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사위들 경영 성적표

잘 키운 백년손님 열 자식 안부럽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는 말이 있다. 사위에 대한 정이 자식에 대한 정에 못지않다는 뜻도 되고 사위도 때로는 처가의 자식 노릇을 해야 한다는 뜻도 된다. 재계의 사위 역할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누구의 사위, 누구의 남편이라는 꼬리표서 벗어나 스스로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재벌가 사위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재계 사위들의 경영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오너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경영 무대서 활약한다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처한 상황은 제각각이다. 견고한 실적을 견인한 사위가 있는가 하면 부침을 겪는 사위들도 제법 보인다. 

실적에 따라
희비 엇갈려

재계 사위들 가운데 올 상반기 성적이 가장 좋은 인물은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이다. 제주항공은 상반기 사드로 인해 중국 관광객들이 감소했음에도 매출이 39.7% 늘었고, 영업이익은 167.3% 급증했다. 

또 상반기 매출로는 처음으로 4000억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3년 연간 실적을 살펴봐도 제주항공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안 부회장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녀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과 결혼 후 1987년 애경산업 마케팅부로 입사해 그룹 일원이 됐으며 2012년 초부터 제주항공 경영을 맡고 있다. 안 부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 MBA 과정에 재학 중 채은정씨을 만났다. 


애경화학 총무이사와 애경산업 전무를 거쳐 1995년 사장 자리에 오른 안 부회장은 적자에 시달리던 애경산업을 흑자로 돌려세우고 취임 초 800%가 넘던 부채비율을 200%대까지 낮추며 ‘낙하산 사위’라는 꼬리표를 뗐다.

신정훈 사장이 이끌고 있는 해태제과는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매출은 0.9% 줄었고, 영업이익은 23.9% 감소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롯데제과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2.3%, 0.2% 증가했다. 

신 사장은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사위로, 윤 회장의 외동딸 윤자원씨와 결혼하며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미시간주립대 MBA를 거쳐 외국계 경영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컴퍼니서 근무하며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인수 작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인수 작업을 진행하던 때만 해도 그는 이미 윤자원씨와 결혼한 상태였다. 공전의 히트작 허니버터칩은 그의 능력이 빛을 발한 사례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둘째 사위로 그룹 금융계열사를 맡고 있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회사별로 수익성이 엇갈렸다. 올 상반기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의 매출은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현대캐피탈이 38.5% 감소했다. 

카드와 커머셜은 각각 37.6%, 239.1% 증가했다. 현대캐피탈의 이익 감소는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부진한 탓이다. 지난해까지 3년간 추이도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매출이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정 부회장은 1985년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과 결혼한 뒤 1987년 현대종합상사 기획실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전무와 기획재정본부장을 지냈고 기아차서 구매총괄본부 부본부장을 지내는 등 계열사를 넘나들며 그룹 차원의 지지를 받았다. 


올해 15년 차 CEO로서 국내 500대 기업 내의 여신금융사 중 최장 재임 CEO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곧바로 임원
쏟아지는 관심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의 사위이자 박이라 부사장의 남편인 김경규 전무는 O2O·글로벌사업본부를 책임지면서 신성장동력 발굴에 더 힘쓰는 분위기다.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 김경규 전무는 2007년 세정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입사했다. 2012년 ‘인디안’ 사업본부장과 전략기획실 담당임원을 겸직하면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2013년 ‘웰메이드’ 사업본부장을 맡아 기업의 중대한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신임을 얻었다. 올해 1월 전무로 승진과 함께 경영 일선서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장녀 허세경씨 남편인 김하철 일진반도체 대표는 사실상 독자경영 체제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김 대표는 2010년부터 일진반도체를 이끌고 있다. 현재 일진반도체는 현재 허세경씨와 김 대표가 각각 34.2%, 14.7% 지분을 가졌다. 

‘뜨는’ 슈퍼 사위들…조력자로 맹활약
눈칫밥 뜨면서 활발해지는 일선 참여

성우하이텍그룹의 사위 2명도 그룹사 이사, 대표이사로 활동 중이다. 이명근 성우하이텍 회장의 장녀 이보람씨 남편인 조성현씨는 2007년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원을 졸업 한 뒤 현재는 성우하이텍 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 회장 차녀 이아람씨 남편인 한창훈 리앤한 대표는 LG패션(현 LF)에 근무하다 성우하이텍 이사로 그룹으로 들어왔다. 2013년에는 스포츠 패션 브랜드 EXR코리아 수장에 오르기도 했지만 실적부진으로 관련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다.

휠라코리아에도 쟁쟁한 실력을 갖춘 사위가 활약 중이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의 사위인 이성훈 아큐시네트코리아 대표이사다. 2005년 윤 회장의 딸 수연씨와 결혼한 그는 휠라코리아의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를 역임한 바 있다. 

이 부사장은 휠라코리아 합류하기 전부터 ‘재무통’으로 손꼽히던 인물이다. 연세대 경제학과와 미국 로체스터대 MBA를 졸업한 그는 삼성증권 IB사업본부 M&A팀, 엔씨소프트 재무전략담당을 거쳐 2007년 휠라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2011년 미국 골프 용품 회사인 아큐시네트를 12억2500만달러에 인수하며 회사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인물이다. 아큐시네트는 골프 용품 세계 1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회사다.

이 대표는 2015년 아큐시네트코리아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4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성과로 말하는 
숨은 실세들 

차기 경영인이 되기 위한 경영 수업에 나선 사위도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위 정종환씨가 대표적이다. 정씨는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씨의 남편이다. 2010년 8월 CJ 미국지역본부에 입사한 정씨는 지난 3월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부인과 함께 상무대우로 나란히 승진했다.

정 본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서 학사(기술경영)와 석사(경영과학) 학위를 받았다. 두 사람은 컬럼비아대 석사 재학 시절 만나 교제했으며 2008년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는 중국 청화대에서 MBA 과정도 마쳤다. 

2003~2006년 글로벌 IT컨설팅 업체인 켑제미나이, 2006~2008년 씨티그룹서 일했다. 결혼 후에도 모건스탠리 스미스바니(2008~2010년)서 근무했다. 2015년 8월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장례식 당시 고인의 영정사진을 들고 영결식 운구 선두에 선 바 있다.

CEO를 맡는 것은 아니지만 고위 임원으로서 회사에 속한 사위도 표정은 다소 엇갈린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녀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결혼한 김재열 사장은 스포츠사업총괄로 재직 중인 제일기획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대외 행보 발걸음이 가볍다. 김 사장은 ISU집행위원과 평창동계올림픽 국제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스포츠사업은 제일기획의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정유경 신세계 사장과 혼인한 문성욱 부사장이 글로벌패션본부로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20% 감소했다.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 경영학과를 졸업한 문 부사장은 소프트뱅크코리아 차장으로 근무하던 중 경기초등학교 동창인 정 부사장과 인연을 맺고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5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상무로 승진한 뒤 이마트 해외사업총괄 부사장을 맡아 2011년 적자의 늪에 빠져 있던 중국 이마트의 순손실을 절반가량 줄이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4년 말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내인 정 사장이 1990년대부터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와 패션사업 영역을 구축해온 곳이다.

결혼하자마자 별 달고 진두지휘
낙하산 꼬리표 떼느라 절치부심

이외에도 김도환 S&T홀딩스 사장, 한경록 한솔제지 상무, 신동철 반도건설 전무, 이진철 신안 사장, 최성재 교원 호텔사업부문장 등이 주목받는 재계 사위들이다. 특히 최평규 S&T그룹 회장의 장녀 최은혜씨와 결혼한 김동환 사장의 경우 S&T홀딩스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21% 증가하자 그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아졌다. 

아예 독립해서 잘나가는 사위도 꽤 찾아볼 수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장녀 구연경씨와 결혼한 윤관 블루런벤처스 사장이 대표적이다. 스탠퍼드대서 경제학과와 심리학을 복수전공하고 경영공학 대학원을 졸업한 후 2000년에 블루런벤처스의 전신인 노키아벤처파트너스에 입사했다. 

2006년 결혼 이후에도 LG그룹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하고 해외 진출까지 돕는 역할에 열심이다.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녀 구근희씨의 남편인 이준범 회장은 이계순 전 경남도지사의 차남으로 LS가로서는 관료 집안과의 첫 혼사였다. 화인은 주방세제, 화장품, 샴푸 등의 플라스틱 용기를 생산해 주로 LG생활건강에 납품한다. 화인유통까지 합하면 연매출은 약 500억원대다. 

이인정 회장은 구태회 명예회장의 막내딸 혜정 씨와 결혼한 후에도 그룹 밖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누전차단기와 배선용 차단기, 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 사업 등에 진출했으며 납품처는 LS산전, 루셈, SK하이닉스 등이다.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녀 구은정 태은물류 대표와 결혼한 김중민 회장 역시 주로 금융, 인력 파견 사업 등 독자노선을 걸어왔다. 

범 현대가 계열에선 정희영 선진종합 회장이 눈길을 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8남1녀 중 외동딸인 정경희씨의 남편으로 그는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 요직을 거쳤다가 40대 중반 돌연 독립해 해운업체 선진종합을 창업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선진종합의 2013년 매출액은 269억원에 그치지만 당기순이익이 39억원에 달하는 알짜 회사다. 

독자 행보
이색 사위들

정몽구 회장의 맏사위인 선두훈 코렌텍 대표(아내 정성이 이노션 고문)는 고 선호영 전 대전선병원 회장 차남으로 정형외과 의사 경험을 살려 인공관절 제조업체 코렌텍을 창업했다. 선 대표는 선병원 영훈의료재단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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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