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47>‘수익형’분양대전

물 만난 ‘임대 트로이카’…봇물 터진다

추석연휴가 끝나고 가을 분양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수익형 부동산 분양대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증시불안 요소로 실물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수익형 부동산이 관심을 끄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투자패턴도 바뀌고 있는 것 역시 임대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상가·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인기 꾸준
1~2인 수요 겨냥…가을 성수기 물량 ‘풍년’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상품을 꼽으면 당연 상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이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이 1∼2인 임대수요를 겨냥해 인기가 높다면, 수익형 부동산의 원조인 상가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주목을 받는 상품이다.

“상가, 투자범위
포커스 맞춰야”

먼저 상가는 입지와 배후수요에 따라 수익률은 물론 향후 보유가치에서 큰 차이가 나게 된다. 상권이 검증된 지역이라면 안정적인 임대수익 창출에 부수적으로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무분별한 투자보다는 특히 상가 투자의 경우 선호하는 상품으로 투자 범위의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며 “수익형 부동산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타깃으로 해야 하며 현장에서 주어지는 혜택보다는 개발호재가 풍부해 향후 발전가능성이 있는 지역인지 따져보고 임차인이 선호라는 입지인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가업계에 따르면 이남건설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지하철 강남역 역세권에 고급 주상복합 상가인 서초 한일유앤아이(02-2052-6225) 회사보유분을 특별 분양하고 있다. 지하 2층∼지상 3층 총 5개층 88개 점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현재 브랜드 커피전문점, 음식점, 편의점, 부동산사무실 등을 비롯한 근린생활이 입점해 운영 중이다.

이번에 분양을 실시하는 점포는 총 38개로 분양가는 지하 2층∼지상 1층 기준으로 3.3㎡당 1200만∼6900만원대다. 현재 주변에서 분양중인 상가에 비해 30∼40%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해 상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9호선 신논현역이 걸어서 7분·2분 거리며 오는 2011년 신분당선 개통시 트리플 역세권이 된다. 주변에 교보타워 등 업무지역이 밀집되어 있다.

대우건설은 판교역 인근에서 푸르지오 월드마크(031-711-3200) 상가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2층의 스트리트형 상가로 올해 10월 개통 예정인 판교역 앞에 자리 잡고 있다. 판교역세권 중심사거리 코너와 3개의 도로에 접하는 삼면 스트리트형 상가로 주변 아파트 거주자 출퇴근 유동인구가 통과하는 길목 상가의 장점도 누릴 수 있다.

테라스 상가, 대형 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금융, 전시, 판매, 클리닉 등 대형 고급 점포 입점이 가능하다.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도 적용된다. 입주는 2013년 6월이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은평뉴타운과 광교신도시에서도 상가가 분양 중에 있다. 구파발역과 은평뉴타운의 1·3지구를 연결하는 길목에 위치한 에코테라스(1577-2449)는 연면적 1만5764.23㎡, 지하 4층∼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다. 지하 1층∼지하 4층에는 230여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전용공간이 마련된다.

상가 1∼3층에 들어서는 매장의 전용률은 1층 91%, 2∼3층 83% 등으로 구성됐으며 최고 층고는 6m다. 1층 일부 매장에는 7.2㎡, 2∼3층 전 매장에는 29㎡ 이상의 테라스를 무상 제공한다. 3층은 최대 165㎡의 테라스 면적이 포함됐다. 완공은 2012년 2월로 예정됐다.

경기 수원시 영통 광교신도시 근생 5-3블록에선 에듀프라자(031-917-9000)가 분양 중이다. 지하 3층~ 지상 5층 총 40개 점포, 연면적 7662.74㎡ 규모로 3.3㎡당 분양가는 지상 1층 기준으로 1900만∼3580만원선이다. 사업지는 광교신도시 내 교육복합시설인 에듀타운 내 있으며 신분당선 연장선 도청역이 인접한 곳이다. 시행은 믿음씨앤디, 시공은 우성개발, 자금관리는 생보부동산신탁이 맡았다. 2012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복합상가로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400-7일원 송파푸르지오시티(02-416-4400)가 분양 중에 있다. 지하 5층∼지상 15층 50개 점포, 연면적 8만5402.96㎡ 규모다. 3.3㎡당 분양가는 지하 1층 505만∼1110만원선, 지상 1층 2530만∼5234만원선, 지상 2층 1207만∼1867만원선이다.

오피스텔 4000실
생활주택 6000실

지하철 8호선 문정역과 장지역 더블역세권 상가로 KTX수서역(2014년 예정)과 수서역세권 복합개발(2018년 예정)에 따른 교통거점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가락시장 현대화사업, 제2롯데월드, 위례신도시 등 주변 초대형 개발호재들도 눈에 띈다. 시행은 한국자산신탁,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으며 2013년 8월 준공 예정이다.

지하철과 직접 연결되는 상가들도 분양에 돌입한다.
GS건설은 서교자이 상가인 웨스트밸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철 2호선·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과 집적 연결되며 지하 2층에 홈플러스가 입점이 확정되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1242번지에선 고고플레이스가 임대 분양 중에 있다. 일산 최초 터미널 복합쇼핑몰로 일산의 랜드마크적인 새로운 상업중심지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터미널 뿐만 아니라 지하철3호선 백석역까지 바로 연결되어 교통 접근성이 매우 우수하다. 시행은 골든핏, 시공은 현대엠코가 맡았으며 2011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상가 외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 등도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주자로 떠오르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와 가을 주택 전세난이 맞물리면서 소형주택의 수요가 넘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정부에서도 주택 임대 사업자에게 세제혜택을 주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권 검증 지역 안정적 수익 창출
부수적으로 가치상승 가능성 높아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연말까지 서울·수도권에서 오피스텔 4000여실, 도시형 생활주택 6000여실이 분양될 예정이다. 이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하는 단지 내 상가는 성남 판교·도촌지구, 세종시 첫마을 등지에서 210개 점포가 나온다.

임대수입과 함께 시세차익도 기대한다면 도심 오피스텔이 유리하다. 주거용이나 오피스용으로 매입하려는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최근 1인 창조기업 등 소형 법인이 급속도로 늘고 있어 소형 오피스 시장도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 3월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인 기업 증가세는 두드러질 전망으로 이는 소형 오피스 임차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 경기가 별로 호전되지 않으면서 비용 절감 움직임이 커지는 것도 이유다. 소형 오피스는 오피스텔과 비교해 화장실과 주방 공간 등이 없다 보니 같은 면적이라도 사무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소형 오피스는 실당 개별 분양하는 투자상품으로 최근 1인 기업 육성 등 정부 정책과 맞물려 향후 수요가 커질 수 있다”며 “임차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도 소형 오피스가 투자재로서 갖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거래가 쉽지 않아 환금성이 낮고 상품 자체가 경기 혹은 정부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전문가는 “다만 임차 수요는 많은 대신 매수 수요가 별로 없어 환금성이 낮고 아파트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진다”며 “경기 상황에 따라 수요 변동 폭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소형 오피스에 대한 수요 확대를 겨냥해 도심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리고 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541-4 월드코아 7층에 수익형 부동산인 오렉스빌(031-403-4334)이 분양 중에 있다. 소호인을 위한 도심형 오피스로 각종 오피스 업무를 겸할 수 있는 럭셔리 서비스 라운지를 제공하고 있다. 넓고 럭셔리한 공용시설을 완비했으며 복층형 구조로 넓은 실내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게다가 각 호실에 주방, TV, 냉장고, 드럼세탁기, 쿡탑 등이 있어 풀옵션으로 제공이 된다. 4호선 중앙역·신안산선 환승역 등 교통편이 우수하며, 서울예술대학·한양대·안산공과대학 등 대학가 수요도 풍부하다.

신우R&D건설은 1·5호선 환승역세권인 신길역 초역세권 도시형 생활주택(70세대), 오피스텔(22실)로 구성된 수익형 부동산 여의도의 아침(02-833-5156)을 분양 중이다. 1·5호선 환승역세권과 30m거리에 있고, 바로 앞 17개 노선의 버스가 다니는 버스정류장, 여의도까지 걸어서 불과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대학가 수요도 있다.
일성건설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경원대 근처에 도시형 생활주택 일성오퍼스원(1577-1251)을 분양하고 있다. 전용면적 15∼32㎡의 149채로 이뤄졌으며 지하 1층∼지상 2층엔 다양한 편의시설과 함께 휴식공간으로 쓰일 정원도 마련된다. 분당선 경원대역이 인접해 있으며 경원대·동서울대·을지대·신구대·한국폴리텍1대 등 대학가가 형성되어 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52번지에선 도시형 생활주택 파크스퀘어(032-329-9517)가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로 8∼10층 도시형 생활주택 1차 138세대, 6∼7층 2차 92세대 총 230세대를 공급 예정에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수요 변동폭 크다”

사업지가 위치한 부천은 서울과 인접하며, 2012년 7호선 개통 예정으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 도시다. 그중에서도 부천 중동 신도시의 중심 인프라를 갖춘 소형 임대 건물의 경우 공실률이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수요가 많다. 파크스퀘어는 부천시청과 3만8000여평의 중앙공원 바로 옆에 인접해 최고의 조망권을 확보함은 물론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대형 백화점과 이마트,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가 5분에서 10분 정도의 도보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2012년 3월 입주 예정이다.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주변에선 이대역 마에스트로가 분양 예정에 있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에서 100m 정도 떨어진 단지로 전용면적 12∼13㎡의 54채로 이뤄졌다. GS건설도 하반기에 대현동 이화여대 근처에서 도시형 생활주택 92채와 오피스텔 166실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10∼11월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신촌역 푸르지오시티(342실)를 준비 중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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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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