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84)전투 개시

백제의 기습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 이야기는?”

“소장이 고구려의 침략을 봉쇄하겠습니다. 아울러 김흠운(김춘추의 딸인 요석공주의 남편)으로 하여금 백제군의 침략을 방어하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지원을 요청하시고 속히 장기적인 측면에서 군사력을 강화시켜야 할 일이옵니다.”

“당에 말이오?”

“지금 저들이 합세해서 총공세를 펼친다 함은 단지 국경의 성 몇 개가 아니라 우리 신라 자체를 점령하고자 하는 듯합니다. 소장이 목숨을 걸고 방어해 보겠으나 만에 하나 어떻게 될지 모르니 당장 당에 지원을 요청해서 그들의 침략행위를 잠시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전장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군사력을 강화해야 하고요.”

“반드시 우리 손으로 이 민족을 통일해야 하옵니다.”

유신의 건의를 받아들인 무열왕은 즉각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고 김유신과 김흠운은 전장으로 향했다. 

김유신이 군사를 이끌고 고구려 군과 대치 상태를 이루고 있을 즈음 흠운은 급히 백제의 양산(陽山, 충북 옥천)으로 진군하여 조비천성(助比天城) 가까이 이르러 진을 쳤다.

저녁 무렵 진이 완성되자 흠운이 다음날의 결전을 위해 일찌감치 휴식을 취하라 지시하고 막사에 들었다. 

막 잠에 빠져들려는 시점에 함성이 일어났다. 

급히 밖으로 나서자 화살이 어둠을 가르고 빗발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백제군이 야음을 틈타 기습공격을 감행하자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신라군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그를 살피던 흠운이 급히 말 위에 올랐다.

“장군, 멈추십시오.”

어둠 속에서 다가선 대사(大舍, 관직) 전지가 급하게 고삐를 잡았다. 그를 확인한 흠운이 잠시 멈칫하다가는 고삐를 빼앗았다.

“어서 물러나거라!”

“이 어둠속에 무얼 하시려는 겁니까!”

“무얼 하다니, 당연히 저 백제 놈들을 쳐부수어야지!”

“어둠속에서 적진으로 들어감은 기름을 들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격입니다. 즉 죽음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잠시 고정하시고 수진에 임하시고 내일 설욕하도록 하심이 마땅합니다.”

전지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다시 고삐를 낚아챘다.

“나를 파렴치한으로 만들려는 게냐. 어서 물러나거라!”

흠운의 고함에 전지가 급히 무릎을 꿇었다.

“장군께서 지금 적진으로 들어가 싸우다 죽게 되어도 아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장군은 전하의 사위이니, 만약 적의 손에 죽는다면 백제는 자랑으로 삼을 것이지만 우리에게는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니 신중히 생각하십시오.”


전지의 말이 절규에 가까웠다.

“대장부로서 이미 나라에 몸을 바쳤는데 남이 알아주고 말고 무슨 상관이더냐. 그러니 어서 손을 놓아라!”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다…김유신 출격
성충, 은고에 빠져있는 의자왕에 직언

말뿐이 아니었다. 

칼을 뽑아 고삐를 잡고 있는 전지의 손을 찌르고 그 순간을 틈타 급히 앞으로 달려 나갔다. 

얼마 내달리지 않아 백제군의 선두와 마주쳐 그야말로 고군분투하는 중에 장수로 보이는 사람이 앞을 가로막았다.


“나 백제의 계백인데 장군은 누구요!”

흠운이 일언반구 없이 그대로 계백을 향해 칼을 휘둘러나갔다. 

순간 계백이 뒷걸음질 쳤고 그 틈을 노려 백제 병사들이 창으로 흠운을 찔렀다. 이어 흠운의 온 몸에서 피가 흐르며 이내 땅으로 떨어졌다.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흠운의 주위로 백제 병사들이 몰려들어 다시 칼질하려 하자 계백이 급하게 다가가 멈추라 하고는 그의 상태를 점검했다. 

이미 저승길로 접어든 그를 살피는 중에 다시 흠운의 출전 소식을 접한 신라의 대감(大監, 장군을 보좌하던 무관) 예파와 소감(小監, 하급 무관) 적득이 칼을 휘두르며 현장으로 급하게 다가섰다. 

그러나 계백 앞에 이르기 전에 두 사람 모두 백제군의 칼과 창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진덕여왕의 죽음과 신라군과 전쟁에서의 승리로 의자왕의 은고에 대한 신임은 도를 더해갔다. 

단지 신임 여부를 떠나서 오석산을 마시고 빠져드는 황홀경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급기야 은고를 위해 태자궁을 사치스럽게 꾸미고 그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은고가 벌이는 향연에 함몰되었다.

“전하, 드시지요.”

“오늘은 무엇을 준비했는고?”

“먼저 말씀드리면 재미가 반감되옵니다. 그러니 직접 보시며 체험하심이 이로울 일이옵니다.”

살짝 눈을 흘기는 은고의 안내로 오석산을 먹고 태자궁의 호화스러운 방에 들자 의자왕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어린 궁녀 네 명이 술상을 앞에 두고 자신을 맞이했던 때문이었다. 

그를 의식하며 헛기침하고 자리에 앉는 순간 약효가 서서히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방금 전의 어색함이 급격하게 사라지고 그 자리를 당당함이 대신했다. 

마치 그를 알고 있다는 듯 은고가 달려들어 옷을 벗기자 의자왕 역시 은고의 옷을 갈가리 찢기 시작했다. 

그를 신호로 알몸의 여인들이 의자왕에게 달려들었다. 

곧바로 여인들과의 사투가 이어졌다. 

네 여인이 의자왕의 사지를, 중앙은 은고가 담당해나가기를 잠시 후 여섯의 몸뚱이가 한 데 어울려 흐느적거렸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의자왕이 정신을 가다듬고 은고와 술로  여운을 달래는 중에 밖에서 고성이 들려왔다.

“무슨 일이냐?”

“전하, 신 성충이옵니다.”

“장군이 어인 일이오!”

“긴급히 아뢸 말씀이 있어 찾아뵈었습니다.”

“대전에서 하면 아니 되겠소?”

“아니 되옵니다. 바로 이곳에서 아뢸 일입니다.”

잔을 비우고 은고를 바라보자 고개를 끄덕였다.

“들여라!”

성충이 방에 들자 기상천외한 광경에, 아랫도리 부근이 피로 발갛게 물들고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알몸의 여인들을 주변에 두고 의자왕이 은고와 함께 알몸으로 술을 마시는 모습에 한동안 눈동자를 고정시키지 못하다가는 급하게 부복했다.

“그러지 말고 이리 와서 술이나 한잔하시오.”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성충의 목소리가 심하게 갈렸다.

“무엇을 통촉하라는 게요, 술이나 한잔하자는데.”

“전하, 부디…….”

“부디고 뭐고 어서 이리 와서 잔 받으시오!”

의자왕과 성충의 소리에 널브러져 있던 여인들이 정신이 드는지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성충의 존재를 확인한 그녀들이 가벼운 천으로 주요 부분을 가리며 급하게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하, 먼저 용포를 거치심이 가당한 줄 아옵니다.” 

성충이 의자왕을 직시하자 은고가 자리에서 일어나 용포로 되는대로 의자왕의 몸을 가리고 저 역시 갈기갈기 찢긴 옷으로 대충 주요한 부분을 가렸다. 

순간 성충이 무릎걸음으로 상 가까이 다가갔다.

“장군에게 술 한 잔 따르게.”

은고가 조신하게 움직여 잔을 채워 성충에게 건넸다.

“전하, 왜 이러십니까!”

직언하다

손을 들어 은고가 건네는 잔을 거부하고 성충이 작심한 듯 소리를 높였다.

“뭘 말이오?”

“연이은 이런 행동 말입니다.”

“이게 어떻다고.”

“국정을 소홀히 하고 요망한 계집에게 휘둘러 지내는 지금이 정상이라 할 수는 없겠지요!”

“뭐, 뭐라!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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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진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농업회사법인 지니스램프에 공통 투자했다. 지니스램프에 대해선 “자두 맛·수박 맛 제품 생산 과정에서 외국산 농축액을 사용해놓고, 상품 정보에 ‘국산’이라고 표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 대표와 진은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고발됐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하면, 원산지표시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아울러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서도 국정감사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