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 인선 ‘소문과 진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9.18 10:39:20
  • 호수 1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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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정치권…이곳저곳 기웃기웃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윤종규 KB 회장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윤 회장이 공들인 보람이 있다고 입 모았다. 윤 회장이 연임을 위해 발에 땀나도록 뛰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정치권과 현 정부 경제정책 핵심인사와 물밑접촉을 시도했다는 풍문도 나돈다. 또 지난 6월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 이사들과 제주도 1박2일 골프 회동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KB 이사회는 제2차 확대위를 열고 윤종규 현 회장을 단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날 KB금융 이사회는 차기 KB 회장 후보 7명 가운데 윤 회장, 김옥찬 KB금융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등 3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하지만 김 사장과 양 사장이 고사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윤 회장을 단독 후보자로 확정했다. 

차기 회장 가시권
연임 기정사실

이에 따라 확대위는 오는 26일 윤 회장에 대한 심층 평가를 실시한 후 관련 규정에 따라 이사회에 차기 회장 후보자를 정식 추천할 계획이다. 

그동안 KB는 ‘관치 금융’이라는 오명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과거 최고경영자들의 선임 과정과 중도 낙마의 배경을 보면 관치로 점철된 KB ‘흑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2008년 9월 KB금융지주체제 출범 이후 최고경영자들은 하나같이 금융당국, 이사회와 갈등을 빚으면서 자진사퇴, 해임 등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그런데 이번 KB 회장 인선은 여느 때와 달랐다. 그동안 정치권 낙하산 인사가 차기 회장 하마평에 오른 사례가 빈번했지만 확대위는 차기 회장 후보자군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회장 인선 진행 과정은 철저히 비밀리에 이루어졌다. 


확대위를 지원하는 이사회 사무국에도 함구령이 떨어졌다.

이런 점에서 KB노조협의회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노조협의회는 KB의 7개 계열사인 국민은행, KB손보, KB증권, KB국민카드, KB캐피탈, KB신용정보, KB부동산신탁이 결성한 협의체다.  

KB노조협의회 측은 “확대위 일정, 회장 선임 방식, 후보군 등 모든 과정이 미공개다. 이번 회장 인선은 투명성과 공정성이 떨어진다”며 “윤 회장 연임을 위한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며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 차기 수장 선출
윤종규 회장 사실상 연임 성공

금융권에선 이 같은 인선 절차가 단 한 사람에게만 유리하다고 꼬집었다. 바로 윤 회장이다. 실제로 이번 연임이 확실시되면서 노조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윤 회장은 이번 회장 후보군들 중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었던 게 사실이다. 확대위가 현직 회장에 편향적인 멤버들로 구성돼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확대위는 예전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역할을 한다.

KB사태 수습을 위한 이사회 교체와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하면서 회추위가 확대위로 개편됐다. 확대위 이사 7인은 윤 회장이 취임 때 선임한 인사들이다. 이들 모두 윤 회장 체제서 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윤 회장 사람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내부에선 이들 이사가 이사회 때마다 안건들을 형식적으로 통과시켜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확대위 이사들은 매년 평가보상위원이 되는데, 윤 회장의 장기 및 단기 성과급과 연봉을 책정한다. 그 다음은 윤 회장이 이사들의 연봉을 정한다. 

회장 후보군들 중 확대위와 가장 긴밀한 관계인 사람이 윤 회장이었던 셈이다. 
 

이 외에도 회장 인선을 앞두고 윤 회장과 확대위 이사들이 골프회동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30일 금요일 오후, KB이사회가 끝나자마자 윤 회장은 확대위 이사들과 전 지주사 임원을 데리고 제주도로 1박2일 골프를 치러갔다. 

내부에선 연임 의지가 있는 윤 회장이 차기 회장 인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행보를 보인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1박2일 제주행
부적절한 행보?

윤 회장이 이번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윤 회장은 그동안 연임을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올 2분기 실적서 신한금융을 제치고, KB가 금융지주 1위를 탈환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며 “윤 회장은 연임하려고 실적 끌어올리기에 무던히 애썼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윤 회장이 정치권과 현 정부 경제정책 핵심인사들과 물밑접촉을 시도했다고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윤 회장은 복수의 여당 실세 의원과 대통령 직속기구 고위관계자, 경제정책 핵심인사의 사촌형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통해 현 정부 경제 금융 라인과 정무 및 경제수석을 만나려고 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윤 회장과 대통령 직속기구 고위 관계자는 같은 호남 출신이며 지난 6월 KB가 주최하는 행사에 얼굴을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윤 회장의 접촉 시도는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 정부의 경제 금융의 핵심 관계자들이 윤 회장을 만나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미 현 정부에선 민간 금융회사의 CEO 인선에 대해서는 개입 불가 방침을 정했다. 지난달 28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KB금융지주 CEO선임과 관련해서) 전혀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외에도 KB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당시 주요 일간지에 취임 축하 전면광고를 실었다. 이는 내부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로 윤 회장의 의지와 무관치 않다는 전언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어쨌든 윤 회장이 연임을 위해 발에 땀이 나도록 뛰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노조 반발…그동안 잡음 끊이지 않아
확대위 이사들과 골프회동…물밑작업?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오는 11월20일 주총 통과 전까지 많은 변수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먼저 가장 큰 변수는 노사 관계다. KB노조는 지난 7일 ‘KB금융 지배구조 개선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윤 회장의 연임 반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이나 노조 선거 개입 의혹 등으로 관계가 틀어진 데다 이번 회장 선출 과정에 투명성과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게 이유다. 

또 KB서 회장 후보군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투명성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윤 회장이 현 정부가 과거 정부와 달리 민간기업 인사에 크게 관여하지 않은 틈을 타 9월1일부터 발 빠르게 확대위를 개최하고, 최종 후보군을 선정하는 데 질주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12일 윤 회장이 연임을 위해 사측이 조합원 설문조사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KB노조는 이달 5∼6일 조합원을 상대로 윤 회장 연임 찬반 설문조사를 벌였다. 마감 직전인 6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17개의 단말기를 통해 4282건에 달하는 중복 응답이 이뤄졌고, 이들 답변의 99.7%가 '연임 찬성' 의사를 담았다고 주장했다.
 

설문조사는 본인 인증을 절차가 없지만 같은 단말기로 중복답변을 하지 못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인터넷 방문 기록을 담은 임시 파일인 ‘쿠키’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동일 IP를 통한 중복 답변이 이뤄졌다고 KB노조는 설명했다.

KB노조는 윤 회장 연임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해 사측이 본점의 특정 부서 직원을 동원해 사내 익명 게시판에 윤 회장을 옹호하고 노조를 깎아내리는 글을 반복해 올렸다는 의혹도 있다며 윤 회장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실세 접촉 시도
안 만나줘 무산 

한편 KB 측은 이 같은 금융권서 떠돌고 있는 소문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KB 관계자는 “(제주도 골프회동은) 당시 공식행사로 윤 회장을 비롯해 지주사 이사들과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했던 워크샵이었다. (정권 실세 물밑접촉은) 연임 관련해서는 확대위서 정해진 규정과 절차가 있기 때문에 물밑작업을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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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