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움직이는 가톨릭 파워 막전막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10.10 10:39:31
  • 호수 11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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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세례명은 ‘디모테오’. 사도 바오로의 제자이며 ‘하느님을 공경하는 자’라는 뜻이다. 최근 해외의 저명한 국제관계 평론잡지는 문 대통령의 이러한 종교적 성향이 그의 국정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기고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청와대 핵심 인사들 중 상당수가 가톨릭 신자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이번 정부 들어 두드러지는 ‘가톨릭 실세론’을 취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점은 그의 발자취 곳곳서 발견할 수 있다. 경남 거제서 태어난 그는 북한 출신 피난민들이 많이 거주하던 부산 영도로 이사한 후 인근의 ‘신선성당’에 다녔다. 청와대를 나와 노무현재단 상임이사를 할 당시에는 경남 양산에 있는 ‘덕계성당’서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깊은 신앙심
국정운영도?

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에는 서울 종로에 위치한 ‘세검정성당’을 찾았다. 바쁜 일상에도 매주 일요일 오전에는 꼭 성당 미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이 가톨릭 신자가 된 사연은 자서전 <운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 근처에 있는 성당서 구호식량을 배급해 주기도 했다. (중략) 내가 초등학교 1-2학년 때 배급 날이 되면 학교를 마친 후 양동이를 들고 가 줄서서 기다리다 배급을 받아오곤 했다. (중략) 꼬마라고 수녀님들이 사탕이나 과일을 손에 쥐어주기도 했다. 그때 수녀님들이 수녀복을 입고 있는 모습은 어린 내(문 대통령) 눈에는 천사 같았다. 그런 고마움 때문에 어머니가 먼저 가톨릭 신자가 됐다. 나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세를 받았다. 영도에 있는 신선성당이었다.”


1981년 문 대통령은 이 성당서 부인 김정숙 여사와 결혼식을 올렸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가톨릭 집안서 태어났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중 “어머니는 지금도 이 성당(신선성당)에 다닌다. 신앙심이 깊은 데다 워낙 오래 다녔기 때문에 사목회 여성부회장을 하기도 했고 성당의 신용협동조합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고 술회했다.

문 대통령은 20여년 전 어머니가 준 ‘묵주반지’를 왼쪽 네 번째 손가락에 항상 끼고 있다. 문 대통령이 변호사로 활동할 때 어머니가 선물한 애장품이다.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어머니가 주신 묵주반지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문 대통령은 여러 차례 밝혔다.

문 대통령의 깊은 신앙심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가 있다. 그는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돼 관저로 거처를 옮길 당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홍제동성당’의 유종만 바오로 주임신부에게 축복식을 부탁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해 1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으로 거처를 옮긴 후 홍제동성당 주일 미사에 참석했다. 그때의 인연이 축복식으로 이어진 것이다. 문 대통령의 세례명이 ‘바오로’의 제자이며 축복식을 ‘바오로’ 주임신부에게 부탁한 점이 인상적이다.

관저 축복식도
가톨릭식으로

대표적 사진도 있다. 지난 2012년 11월, 18대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있던 문 대통령이 김 여사와 함께 세검정성당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사퇴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당시 캠프 대변인은 “세검정성당서 후보 등록을 앞두고 안 후보의 결단에 따른 정치적 책임과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은 여러 사건들과 직면했을 때 신앙의 힘을 빌렸다. 최근 영화 <택시운전사>로 주목받고 있는 힌츠페터 기자가 광주 영상을 ‘기로에 선 대한민국’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했을 당시 문 대통령은 부산 지역 가톨릭 회관서 부산 최초로 그 다큐멘터리를 상영했다.

백남기 농민이 쓰러졌을 때는 SNS를 통해 “병문안을 다녀왔다. 수술은 잘 됐지만 2·3일이 고비라고 한다. 가족들 말에 의하면, 정부나 경찰 측에선 병문안이나 위로가 없었다고 한다. 가톨릭농민회 신부님들이 치유를 비는 미사를 올리고 있다. 정말 기도가 절실할 때다”라고 당부하는 글을 올렸다.

가톨릭 세례명은 ‘디모테오’
취임 때 관저서 축복식 열어


한센인의 아픔이 있는 소록도를 방문해서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소록도서 오늘 마리안느 수녀님, 그리고 소록도에 계셨거나 소록도 출신인 신부님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그분들의 헌신 앞에 한없이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섬긴다는 말의 참 뜻을 그보다 더 보여줄 수 있을까. 천사가 있다면 그런 모습일 것 같다”고 깊은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렇듯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의 종교적 성향이 외교를 포함한 국정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권위 있는 외교 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는 지난달 22일 빅터 가에탄(Victor Gaetan) 내셔널 가톨릭 레지스터 선임 기자가 쓴 ‘문재인의 가톨릭 신앙이 그의 외교에 영향을 미치나’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선호하는 것은 선거 공약에 따른 것일 수 있지만, 그의 종교적 신념도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정치적인 결정을 평가하면서 종교적인 정체성이라는 프리즘에 비춰보는 것이 늘 적절한 것은 아니지만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의 경우에는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

대면 외교하는 문
프란치스코 모티브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접근법을 자신의 외교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뒤 4년 동안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있어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대면 외교(diplomacy of encounter)’를 해왔는데, 문 대통령 또한 그러한 방식으로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미·일 정상은 물론, 러시아·독일 등 다양한 국가의 정상을 만났고 최근에는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당국회담을 제안했다. 

지난 5월10일 대통령 취임 연설을 통해 “여건이 조성되면 북한을 직접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가에탄 기자는 한반도 비핵화를 고수하는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가톨릭의 정신적 토대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외치는 물론 내치서도 가톨릭의 정신을 따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평화 운동가이지만, 동성 간 결혼에 반대하는 게 대표적이라는 것. 

가에탄 기자는 “미국 언론이 종종 문 대통령을 진보 또는 좌편향이라고 규정하지만, 미국의 정치 용어로 문 대통령을 분류하기는 어렵다”며 “(문 대통령은) 사회 문제에 보수주의자여서 그를 이해하려면 가톨릭의 신앙을 통해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외교에 가톨릭 정신 보여”
‘청가회’ 청 실세 수두룩

문 대통령이 취임 후 김희중 대주교를 교황청 특사로 파견한 점도 주목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김 대주교를 두 차례 접견했는데 이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문 대통령과 교황청 간의 동맹 관계는 단순한 상징성을 뛰어넘는 것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끄는 교황청은 중국의 고위층과 대화 채널을 구축하고 미국과는 독립적인 정보와 분석을 한국에 제공하고 있다”고 가에탄 기자는 전했다.

이러한 해석에 비춰보면 한반도 전술핵 배치는 앞으로 실현되기 힘들어 보인다. 가톨릭 교회는 핵무기의 사용뿐 아니라 보유에도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서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회동서 문 대통령은 전술핵 도입과 관련해 “지금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장관과 만나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국회서 “전술핵 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주의를 준 바 있다.


청와대 핵심 인사들 중에도 가톨릭 신자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내 가톨릭 신자들의 모임인 ‘청가회’의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박 대변인 외에도 임종석 비서실장,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내 가톨릭 신자만 80여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가회는 매달 한차례씩 미사를 봉헌하고 있으며 약 4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청가회 출범
핵심들 포진

우리 ‘헌법’ 제20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며 규정하고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불교를 중심으로 타 종교계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가톨릭에 편향됐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러한 반발은 문재인정부 출범 초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묵주 선물을 받고 함박웃음을 지어보이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한때 가시화되기도 했다. 

또 지난 8월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조계종으로부터 제적 징계를 받고 서울 조계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던 명진 스님을 찾았을 당시에는 때아닌 ‘내부갈등 조장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임기를 시작한 문 대통령이기에 특정 종교와 종파를 초월하길 원하는 목소리는 종교계 내에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문재인-노무현 인연은?
가톨릭 신부님이 이어줬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송기인 신부는 두 사람의 인연을 이어준 사람이다. 

송 신부는 지난 5월 19대 대선이 끝난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서 “문 대통령이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반정부시위 전력으로 판사 임용이 안 됐다. 무일푼으로 변호사 길로 들어섰는데 그때 먼저 개업한 노 전 대통령을 소개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함께 만났다”고 회고했다.

이어 “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였다. 젊은이들이 민주화운동으로 연행되면 두 사람에게 (변론을) 부탁하곤 했다”고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송 신부는 새로운 사람을 물색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노 전 대통령을 추천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송 신부는 문 대통령 가족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 모친과 아주 오래전부터 친하다. 부산 신선성당 주임신부로 있을 때 모친이 성당 사목위원회 부회장을 맡았다. 굉장히 열심히 활동했다”고 밝혔다.

‘정신적 지주’ 송기인 신부 
민주화운동 당시 변론 부탁

당시 송 신부는 닻을 올린 문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 전 대통령보다 실수를 적게 할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은 들어주는 힘이 있고 생각을 깊이 하기 때문에 부딪치는 일이 적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최근 기치를 올리고 있는 적폐청산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확실히 표현했다. “적폐청산 없는 화합은 거짓말 화합”이라며 운을 뗀 송 신부는 “아무리 아파도 썩은 것은 도려내야지, 감싼다고 낫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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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