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100억 재력가 살인사건 뒷이야기

악마 같은 아들이 유산도 부모도 삼켰다

[일요시사=이보배 기자] 지난 4월 평택에서 발생한 100억대 재력가 남편 살해사건의 숨겨진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평소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던 아내가 남편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 되는 듯 했지만 그 이면에 큰 아들이 감춰져 있었던 것. 이와 관련 검찰은 최근 이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의 장남 김모(35)씨를 구속기소했다. 과연 이들 가족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평택 100대 자산 부부의 죽음’ 뒤에 숨겨진 비극을 취재했다.

아버지 납치 살해하려는 모친 계획 알고도 방조
범행 전 상속 재산 확인해 저장하는 치밀함 보여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6월27일, 지난 4월 경기도 평택시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재력가 남편을 둔기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인 사건과 관련해 장남 김모(35)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유산을 노린 김씨가 어머니가 아버지를 살해하고 자살할 것을 알면서도 이를 돕거나 방조했다는 것.

경찰 수사 단계에서 참고인 신분에 불과했던 김씨는 사건시간 전후 김씨의 행적을 수상히 여긴 검찰이 보강수사를 벌인 끝에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타임머신 타고
사건 속으로

사건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4월17일 오전 9시께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에 위치한 2층짜리 고급 주택에서 50대 부부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남편 김모(58)씨는 청테이프로 양손과 발이 묶여 있는 상태로 머리에 부상을 입어 피를 흘린 채 거실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아내 양모(58·여)씨는 대들보에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

숨진 이들 부부 주변에서는 양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A4용지 1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유서에는 “아들아 미안하다. 이렇게까지 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경찰은 발견된 유서의 내용에 비추어 양씨가 남편을 살해한 뒤 자신도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사건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경찰은 김씨 집 출입구 쪽에 설치된 CCTV에서 양씨의 조카사위인 장모(32)씨가 동네 선후배 3명과 함께 김씨의 양팔을 잡고 집으로 끌고 들어가는 장면을 확보했다. 또 CCTV에는 부인 양씨가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삽과 목을 매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끈 등을 들고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경찰은 장씨 등 4명을 검거해 범행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장씨 등은 김씨를 납치해 감금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김씨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크게 부인했다. 양씨가 범행 10일 전 장씨에게 연락해 “고모부가 때리는 것을 막아 달라”며 도움을 요청했고, 범행 당일에도 “고모부를 집으로 데려와 달라”는 부탁에 김씨를 집으로 데려갔을 뿐 살해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장씨 일행은 4월16일 찜질방에 머무르고 있는 김씨를 납치해 렌터카에 태워 팽성읍에 위치한 김씨의 집으로 끌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차 안에는 아내 양씨도 동승하고 있었다고.

당시 김씨 부부를 처음 발견한 장남 역시 이들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어머니가 오랫동안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고, 수시로 ‘너희 아빠를 죽이겠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 한 것.

결국 사건은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린 아내가 남편을 살해하고 자신도 뒤따라 자살한 참극으로 정리됐다. CCTV 촬영 결과를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한 경기 평택경찰서는 4월26일 부인 양씨가 남편을 혼자 살해한 것으로 결론짓고 사건을 검찰에 넘긴 것. 또 경찰은 장씨 일행을 살인방조와 납치·감금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감춰진 진실
장남은 뭘 했나


하지만 사건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을 발견했다. 사건 전후로 사망한 부부의 장남인 김씨의 행적이 수상했던 것.

이에 검찰은 범행 며칠 전 김씨가 어머니 양씨에게 골프채를 갖다준 점, 양씨가 남편을 납치하는 도중 아들과 접촉한 점, 김씨가 문자 기록을 삭제한 점 등에 의문을 품고 보강 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김씨가 아버지의 재산 목록과 시가를 미리 확인하고 사건 직후에는 상속재산을 엑셀 파일로 작성하는 등 어머니의 살해 계획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컴퓨터에 부친 소유의 부동산과 이에 대한 공시지가 등이 적힌 파일이 저장돼 있었으며 자신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사건 당일 범행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검찰의 이 같은 주장에는 김씨의 부친 납치를 도왔던 장씨의 진술도 한 몫 했다. 장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씨가 ‘엄마가 시키는 대로 묶고 있어라. 현장에 가겠다’고 하고 나타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에서도 양씨가 남편을 납치하면서 김씨의 집에 잠시 들른 사실은 드러났었다. 경찰은 양씨가 아들의 집에 들러 500만원을 받아 장씨 일행에게 수고비 명목으로 나눠준 사실을 파악했지만 “500만원을 건네줄 당시 어머니의 범행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김씨의 진술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이 밝혀낸 사건의 진실은 ‘비극’에 가까웠다. 100억원대 재산에 눈이 먼 아들이 아버지가 살해되고, 어머니가 자살 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패륜적 범행에 가담했던 것.

이어진 검찰 측의 발표 또한 충격적이었다. 검찰은 “당초 본 사건은 남편의 가정폭력을 못 이긴 부인이 남편을 납치·감금·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인이 남편을 살해한 주된 동기는 남편이 가진 재산을 자신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데 대한 분노였다”고 말했다.

억대 재산에 눈 멀어 어머니 자살도 말리지 않아 
부친이 폭력 휘둘렀다는 진술도 거짓으로 드러나 

실제 남편은 부인을 상습폭행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부인이 남편 재산을 노리고 범행 직전 남편을 회사와 집에서 쫓아내 사건 당시 남편은 찜찔방을 전전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검찰은 경찰이 살인방조 혐의로 구속송치한 조카사위 등 3명에 대해서는 김씨와 어머니의 살해 계획이 이용당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체포·감금 혐의의 수위를 낮췄다.

사건 발생 2개월이 훌쩍 지난 6월30일 취재기자는 사건 현장을 직접 찾았다. 푸른 잔디가 곱게 깔린 2층의 고급주택이 참혹한 범죄의 현장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2개월이 지난 탓일까. 마을 주민들은 그날의 충격에서 벗어난 듯 했다. 하지만 사건 자체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는 일이었다. 기자와 만난 몇몇 주민들은 당시를 떠올리며, “사건 이유가 가정폭력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면서 “죽은 남편은 온순한 편이었고 오히려 아내의 성격이 괄괄했다”고 말했다. 맞고 살 여성이 아니라는 것.


취재 도중 만난 한 택시기사는 일례를 들어 설명했다. 택시기사에 따르면 양씨는 동네 아이들이 공을 가지고 놀다 자신의 집 앞 잔디밭에 공이 들어오면 아이들을 나무라고 공을 돌려주지 않았다.

또 한 번은 자신의 집 앞에 말도 없이 주차를 했다는 이유로 해당 차주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차를 빼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경우고 있었다고.

보통 성격이 아닌 그녀가 결혼 이후 맞고 살았을 리 만무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당 택시기사는 “살해된 남편이 술을 마시면 욱하곤 했지만 평소에는 매우 온순한 사람이었다”면서 술을 마신 뒤 폭력을 휘둘렀을 가능성은 열어 놨다.

이어 이웃들은 부부의 죽음에 ‘재산 분할’ 문제가 엮여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건 발생 전, 이들 부부가 ‘재산 분할’ 문제로 크게 다툰 적이 있다는 것. 둘째 아들의 결혼식을 치른 직후 양씨는 남편에게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을 미리 분할할 것을 주장했지만 남편은 이를 반대했다는 것. 이 즈음부터 남편 김씨가 회사를 그만두고 집을 나와 찜질방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괄괄했던 그녀
자살 택한 이유는

아직 이웃 주민들은 이들 부부의 장남인 김씨가 검찰에 구속된 사실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이와 관련 한 주민은 “평소 큰아들과 이들 부부는 왕래가 많지 않았다”면서 김씨가 부부의 죽음을 처음 발견한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사건 현장을 돌아 나오면서 기자는 가까운 부동산에 들렀다. 해당 부동산의 공인중개사는 “바깥사람들과 왕래가 없던 사람들이라 속사정은 잘 모른다. 현재 집은 안 내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들리는 말에 의하면 큰 며느리가 들어와 살고 있다더라”고 덧붙였다.

최근 검찰에 구속기소된 장남 김씨의 아내가 들어와 살고 있다는 말에 가던 발걸음을 돌렸지만 굳게 닫힌 문 사이로 인기척은 들리지 않았다.

남편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게 부인 양씨가 남편에 대한 원한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는 하지만 평소 맞고 살기는커녕 오히려 남편을 나가 살게 할 만큼 괄괄한 성격의 그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점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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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