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옥중 창당설’ 막전막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1.02 10:27:39
  • 호수 11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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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모아 당 만든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17년에 이어 2018년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검찰은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의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최근 문재인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박근혜정부가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이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이면 합의 존재를 발표했다. 그 정점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자연인 신분이 되면 친박 세력을 규합, 당을 창당하려했다는 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13일 직권으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기간 만료일은 그해 10월16일 밤 12시까지였다. 최장 6개월이 늘어난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은 올해 4월16일 만료다. 기존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기소 단계서 추가된 롯데와 SK 관련 뇌물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었다.

불출석 행보
구치소 칩거

형사소송법 70조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타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갈 우려가 있는 경우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 당시 재판부도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국정 농단 사건의 중대성과 재판의 신속한 심리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었다. 석방될 경우 건강 문제나 변론 준비 등을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으면 파행 우려가 크다는 점도 들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와 재판에 비협조적이었던 점, 향후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점이 추가 영장 발부의 주된 근거였었다.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롯데와 SK 관련 뇌물 혐의의 경우 사실상 심리가 마무리됐으며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으니 피고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라도 불구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유영하 당시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은 무죄 추정과 불구속을 대원칙으로 한다”며 “7개월 동안 구금된 상태서 주 4회 공판을 감내했는데 또다시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는 검찰 주장은 합리적으로 설명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증거 인멸의 우려에 대해선 “롯데·SK 관련 제3자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해 중요 증인이 이미 증언이 마무리한 상태”라며 검찰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1심 선고 공판을 최대한 늦춰 박 전 대통령을 우선 석방시키겠다는 변호인단의 전략이 실패한 셈이다. 앞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 측의 ‘시간 끌기’ 전략으로 그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는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남은 재판 일정에 비춰봤을 때 상당한 신빙성을 가진 전략으로 점쳐졌다. 당시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공판을 위해 10월10일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을 증인 소환키로 결정했다. 

재판부가 추가 영장을 발부하기 전 구속 만기일이 10월16일 밤 12시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빠듯한 일정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가 방대하고, 증거의 가짓수도 많아 구속 만기일 직전 선고 공판이 열리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설령 심리가 끝났다 하더라도 판결문 작성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터였다.
 

이 때문에 검찰은 재판 과정서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노력했었다. 수사기관이 작성한 진술조서 중 상당수를 증거서 철회했다. 조서 대상자를 증인으로 불러 재판이 장기화되는 상황을 막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증인을 대거 신청하는 방식으로 시간 끌기에 들어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등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했다. 

게다가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과 관련해선 51명을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였다.

방어권 행사 및 무죄 입증을 위해 증인신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당시 변호인단의 입장이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재판이 상당시간 지연될 게 불 보듯 뻔했다. 

이러한 변호인단의 움직임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선 변호인단이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일을 노린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박 전 대통령을 구속 상태서 풀려나게 하는 게 목적이라는 것이다.

변호인단
석방 전략?

변호인단은 그간 꾸준히 불구속 재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재판 초기 재판부가 주 4회 공판 진행 방침을 밝히자 변호인단은 “일본 옴진리교 재판은 1심 선고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을 ‘고령의 연약한 여자’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재판 과정서 수시로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변호인단의 수는 통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직권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가 추가 영장을 발부하기 전,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석방 후 플랜이 나돌았다. 원칙적으로 구속기간이 만료되면 피고인을 석방한 다음 나머지 재판을 불구속 상태서 진행해야 한다. 구치소를 나온 박 전 대통령이 신당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이란 설이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재판부가 추가 영장을 발부하기 전인 지난해 10월 “박 전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가 되면 자신의 세력을 모아 신당을 만들 것이란 설이 있다”며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 몇몇을 모아 당을 만든다는 얘기다. 과거 친박연대처럼…”이라고 말했다.

금시초문이라는 기자에게 관계자는 “이 얘기 못 들어 보셨어요?”라며 신기한 듯 쳐다보기도 했다.

창당의 목적은 전적으로 자신의 명예회복이라고 했다. 

그간 박 전 대통령은 재판 과정서 본인의 무고함을 주장해왔다. 박 전 대통령 입장서 자유의 신분이 되면 세력을 규합해 여론전을 펼치기 한결 수월해진다.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을 탄핵하고 옥중생활을 하게 만든 세력에게 반격을 가할 수도 있다.


재판에 나오지 않는 이유가…
10월부터 국회 안팎서 돌아

억울하다는 박 전 대통령의 심경이 가장 잘 드러난 시점이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의 석방이 무산된 지난해 10월16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열린 속행 공판서 “구속돼서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참한 시간들이었다”며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돌아왔고 이로 인해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구속 기한이 끝나는 날이었으나 재판부는 검찰 요청을 받아들여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다시 구속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란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관계자의 말처럼 박 전 대통령은 친박연대를 통해 위기 상황서 돌파구를 찾은 전력이 있다. 지난 2006년 6월 한나라당 대표직서 물러난 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서 이명박 당시 후보와 격돌했지만 패배했다.

박 전 대통령이 대권을 잡는 데 실패하자 친이(친 이명박)계는 친박계에 대한 ‘공천학살’을 자행했다. 이에 반발한 친박계는 원외에서 친박연대를 조직, ‘박근혜 마케팅’을 통해 지역구 5석, 비례대표 8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친박 무소속 연대도 12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이들은 친박연대를 해체하고 한나라당으로 복당해 세를 확장했다.

정치권서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승부수에 능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일례로 지난 2004년 한나라당이 소위 ‘차떼기 사건’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천막당사를 열어 보수 지지층 결집에 성공한 바 있다. 

‘선거의 여왕’이란 타이틀은 이러한 박 전 대통령의 승부사적 기질을 대변하는 별명이었다.

“억울하다”
정계 복귀?

재판부가 영장을 발부키로 결정한 배경에도 창당설을 뒷받침할 근거가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 발부 사유는 증거인멸 우려였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될 경우 공범 등 증인들과 접촉해 이들이 진술을 번복하거나 증언을 거부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여 영장을 발부했다. 

기존 진술을 번복하거나 증언을 거부하는 것 역시 증거인멸에 해당한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 갖고 있던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증거 인멸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때 박 전 대통령이 지지 세력을 규합하고 정치 활동을 재개한다면 증인들에게 부여되는 심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당시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을 석방시키면 신속한 재판을 위해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전략이 10월16일을 기점으로 급변한 점도 창당설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시간끌기 전략을 사용하던 기존 변호인단이 모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틀 뒤인 10월18일 박 전 대통령의 해외법률컨설팅을 맡고 있는 MH그룹은 그가 ‘교도소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CNN>에 보도토록 했다. 이어 MH그룹은 박 전 대통령 인권침해 사태에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했다.

재판부 세력규합 우려해 추가 영장?
‘조기 출소 프로젝트’로 전략 변경?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해당 소식을 접한 후 자신의 SNS에 “박 전 대통령은 무죄판결을 받겠다는 목표를 포기한 것 같다. 대신 법정서 형이 확정되기 전, 조기 석방을 목표로 ‘조기 출소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인권침해 여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노 원내대표는 “MH그룹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는 로드니 딕슨이다. 그가 속한 영국 로펌에 따르면 올해(2017년) 8월10일 박 전 대통령의 UN탄원을 목적으로 사건을 수임했다고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은 그때부터 이미 무죄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피해자, 피억압자, 중증환자 코스프레를 통해 국내외서 조기 석방 여론을 불러일으키기로 치밀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창당설에 대한 정치권의 시각은 다양하다. 

일리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허무맹랑하다는 이도 존재한다. 여권 관계자는 “자존심이 강한 박 전 대통령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석방됐을 때 본인의 정치적 복권을 위해 무슨 수라도 썼을 것”이라며 “창당도 하나의 옵션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야권 관계자는 “국회서 나도는 설이야 한두 가지겠느냐”며 “본인(박 전 대통령)도 여러 듣는 얘기가 있을 텐데 창당까지 고려했겠나. 그분(박 전 대통령)은 성격이 신중한 편이라 확신이 없으면 무리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법조계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이번 달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공판 기일이 1월4일까지며 이후 한두 차례 공판이 더 열리겠지만, 1월10일이면 결심공판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사선 변호인들이 집단사퇴하면서 재판을 지연시키는 요소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 최순실씨에 대한 선고공판이 열리는 1월26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도 함께 내려질 수 있다. 앞서 재판부는 최씨에 대한 결심공판서 오는 1월26일 최씨의 선고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석방→출소
계획 변경?

그러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를 내리기 전 재판부가 상당 기간 고심하는 기간을 거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앞서 최씨의 결심공판서 재판부는 “6주 후인 2018년 1월26일 금요일에 오후 2시10분에 선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한다면 6주간의 시간을 가진 최씨의 선고처럼 박 전 대통령의 선고 역시 6주간의 시간을 두고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는 오는 2월 중으로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만화책에 빠진 박근혜 심리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로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25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최근 외부 접견을 끊은 채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와 최배달이 등장하는 <바람의 파이터> 등을 탐독하고 있다.

해당 책은 주인공이 온갖 역경을 딛고 일어선다는 공통된 줄거리를 갖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현재의 수감생활을 일종의 시련이자 성장통으로 받아들이면서 이를 발판으로 한층 성숙한 정치인으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해석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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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