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자산신탁 ‘이상한 영업’ 추적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4.02 09:26:10
  • 호수 11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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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맡겼는데…쌈짓돈처럼?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한국자산신탁은 믿음으로 먹고 산다. 信(믿을 신), Trust(신뢰·신임). 보기만 해도 신뢰가 간다. 믿고 맡겼다. 그런데 실상은 위탁자의 이익에 철저히 반하는 행동이 감지됐다. <일요시사> 취재결과 한국자산신탁이 위탁자 돈을 쌈짓돈처럼 썼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부동산 신탁업계서 한국토지신탁과 1, 2위를 다툰다. 자본금 467억5000만원으로 대기업에 속하며, 지난해 매출 2015억원, 당기순이익 1143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신탁과 부동산금융 사업서 개발, 관리, 처분, 담보신탁, 분양관리 신탁 및 대리 사무 등의 업무를 보고 있다. 

시공사와 관계?
빚까지 갚아줘

한국자산신탁은 위탁자의 수수료로 먹고 산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의 누적 수수료수익은 115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3.1%를 책임졌다. 수수료수익 중에서는 토지신탁 보수가 990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한국자산신탁을 믿고 맡긴 위탁자의 수수료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신탁은 ‘신임 관계’를 바탕으로 이루는 법률관계다. 이 때문에 신탁사는 위탁자 이익이 최우선이다. 


신탁법에 따르면 수탁자(신탁사)는 ▲제32조(수탁자의 선관의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注意)로 신탁사무를 처리해야 한다. ▲제33조(충실의무) 수익자의 이익을 위해 신탁사무를 처리해야 한다. ▲제34조(이익에 반하는 행위의 금지) 수익자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 금지한다. 

그런데 한국자산신탁이 이런 신뢰 관계를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요시사>는 한국자산신탁이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13번지 지상 오피스텔 및 근린 생활 시설 신축 및 분양 사업’(이하 두산동 신축 사업)서 위탁자의 재산을 쌈짓돈처럼 시공사에게 쓴 정황을 포착했다. 

1차 부도 맞은 부실 건설사에 기성금
위탁자 날인 필요하지만 알리지도 않아

한국자산신탁이 부도난 시공사가 하지도 않은 공사를 했다며 허위 공사 대금을 위탁자 동의 없이 지급한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자산신탁, 위탁자, 시공사 타임건설, 1순위 수익권자는 2013년 3월 두산동 신축 사업서 공사 도급금액 157억원(부가세 포함)인 분양형토지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자산신탁은 타임건설에 2015년 2월9일까지 10회 기성금을 21억원을 지급하며 114억원의 공사비를 썼다. 잔여 공사비는 43억원(공사도급금액 157억원-누적 공사대금 114억원)이 남았다. 
 

그런데도 당시 한국자산신탁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선량한 수탁자라면 이런 일이 발생했을 경우, 하도대금 직불처리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조치하는 게 상식적이라는 게 건설업계 시각이다. 


한국자산신탁은 공사비를 증액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1순위 수익권자와 위탁자 동의 없이 대체 시공사에 25억원 추가 공사비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된다. 부도난 타임건설의 잔여공사비가 43억원이 남은 상황서 25억원의 추가 공사가 발생한 셈이다. 

두산동 신축 사업의 신탁계약서에 따르면 풍림산업의 추가공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지급 하도대금도 대신 지불
특정업체에 이득 아니냐 지적

신탁계약서에 따르면 공사비 증액은 한국자산신탁이 결정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공사비 증액은 신탁계약서 10조가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신탁계약서 10조(공사비·추가공사비)에 따르면 ▲공사비 지급 지연에 따른 연체 이자 ▲설계변경, 물가변동, 공사기간 연장 등 기타 사유로 인하여 공사도급 계약상 계약금액이 증액되는 경우 ▲갑(위탁자)과 병(시공사) 사이의 약정으로 추가 공사비를 지급키로 한 경우 등이다. 
 

당시 두산동 신축 사업 현장에서는 10조에 따른 추가 공사는 없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한국자산신탁은 풍림산업을 대체 시공사로 선정, 68억원(잔여공사비 43억원+추가공사비 25억원)으로 계약했다. 

수상한 점은 추가 공사비용은 타임건설이 공정을 마친 부분도 포함돼있었다. 이미 공정을 마쳐 해당 공사의 기성금을 지급했음에도 불구하고, 풍림산업은 설계변경과 자재물량 증가도 없이 똑같은 공사로 기성금을 청구한 것. 

그런데도 한국자산신탁은 이를 지급했다.

했던 공사 또
수상한 증액도 

더불어 25억원 공사비 증액에 대한 계약 사실을 위탁자와 1순위 수익권자에게 사전협의한 사실도 없다. 공사비 증액은 반드시 위탁자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자산신탁이 기성금을 부풀려 풍림산업에 이득을 안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국자산신탁 “어쩔 수 없는 손실”


한국자산신탁 측은 투자 과정서 ‘어쩔 수 없는 손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타임건설의 법정관리 때문에 채권·채무 관계가 복잡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위탁자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한국자산신탁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타임건설에게 6억60만원 허위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 아니냐?
▲위탁자 측에서 선정한 감리 업체의 2015년 2월28일 기준 공정확인서의 실행 공정률(4.20%)을 적용해 2월 공사비로 산정한 것일 뿐이다. 

-타임건설이 미지급해 대위변제 한 하도대금 14억8900만원은?
▲한국자산신탁은 2015년 4월13일 타임건설 미지급기성금 구상금 28억원의 미확정 채권 등을 타임건설에 상계 통지, 해당 채권을 포함한 회생 채권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고했다. 이후 한국자산신탁은 하도급업체와 협의를 통해 당사가 하도급 업체에 지급한 13억8900만원의 구상금 채권 등을 포함한 파산 채권을 2017년 3월27일 서울회생법원에 신고했다. 

-풍림산업의 추가공사비 25억원은 제대로 검토했나? 
▲타임건설 부도 후 풍림산업과 하도급업체의 잔여 공사물량 실사 결과를 공사금액으로 산출했다. 최초로 위탁자와 타임건설 간의 도급금액으로는 본 공사를 실행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별도로 최소 14억원의 공사비를 보장하는 내용의 이면 계약도 있다. 이면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볼 때 최초부터 실제 공사비는 도급금액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공사 금액을 줄여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풍림산업의 추가공사비 관련해서 위탁자와 1순위 수익권자에게 통지했나?
▲공사비 견적을 위탁자 측에 2015년 4월17일 이메일로 통지했다. 그러자 위탁자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위탁자 측에서 새로운 시공사를 추천했지만, 아무런 의사표시가 없어 풍림산업과 공사도급계약 후 위탁자에게 알렸다. 

위탁자 측은 구두로 공사금액 인정 불가라고 했지만, 준공 시까지 구체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준공 이후 공사비 인정 불가를 이유로 당사에 신탁보수 면제, 계정대 이자 감면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자산신탁 측은 이 조건에 수용할 수 없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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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