송 장관이 해당 발언을 했다는 지난 9일은 위수령 폐지 절차가 진행 중일 때인데 송 장관이 위수령을 언급한다는 것은 시기상으로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국방부는 군사정권의 잔재인 위수령 폐지 절차에 착수했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문재인정부 청와대는 사태의 발단이라고 할 수 있는 기무사의 ‘촛불집회 계엄령 검토 문건(이하 계엄령 문건)’ 등이 군 조직 내 주류 지휘관들의 ‘이너서클’서 논의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즉 청와대가 ‘하나회’ ‘알자회’ 등 사적 네트워크를 통해 권력을 잡으려는 군 사조직의 부활, 내지는 새로운 사조직의 탄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군·검 합동수사단을 꾸릴 때 육군을 배제하도록 한 것이 그 증거라는 분석이다.
 

계엄령 문건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작성을 지시했다. 육사 38기인 그는 육사 출신 사조직 알자회의 핵심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알자회는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 120여명이 활동하는 군내 사조직으로 지난 1992년 해체됐으나, 이명박·박근혜정부서 기무사령관과 특수전사령관 등의 요직을 이전 알자회 멤버들이 차지하면서 사실상 모임이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자회 부활?
합참의장 패싱

군 외부에선 “알고 지내자”는 뜻에서 알자회라고 이름지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군 내부에선 멤버들끼리 알짜 보직을 주고받아 ‘알짜회’로 불린다고 한다.


박정부 당시 군과 청와대 안보 라인은 사실상 육사 출신들이 장악했었다. 

장준규 당시 육군참모총장(이하 육참총장)과 조현천 기무사령관, 한민구 국방부장관을 비롯해 청와대의 김관진 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등은 모두 육사 출신이다.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흥렬 전 경호실장은 육사 28기 동기고, 한민구 전 장관은 31기, 장준규 육참총장은 육사 36기다.

박정부 당시 육사 출신들은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 발동을 검토하면서 육사 출신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지난 20일 공개한 ‘계엄령 대비계획 세부자료’를 보면 전국 비상계엄 발령 시 계엄사령관에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하는 안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사실상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을 배제하려던 계획이다. 세부문건 중 ‘계엄사령관 추천 건의’를 보면 ”계엄사령관은 군사대비태세 유지 임무서 자유로워야 하며, 현행작전 임무가 없는 각 군을 지휘하는 지휘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며 “현행작전 임무서 비교적 자유로운 육군(참모)총장, 연부사령관(연합사 부사령관), 합참차장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기무사는 셋 중 육군참모총장에게만 ‘적합’ 판단을 내리고 나머지 연부사령관, 합참차장에 대해서는 ‘부적합’ 판단을 내려 사실상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이 돼야 한다는 취지로 문건을 작성했다.

들통난 계획
비육사 축출


계엄법에 따르면 계엄사령관은 현역 장관급 장교(장성)를 국방부장관이 추천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합참에 따르면 현재 계엄에 대한 준비와 실행, 훈련 등은 모두 합참 소관이다. 

계엄에 대한 평시 준비뿐 아니라 실제 계엄 상황이 발생하면 합참의장이 사령관이 되는 매뉴얼이 존재하는 것이다.

또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이 지난해 4월19일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서 계엄사령관을 합참의장서 육군참모총장으로의 변경을 검토해보라는 지시를 내린 국방부 내부 문건이 발견됐다. 

시기상 기무사에서 세부문건이 작성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기무사 계엄령 세부문건 작성→한 전 장관 계엄사령관 변경 지시의 순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는 국방부 특별수사단과 서울중앙지검 등 군·검 합동수사단은 최근 한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군·검 합동수사단은 한 전 장관에게 내란 음모 혐의 등을 적용했다.
 

정황을 종합하면 이명박·박근혜정부 때 주류로 올라선 육사 출신들이 육사 출신을 중심으로 계엄사령부를 편성하기 위해 3사관학교 출신인 이순진 당시 합참의장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 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계엄 전국확대 시도와 매우 흡사하다.

지난 1979년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12·12군사쿠데타로 자신들과 대립했던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을 끌어내리고 육사 출신 신군부에 협조적이던 이희성 육군 대장을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에 앉힌 바 있다. 당시 쿠데타는 육군 내 육사 출신 사조직인 하나회 장성들이 주도했다.

문건 작성도, 지시도 알자회
목적은 ‘기무사 개혁’ 저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집권당시 전성기를 누렸던 하나회는 김영삼(YS)정부가 들어선 뒤 쇠퇴의 길을 걸었다. 최초의 문민정부가 들어섰던 1993년, YS는 취임 9일 만에 하나회 청산에 돌입했다. 이는 대통령의 측근들조차 모를 정도로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당시 YS는 권영해 국방부 장관을 불러 육군참모총장과 기무사령관을 예편하도록 지시했다. 하나회 몰락의 시작이었다. 이어 수도방위사령관, 특전사령관 등 하나회가 차지했던 군 요직을 비하나회로 채웠다. 이는 오늘날 YS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이후에도 군 사조직을 혁파하려는 시도는 꾸준했다. 군사재판서 사형까지 언도받은 바 있는 김대중(DJ) 대통령은 집권한 후 기무사 개혁을 추진했다. 기무사의 방첩 기능을 제외하고 나머지 일반정보, 대전복 임무 등의 핵심 기능을 해체한 후 그 지휘권을 합참 정보본부에 귀속시키는 안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보고를 폐지함으로써 정보의 민주적 유통이라는 부분적 개혁을 이뤄냈다. 그러나 기무사 내부 개혁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육사 중심의 군 사조직은 기무사 개혁을 철저히 거부해왔다. 이번 송영무 ‘하극상’ 사태도 결국은 기무사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의 저항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송 장관은 기무사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약 1년여 전 송 장관은 자신의 취임식을 마친 후 국방부에 기무사와 사이버사에 대한 개혁안을 마련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방침에는 국민들로부터 정치적 오해를 사거나 사찰로 오해받을 수 있는 기무사의 동향정보 수집을 막기 위한 조치들이 포함됐다.
 

기무사 내에서 군 인사 정보와 동향 파악을 담당했던 1처를 없애는 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 송 장관은 평소 자신의 참모진에게 “임기 동안 ‘송영무가 기무사 개혁만큼은 해냈구나’하는 말을 듣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송 장관은 국방부장관에 임명되기 전부터 기무사 개혁에 적극적이었다. 참여정부 시절 합참전략본부장을 지낸 시절에도 기무사의 권위적인 모습과 월권행위 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2년 제18대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과 국방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때도 기무사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기무사 개혁
반대 이유는?

정치권에선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가 주축인 알자회의 부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사드(THAAD) 발사대 추가 반입 보고 누락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홍익표 의원은 알자회를 배후로 지목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이 한창일 때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알자회가 살아나고 있는데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안봉근 전 비서관이 봐주고 있다는 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의원은 이모영 한미연합군 부사령관, 조현천 기무사령관, 조정설 특전사령관 등을 알자회 멤버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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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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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