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특별세무조사 막전막후

상사가 털리면 그룹 전체 타격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LG그룹 주요 계열사가 세무조사를 받는다. 국세청의 중수부라 불리는 조사 4국 요원이 대거 투입돼 재무사항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4대 그룹 세무조사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그동안 재계의 모범 그룹으로 칭송받던 LG그룹이 타깃이 되면서 그룹 내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LG그룹은 재계서도 모범생으로 통한다. 깐깐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조차 LG그룹을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로 꼽을 정도다. 그런 LG그룹이 허를 찔렸다. 일감 몰아주기, 편법승계 발판 논란 등으로 뒷말이 꾸준히 나오던 핵심 계열사가 세무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승계 핵심 계열

그 주인공은 LG상사다. LG상사는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사측은 정기세무조사라는 입장이다. 

지난 6일 재계 및 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위치한 LG상사 본사에 수십여명의 국세청 조사요원이 투입됐다. 이들은 회계 등 경영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 2013년 국세청이 LG상사 세무조사를 진행한 이후 4년만이다.

시기상으로는 정기 세무조사라는 LG상사 측 해명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2013년 이전 받은 세무조사 시기가 2009년이니 4년마다 받는 세무조사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조사 4국 요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국세청의 중수부라 불리는 조사4국은 탈세 및 탈루 정황이 포착된 경우 투입된다. 이번 LG상사 세무조사를 예사롭지 않게 보는 이유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LG그룹 전체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정기 세무조사의 경우 4년마다 실시하는 것이 맞지만 조사4국이 투입되는 일이 없다”며 “그동안 의혹이 있었던 부분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잡는 국세청 조사4국 투입
급작스런 고강도 조사에 전전긍긍

왜 하필 많은 계열사 가운데 LG상사일까. LG상사는 승계 과정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계열사로 평가돼왔다. 시계를 지난 11월로 돌려보면 당시 LG는 이사회 승인을 통해 구본무 회장과 구광모 상무 등 개인 대주주 35명이 보유하고 있는 LG상사 지분 24.7%(957만1336주)를 매입했다.

이로써 LG상사가 그룹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된 셈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일감 몰이주기 논란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조사가 과거 현금 흐름을 문제삼아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LG상사는 무역상사의 사업 특성상 역외 거래가 많다. 무역상사의 경우 감독 당국의 감시가 느슨한 틈을 타 역외에서 거래되는 품목(또는 서비스) 관련 계약을 할때 이면 계약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세무당국이 LG상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관측된다.

국세청은 올해초부터 조세회피처나 해외 현지법인 등을 이용한 자금 세탁과 관련해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최근 역외탈세 법인과 기업인들에 대한 명단을 파악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상사는 자회사 판토스를 통해 조세회피처 파나마에 손자회사 ‘PANTOS LOGISTICS PANAMA S’를 설립한 바 있어 이 부분이 비중있게 조사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내 오너 일가 지분이 높았던 회사에 역외거래가 많고 조세회피처에 계열사를 설립까지 했다면 조세당국이 더욱 중점적으로 관련 자료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역외에서의 거래가 많다는 점 외에도 LG상사는 내부거래가 많아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감 몰아주기 타깃?
역외탈세 혐의 포착?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LG상사가 내부거래로 통해 올린 매출은 9432억원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8.5% 증가한 규모다. 오너 일가가 지분을 처분할 때까지 매출 규모를 늘린 셈이다. LG상사의 같은 기간 매출(2조875억원)의 절반 수준에 육박할 만큼 그룹사내의 매출 의존율이 높다.

따라서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받을 때 거래 계약이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세무당국의 날카로운 칼날이 승계 작업의 발판이 될수 있는 또다른 계열사 판토스로 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LG상사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판토스는 LG 오너 일가 지분이 19.9%에 달한다. 특히 유력 승계 후보자인 구 상무가 지분 7.5% 등을 쥐고 있어 향후 구 상무의 승계를 위한 자금으로 판토스 지분이 사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세무당국이 LG상사-판토스-그룹계열사 간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LG상사는 “4년 단위로 실시되는 정기 세무조사로 알고 있다”며 “어떤 국에서 조사를 나왔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룹으로 번지나

재계의 한 관계자는 “LG그룹은 그동안 재계의 모범생으로 정권의 사정칼날을 피해갔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은 모습”이라며 “승계 작업의 핵심 고리 역할인 LG상사가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는 만큼 그룹 차원에 타격 가능성까지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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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