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폭행 파문’ 광주 신양관광파 실체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5.28 10:53:11
  • 호수 11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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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린치 금지’ 룰 깨진 주먹세계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광주서 한 남성이 8명에 둘러싸여 주먹과 발로 수십 차례 구타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폭행 현장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국민적 충격을 안겼다. 피해자는 수술 중 눈 깊은 곳에서 나무조각이 나왔으며,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할 위기에 처했다. 가해자 8명은 모두 폭력조직 가입돼있었다. 광주 신양관광파 조직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양관광파는 어떤 조직일까. 
 

지난달 30일 오전 5시께 A(33)씨 일행은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한 노래방서 술을 마셨다. 일행 중 한 명이 먼저 집에 간다며 밖으로 나가 택시를 잡는 과정서 20, 30대 남성 7명, 여성 3명이 함께 있던 일행과 시비가 붙었다. 

단순 폭행만?
가중처벌 가능 

A씨 일행이 택시를 잡았는데, 상대 쪽이 먼저 자신의 일행을 태우려고 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술집 밖으로 나온 A씨는 상황을 목격하고 말리러 다가가 말을 겄었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돼 다툼은 결국 몸싸움으로 번졌다. 

처음에는 상대측 남성들과 일대일로 싸웠지만, 이후 집단으로 달려들어 A씨를 폭행했다.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조폭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상의를 벗은 채 A씨를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가해자 측 남성 3명은 상의를 벗고 있고, 온몸에 문신을 했다. A씨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등 수 십 차례 폭행했다. 이 중 건장한 남성이 돌을 집어들어 때리는 장면이 있다. 


A씨는 현재 대학병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폭행 당하는 과정서 손가락이나 나뭇가지로 양쪽 눈을 심하게 찔려 사실상 실명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눈 주위의 뼈도 무너졌으며, 수술 중 4∼5cm 크기의 나무조각도 나왔다. 

대소변도 어려울 정도로 A씨의 상태는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폭행 가담 정도를 구분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상해)혐의로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변 CCTV와 피의자 조사를 통해 피해자 측에서 주장한 폭행 피해가 대부분 인정됐다고 전했다.

잔혹한 동영상 보고 국민들 분노 폭발 
가해자 8명 모두 폭력조직 가입 확인

하지만 A씨 가족 측은 살인미수로 전원 구속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찰 수사가 잘못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A씨 형은 “가해자들이 모두 관광파 조폭이다.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은 전원 구속돼야 하고, 죄목도 살인미수”라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의 소극적인 대응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사건 당시의 상황을 담은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는데도 폭행이 이어졌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여론의 질타에 불이 붙었다. 

사건을 맡은 광주 광산경찰서는 “적절하게 조치했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집단폭행 가해자들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은 순식간에 20만명을 넘었다.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은 집단폭행 사건 당시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불이 붙었다. 


영상에는 폭행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계속 폭행을 이어가는 가해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가해자들은 경찰이 피해자를 순찰차에 태우는 와중에도 달려들어 폭력을 휘두르려 했다. 

피해자가 저항하지 못하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지 못한 경찰의 모습에 분노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여론이 계속 악화하자 경찰이 직접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5월4일 김순호 광주 광산경찰서장은 페이스북에 2페이지 분량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던 체포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김 서장은 “SNS 동영상만 보면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보일 수 있지만 신속한 현장출동, 상호 분리, 부상자 후송, 경찰장구를 이용한 가해자 체포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피의자들의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보강수사를 통해 불구속 가해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추가 신청했다”며 “또한 피의자들의 조직폭력배 연관성을 철저히 수사하고, 살인미수 적용 여부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지방경찰청도 이날 오전 “대응 메뉴얼에 따라 순차적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광주 지역서 
수도권으로

조사결과 가해자들은 모두 신양관광파 폭력조직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 22일, 공동상해와 범죄단체 구성 활동 등의 혐의로 한모씨를 구속했다. 앞서 경찰은 같은 혐의로 박모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안모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1월과 올 2월, 폭력조직 신양관광파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폭력조직 가입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은 이들이 SNS에 올린 가입 신고식과 단합대회 영상 등을 확보했다. 

폭행사건 전날에도 박씨 등은 선배 조직원의 집안 행사에 참석한 뒤 뒤풀이를 하고 돌아가던 중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체포된 가해자 대부분이 폭력·상해 등 관련 전과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전과 10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경찰은 이들을 단순 추종 세력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잔혹한 폭행에 대한 시민들의 공분이 커지자 추가 수사를 통해 폭력조직 가입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재판서 폭력조직 가입이 인정되면 형량이 2분의 1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신양관광파 조직원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양관광파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양관광파는 법원서 ‘범죄단체로 확정된 관리 대상 조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에 있는 신양파크호텔이 주무대였기 때문에 신양관광파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신양관광파는 오래 전부터 신규 이권 사업에 적극 나섰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유흥업소 금품 갈취, 건설업체 입찰이나 아파트 재건축 폭력 등에 나서다가 점차 고리대금업 등에 손을 댔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성인 PC방 운영 등 사행성 도박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사업 영역 중에서 사행성 도박은 최대 수익원이다.

활동 무대도 광주서 서울 등 수도권으로 넓혔다. 신양관광파 조직원들끼리는 서울에 올라오거나 지방으로 갈 경우 서로 숙식을 제공하는 등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신양관광파는 온갖 사설 사행성 도박 등 불법 행위로 언론에 오르내렸다. 

2011년에는 지방서 수도권으로 진출한 6개 폭력 조직이 연합해 서울 강남 일대서 사설 도박장을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여기에 신양관광파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강남 일대 고급 빌라 등을 빌려 카지노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판돈 합계 100억원가량의 도박판을 벌여 환전 수수료 명목으로 1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조사 결과 이들 중 8명은 신양관광파와 국제PJ파 등 지방 폭력조직서 활동하던 폭력배로 밝혀졌다. 마카오 등지서 원정 도박꾼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이른바 ‘롤링’을 하면서 알게 된 유흥업소 마담 및 재력가들에게 도박을 시켜주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각종 사행성 
도박장 운영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하우스장·롤링(모집책), 꽁지(자금책), 문방 등의 역할을 조직적으로 분담했다. 5곳의 도박장을 단기 월세로 임대해 수시로 옮겨가면서 점조직으로 도박장을 운영했다.


이들은 또 수사기관의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하부 조직원, 지인이나 도박자 명의로 된 차명 계좌를 이용해 2∼3단계의 자금 세탁 과정을 거쳐 도박 자금을 현금화하는 등 치밀하게 도박 자금을 관리했다. 사설 경마서도 비슷한 수법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신양관광파는 2013년 신종 사설 경마 프로그램을 개발·공급해 2000억원대 사설 경마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수원지검은 당시 한국마사회법 위반 혐의로 광주 신양관광파 조직폭력배 정모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장모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프로그램을 개발한 주범 이모씨 등 6명을 수배했다. 
 

이씨는 마권을 사이버머니로 살 수 있고 마사회 배당판이 실시간 업그레이드되는 등 편리성과 도박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 이를 도입한 897억원 규모의 사설경마 센터를 2010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수도권을 돌며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3명을 끌어들여 신종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사설경마 센터 운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신양관광파였던 정씨 등 7명은 이 신종 프로그램이 도입된 1289억원 규모 사설경마 센터를 2010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수도권 등지서 운영했다. 대신 프로그램 사용료로 이씨에게 1주일에 100만원씩 지급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서 ‘범죄단체’ 확정
경찰 집중 관리대상 조직

2015년에는 유명 아이돌 그룹이었던 티아라의 일본 콘서트를 열어주겠다며 수억원을 가로챈 신양관광파 조직원이 2년 만에 체포되기도 했다. 당시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광주 신양관광파 행동대원 정모씨를 붙잡았다. 

정씨는 지난 2013년 7월 논현동 한 사무실서 “일본서 공연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티아라 전 소속사 대표 A씨로부터 2억원 상당의 엔화를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일본 콘서트 개최 자체가 무산되자 A씨는 경찰에 정씨를 고소했다.

경찰 출석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정씨는 지난 4일 잠복 중이던 관악경찰서 형사들에게 덜미가 잡혔다. 광주 신양관광파 소속 조직폭력배인 정씨는 서울 논현동에 주거지를 마련하고 광주와 서울을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불법 보드카페를 운영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서울 서초·강남 일대서 보드카페를 신종 카드게임 도박장으로 불법 운영한 혐의로 신양관광파 등 조직폭력배 15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적발된 불법 보드카페는 모두 30여곳으로 도박금 규모만 541억여원에 이른다. 이들은 합법 업소를 단기간 빌리고 인터넷·SNS서 도박 참가자를 모아 사설 도박장으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에서는 신종 도박 텍사스홀덤이 유행했다. 이 게임은 2장의 개인카드와 5장의 공통카드로 가장 좋은 조합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다. 규칙이 간단하고 회전이 빨라 중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돌 그룹 
이름 팔다 덜미

도박장은 관리자, 주최자(속칭 관계자), 딜러, 뱅커, 서빙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운영됐다. 주로 차명계좌로 판돈을 입출금하거나 단기간만 운영하다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메뚜기식’ 활동으로 경찰 단속도 피했다. 신양관광파 등 다수 폭력조직들이 관리자 역할을 하면서 한 테이블 당 1시간에 60만∼80만원의 수수료를 챙겨 고정적인 수익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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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