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35)위례신도시 가이드

본청약 임박…“가자! 제2의 강남으로”


위례신도시 본청약이 임박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례신도시의 개발 면적은 약 6.8㎢로 지방자치단체별 면적을 따져보면 성남시(창곡·복정동)가 2.8㎢로 가장 넓고 송파구(거여·장지동) 2.58㎢, 하남시(감이·학암동)가 1.42㎢를 차지하고 있다. 2006년 개발계획을 수립할 당시 행정구역 단일화가 논의됐는데 지자체들의 주장이 맞서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대신 내부의 중심 도로에 맞춰 경계가 일부 조정됐다. 위례신도시에 대해 알아본다.  

송파·성남·하남에 걸쳐 개발 ‘강남권 유일 신도시’
서민주택 안정 공급…주변 개발호재 널려 투자 유망


위례신도시 본청약은 7월 말이나 8월 초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정 분양가는 당초 1280만원(3.3㎡당)보다 조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송파구, 성남시, 하남시 3군데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있다 보니 신도시 안에서도 지역별로 격차가 생길 전망이다.

우선 분양가가 차이가 나게 된다. 집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송파구와 성남·하남시의 분양가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단계 아파트 청약이 7월 달로 예정돼 있지만, 시행사인 LH와 땅 주인인 국방부 간의 협의가 끝나지 않아 분양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학군도 문제다. 신도시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3개 지자체가 만나는 경계에 있는 송파구 입주자는 단지와 붙어 있는 학교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맞은편의 하남지역 아파트 학생들은 송파구에 가까운 학교가 있지만 행정 구역이 다르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하남시의 학교에 다녀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본청약 7월 말∼8월 초
지역별 분양가 차이

먼저 위례신도시의 입지여건을 살펴보면 아주 우수하다. 녹지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그린벨트 해제지역이어서 그만큼 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 양호한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주변에 문정동 법조타운, 동남권유통단지(가든파이브), 거여, 마천뉴타운, 잠실 제2롯데월드 개발사업과 같은 굵직한 개발호재들이 연계돼 있다.

가든파이브는 전문상가, 물류단지, 업무공간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쇼핑단지로 쇼핑, 문화, 오락, 휴식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형 공간이다. 아직은 상권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마트가 입점을 앞두고 있고, 최근 물류단지 PF사업이 확정되며 단지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 지역을 이끌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든파이브 북쪽에 위치한 문정법조타운의 경우 신규 유동인구를 이끌 수 있는 개발사업으로 꼽힌다. 법원, 검찰청, 구치소 등이 들어서는 문정동 법조단지는 가든파이브와 인접해 8호선 문정역과 장지역 사이에 조성된다. 이로 인하여 배후 주거지인 위례신도시와 문정동 일대에 인구 유입과 대규모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몇몇 문제들이 산재해 있기는 하나, 이러한 개발호재들은 위례신도시의 개발시점과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강남권과의 직선거리가 가장 짧은 위례신도시의 가치를 높이기에는 충분한 요인들로 분석된다.

위례신도시와 마주하고 있는 문정동은 송파구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올림픽훼미리, 삼성래미안 아파트 등 안정적인 주거지를 형성하고 있다. 위례신도시와 가장 인접하게 위치한 택지지구인 ‘장지지구’는 이미 개발 완료 상태로, 향후 위례신도시의 안정적인 가격선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곳으로 볼 수 있다.

장지지구는 위례신도시와 동일하게 임대물량이 많다는 특징을 갖추고 있으나, 3.3㎡당 약 1800만원 이상의 가격선을 나타내고 있다. 위례신도시와 인접한 뉴타운 지역으로는 거여, 마천뉴타운 지역이 있다. 아직 사업초기라는 점과 사업진행속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으나, 위례신도시와의 연계성을 높여가며 이 일대가 안정적인 주거지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여, 마천뉴타운의 지분평가당 가격이 최고 7000만원 선까지 높이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가격 선을 나타내리라 판단할 수 있다.

교통여건을 보면 위례신도시를 경계로 지하철 5호선, 8호선이 운행될 예정이다. 8호선을 이용하면 양재, 수서동 일대를 20분대에, 9호선 연장으로 5호선 환승역을 통해 9호선 타면 강서지역으로 진입하는데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위례신도시 중심 측 6㎞에는 ‘트랩’이라는 노면전차가 운행될 계획인데, 트랩이 지하철 8호선 복정역, 5호선 마천역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아직은 검토단계이지만 용산까지 자기부상열차가 도입될 것으로 보여 교통여건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도로시설로는 서울 외곽순환도로,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국도 3호선) 이외에 개발지구 북측도로와 장지동길, 제2양재대로, 탄천변 도로가 각각 신설된다. 성남외곽순환도로, 위례성길 연결로, 헌릉로, 우남로 등도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과 주요 도시간의 접근성이 매우 뛰어난 교통 요충지로서 강남대체 주거 수요를 위한 주거단지 조성에 최적의 조건을 지니고 있다.

중소형 50% 추첨제
서울 거주자 유리

하지만 일부 교통체증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위례신도시 건설로 주변 개발지역까지 포함해 이 지역에서 하루 평균 43만대의 차량이 드나들면서 송파대로 일대의 교통량이 30%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교통체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잠실 일대의 심각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며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이 지역의 교통개선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위례신도시는 송파, 성남, 하남에 걸쳐 678만8331㎡ 면적에 개발되는 강남권 유일의 신도시다. 강남권의 안정적인 주택 수급과 서민주택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목표 아래 추진되고 있는 사업으로 기존의 신도시와는 임지의 선호도 측면에서 강남권 진입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은 보이지 않아 앞선 일부 신도시들처럼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들이 보안된다면 위례신도시는 지리적 이점과 주변의 개발호재들로 인한 투자 유망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족도시’기능 보이지 않아
‘베드타운’전락될 가능성도
“청약가점 낮은 수요자도 당첨 노릴 만”


수도권 실수요자들의 최대 관심지인 위례 신도시의 아파트 분양이 오는 7월로 결정면서 다른 곳 청약자들이나 가점을 높일 수 있는 청약자들의 신도시 입성 전략과 대단지 청약전략이 바빠졌다.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거주지를 이전하고, 가점 높이기,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도 중요한 전략중 하나다.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들도 위례신도시 당첨을 노릴 만한 기회가 있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은 50%가 추첨제 방식으로 공급돼 가점제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물량은 2만314가구, 성남은 1만5240가구, 하남은 1만446가구가 배정됐다.

위례신도시 입주전략은 다음과 같다. 성남과 하남지역으로 주소를 이전하면 그만큼 당첨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하남시의 경우 전용면적 135㎡ 초과(1000만원) 청약예금은 841계좌에 불과하다. 서울 물량은 서울시 거주자에게 전량 돌아가고 성남과 하남은 30%가 우선 공급된다.

경기도가 공급물량 증가를 요구하고 있으며, 하남이나 성남시도 서울에 집중된 물량 증가를 요구하고 있다. 지역의 특별공급은 3자녀 특별공급이 전체 가구 수의 3%가 배정되며, 노부모부양 우선공급도 청약저축 물량의 10%가 공급, 신혼부부 특별공급도 있다. 건립 가구 수는 4만9000가구에서 4만6000가구로 3000가구 줄어들며, 40∼60% 공정 후 후분양에서 선분양으로 청약 전략을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위례신도시는 대규모 택지지구이기 때문에 지역우선 공급제도가 적용된다. 따라서 서울 거주자가 가장 유리하다. 위례신도시 입지 중 서울권역(송파)은 공급물량의 100%가 서울시민에게 우선공급하기 때문이나 경기(성남·하남) 지역 거주자들은 전체 공급물량의 30%만 지역우선공급 대상이 된다. 서울 거주 청약자는 서울 지역우선공급 물량에 청약한 후 떨어져도 경기 성남·하남 일반분양의 70%(수도권 배정 물량)에 청약할 수 있어 당첨기회가 다른 지역보다 더 높다.

청약가점 65점 안정권
미만은 특별공급 활용

만약 서울로 주소를 옮겨 놓기 힘들면 성남 거주자가 다소 유리하다. 개발면적이 넓어 지역우선 공급물량이 더 많이 배정되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의 개발면적은 성남이 41%, 하남이 21%로 하남에 사는 청약자는 성남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또 2011∼2012년 전체의 74%인 3만4100가구가 공급되기 때문에 청약가점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전용면적 85㎡ 초과는 청약가점 65점대가 당첨 안정권에 들 것으로 본다. 가점이 40점대인 청약자는 부모 등 직계존속과 3년 이상 함께 거주하거나 미혼 성년 자녀 주민등록을 옮겨 부양가족 수 가점을 1인당 5점씩 높이거나 특별공급을 활용하면 된다.

미성년인 자녀 3명을 둔 무주택 가구주에게는 공급물량의 3%로 특별공급, 청약저축을 사용해 청약하는 85㎡ 이하 중소형에는 노부모부양 우선공급 물량이 10%로 배정된다. 무주택 가구주로 만 65세 이상인 직계존속을 3년 이상 부양 특별공급이다. 신혼부부거나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이용할 수 있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 경기하남, 경기성남 3개 지자체에 걸쳐 개발되기 때문에 경기지역 거주자라면 통장 리모델링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청약할 시점에 납입 총액이 400만∼500만원인 청약저축 가입자라면 전용면적 102∼135㎡나 135㎡ 초과예금통장으로 전환해 가점제나 추첨제 물량 당첨을 노려 볼 만 하다.

선분양 방식으로 공급되는 위례신도시의 전용 85㎡ 이하 2만3294가구 중 주공 등 공공아파트와 임대주택을 제외한 민간 아파트는 공급물량의 50%는 청약가점제로, 나머지 절반은 추첨제로 각각 공급된다. 전용 85㎡ 초과분은 25%에만 가점제가 적용된다.

위례신도시의 아파트를 당첨받기 위해서는 청약가점이 최소 65점 이상은 돼야 한다. 우리나라 청약제도는 40세 전후가 당첨이 유리하게 만들어 졌으나 30대 중반도 가점을 높이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우선 분양일정은 다른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3∼5년 정도에 분양해 위례신도시도 2011년∼2012년 2년 동안 전체 공급물량의 74%인 3만4100가구가 집중돼 있어 가점관리를 하면 당첨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벼랑 끝’ 장동혁 옹립의 정치학

‘벼랑 끝’ 장동혁 옹립의 정치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구 친윤(친 윤석열)계 핵심으로 분류됐던 윤한홍 의원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흔들리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들의 공개 갈등엔 ‘옹립의 정치학’이 숨어 있다. 특정 세력이 정변을 일으키거나 지도자 교체를 시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지도자 옹립이다. 그 과정에서 정치적 정당성·생존 본능이 적절하게 조화해야 한다. 그래서 복잡한 조건이 가미된다. 지도자 옹립을 위한 조건으로는 대체로 ▲적절한 상징성 ▲새 기득권이 될 주도 세력과의 조화 ▲지도자의 약한 권력 의지 등을 들 수 있다. 아무나 못 갖는 지도자 조건 이 중 가장 어려운 숙제는 ‘지도자의 약한 권력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새 지도자가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강하게 밀어붙이면, 새 기득권 세력과의 충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새 지도자는 자신의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생존 본능은 강한 권력 의지로 연결된다. 자신만의 새로운 비전을 실천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강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을 옹립한 주도 세력과 마찰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빈번하다. 왕은 왕권을 강화하려고 했고, 귀족은 이를 막으려고 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왕과 귀족은 끊임없이 정치적 다툼을 벌였다. 이 때문에 많은 왕이 교체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옹립된 지도자는 대체로 권위가 약하다. 옹립된 지도자는 지배 질서가 규정한 정통성이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옹립되는 과정 자체가 지도자로선 주도 세력에게 빚을 진 격이 되는 사례도 많다. 조선 태종은 정변을 일으켜 아버지를 몰아낸 후 즉위했다. 태종은 태조의 다섯 번째 아들이었다. 적장자 승계를 중시하는 유교 질서에선 도저히 후계자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태조는 막내아들을 세자로 책봉하는 악수를 뒀고, 사병을 혁파하려고 했다. 새 질서를 왕이 직접 부정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기득권 세력의 기반을 침범하려고 한 것이다. 태종은 적장자 대접을 받던 형 정종을 세자·왕으로 옹립한 후 형의 양자로서 왕위를 승계해 질서를 지키는 모양새를 갖췄다. 제1차 왕자의 난에서 주축은 주도 세력이 동원한 사병이었는데, 태종은 이들에게 빚을 진 셈이다. 하지만 그는 주도 세력 중 상당수를 정계에서 일시 퇴출시킨 후 사병을 혁파했다. 자신과 왕조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판을 확실하게 확보한 것이다. 경제적 이권까지 거둬들이려고 해선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태종은 공신들이 저지르는 각종 비행을 적당한 선에서 눈감아줬다. 태종의 킹메이커 하륜은 도성 안에 조성된 신덕왕후의 능이 이장되자, 주변의 좋은 땅을 선점하기 위해 사위들을 동원했다. 하륜에겐 지금도 유능한 신하·부정부패의 상징이란 평가가 함께 따라다닌다. 조선 중종도 형 연산군 폐위 이후 옹립된 임금이었다. 엉겁결에 왕위에 올라 큰 빚을 졌기 때문에 중종은 공신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핵심 공신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사했다. 이후 중종은 조광조·김안로 등 대리인을 내세웠다가 토사구팽하는 정치술을 반복했다. 너무 유능해도, 너무 무능해도 안 된다 출마설 도는 주호영·윤한홍의 장 직격 조광조 일파는 중종이 한밤중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숙청됐다. 김안로는 아들의 초례가 예정된 날 체포됐다. 주도 세력으로선 왕이 너무 유능하거나 정치에 밝으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너무 무능하거나 막 나가도 안 된다. 지나치게 막 나가서 폐위된 대표적인 왕은 고려 충혜왕이었다. 충혜왕은 아버지 충숙왕이 양위해서 즉위했다. 당시 고려 왕은 원나라 사신이 하루아침에 폐위해 귀양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권위가 없었다. 고려 친원파의 권력은 왕보다 더 강했다. 그리고 고려엔 원나라 제2황후 기황후의 오빠 기철이 있었다. 고려 왕은 정상적으로 즉위하더라도 원나라·친원파가 사실상 인준해야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 즉위하는 임금마다 옹립된 지도자나 다름없었다. 충혜왕은 즉위 후 아무나 성폭행하는 기행을 저질렀다. 성폭행 대상 중엔 서모 경화공주도 있었다. 이 사실은 원나라 사신에게도 알려졌다. 결국 충혜왕은 폐위돼 귀양 가던 중 사망했다. 한편으로 충혜왕은 폭력배들을 자신의 측근 세력으로 양성한 후 권문세족이 독점하던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재정을 확충하려고 했다. 아울러 권문세족의 사유지를 혁파하려 하는 등 이들의 경제기반을 뒤흔들려고 했다. 충혜왕이 폐위된 결정적인 계기는 기철의 건의였다. 원나라는 기철의 건의를 받아들여 충혜왕을 폐위했다. 충혜왕은 폐위되던 순간 사신으로부터 발길질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주도했던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대부분은 소장파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이었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당에 비상계엄 관련 사과와 당의 혁신을 요구했기 때문에 딱히 특별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원조 친윤’ 중 1명으로 평가받는 국민의힘 3선 윤한홍 의원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비상계엄 관련 사과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진행된 국민의힘 ‘이재명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 도중 장 대표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던지고, 계엄 굴레에서 벗어나자”고 요구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이 잘못됐단 인식을 아직도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계엄을 벗어던지고, 국민께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을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앞에서 사과 요구 이는 장 대표가 지난 3일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려던 계엄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장 대표는 이날 윤 의원의 비판을 들은 후 고개만 살짝 숙인 채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국민의힘 6선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주 부의장은 지난 8일 대구 지역 언론인과의 정책토론회 중 장 대표를 일컬어 “자기 편을 단결시키는 과정을 밟다가 중도가 도망간다면 잘못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는 ‘12월3일까진 지켜봐 달라’고 말했고, 그 이후엔 민심에 따르는 조치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그런 말을 하지 않아서 당내 반발이 많다”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윤 전 대통령은 폭정을 거듭하다가 탄핵당했다”며 “비상계엄도 김건희 여사 특검을 막으려던 것이 아닌가 짐작만 할 뿐”이라는 등 윤 전 대통령도 강하게 비판했다. 주 부의장과 윤 의원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출마 가능성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 부의장은 이날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준비는 많이 해왔고, 이른 시일 안에 의견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2021년 경남도지사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가 입장을 선회했던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 2월 공개한 명태균씨의 전화 통화 녹취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윤 의원의 경남도지사 출마를 막았다”는 취지의 대화가 공개됐다. 지방선거를 약 6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주 부의장처럼 출마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방선거는 국회의원에게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다.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이익을 거두는 방법엔 ▲지역구 내 지방선거 공천 ▲중앙정치에 지역 이해관계 반영 등이 있다. 지방선거에선 국회의원이 공천·조직 동원 등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기초의원 공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박순자 전 의원도 기초의원 공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지난 3월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힘 못 쓰는 2가지 이유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월 <일요시사>와 만나 “국민의힘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준석 대표 체제 외엔 선거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 외엔 참패를 거듭했다.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로는 크게 2가지가 거론된다. 하나는 자체적으로 선거 후보를 양성하는 게 아니라, 선거가 임박해 외부 명망가를 데려와 주요 선거 후보로 옹립하는 특성이다. 다른 하나는 영남·강원 등 핵심 텃밭에 자리 잡아 중앙정치보다 지역구 기반 다지기에 집중하는 정치인 집단이다. 세간에선 이들을 일명 ‘언더 찐윤’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선거 참패가 이어지면, 중앙정치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도 줄어든다. 영향력이 줄면, 지역의 이익을 중앙정치에 반영하기 어렵다.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이익을 거둘 방법·영향력을 모두 잃는다는 것은 언더 찐윤 의원들에게 매우 치명적이다. 아무리 중앙정치·전국 단위 선거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당이 정권 획득 가능성이 아예 없는 수준으로 추락하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 그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과 이해관계를 교환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21세기 이후 국민의힘에서 배출한 대선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홍준표 전 대구시장·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다. 이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전국적 인지도 ▲정치적 상징성 ▲낮은 당 장악력 등이다. 대선 출마 당시 “당 장악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던 대선후보는 이 전 총재·박 전 대통령밖에 없었다. “당 장악력이 낮다”는 명제는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당 장악력이 높은 대통령·대권주자는 의원들과 굳이 이익을 주고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언더 찐윤 성향 의원들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대표 등 수도권에 기반해 중도 공략 의지가 강한 정치인과의 불화가 잦다. 이들과 이해관계·성향·기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 많아서 당권을 다투거나 알력이 있을 가능성도 큰데, 결국 화합하기 어렵다. 살기 위해 충돌하는 장 VS 친윤 “우리끼리 총구 안 돼” 의견 고수 언더 찐윤 의원들이 언론 노출을 꺼리는 성향도 ‘당 장악력이 낮은 적절한 대권주자’를 선호하는 현상과 맞물린다. 언더 찐윤의 관점으로 보자면, 윤 전 대통령은 자멸해서 사라졌다. 한 전 대표·안 의원은 수도권 엘리트 성향이 강하다. 지난 8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언더 찐윤 성향 의원들을 청산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드러진 사람이 바로 장 대표였다. 장 대표는 정치 경력이 짧으면서도 한 전 대표와 결별한 이력이 있다. 지난 2월엔 백봉신사상을 수상할 정도로 신사적 이미지도 강했다. 국민의힘 내 강성 보수 성향 당원들은 장 대표를 선택했다. 이후 장 대표는 범보수 대권주자로 주목받았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범보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도 21.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장 대표에겐 정치적 기반이 없다. 대권주자에게 필요한 것은 독자적인 정치 기반이다. 대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인 정치 기반이 없으면 정치 생명을 길게 유지할 수 없다. 장 대표는 장외집회 개최 위주로 정치활동을 이어갔다. 장외집회에선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는 강성 발언을 주로 내놨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 장외집회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불법이었고, 국민의힘은 그 불법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가 강경 보수 성향 당원의 비난을 받았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을 강경 보수의 길로 이끄는 ‘투톱’이다. 그런데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둘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다. 지방선거는 이들의 정치적 삶과 죽음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충돌하는 결정적인 지점은 살고자 하는 의지다. 윤 의원이 장 대표를 비판했다는 사실은 “국민의힘 구 친윤계가 장 대표를 통제불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으로 연결된다. 강경 보수 성향이 짙어지면, 선거의 캐스팅보트로 인식되는 중도층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친윤계 의원들에겐 당과 개인의 이익이 모두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조 의원은 지난 8월 <일요시사>와 만나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선택지는 어차피 국민의힘밖에 없다”면서 중도 공략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것이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친윤계 의원들이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이유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의 실질적 임기는 지방선거 결과에 달렸다. 따라서 장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은 6개월 정도다. 장 대표는 이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자신의 독자적인 기반으로 삼으려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옹립하는 세력과 옹립되는 수장은 각자의 삶과 죽음이 걸려 있어 긴장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장 대표에 대해선 “국민의힘, 나아가 보수 진영의 진정한 1인자가 될 만한 기반이 부족하다”는 다수의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와 친윤계의 이해관계는 여기서 엇갈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남은 6개월 빠듯한 시간 새누리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신중한 사람이지만 현실감각이 굉장히 빠르다”며 “장 대표는 화장을 지운 여자의 얼굴처럼 다 보여줘서 장 대표 체제 종언은 이제 뚜껑만 열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에게 남은 시간은 불과 6개월이다. 부족한 것은 결국 시간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윤 의원·주 부의장의 비판에 “우리끼리 총구를 겨눠선 안 된다”며 “싸워야 할 대상은 이재명 독재정권”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흔들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장 대표와 구 친윤계는 과연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