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빌딩 BH 문건 미스터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2.05 10:51:01
  • 호수 11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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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MB-BBK 삼각 커넥션 ‘뇌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검찰이 지난달 31일 영포빌딩 내 다스가 임대해 사용했던 사무실과 창고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한 달 새 같은 건물에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앞서 첫 번째와 달리 두 번째, 세 번째 압수수색서 상당히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했을 것이란 게 법조계 안팎의 시선이다. 다스 실소유주를 밝히는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첫 번째 압수수색은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이 실시했다. 수사팀은 지난달 11일 경북 경주시 소재 다스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쳤다. 이때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였던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영포빌딩에는 다스 서울지사가 위치해 있다. 동부지검은 다스가 횡령 등으로 조성한 비자금 120억원의 실체를 쫓고 있다.

세 번의 압색
실소유주 아른

첫 번째 압수수색의 핵심은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주요 인물들 주거지였다. 동부지검은 다스 경리직원 조모씨와 돈을 함께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협력업체 경리 담당 이모씨, 김성우 전 다스 사장, 권승호 전 다스 전무의 집을 수색했다.

다스 120억원 횡령 수사의 핵심은 비자금 조성의 주체가 회사 차원이었는지, 아니면 개인 횡령이었는지 여부다. 당시 동부지검 수사팀은 계좌 자료와 디지털 자료 등을 최우선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부지검 수사팀은 청계재단과 다스 협력업체 등은 아직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120억원 비자금이 수사의 중심이기 때문에 (협력업체나 청계재단 등의 이야기는) 멀리 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영포빌딩 지하 2층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동부지검이 다스 120억원 횡령 사건을, 중앙지검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파헤치는 투트랙 수사를 진행 중이다.

영포빌딩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기탁으로 설립된 청계재단의 소유 건물이다. 다스는 이 빌딩 지상 2층과 지하 2층 일부를 사무실과 창고로 임대해 사용했다. 다스가 영포빌딩 지하 2층을 비밀창고로 사용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검찰이 해당 창고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이다.

당시 중앙지검 수사팀은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문건 다수를 확보했다. ‘BBK 금융거래 정보’ ‘BBK 관련 현안보고’가 대표적이다. 해당 문건에는 ‘2007년 6월20일’이라는 날짜가 적힌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는 한나라당 대선 경선서 이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때였다. 이 과정서 박 전 대통령은 BBK, 다스 실 소유주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문건은 BBK 의혹 제기에 대응하기 위해 당시 경선캠프 내부서 만들어진 문건으로 보인다.

비밀창고서
문건 발견

그 외에도 다수의 석연찮은 문건들이 발견됐다. ‘PJ 진술조서’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의 진술조서로 추정된다. 그는 대선 경선 당시 BBK 의혹 대응팀장, 이 전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 후에는 ‘MB(이명박)의 집사’로 불리며 살림살이를 도맡았던 인물이다. 

또 다스가 BBK 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도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검찰은 LKe뱅크 관련 회계 서류와 공문도 입수했다. 문건의 작성 시점은 2000년과 2001년. 이는 LKe뱅크 설립, 다스의 BBK 투자, BBK 주가조작 사건이 있었던 시기와 일치한다. LKe뱅크는 이 전 대통과 김경준 씨가 공동 설립한 회사다. 

해당 문건이 BBK 특검팀의 수사 결과를 뒤집는 결정적 물증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정호영 전 특검은 지난 2008년 ‘BBK 사건’을 수사할 당시 다스 경리팀 직원 조모씨의 횡령을 개인 비리로 판단해 수사 결과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검찰이 발견한 문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작성된 청와대 문건 다수가 비밀창고서 발견됐다. 다스가 임대해 사용하던 창고서 청와대 문건이 나왔다는 점은 다스 실소유주를 쫓는 중앙지검 수사팀에 결정적 증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다스 지하창고서 발견된 자료들에 대해 “(청와대)문건은 거기 있으면 안 되는 자료”라며 “청와대나 그 관계자들과 무관하다고 주장되는 다스 창고에 그런 자료가 보관돼있다는 자체가 증거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압색만 세 차례…탈탈 털어
다스 실소유주 수사 급물살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최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영포빌딩의 다스 지하창고서 이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의 국정 관련 문서들이 무더기로 발견돼 의혹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며 “얽히고설킨 연결고리가 말해주듯 이제 다스가 누구의 것인지는 명약관화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 전 대통령의 주장대로 본인이 다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다스 지하창고서 청와대 문건이 나온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 이게 바로 다스 실소유주에 대한 명백한 증거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청와대 문건이 창고서 보관되고 있던 경위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발견된 문건들이 청와대 문건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실수로 다스 창고에 청와대 문건이 보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고의성이 없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측 주장이다.

하지만 ‘실수’라는 해명으로는 상황을 무마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고의로 해당 문건을 다스 측에 맡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청와대 보안상 내부 파일이나 문건이 실수로 외부로 반출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통령 퇴임 후에는 해당 문건들 모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최씨가 공식 발표되기도 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회의 자료를 미리 받아본 것에서 시작됐다. 이전 사례를 통해 국민들은 청와대 문건 외부 반출이 심각한 국정농단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만약 이 전 대통령 측 누군가가 문건을 빼돌렸다면 그 자체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은닉 또는 유출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2013년 퇴임을 기준으로 한다면 공소시효는 오는 2020년까지다. 추가로 직권남용 및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될 수 있다.

BH 문건이
왜 거기서?

김현 대변인은 “대통령기록물인 청와대 문건이 지하창고서 무더기로 발견된 것은 그 자체가 심각한 국정농단 사건”이라며 “이렇게 심증과 물증이 분명한데도 이 전 대통령 측은 ‘실수로 섞여 들어간 것 같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아무리 대충 둘러대는 말이라고 해도 성의 있게 말을 만들어야지, 실수라는 말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중앙지검 수사팀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별도로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의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최근 압수한 청와대 문건의 증거능력 인정을 위해 추가로 법원에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앞서 청와대 문건을 발견한 두 번째 압수수색이 다스와 관련된 쪽에 한해 영장이 발부됐던 만큼, 입수한 압수물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별도 영장을 받음으로써 검찰은 압수물의 증거능력 논란을 미연에 차단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청와대 문건을 증거로 채택하려는 검찰의 움직임에 즉각 대응하고 나섰다. 변호사를 통해 “(청와대 문건을)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해달라”며 검찰에 공문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이 향후 청와대 문건이 다스와 이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을 자인하면서까지 청와대 문건들을 대통령기록관으로 넘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 전 대통령과 다스와의 관계, 또는 당시 청와대가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과정에 개입한 사실을 보여주는 문건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추가
시효 눈앞, 추가 압색 가능성↑

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달 31일 영포빌딩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을 벌였다. 같은 빌딩이지만 장소는 달랐다. 앞서 두 번째 압수수색 장소였던 비밀창고 외 또 다른 지하창고가 대상이었다. 

검찰은 최근 수사 과정서 지하에 또 다른 창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수사팀은 추가적으로 다스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확보한 압수물은 이 전 대통령의 과거 국회의원, 서울시장 시절 문서 및 자료로, 다스 자회사에 대한 투자 내용이나 2007년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재판 관련 문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에는 ‘다스 실소유주가 이 후보(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는 주장을 입증해야 한다’ ‘진술 말고 서류로 뒷받침해달라는 것이 검사의 입장’이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외에도 이 전 대통령이 지난 1996년 총선 직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재판기록과 2002년 서울시장 선거 과정서 측근들이 재판에 넘겨졌을 때 대응 방안 등이 압수물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기록과 검찰 수사 정황이 담긴 문건이 발견되면서 추가적인 압수수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직권남용
비밀누설

청와대 문건은 향후 이 전 대통령 측에 ‘뇌관’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2011년 다스가 BBK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140억원을 돌려받는 과정서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가 권력기관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 전 대통령 역시 직권남용 혐의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스 비자금 조성 의혹의 공소시효는 오는 21일까지지만, 직권남용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또 대통령 재임기간(2008년 2월25일∼2013년 2월24일)은 공소시효가 멈추기 때문에 아직 처벌 기한이 남아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MB-문통 ‘평창휴전’ 막전막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는 9일 개막 예정인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키로 확정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근 이 전 대통령 측 대치동 사무실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초청장을 전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에 참석하겠다고 확답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과 한 수석의 면담은 2분여 공개발언을 포함해 20여 분간 이뤄졌다. 공개발언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추운데 오느라 고생했다”며 한 수석을 맞은 뒤 봉투에 담긴 초청장을 직접 열어보고 “문 대통령께서 진정 어린 말씀으로 초대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잠시 동안의 휴전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은 그를 평창올림픽 폐막 이후 소환조사하기로 내부 방침을 굳혔다. 올림픽 직후 이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는 그림이 그려진다.

자신을 겨냥한 수사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줄곧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해왔다. 포토라인 앞에서도 이러한 주장은 변함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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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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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