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권력’ 겨눈 검찰 노림수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11.22 10:20:31
  • 호수 11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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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적도 아군도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정치권이 벌벌 떨고 있다. 검찰은 현 정부의 국정 기조인 적폐 청산에 발맞춰 전 정권과 국정원을 향한 사정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치권 역시 이 사정 광풍에 휘말리고 있는 형국. 여야가 따로 없다. 심지어 살아있는 권력에도 칼자루를 겨누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전 정권과 확연히 다르다. 이 같은 검찰의 행보에 각계각층서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검찰 출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한 3억원 가운데 일부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 전 정무수석의 전직 보좌관이 구속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일,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인 윤모씨 등 3명에 대해 업무상 횡령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청 보고 안 돼
검 독립 첫걸음

검찰은 이들이 한국e스포츠협회가 롯데로부터 받은 후원금 3억원 중 1억원가량을 가로챈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3명이 전 수석의 비서관 출신이라는 점에 비중을 두고 있다. 전 전 수석은 현직 의원 시절이던 지난 2013년부터 올해 청와대 수석에 임명되기 전까지 협회 회장을 지냈다. 또 당시 홈쇼핑 재승인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이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을 소환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e스포츠협회의 자금 유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전직 청와대 정무수석을 직접 불러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 수석에 대한 소환 계획을 묻는 말에 “아직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직접 조사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정도 수사 상황이 됐는데 (전 수석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겸연쩍은 일”이라며 “(구체적인 소환 시기는)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 정권이 들어선지 6개월 만에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에 칼자루를 겨눈 것이다. 이번 검찰 수사와 관련해 상반된 두 개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불 안 가리고…본격적인 정치권 사정
‘여야 따로없네∼’ 민정수석실도 모르나 

첫째는 검찰이 좌고우면 하지 않고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겠다는 의지라는 평가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한 전직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가 검찰 독립의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지검장을 서울중앙지검 수장에 앉힌 것은 검찰 수사에 그 어떤 외압이나 간섭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라며 “설사 청와대가 윤 지검장을 흔들더라도, 그는 절대 흔들릴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이번 전 수석과 관련돼 검찰로부터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도 사전에 전 수석에 대한 수사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우리도 언론을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실제 민정수석실은 전 전 수석 측근이 수사를 받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뒤에야 검찰 측에 관련 수사 착수 사실 여부를 문의했다고 한다.

박근혜정부 시절 검찰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수사 사항을 수시로 보고했던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앞서 청와대 한 전직 관계자는 “만일 청와대가 검찰에 전 전 수석 수사와 관련해 보고를 받았다면 박근혜정부와 다를 게 없는 정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이번 전 수석 관련해 그 어떤 논평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입장이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인상을 경계하기 위함이라고 해석된다. 앞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 수사에 개입 불가’ 원칙을 밝혔다. 청와대는 일단 검찰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단서가…” 
원론적 입장

두 번째 평가는 검찰이 결국 변창훈 검사의 투신자살로 청와대의 적폐 청산 드라이브에 대한 반감이 커지자 검찰이 물타기 차원서 현 여권에 대한 수사라는 시각이다. 한 마디로 적폐청산 수사 비판을 의식해 여야 균형을 맞추려는 검찰의 정치적인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앞서 변 검사는 지난 6일 오후 2시30분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 건물 4층서 투신했다. 변 검사는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불과 30여분 앞두고 있었다.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변 검사는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에 대비, 미리 위장 사무실을 마련하고 수사·재판 과정서 직원들에게 증거 삭제, 허위 진술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 외에도 지난달 31일 댓글 수사 방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국정원 소속 변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변 검사 죽음이 ‘적폐 수사’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자유한국당(한국당)은 변 검사 사망 쟁점화에 나섰다. 지난 9일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서 “정치보복 수사로 현직 검사가 투신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검찰이 소위 정권의 충견(忠犬)으로 활동 할수록 오래 가지 못한다”고 맹비난했다.

여권 역시 윤 지검장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서는 일련의 사건으로 ‘청와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적폐 청산 드라이브에 대한 국민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표출됐다. 민주당의 조응천·금태섭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서 댓글 수사 방해를 받은 피해 당사자가 수사를 담당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적폐 청산이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검찰 일부서 국민 염원인 적폐 청산에 소극적 기류가 있어 심각한 우려를 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직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나라에 충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현 정부의 국정기조에 발맞춰 사정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검찰 수사에서는 유독 정치권과 연관된 것들이 많았다. 먼저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수사를 하며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자한당 긴장
줄줄이 걸려 

현재 수사 중인 IDS 투자 사기 사건에는 충청도 출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연류돼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이 한 인테리어 업자와 돈을 주고받은 정황도 포착하고 검찰은 불법성 여부를 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수사를 하는 과정서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이 댓글 공작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와 함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한 전직 국정원장들이 줄줄이 구속됐으며, 해당 자금이 현직 국회의원들에게 흘러갔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다. 검찰이 이런 정황을 포착했다면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수사가 국회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수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단서가 나오면 수사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미 전 정권 수사 과정에서 주요 혐의자를 구속하면서 힘을 받은 검찰 칼 끝이 여의도 등 정치권까지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한국당은 현 정부가 검찰을 통해 ‘정치 보복’을 한다며 비판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5일 검찰의 ‘국정원·사이버사 정치공작’ 의혹수사와 관련해 “국가 수호의 마지막 보루였던 국가정보원이 외부서 들어 온 혁명군의 군홧발에 짓밟히듯 진압 당해 질식사할 위기”라고 규탄했다. 

‘정치 검찰’ 벗으려는 움직임?
청와대 눈치 보며 수사 조율?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5년짜리 정부가 정치 보복에 혈안이 돼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장 수석은 “전직 국정원장 4명이 동시에 구속될 참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한 뒤 “설상가상으로 북한 김정은에 맞서 당당하고 강인한 모습을 보였던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이 포승줄에 묶여 검찰에 불려가는 상황을 우리 국민들은 바라만 보고 있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가 진행 중인 이명박·박근혜정부 당시의 청와대·국가정보원·군 등에 대한 조사 및 수사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이 ‘정치보복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한겨레신문>이 촛불집회 1돌을 맞아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 이날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적폐 청산이 정치 보복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67.8%, ‘동의한다’는 29.2%였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진행중인 조사 및 수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잘하고 있다’가 26.9%, ‘대체로 잘하고 있다’는 41.2%로 68.2%가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못하고 있다’는 28.8%였다.

국민들 67%
적폐수사 동의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적폐 청산 기조를 끌고 갈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시간이 갈수록 국민의 '피로감'이 쌓여 적폐청산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최순실 국정 농단 재판은 국민의 주요 관심사였지만 현재는 그 주목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이 때문에 향후 검찰이 적폐 청산 수사를 얼마나 속도감 있게 끝낼 것인지도 관건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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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