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4당 ‘천하이분지계’ 로드맵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2.12 09:02:40
  • 호수 11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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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대 147’ 용쟁호투 정국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민주평화당(이하 민평당)의 창당.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 정계개편 소용돌이 속에서 무너질 것 같던 4당 체제가 유지됐다. 캐스팅보터의 증가는 이번 정계개편의 가장 뚜렷한 결과물이다. 이로써 여소야대 정국은 더욱 큰 혼란 속에서 공고해진 모습이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은 캐스팅보터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정국을 이끌어갈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일요시사>는 ‘일도양단’으로 나뉜 정치권이 앞으로 보여줄 모습을 전망해봤다.
 

민평당이 지난 6일 닻을 올렸다. 당 대표로 조배숙 의원, 원내대표에는 장병완 의원이 추대됐다. 김경진·윤영일 의원, 배준현 전 부산시당위원장 등 3명이 당 최고위원, 정인화 의원이 사무총장을 각각 맡았다. 대변인에는 최경환 의원을 임명했다. 

민평당 출항
순항할까?

최고위원 4자리는 향후 합류할 의원을 위해 공석으로 비워뒀다. 최 대변인은 “최고위원 공석 4자리는 추후 영입 인사나 당에 참여할 의원들을 안배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평당 조배숙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국민 앞에 선언한다”며 “민생 제일주의, 햇볕정책 계승 발전, 다당제 제도화, 촛불혁명 완성을 위해 오늘 여기에서 우리는 민평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로서 “첫째 빠르게 지방선거 체제로 바꿔 경쟁력 있는 인물을 영입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둘째 당의 지지율 높이며, 셋째 외연확장으로 원내교섭단체(이하 교섭단체)를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선언했다. 

민평당은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15명이던 민평당은 박준영 의원이 지난 8일 대법원 최종 선고로 의원직을 잃게 되면서 14명으로 줄어들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이 선고된 박 의원에 대해 징역 2년6개월과 추징금 3억1713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 의원은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신민당 전 사무총장 김모씨로부터 공천 헌금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3억5200만원 상당액을 받은 혐의로 1·2심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전남도지사를 지낸 박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반대해 지난 5일 국민의당을 탈당해 민평당에 합류한 상태였다.

박 의원과 함께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도 대법원 최종 선고로 의원직을 잃게 되면서 국회 재적 의원은 296명서 294명으로 줄게 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석수는 121석,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117석, 바른미래당(국민의당 21석+바른정당 9석, 총 30석), 민평당 14석, 정의당 6석, 대한애국당 1석, 민중당 1석, 무소속 4석이다(이용호 의원 지난 11일 국민의당 탈당).

과반을 넘는 정당이 전무한 상태서 누가 국회 운영의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느냐가 큰 관심거리로 부상했다. 이를 전제로 재적 국회의원 294석이 147 대 147로 정확히 양분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범여권의 경우 민주당 121석에 민평당 14석, 정의당 6석, 민중당 1석, 무소속 2석 등 여권에 우호적인 의석수를 합치면 산술적으로 144석에 그친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내에 있지만, 민평당과 뜻을 같이하는 비례대표 3명(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을 합하면 정확히 147석이 완성된다. 

민평당·정의당 등이 무조건 여권의 편에 선다는 보장은 없지만, 정치적 결이 서로 비슷하다는 점에서 현안마다 협치를 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특히 민평당은 바른미래당에 맞서기 위해 민주당과의 연대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김영진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민평당은) 햇볕정책의 존중과 평화, 중도개혁 이상의 개혁적 정당을 추구한다”며 “우리(민주당)와 (민평당은) 이념적 스펙트럼의 공통점이 많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는 향후 협치가 가능한 대상으로 민평당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민주당과 민평당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연대 가능성을 높였다. 민평당 조배숙 대표가 지난 7일 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예방했을 때 민주당과 정의당을 방문한 자리서 같은 여성 대표라는 공통점을 화두로 꼽는 등 회동 내내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조 대표에게 “환영한다. 어제 훌륭한 연설처럼 (당을)잘 이끌어달라”며 “차제에 여성 당대표가 뭉치면 못해낼 일이 없다. 앞으로 협치의 중심에 서달라”고 당부했다.

여야 대리전
심해진다!

이에 조 대표는 “문재인정부가 잘못한 것이 있을 때는 강하게 비판하고 견제하고, 때로는 개혁과제를 위해 협치하는 야당으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겠다”면서도 “여성 3인 당 대표(민주당 추미애, 민평당 조배숙, 정의당 이정미)가 오찬이라도 하면서 심도 있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조 대표를 만난 자리서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데 대한민국의 온전한 평화를 만드는 파트너로서 역할을 하자”고 요청했고, 조 대표는 “정당 개혁과제에 대한 연대의 기회나 고리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민평당은 교섭단체 지위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교섭단체가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예산안과 주요 쟁점 법안을 논의하는 데 장애가 따른다. 

자당의 핵심 지지층이 있는 지역 예산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며, 주요 이슈서 자당의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평당이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과 민주당 합류 가능성 등이 점쳐진다.

민평당 14석에 정의당 6석을 더하면 교섭단체 구성 요건에 필요한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공동교섭단체를 구성까지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민평당과 정의당은 정치적 색깔과 노선서 다소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아는 정의당도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평당 출범…민주당 2중대론 격화
정계개편 소용돌이 4당 체제 유지

정치권은 민평당이 6·13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으로 합류할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민평당 내부에는 이에 대한 공감 여론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민주당이 합류를 받아 줄지가 변수다. 

문재인정부의 순항을 위해 민평당이 가진 호남 영향력을 가져와야 한다는 민주당 내부 목소리가 있는 반면, 지난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계와 호남 중진 의원들이 ‘친노 패권주의’ 및 ‘반문(반 문재인) 정서’를 외치며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만들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맞서는 범야권은 산술적으로 한국당 117석, 바른미래당 30석, 대한애국당 1석, 무소속 2석으로 총 150석이다. 이는 범여권의 147석을 3석 차이로 앞서는 수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허수가 존재한다.

출당 문제로 원치 않는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등 비례대표 3명은 바른미래당 내 몸을 담고 있지만, 마음은 민평당을 향해 있다. 앞서 각 정당 지도부를 예방하던 조배숙 대표는 안철수 대표를 만나 비례대표 의원들을 출당시켜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안 대표는 일언지하에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대표는 안 대표와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민평당 창당 과정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그쪽(바른미래당)에 합류할 뜻이 없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배려해달라고 정중하게 부탁드렸다”고 전한 반면, 안 대표는 기자들에게 “조 대표에게 원칙적인 부분을 말했다. 이미 내가 여러 번에 걸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출당을 불허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방선거 후
민주당 합류

실질적으로 바른미래당 범야권 세력은 30석이 아닌 27석에 가깝다. 이를 대입하면 범야권 또한 147석이 된다. 여야 힘의 균형이 맞춰진 셈이다. 수감 중인 한국당 최경환·이우현 의원이 본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범야권이 145석으로 147석의 범여권에게 밀리는 형국이다.

이처럼 정치 지형이 급격하게 요동치면서 바른미래당과 민평당 사이의 3지대 주도권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 통합파, 즉 바른미래당 측은 바른정당과 통합을 거쳐 탄생할 (바른)미래당이야말로 진정한 대안세력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당은 국민을 위해 도움이 될지, 미래를 위해 올바른 일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되면 여당에 협조하고, 그렇지 않다면 저희가 대안을 내놓고 대안정당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평당 측은 캐스팅보터는 바로 민평당이라며 강조한다. 

조 대표는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교섭단체에 연연하지 않는다. 국회 의석을 보면 과반 기준은 147석이 된다. 지금 (민평당을 제외한) 범여권 의석이 129석이니 우리 당에서 18석(14석+4석)만 투표를 같이하면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국을 주도할 힘이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캐스팅보터로서의 주도권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서로에 대한 네거티브전이 시간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평당은 서로를 각각 한국당과 민주당의 2중대라고 평가절하한다.

맞춰진 균형, 여야대전 시작
개헌부터 삐끗, 말짱 도루묵?

민평당 창당에 대해 바른미래당 측은 “정부여당 편에서 무조건적인 거수기를 자처하며 민주당 2중대, 도로민주당이 되는 불상사가 없기를 진정 바란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부랴부랴 출범한 민평당이 호남의 멱살을 잡고 호남정치의 전국화를 가로막는 등 호남팔이당이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도 가슴에 새기시기 바란다”고 힐난했다.

한국당도 “국민의당이 실패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시작은 야당, 끝은 여당. 낮에는 야당, 밤에는 여당 역할을 한 것”이라며 “많은 국민이 민평당이 민주당의 2중대 역할을 할 것이 아닌가 하고 우려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인식하기 바란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반면 민평당은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신당 이름이 ‘미래당’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당명서부터 한국당 2중대를 자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우리 정당사에 ‘미래’가 정당명으로 쓰인 사례는 과거 박근혜가 한나라당을 탈당해 만든 ‘한국미래연합’이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이명박정부 당시 한나라당 친박(친 박근혜)계가 탈당해 만든 ‘미래희망연대’도 있었다. 극우논객 지만원씨가 만든 ‘시스템미래당’도 있고, 우익 민족주의 정당인 ‘한반도미래연합’도 있다”며 “그런데 공교롭게도 하나같이 미래가 들어간 당명은 죄다 극우보수의 거룩한 계보를 잇는 한국당 계열”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당-바른정당은 ‘미래당’을 신당 이름으로 결정했다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결정으로 해당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재논의를 거쳐 외견상 바른정당의 정체성이 담긴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바른미래당’으로 당명을 변경한 바 있다.

불붙은 전쟁
2중대론 심화

정치권은 바른미래당 대 민평당의 대결 구도가 정치권 전체로 번져 범여권과 범야권의 갈등으로 확장될 것이라 예견한다. 당장 개헌 정국만 봐도 이러한 행간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평당은 “지금이야말로 개헌의 골든타임”이라며 문재인정부 및 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준 반면, 바른미래당은 문 대통령의 정부주도 개헌 언급과 민주당의 4년 중임제 당론을 지적하며 “정략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맞붙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문준용 의혹 2라운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정치권서 제기된 ‘평창미디어아트프로젝트’ 특혜 참여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문씨 측은 입장문을 통해 “평창미디어아트프로젝트는 정부나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지원 없이 민간기업이 자율적으로 주최했다”며 “특혜를 받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바른정당 황유정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문씨는 아버지가 (청와대) 비서실장일 때 고용정보원 직원이 됐고 대통령일 때 평창올림픽 미디어아트 전시회 28인의 작가 반열에 올랐다”며 “공정한 심사로 선발됐다고 하지만 객관적 기준보다 개인의 선호가 심사기준이 되는 예술 세계서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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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