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사정권’ 재계 친족기업 대해부

회장님 친인척 말로만 독자경영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말 많던 친족기업이 사정기관의 사정권에 들기 시작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이들 친족기업들에 ‘깜빡이’를 켠 것이다. 재계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공정위 조사에 걸릴 수 있는 기업들을 정리해야 하는데 이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요시사>서 이들 기업을 정리했다.
 

재계가 바빠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친족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 계열분리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룹에 기생
앉아서 떼돈

재계의 눈길이 쏠린 부분은 친족기업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에 대한 부분이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따르면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동일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 범위서 벗어날 수 있다. 친족기업이라도 해도 해당 조건을 충족시키면 계열분리(친족분리)가 가능한 것이다. 

친족기업이란 대기업집단 총수의 6촌 이내 친족이나 4촌 이내 인척이 운영하는 계열사를 말한다. 계열분리가 되면 친족회사는 독자경영이 가능한데 이 경우 원래 기업집단 사이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을 받지 않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점 때문에 그동안 계열분리된 친족기업에 대한 감시가 느슨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계열분리 기업이 계열 제외 전후 3년간 거래에 대해 부당지원행위, 사익 편취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조치를 받게 된다면 제외일로부터 5년 이내에 제외 결정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 

공정위가 친족기업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에 따라 친족회사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사실 상당수의 대기업집단은 오랜 기간 기업 활동을 영위해오면서 많은 친족기업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감독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서도 이 같은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어떤 기업들이 감시 대상에 포함될까.

삼성그룹과 관련된 친족기업에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 중 한 곳은 알머스(옛영보엔지니어링)다. 

채이배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누나인 이순희씨 아들이 지배주주로 있는 알머스, 애니모드는 삼성전자 및 중국현지법인과의 거래로 매출 90%를 올리고 있다”며 “이 회사 매출은 753억원(2001년)서 1942억원(2015년)으로 14년 만에 2.5배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간 거래는 현재 진행형이다. <더스쿠프>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만을 9조원에 인수 이후 하만의 계열사이자 명품오디오 브랜드 AKG는 갤럭시S8 제품에 제공되는 번들 이어폰을 납품했다. 

그런데 AKG가 제조(OEM)를 맡긴 업체가 알머스의 베트남 현지 법인이다.


부영은 최근 사정기관의 사정 칼날을 받으면서 친족기업과 관련된 검증을 자연스럽게 받을 전망이다. 검찰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부영은 친족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계열분리 개선 개정안 입법 예고
고리 걸려 있는 방계회사 초긴장

공정위에 공정위는 부영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관련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는데, 친족기업 ‘흥덕기업’에 대한 문제도 동시에 불거지는 분위기다. 흥덕기업은 이중근 회장의 친족 관계인 유상월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부영이 공급한 102개의 임대아파트 단지 가운데 23개 단지의 경비, 22개 단지의 청소 업무를 넘긴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부영은 흥덕기업 관련 의혹에 대해 “흥덕기업은 친족이 경영하는 회사는 맞지만 2016년 3월22일 공정위로부터 독립경영을 인정받아 계열분리돼 숨겨진 계열사는 아니다”라며 “적법한 경쟁입찰에 의해 선정돼 타 업체와 같이 부영이 관리하는 임대아파트 경비·청소 용역의 일부를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재계의 모범생 LG그룹도 오랜 기간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서 많은 친족기업이 파생됐다.

LG그룹은 그동안 건설·에너지(GS그룹), 전산·금속(LS그룹) 등으로 계열분리를 했다. 장자 원칙에 의해 별다른 잡음없이 각자의 길을 가면서 계열분리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많은 수의 친족회사 및 그룹은 이들 간 거래에 잡음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한국에스엠티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5촌 당숙인 구자민씨가 주주로 있는 회사로, LG디스플레이와 거래하면서 조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에스엠티는 2004년 LG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구자섭 5%, 구자민 40%, 구본근 40%, 구경혜 5%, 구은진 10% 등으로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다. 2006년 매출은 629억원 수준이었지만 11년만에 매출 3422억원으로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수혜 기업은?

LG그룹의 친족기업인 오성디스플레이 역시 거래 내역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와 12년 넘게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LG디스플레이가 12년간 프레스 기구부품 분야서의 상생활동으로 올레드(OLED)용 프레스 부품 개발 및 성능향상에 기여해 동반성장 우수사례로 오성디스플레이를 선정해 ‘동반성장 어워드’를 수여했다. 


LG그룹의 유력 승계자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장인 회사도 LG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받아 눈총을 받은 바 있다. 구 상무는 2009년 식품원료 기업 보락 대표인 정기련씨의 장녀 효정씨와 결혼했다. 

이후 보락이 LG생활건강으로부터 일감을 받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현재도 사돈 기업에 일감을 주고 있다. 

특히 보락은 지난 4년간 사업보고서 주요 매출처 세부 항목서 LG생활건강과의 매출 내역을 제외하다 올해 반기 보고서부터 다시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눈길이 쏠리기도 했다. 올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이 보락의 전체 매출서 차지하는 비중은 13.03%(34억원) 수준으로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 비중이 높다.

GS그룹도 친족기업 관련 검증의 시선이 어른거린다. 

GS그룹의 친족기업 의혹을 받은 회사는 알토, 창조건축사무소, 피플웍스, 피플웍스 커뮤니케이션, 에이치플러스에코 등이다. 이들 회사는 주요주주로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친족이 등재돼있다. 


알토와 창조건축사무소는 LG와 GS의 계열분리 이후 허창수 회장이 2002년 GS건설 대표이사가 되면서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피플웍스는 LG전자, LG유플러스, LIG넥스원(방산업체)와, 피플웍스커뮤니케이션은 GS칼텍스 등 GS계열회사와 거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이치플러스에코는 정유시설, 송유관, 주유소 건설 등과 관련된 일감을 GS칼텍스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광그룹은 친족기업 및 오너 일가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검증이 시작되기 전, 합병을 통해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는 모양새다. 

태광그룹은 지난 26일, 계열사 3곳을 합병하는 지배구조 변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오너 일가 소유 개인회사는 7개서 1개로 축소된다.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압박을 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도서보급이 거론됐다. 한국도서보급은 현재 이호진 전 회장 51%, 아들 현준씨가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회사 측의 지배구조 개선 방침으로 티시스의 사업부분을 흡수합병하게 되면서 논란을 사전에 차단했다.

사측도 친족기업 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해소 차원서 개선안을 발표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계열사 간 출자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며 “친족 소유의 계열사를 합병하는 등 단계적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친족그룹 관련 공정위의 조사가 미칠 가능성이 있다. 

2011년부터 친족기업으로 분류된 비엔에프통상은 지난해 말이 많았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전 이사장의 아들인 장재영씨가 지분 100%(2016년 사업보고서 기준)을 가지고 있다.

비엔에프통상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5년, 2016년 매출액은 각각 438억원, 743억원 수준인데 매출의 상당 부분이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서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리감독 강화 
상당한 압박

물론 대기업서만 친족기업 논란이 있는 것이 아니다. 코스맥스그룹 역시 친족회사에 대한 거래에 물음표가 찍혀 있다. 이와 관련된 석연치 않은 점은 <일요시사>(‘화장품 ODM 1위’ 코스맥스 편법승계 의혹)서 다뤘었다. 

단적인 예가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의 두 아들이 소유하고 있는 레시피의 거래 흐름이다. 레시피는 이병주씨가 80%의 지분을, 이병만씨가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레시피는 2007년 설립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6억원, 22억원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실적은 전년 대비 급증한 모습이었다.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대비 각각 21.1%, 165.8%, 120.4% 늘어났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레시피의 거래 흔적이었다. 레시피는 화장품 브랜드 회사다. 주로 ODM업체 제품을 받아 레시피 등의 상표를 붙여 판매한다. 그런데 코스맥스가 제조한 제품에 레시피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비중이 90%를 훌쩍 넘길 만큼 높았다. 
 

지난 8월 레시피의 판매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엔코스서 제조한 로즈 페탈 클렌징 오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코스맥스서 제조된 제품들로 구성돼있었다.

하지만 레시피와 코스맥스 간 거래는 장부상으론 확인할 수 없었다. 두 회사는 오너 일가가 같은 법인이다. 둘 간 거래가 있다면 반드시 사업보고서에 관련 내용이 나와야 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실제 둘 사이에 거래가 없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미 드러난 정황서 그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첫 타깃 누가될까 관심 집중
‘전전긍긍’ 서둘러 정리 수순

일각에서는 코스맥스와 레시피 간 거래 중간에 회사 관련 지분과 친족관계서 자유로운 인물을 통해 중간 법인을 세우고 이를 통해 제품을 유통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럴 경우 재무제표상에 거래가 잡히지 않을 수 있다.

회계사 A씨는 “레시피와 코스맥스 간 드러난 거래 정황과 사업보고서 내용이 석연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중간에 일종의 위장 계열사를 세워 ‘쿠션형식’으로 제품을 거래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범현대가그룹의 현대그린푸드 역시 친족기업으로서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현재 현대백화점 그룹 소속으로 단체급식사업으로 영위한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1999년 현대그룹서 계열분리했다.

문제는 계열분리된 후에도 일부 사업영역서 거래가 계속됐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현대그린푸드는 범현대가 그룹의 사업장에 급식사업을 계속하면서 뒷말이 나왔다.

흥미로운 점은 증권가서도 현대그린푸드의 매출이 범현대가서 나온다는 점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모 증권사가 지난해 3분기 현대그린푸드와 관련 리포트를 살펴보면 현대그린푸드가 범현대가의 매출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시 리포트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및 영업이익 5347억원, 194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0.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6.7% 감소했다며 그 원인으로 ▲현대차 파업 장기화 ▲현대중공업 전년대비 조업량 감소를 꼽았다. 

사실상 상당부분 매출을 범현대가에 의존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현대백화점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현대H&S 역시 뒷말이 나오는 업체다. 

범현대가의 또다른 그룹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현대H&S는 현대중공업에 납품하는 작업복이나 안전화, 수건, 밥값만 올리고 질은 개선하지 않아 이런 일을 독점해 온 것이 과연 공정경쟁에 적합한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황에도 불구하고 계열분리된 회사라서 실제적인 거래 규모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검증의 목소리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중견기업도
도마 위에

재계 한 관계자는 “친족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는 기업 규모나 역사와는 무관하게 꾸준히 계속돼왔다”며 “그동안 관리감독이 느슨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공정위서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재계가 또 한 번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