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승계 판도] 구광모와 LG가 사람들 ‘풀스토리’

같이 갈 수 없는 황태자와 왕자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재계의 큰별이 졌다. LG그룹을 이끌어오던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것이다. 재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비통함에 빠졌다. 비보에도 LG그룹은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후계자로 구광모 상무가 지목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만 다른 경쟁자에게도 동시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구 회장은 지난해 건강검진서 뇌종양을 발견해 수술을 받은 후 한남동 자택과 서울대병원을 오가며 투병생활을 했다.

40대 회장
탄생하나

병세가 악화됐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그의 타계 소식에 정재계 많은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슬픔을 함께 했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LG그룹의 승계구도를 걱정하는 시각도 생겼다. 현재 구 회장을 이어 그룹을 이끌 유력 후보자는 구본무 회장의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다. 1978년 생인 그의 나이는 만 40세다.

LG그룹은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한다. 1969년 12월31일 창업주 구인회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의 동생 구철회 사장은 이듬해 1월 경영서 한 발 물러섰다. 구인회 회장의 장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에게 지휘봉을 넘겨주기 위해서였다.


구자경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서 물러설 때도 마찬가지였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만 70세가 되던 해인 1995년 1월 럭키금성그룹 간판을 LG그룹으로 바꾼 뒤 그룹 경영권을 구본무 회장에게 넘겼다.
 

이에 따라 구자경 회장의 형제였던 구자학 아워홈 회장,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등이 LG그룹의 경영서 물러났다. 회장직을 다음 세대에 장자가 넘겨받으면 윗세대가 경영서 물러나는 식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구본무 회장 별세 “다음 후계자는?”
장자승계 원칙대로?

하지만 3세 경영인 구본무 회장의 별세를 4세 경영인 시대 개막으로 해석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일각에선 그가 그룹을 이끌기엔 후계자로서 검증이 안 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구광모 상무는 영동고등학교를 거쳐 미국 뉴욕에 있는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했다. 2006년부터 LG그룹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첫 입사 당시 그의 직급은 대리. 이듬해 유학길을 떠났지만 2009년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으로 회사에 다시 합류했다. 2013년에는 한국에 돌아와 일했으며 입사 8년 만인 2014년 11월 상무로 진급했다.

그가 회사에 들어와 경영수업을 받은 지 15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1950년에 입사한 후 20년간 근무한 뒤 1970년 그룹 회장직을 맡았다. 구 회장도 20년간 실무경험을 쌓고 50세이던 1995년에 회장직에 올랐다. 


구 상무의 실무 경력이 12년이 안 된 점을 감안하면 연륜에 대한 말이 나오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에 따라 구 상무 지배력을 위협할 수 있는 경쟁자들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구 상무는 구 회장의 양자다. 2004년 구 상무는 큰아버지인 구 회장의 양자로 입적했다. 

그의 원래 친아버지는 현 희성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본능 회장. 구 회장은 1994년 외아들을 잃은 뒤 뒤를 이을 자식이 없었다.

구연경·구연수씨 등 두 명의 딸이 더 있었지만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LG그룹의 가풍 상 두 딸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는 쉽지 않았다. 

LG그룹 측은 “구 회장이 슬하에 딸 두 명을 두고 있는 상황서 장자의 대를 잇고 집안 대소사에 아들이 필요하다는 유교적 가풍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설명한 바 있다.

LG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구연경씨는 지난 2006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와 결혼했으며 윤관 사장 역시 LG그룹의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구연수씨 역시 별다른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구 회장의 자녀 가운데서는 구 상무를 흔들만한 인사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작업 마무리
남은 숙제는?

하지만 현재 그룹 내에서 가장 큰 위상을 차지하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구 상무를 흔들 여력이 있다. 구본준 부회장은 3세 경영인 가운데 3남이다. 그동안 구본준 부회장은 형인 구 회장이 병마와 싸우고 있을 사이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장자승계의 원칙상 구본준 부회장이 회사 경영서 물러나야 하지만, 구 상무의 연착륙을 위해서 구본준 부회장이 LG그룹을 이끌 명분은 충분하다.
 

그룹 지주사 LG 지분을 7.72% 가지고 있는 구본준 부회장은 구 회장(11.28%)을 제외하면 지분이 가장 많다. 구 상무의 지분은 6.24%다. 물론 구 상무가 온전히 구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는다면 최대주주로 올라서지만 해당 지분을 두 딸을 배제하고 넘길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또 해당 주식이 구 상무가 물려받는다고 하더라도 상속세 때문에 지분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을 수 있다.


현행 상속세·증여세법 상 30억원 이상에는 상속 시 최고세율(50%)이 적용된다. 상장기업 주식은 고인이 사망한 시점으로부터,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 치 주가를 평균 금액으로 기준삼아 산정한다. 여기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상속 지분은 20% 할증된다.

구 상무가 구 회장에게 지분을 모두 물려받을 경우 약 1조원에 육박하는 상속세를 마련해야할 것으로 관측된다. 물납을 통해 상속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구 상무는 물려받은 지분을 매각해 상속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될 경우 구 상무가 가지는 지분율이 11%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구 상무가 구 회장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그룹의 지배력이 확실하게 넘어갔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3세 경영인 가운데 4남인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4.48%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구본준 부회장과 연대할 경우 구 상무의 지분을 상회할 수 있다.

사실 구 상무의 불안한 입지 때문에 친부인 구본능 회장의 지원사격이 꾸준히 있었다. LG전자에 첫 입사했던 2006년 구 상무의 LG 지분은 2%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7년 희성전자 지분 14.9%를 매각한 자금으로 LG 지분을 매입했다.

2014년에는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에게 LG 지분 1.10%를 증여받았다. 고모부인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도 2016년 말 LG 지분 0.21%(70만주)를 증여하면서 지원사격을 했다. 현재까지도 구본능 회장이 LG지분 3.45%를 가지고 있어 구 상무의 입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상황서 가장 큰 변수는 구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의 지분이다. 김 여사는 LG 지분 4.20%를 가지고 있다. 승계 구도에 변화를 줄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현재 다른 구 상무와 같은 항렬에 있는 사촌들 역시 경쟁자로 분류될 수 있다. 구본준 회장의 장남 구형모 LG전자 과장도 그룹 내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4세대 가운데 LG그룹 내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구 상무를 제외하면 구형모 과장이 유일하다. 따라서 그의 향후 행보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LG 지분은 0.6% 수준이다. 4세 가운데 가장 많지만 구 상무보다는 현저히 적어 지분을 가지고 직접적으로 경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외에 구 회장의 사촌 구본길 희성그룹 사장의 장남인 구현모씨와 구본식 부회장의 장남 구웅모씨가 경쟁자로 거론될 수 있다. 다만 이들은 지난해 대부분의 LG 지분을 처분하면서 경쟁구도서 멀어졌다. 현재로써 분란의 소지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

이에 따라 재계서 보는 LG그룹의 향후 승계 시나리오는 구 상무가 장자승계의 원칙에 따라 LG그룹을 이끌고 구본준 부회장이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을 분리계열해 독립하는 내용이다. 이 경우 구본준 부회장은 전자 관련 사업부분을 떼갈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구본준 부회장이 전자 부문 계열사에서 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구본준 부회장이 전자 사업부문 계열사를 중심으로 독립할 경우 LG그룹내 핵심 계열사 LG디스플레이를 가져갈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 지분 37.90%를 가지고 있다. 가치로 환산하면 3조원 수준. 이에 따라 인수를 위해 추가적인 재원이 1조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본준 부회장이 전자부문 외에 상사나 바이오부문 계열사를 중심으로 독립할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향후 거취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주력 계열사를 두고 신경전이 생길 수 있어서다. 현 시점에서 승계 작업이 확실하게 마무리 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분율 안심 못해
짧은 경력도 숙제

한편, 구광모 상무는 빠르게 그룹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이다. 구본무 회장의 3일장을 마치자마자 바로 출근한 것. 지난 23일 LG그룹에 따르면 구광모 상무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서관으로 출근했다. 구광모 상무는 현재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을 맡고 있어 지주사 LG가 있는 동관이 아닌 LG전자가 입주해 있는 서관으로 평소대로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내규정상 부모상 경조휴가는 5일이지만 구광모 상무는 3일장을 치른 뒤 곧바로 출근했다. 발 빠르게 새로운 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광모 상무의 직급은 아직 LG전자 ID사업부 상무지만 이미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현황 파악은 물론 차기 경영구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상무가 그룹 전반을 조율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착돼 있는 만큼 주요 계열사 경영은 6인의 부회장단에게 맡기고 큰 틀에서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는 구상이다.

LG그룹을 서둘러 구광모 상무 체제로 선회하고 있는 모습이다.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LG그룹 관계자는 “다음달 29일 임시주총에서 LG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면, 그 이후 이사회를 다시 열어 구광모 상무의 직급과 역할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계열 분리
가능성 솔솔

LG그룹은 그동안 큰 잡음 없이 장자승계의 원칙 아래 계열분리에 성공한 그룹이다. 방계그룹 GS, 아워홈, 희성, LS, LIG, GS, 오성, 성철, 코멧 등 많은 방계 그룹을 계열분리 하면서 큰 잡음없이 승계와 독립을 반복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구광모 상무로 승계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재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LG그룹은 장자승계의 원칙에 따라 별다른 잡음없이 승계작업이 이뤄졌다”면서 “지난해 받은 수술 이후 건강이 악화된 구본무 회장의 별세가 어느 정도 예견돼 있다고 하지만 시기가 갑작스러운 면이 있어 향후 승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눈길이 쏠린다”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사정당국이 불안한 구광모 '왜?'

최근 사정당국이 LG그룹을 들여다보고 있다. 승계과정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양상이다. 구광모 상무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국세청은 승계 자금줄 역할을 했던 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구광모 회장의 승계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판토스의 최대주주 LG상사를 세무조사했다. 판토스 지분은 LG상사가 51%다. 구광모 상무 7.5% 등 오너일가 지분이 19.9% 수준이다. 이 때문에 판토스가 구광모 상무의 승계 자금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오너일가의 지분율 19.9%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제재 범위를 간발의 차로 피해나가는 수준이었다.

공정위는 내부거래 규제오너일가의 지분율이 상장사의 경우 30% 이상, 비상장사 20% 이상의 경우 제재하고 있다. 판토스의 경우 0.1% 차이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벗어나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당시 세무조사가 구광모 상무의 승계 과정을 살펴보는 성격이라고 판단하는 시각이 있었다. 

세무조사 대상에는 구광모 상무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세무조사 결과 LG상사는 711억2900만원의 추징금을 이달 15일 부과 받았다.

특히 검찰의 칼날이 무섭다. LG전자가 23일 채무증권 신고서 정정신고 공시를 통해 탈세혐의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공지했다. 

LG전자는 이날 오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난 5월 초 LG그룹 내 일부 개인 특수관계인의 조세 관련 문제로 당사의 지주회사인 LG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었다”며 “압수수색은 당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지 않고, LG그룹 내 일부 개인 특수관계인과 관련된 문제로 현재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라 당사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사실관계가 파악되고 당사와 관련된 문제점 등이 확인될 경우에 공시 등의 방법을 통해 투자자 분들께 알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유력 후계자인 구광모 상무를 비롯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까지 사정당국의 수사망에 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구광모 상무가 그룹을 물려받기까지 험로가 예상되는 상황이다.<호>

 

<기사 속 기사> 구본무 영면한 화담숲은?

구본무 LG 회장이 숲에서 영면한다. 매장 중심의 우리 장묘문화를 개선하고자 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재벌총수로는 이례적으로 ‘수목장’의 형태로 잠들게 됐다.

지난 22일 오전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구 회장의 발인이 엄수됐다. 유족들과 LG그룹 임원, 범 LG가 인사, 재계 인사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됐다. 이후 가족들만 따로 장지로 이동해 비공개로 장례를 치렀다. 

고인의 유해는 화장한 뒤 수목장의 형태로, 생전 즐겨 찾았던 경기도 곤지암 화담숲 인근 지역에 매장된다. 재벌 총수로는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르게 되는 첫 번째 사례다.

수목장은 화장한 후 나온 뼛가루를 나무 뿌리에 뿌리거나 별도로 단지에 담아 묻는 자연 친화적인 매장 방식이다. 장례를 위한 공간은 제한되어 있는데 매장이나 납골에 필요한 부지가 늘어나면서 대안으로 등장했다. 수목장은 1999년 스위스서 최초로 도입됐다. 주로 국토가 좁은 일본, 뉴질랜드, 영국 등의 국가에서 새로운 장례문화로 자리 잡았다. <호>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