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서 돌아온 ‘임종석 음모론’ 셋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12.18 10:50:09
  • 호수 11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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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하지만…북 접촉설 모락모락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앞서 임 실장은 지난 9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을 방문했다. 갑작스런 방문 소식은 수많은 추측으로 이어졌다. 청와대 2인자가 갑자기 중동으로 향한 이유를 두고 귀국 후에도 설왕설래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일요시사>는 임 실장을 둘러싼 대표적 음모론 세 가지를 알아봤다.
 

임 실장은 지난 9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을 방문했다. 대통령 특사 자격이었다. 언론에 최초로 알려진 시점은 휴일이었던 지난 10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춘추관서 브리핑을 갖고 “임 실장은 해외 파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9일부터 12일까지 2박4일 일정으로 UAE 연합군 아크부대와 레바논 동명부대를 차례로 방문 중”이라고 밝혔다.

나가고 발표
왜 그랬나?

이번 중동 방문을 두고 뒷말이 많은 이유는 상황의 특수성 때문이다. 이번 일처럼 청와대 고위급 인사가 출국한 후 방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박 대변인은 “임 실장의 특사 방문은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중동지역 평화 유지 활동 및 재외국민 보호활동을 현장서 점검하고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장병 격려 외에도 10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 11일 미셸 아우 레바논 대통령을 접견하는 외교 일정도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UAE에 도착해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40여분간 접견했다. 레바논에선 대통령궁서 미셸 아운 대통령을 30여분간 만났다.


이 자리서 임 실장은 “양국 간 교류협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며 “내년 1월 부임하는 주한 레바논 대사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운 대통령에게 우리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임 실장은 앞서 문 대통령의 취임 축전을 전한 아운 대통령에게 감사 표시를 담은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청와대는 임 실장의 중동 방문의 목적이 해외 파견부대 장병 격려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UAE에 아크부대를 파병해 군 교육훈련 지원 임무를 수행 중이며, 레바논에는 동명부대가 유엔평화유지활동을 하고 있다.

실제 임 실장은 레바논서 유엔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명부대를 방문, 파병 장병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임 실장은 문 대통령이 전하는 장병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인사를 직접 전했다. 문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담긴 벽시계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 자리서 임 실장은 “동명부대가 유엔평화유지군 중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듣는다”며 부대 활약상을 격려했다. 장병들에게 부대 노후시설 개선과 장병 복지시설 보강, 유엔 기준에 맞는 휴가제도 개선 등을 건의 받은 뒤 보완·검토를 약속했다.
 

그러나 장병을 격려하는 차원의 중동 방문이라는 청와대의 발표는 정치권 안팎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와대 2인자가 단순히 장병 격려만을 위해 중동까지 갔을 리 만무하다는 반응이다. 

청와대는 확대해석을 차단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말하는 것처럼 여러 정황상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국방장관 방문
한 달 만에…

그중 하나가 임 실장이 방문하기 약 한 달 전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격려차 해당 부대를 방문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3∼5일 송 장관은 중동을 방문, UAE 아크부대 장병을 만나 식사를 하고, 같은 날 오만 청해부대에서 국방부장관 최초로 장병들과 함정에서 동숙했다. 

이어 5일에는 동명부대를 방문해 임무수행 현장을 점검했다. 이미 송 장관이 소화한 일정을 임 실장이 한 달 새 답습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송 장관 방문에 이어진 임 실장의 특사 파견 배경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공동경비구역(JSA) 장병 초청 오찬 때 ‘해외에 나가 고생하는 장병들이 눈에 밟힌다’고 했었다”며 “대통령이 직접 격려할 수 없어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의 마음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다녀오는 게 좋겠다고 해서 임 실장의 파견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자리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청와대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더구나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비서실장 특사 파견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방부장관과 같은 일정을 반복하기 위해 중동을 찾았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해외를 방문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번 임 실장의 중동 방문은 노무현정부 초기인 지난 2003년 5월 문희상 당시 비서실장의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 특사 파견 이후 14년 만이다.

이 때문에 무수한 설들이 양산되고 있다. 

첫 번째는 ‘세일즈 외교설’이다. UAE 방문이 원전 수출 및 중동과의 교역 확대를 위함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원전 수출이 현 정부로서 드러내놓고 추진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에 임 실장이 직접 UAE에 방문해 극비리 논의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특사 기간 중 UAE 원전 방문 계획 여부에 대해 “그런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도 가능성을 낮게 점친다. UAE 관계자들을 만나는 과정서 현안 중 하나로 원전 수출 문제가 언급됐을 수는 있지만, 원전이 양국 논의의 주 목적은 아니었을 것이란 예상이다.

두 번째는 ‘MB정권 비리 관련설’이다. 앞서 MBC는 임 실장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를 만난 것을 근거로 해당 가능성을 제기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지난 2009년 20조원 규모의 한국형 원전 수주를 계기로 이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워진 인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전 대통령 비리를 본격 조사하기에 앞서 임 실장이 한국 정부의 입장을 UAE에 전달하기 위해 특사로 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즉 향후 외교적 마찰을 사전차단하기 위한 일정이 아니었느냐는 추측이다.

청와대는 해당 설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1일 청와대 관계자는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임 실장이 이전 정권 비리와 관련해 중동지역을 방문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의 유감 표명으로 이어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나서 “일부 방송사의 확인되지 않은 과감한 보도에 유감을 표시한다”며 “확인 절차 제대로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한 톤으로 부인했다.

출국 후 청와대 발표…도대체 왜?
단순 “장병 격려 위해” 사실일까?

세 번째는 ‘북한 접촉설’이다. 고조되고 있는 대북 긴장과 맞물려 임 실장이 문 대통령으로부터 모종의 특명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해당 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임 실장이 방문한 UAE·레바논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분위기 속에서도 북한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해당 국가들은 최근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하는가 하면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임 실장이 북한 고위관계자를 만나 한‧중 정상회담서 다룰 북핵·미사일 관련 이슈를 조율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역대 정부에서는 대통령의 최측근이 북한 고위 관계자를 제3국서 만나는 일이 종종 있어왔다. MB정부 임태희 당시 노동부장관은 지난 2009년 10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싱가폴을 방문해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남북 정상회담 관련 비밀접촉을 벌인 바 있다. 


임 장관은 이듬해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도 과거 대북 소통을 총괄했었다. 선례에 비춰보면 북한 접촉설이 아주 허황된 얘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해당 설에 대해서도 ‘선긋기’에 나섰다. 

청와대 측은 “그런 계획(임 실장의 북한 인사 접촉)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북한과 접촉하면서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논란은 여전하다.

임 실장 또한 출국 전 “다른 문제는 몰라도 대북 접촉 같은 것은 내가 하지 않겠다”며 “북한 문제와 관련해 내게 편견이 있기 때문에 대북 접촉 같은 것은 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임 실장이 말한 편견은 본인이 과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임 실장은 지난 1989년 임수경 방북 사건을 주도해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임 실장 본인이 만약 대북 문제 전면에 나설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불편한 북
민감한 청

그러나 해당 설은 임 실장이 귀국하고 하루가 지나 문 대통령이 방중 일정에 돌입하면서 크게 확산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서울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공항에는 임 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박수현 대변인 등이 나와 배웅했다.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취임 7개월 만에 방중이 성사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국빈자격으로 베이징·충칭에 이르는 3박4일 중국 방문일정을 소화했다. 

중국 방문 이틀째인 14일은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인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들 세 가지 설 외에도 다양한 설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지방선거 출마설’이다. 내년 6·13 지방선거에 앞서 임 실장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정부 차원서 포석 놓았다는 추측이다. 

임 실장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현재 서울시장 또는 전남도지사 차출설에 휩싸여 있다. 문재인정부가 이런 임 실장을 외교 전면에 내세워 유력 후보로 키우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당 내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 중인 인사들 사이에서 해당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역대 정권 비밀리 북 만나
귀국 후 문 시진핑 만나러

역대 정부를 막론하고 특사는 중진급 인사들의 전유물이었다. 이번 정부도 지난 5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미국)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중국), 문희상(일본), 송영길(러시사) 의원 등을 특사로 파견했다. 임 실장의 선수·경력이 앞선 특사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에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또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 부대를 깜짝 방문했던 효과를 현 정부서 노렸던 게 아니었겠느냐는 것이다.

임 실장은 중동과 인연이 있다. 17대 열린우리당 의원 시절 노무현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며 12일간 단식농성을 펼친 바 있다. 그는 농성 당시 “정부가 끝내 대규모 전투병 파병을 결정하고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당시 정부·여당의 결정을 완강히 반대했다.
 

이 같은 이력이 있기 때문에 임 실장이 적임자로 지목됐을 것이란 해석이다. 청와대가 밝힌 것처럼 해외 파견부대 장병 격려가 주 목적이라면, 특사 활동을 통해 파병 반대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됐을 것이란 의미다.

임 실장이 실제 중동서 어떤 일정을 보냈고 귀국해 문 대통령에게 어떤 보고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임 실장의 정확한 동선이나 주요 인사와의 만남 내용 등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이다.

문 중국행
바통터치?

청와대는 이런저런 설에 대한 선긋기에 여념이 없지만 특사 소식을 뒤늦게 밝힌 것이 결국 문제를 키웠다고 볼 수 있다. 임 실장의 행보를 둘러싸고 의혹이 확대·재생산 됨에 따라 빠른 시일 내 임 실장이 언론 등에 자신의 행적을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중국 의전’ 결례 논란

중국이 국빈 자격으로 초청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외교적 결례를 보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문 대통령이 중국으로 온 당일 다른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시 주석은 베이징이 아닌 난징으로 향한 것이다. ‘손님’이 왔는데 나라의 대표인 시 주석이 안방을 비운 셈이다.

이는 다른 사례와 극명히 대비된다. 지난달 7∼8일 한국을 국빈 방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국을 할 때 동남아시아 순방을 떠나는 문 대통령이 탄 ‘공군 1호기’가 트럼프 대통령이 탄 ‘에어포스원’의 이륙을 확인한 뒤 출국한 바 있다.

약속이 변경되는 사태도 있었다. 

중국 경제의 사령탑이자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와의 만남이 당초 추진했던 오찬 형식이 아닌 늦은 오후의 면담 형식으로 변경됐다. 또 지난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23년 만에 이뤄진 한국 대통령의 첫 방중임에도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않고 공동 언론발표조차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THAAD) 체계 배치 문제에 아직도 앙금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매체인 CC-TV가 내보낸 문 대통령과의 인터뷰는 이를 잘 보여준다. 

앵커는 사드 관련 질문에 집중했고 “중국어에는 언필신 행필과(言必信 行必果·말에는 반드시 신용이 있고 행동에는 반드시 결과가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며 카메라 앞에서 ‘3불(三不)’ 관련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3불이란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참여하지 않고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란 내용으로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을 푸는 과정서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제시한 원칙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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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