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 3차 남북정상회담 신중론 막전막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3.12 10:21:21
  • 호수 1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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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가 일본에 달렸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북한을 빠르게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모습이다. 1박2일의 방북 일정을 마친 대북특별사절단(이하 특사단)은 유의미한 성과를 안고 귀국했다. 특사단은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미 대화도 진척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을 둘러싼 열강에선 여전히 북한의 태도에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두 정상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을 계기로 방남했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고위급 대표단 방문을 언급하며 “김여정 특사의 답방형식으로 대북 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밝혔다.

북 왔으니
우리도 간다

두 정상은 남북 대화의 진전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남북 대화의 모멘텀을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는 것이다.

당시 한미 정상 간 통화는 여느 때와는 다른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정상통화가 북한 핵실험 및 미사일 도발,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면 당시 정상통화는 북한의 도발이 없는 상태서 진행됐다는 점이 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 방침에 힘을 실어줬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대북특사가 북한의 2차례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과정서 남북 간의 논의를 더 풍성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남북 간의 대화와 교류협력이 활성화될수록 신뢰를 기반으로 한 남북과 북미 간 문제 해결은 더 수월해진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지난 4일 특사단 명단과 일정을 발표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실무진 5명을 포함한 총 10명은 지난 5일 오후 특별기 편으로 출발했다.

윤영찬 수석은 당시 춘추관 브리핑서 “특사단은 5일 오후 특별기 편으로 서해직항로를 통해 방북한 뒤 1박2일간 평양에 머물며 북측 고위급 관계자들과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에 나설 예정”이라며 “특사단은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여건 조성, 남북 교류 활성화 등 남북관계 개선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석 특사로 대북 특사단을 이끌게 된 정 실장은 방북 전 결의를 다졌다. 

춘추관서 그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대화와 관계개선의 흐름을 살려서 한반도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할 것”이라며 “아울러 이를 위해 남북 대화는 물론 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협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 원장을 포함한 이번 특사단은 남북문제에 관해 풍부한 경험과 높은 식견을 갖추고 있는 인사로 구성됐다”며 “특사단이 소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특사단 6개 선물보따리 들고 복귀
문 “합의 차질 없이 이행” 강조


마지막으로 “나와 모든 특사단원은 이번 방북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국내외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각오가 무색하지 않게 특사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유의미한 성과를 이뤄냈다. 정 실장은 지난 5일 저녁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서 이뤄진 만찬장을 통해 김 위원장과 접견하며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우리 측 특사와 만나 “수뇌상봉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뜻을 전해 들으시고 의견을 교환하셨으며 만족한 합의를 보셨다”며 “최고령도자 동지는 해당 부문에서 이와 관련한 실무적 조치들을 속히 취할 데 대한 강령적인 지시를 주셨다”고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음을 암시했다.

이는 김 제1부부장이 지난달 10일 청와대서 문 대통령에게 “빠른 시일 내에 평양서 뵀으면 좋겠다”고 남북정상회담을 시사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하며 “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한 바 있다.
 

예상대로 특사단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들고 귀국했다. 정 실장은 귀국일인 지난 7일 오후 춘추관서 방북 성과 브리핑을 열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구체적 실무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특사단은 남북 정상간 핫라인(Hot Line)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첫 통화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사단은 북한 측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보였다고 전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며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3차 정상회담
특사단 성과

북측은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또 남북 간 대화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차원서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을 평양으로 초청했다. 

정 실장은 브리핑 말미에 “정부는 이번 특사단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의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한다”며 “앞으로 북한과의 실무 협의 등을 통해 이번에 합의된 사안들을 이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핵화의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라며 “(그러한) 선대의 유훈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미북관계 정상화도 논의할 용의가 있다”며 “북미대화의 의제로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의지를 지난 6일 특사단과의 접견 자리서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이하 한미훈련)에 대해서도 진일보된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4월부터 (한미훈련이) 예년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진입하면 한미훈련이 조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사단의 성과에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특사단 방북 성과를 보고받은 자리서 만족감을 드러내며 “남북간 합의 내용을 차질 없이 이행하라”고 정 실장에게 지시했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특사단이 짧지만 꽉 찬 평양 일정은 마무리했다”며 “대화는 미사일보다 강했다. 대화가 꽁꽁 얼어붙은 남북의 길을 텄고 대화가 일촉즉발의 한반도를 비핵화의 길로 인도했다. 한반도 평화로 가는 획기적인 돌파구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특사단은 방북 성과를 가지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백악관 주요 인사들을 만나 김 위원장이 밝힌 구체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북한의 대화 의지와 비핵화 구상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1일 귀국한 정 실장은 중국과 러시아, 서 원장은 일본을 각각 방문해 방북 결과를 설명한다. 한반도 주요 4개국을 방문하며 북미대화 여건 조성과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 사회 지지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남북 교류로
분위기 이어

그중 미국은 북한의 대화 의지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동의하면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핵과 재래식 무기 전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특사단의 성과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비핵화 언급에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확신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수년 만에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남북·미북 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북한의 대화 의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가지 불안요소도 상존하는 상태다. 특히 북한의 태도에 대한 일본의 부정적 반응이 미북 대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일본은 대화의 장에 나오려는 북한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우리 정부의 특사단을 파견에 대해 “과거의 대화가 비핵화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북한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특사단이 김 위원장과 만찬을 가진 데 대해 “북한이 열심히 ‘미소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눈길을 빼앗기지 말고 확실히 비핵화로 향한 일보를 내딛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교도통신>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북 압력 강화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특사단이 방북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귀환하기 전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면서 여러 국가와 연계해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측의 이 같은 반응은 북한의 비핵화 진의를 아직까지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서 원장의 방일을 앞두고 한국 정부로부터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일본이 대북 압박정책 유지를 우선시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대북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정보 교류의 폭과 깊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었다.

떨떠름한 ‘일’, 미일 공조 강화
비핵화 침묵하는 ‘북’ 언론 왜?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에 의해 미북 대화의 불씨가 사그러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마침 일본은 대북 압력을 근간으로 하는 미일 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이던 가와이 가쓰유키 일본 자민당 총재 외교특별보좌는 지난 6일(현지시각), 일본 기자들에게 “북한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약속이 필요하다는 일본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라”는 아베 총리의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다음날 아침 스가 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계속 되풀이하며 미일 간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신중론은 과거 북한이 보여줬던 태도 변화와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는 북한 언론의 미심쩍은 태도에 기인한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과거 북한이 여러번 핵포기를 말했지만 결과적으로 핵개발을 그만두지 않았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도쿄신문>은 지난 8일, 북한 언론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발언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신문은 오히려 북한 언론이 거꾸로 핵전력의 강화를 정당화하는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진행되는 한미훈련도 갑작스런 상황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이 한미훈련에 대해 이해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전까지 북한의 행동을 고려한다면 북한 측이 갑자기 입장을 변화할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 딴지에
훈풍 흔들?

이와 함께 미국의 입장도 고려할 부분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고위관리는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와 관련한 최소한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의사를 한국의 특사단에 밝혔다는 내용을 한국 정부로부터 전해 들었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은 미군철수와 같은 불필요한 언급을 하며 예전의 태도와 변함없다는 모습도 함께 보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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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