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시즌 ‘의원실 갑질’ 백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9.18 10:21:10
  • 호수 1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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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 계산은 기본…간식 셔틀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상임위원 간식 사다리타기’ ‘국회의원 동생에 일감주기’ ‘음식 심부름’ ‘주차장 무료로 이용하기’. 국회의원실 관계자들이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 갑질 사례들이다. 국정감사의 계절이 도래했다. 피감기관들에게는 무덤이지만 국회 관계자들은 대놓고 갑질할 수 있는 시기다. <일요시사>는 국감을 앞두고 여의도서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는 국회 관계자들의 ‘갑질’ 사례를 모았다. 
 

“국회의원실 관계자들이 식사 중 밥값 내라고 피감기관을 부르는 것은 애교 수준이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피감기관들이 국회 보좌진들의 ‘갑질’에 몸서리치고 있다. 피감기관들은 김영란법이 버젓이 시행되고 있지만 국회 보좌진의 밥값 계산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그것보다 더한 것도 요구하기 때문이다. 

피감기관들 사다리타기 

지난 2015년 국정감사 하루 전. 당시 안전행정위원회(현 행정안전위원회) 소관 피감기관 및 단체의 대관업무 담당자들이 국회 본청 4층 상임위 회의실에 모였다. 이날 피감기관 담당자들은 일명 사다리를 탔다. 상임위원들을 위한 음료와 떡, 과일, 쿠키류, 일회용품 등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웃지 못할 상황에 참여한 한 피감기관 관계자는 “국회(상임위 행정실)서 협조사항으로 피감기관이 상임위원들의 간식을 준비하라고 했다”며 “피감기관들의 ‘형편’이 제각각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사다리타기로 상임위원들의 간식을 분담키로 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2015년 국회 안행위 협조사항에 따르면 떡은 A기관, 과일은 B기관, 과자, 차와 다과, 그리고 일회용 비품은 C기관이 준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관례적으로 국감 때 늦게까지 국정감사를 하는 상임위원들에게 피감기관이 다과 등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산이 넉넉한 피감기관에선 편성되지 않은 예산이라도 다과비용이 부담스럽지 않겠지만 그렇지 못한 피감기관은 가위바위보나 사다리타기 등으로 십시일반 비용을 갹출해 다과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종종 상임위원장실 비서진들이 차려진 다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피감기관을 질타하는 경우도 있다. 

안행위 소속 한 피감기관 관계자는 “나름 고급 다과로 준비해 놨다고 생각했는데 국감 당일 상임위원장실 비서가 전화를 해 ‘XX제과점의 고급 수제쿠키세트를 준비하라’고 했다”며 “이 비서가 ‘국회를 뭘로 보고 모독하냐’라는 핀잔까지 하며 질타했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피감기관 관계자는 수십여만원의 수제 쿠키세트를 다시 차려야 했다.

건설사 오너가 증인 빠진 이유

D의원실서 지난 2013년 국감 때 E건설 오너를 증인 신청했다가 뺀 적이 있다. 당시 E건설 관계자들은 오너의 증인 출석 신청 소식에 발칵 뒤집어졌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통상 국감 때 상임위 간사들은 의원실에 참고인과 증인 신청을 받아 취합한다. 이를 양당교섭단체 간사들이 모여 증인 및 참고인 등을 정한다. 

국회의원 등에 업은 ‘보좌갑’
피감기관 상대로 도 넘은 요구

양당 간사들이 모이기 직전까지만 해도 어느 의원실도 E건설 오너를 증인 신청하지 않았다. 그런데 양당교섭단체 간사들이 모이는 자리서 갑자기 D의원실이 E건설 오너를 증인신청을 했다. E건설 관계자들은 오너를 증인 신청한 실질적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D의원실서 E건설 오너를 증인신청한 실질적 이유는 이랬다. D의원의 친척 동생이 전문건설업을 하는데 그 동안 E건설의 하청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계약이 종료되면서 E건설과 거래가 끊겼다. 

E건설 관계자는 이 같은 사유임을 확인했다. 이에 D의원실 측에 “회사 측에서 차후 신경쓰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E건설 오너는 증인 신청 명단서 빠졌다.

한 의원실서 47명 증인 콜

국감 때 피감기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기관장이나 기업 오너들의 증인 출석이다. 일단 국감장에 출석하기만 해도 상임위원들의 강도 높은 질타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감기관들은 어떻게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관장과 오너의 증인 출석은 피하려고 한다. 

몇몇 의원실에선 이런 아킬레스건을 이용해 복수의 피감기관장을 무더기 증인신청을 해놓은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19대 국회서 국정감사에 불려 나온 기업인 증인은 평균 129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들 중 76%가 채 5분도 안 되는 답변 시간을 받았다. 그나마 12%는 아예 입도 뻥긋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이번 정무위 국정감사 주요 증인 요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총 47명의 기업 오너들이 증인 요청 명단에 올라왔다. 이 많은 증인을 야당 K의원실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본 국회 관계자와 기업 대관들은 혀를 내둘렀다. 

한 국회 보좌관은 “국감 앞두고 의원실서 자행하는 전형적인 기업 길들이기 갑질”이라며 “혼자 국감하는 것도 아니고 불러놓고 인사만 해도 질의시간이 모자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업 대관 관계자는 “알아서 찾아오라는 시그널이다. 안 갈 수가 없다. 이것저것 요구하는 게 많을 것”이라며 “보통 의원실에선 증인 신청을 빼주는 조건으로 후원이나 지역구에 공공시설을 지어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들어올 때 먹을 것 좀”

국회의원실 관계자들이 피감기관에 음식을 사오라는 일은 흔하디흔한 일이다. 최근 모 의원실 비서관으로 근무하다 30대 중반에 보좌관으로 승진한 여당 F의원 소속 G보좌관은 피감기관 관계자들에게 인사 오라고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그런데 G보좌관은 의원실에 올 때 피자나 통닭 등을 피감기관 관계자들에게 각각 지정해서 사오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한 대관 관계자는 “예전 비서관 때는 이 정도로 갑질하지 않았지만 여당 실세의원으로 평가 받는 의원실서 보좌관 생활을 하다 보니 사람이 변한 것 같다”며 “김영란법이 있지만 이런 식으로 대놓고 요구하는 것을 안 들어주기도 껄끄럽다”며 씁쓸해했다. 

이 외에도 H의원실 보좌관은 백주대낮에 피감기관 관계자에게 보쌈 네 꾸러미를 싸들고 의원실로 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자료 폭탄 요구 먹이는 방법? 

국감을 앞두고 의원실의 자료 폭탄 요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해양수산부노동조합은 의원실의 무리한 자료요구로 직원들이 업무 마비가 걸렸다며 농해수위 위원들에게 공문까지 보냈다. 

해양수산부 공문에 따르면 필요 이상의 과도한 양과 즉흥적인 자료요구로 담당 직원들은 고유 업무가 마비됐고 야근, 주말 근무 수당도 지급되지 않는 초과근무 등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국감 때는 I의원실이 국방부를 상대로 무리한 자료요구를 했는데 이에 견디지 못한 담당 사무직원은 사직서까지 제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의원실 보좌관들의 갑질 사례는 더 있다. 

▲항공사에 전화해 자리 배정 ▲자차 구매 시 자동차 기업에 직원 할인가 적용 요구 ▲휴가철 피감기관 연수원 및 리조트 예약 ▲통신사에 신형 핸드폰 교체 등 갑질 방법이 수도 없이 많다. 심지어 여당의 경우 피감기관에 국감 질의서를 써오라는 경우도 허다하다. 

국감철만 앞두면 
기세등등 날뛰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감기관은 이들 의원실 관계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국회를 담당하는 피감기관 관계자는 “피감기관 먹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자료 폭탄”이라며 “더 나아가면 상임위 예산소위 위원들이 예산 감액을 거론하며 협박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래저래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의원실 비위를 맞춘다”고 말했다.  

5년째 기업 대관업무를 담당한 한 관계자는 매년 국감 때만 되면 머리가 빠진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는 의원실 갑질이 짜증나기도 하고 한심해 보였다. 다들 특수 별정직이기 때문에 그 바닥 생리나 조직문화가 묘하다”며 “선임 보좌관들이 후배 보좌진들에게 갑질 비슷한 것들을 교육시키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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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