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임박설’ 기습 북폭 시나리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9.11 10:30:00
  • 호수 11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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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거, 5분이면 충분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한반도 긴장의 끈이 팽팽히 당겨졌다.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 완성만 바라보며 내달리는 중이다. 제동을 걸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한 상황. ‘세컨더리 보이콧’에 나설 것임을 밝힌 트럼프 미 대통령은 군사 옵션에 대한 여지도 남겼다. <일요시사>는 옵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북한 선제타격, 즉 북폭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번 핵실험이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건 이번에 터트린 수소탄이 기존의 원자탄보다 비단 폭발력이 뛰어나서만은 아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핵실험 전 핵무기를 이용한 전자기펄스(EMP) 공격의 위력을 선전했다. EMP는 매우 강한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전기·전자 기기나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을 뜻한다.

본토 위협
EMP 공격

북한은 “우리의 수소탄은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했다.

만약 관영매체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는 미국에 대한 즉각적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성하지 못했지만 EMP를 통해 미국 본토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사거리가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수준의 ICBM을 개발했으나 아직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완성하지 못한 상태다. 핵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공기와의 마찰로 타 버리기 십상이라 목표지점을 타격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기술이다. 


그러나 EMP는 이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미국 내에서 북한을 선제타격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NBC방송의 수석특파원 리처드 엥겔은 “미국은 여전히 북핵 프로그램을 수년간 후퇴시킬 기회의 창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군사적 공격을 의미한다”는 미 정부 관리들의 주장을 인용해 지난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어 “지금은 기회의 창이 열려 있지만 이 창이 닫히고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외교해법이 실패하면 미국 입장에선 북한이 핵탄두가 장착된 ICBM을 보유하는 불가역적 상황을 맞기 전에 군사공격을 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CFR) 회장도 같은 날 MSNBC 방송 <모닝 조>에 출연해 “미국에는 2가지 선택이 있다”며 “군사력 증강과 미사일 방어를 통한 억제를 조합해 미사일과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우거나 선제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선제타격 가능성을 높다고 본 것이다.

공존 VS 공격
두 가지 선택

그는 “북한은 세계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인 만큼 필요하다면 북핵 프로그램을 위해 인민을 굶길 것이기 때문에 제재는 답이 아니다”라며 최근 부각되고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국 기업·금융기관 제재) 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워싱턴 포스트>(WP)도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그재그로 대북 정책을 취했지만 군사 옵션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대북 군사 옵션을 거론해 궁극적인 협상 타결의 가격을 너무 올려버렸고 현재로써 협상은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여론이 술렁이지만 당장은 미국이 북한을 타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주한 미국인 철수 등 타격을 암시하는 신호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자국민 대피를 시키지 않은 상태서 전쟁을 치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본 역시 주한 일본인들을 자국으로 귀국시키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때 한반도 인근 해역에 출동해 ‘4월 전쟁설’을 불러온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70)는 미국 샌디에이고서 움직이지 않고 있으며 로널드레이건호(CVN-76)는 일본 요코스카에 머물러 있다. 주한 미군이 사용할 군수 물자가 부산항 등을 통해 들어왔다는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목전에 두고 있어 북폭을 원하는 미국 내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져 트럼프 미 행정부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보다 현재 북폭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진단하는 사람도 있다.

1차 북핵 위기는 미국의 북폭 시나리오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지다. 지난 1993년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하자 당시 미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부분적인 정밀 폭격(surgical strike) 방안을 검토했다. 

이후 1년이 지나 북한이 미국의 레드라인(금지선)이던 평북 영변 핵연료봉 교체를 강행하자 클린턴 미 행정부는 원자로가 있던 영변 지역 폭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대기권 진입 없어도…EMP 공포
미 언론 “불가역 상황 피해야”

당시 논의됐던 북폭 방안은 3가지였다. ▲영변의 핵처리 시설 타격 ▲영변지역의 다른 핵시설 동시 타격 ▲영변을 포함한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 타격이 그것이다.

이에 비춰보면 현재 미국이 고려할 수 있는 1차 타격 대상은 ▲북한 핵시설 ▲주요 탄도미사일 발사 및 저장 기지 ▲탄도미사일 제조공장 ▲북한 주석궁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함북 무수단리·평북 동창리 미사일기지, 함북 풍계리 핵시설, 황해 고암포 공기부양정기지 등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무수단리·동창리는 ICBM 발사장이 있어 주요 타격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타격 대상 논의와 동시에 전투와 관계없는 주한 미국인 철수작업이 진행된다. 앞서 1차 북핵 위기 당시 레이니 주한 미 대사는 정종욱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자국 민간인을 철수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과정은 현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만약 미국이 민간인 철수를 하지 않고 북폭을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에서 엄청난 여론 공세에 시달릴 것이다. 가뜩이나 러시아와 내통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비난받을 행동을 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다음 단계는 병력과 전력을 한반도로 보내는 일이다. 일본에 있는 로널드레이건호, 미국 샌디에이고의 칼빈슨호는 곧바로 한반도 동해로 이동할 것이다. 주일 미군과 신형 패트리어트(PAC-3) 요격미사일 포대 등은 부산항을 통해 입국한다.

미 육해공
한반도 집결

대규모 공군력 투입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동해로 투입되는 항공모함에는 F/A-18E/F ‘슈퍼호넷’ 전투기 40∼50대가 탑재돼있다. 주일 미 공군 및 미 해병대 전투기 다수도 투입될 수 있다. 미국이 동원 가능한 전투기는 200∼250여대로 추산된다.

지난 한미 연합잔적 당시 투입된 최신예 전투기 F-35B 편대도 예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최대 속도 마하 1.8로 최대 항속거리가 2000㎞를 자랑하는 F-35B는 정밀유도폭탄인 GBU-31 JDAM 공대지 2발과 레이더 유도 미사일 AIM-120C 공대공 미사일 2발까지 장착 가능하다. 

무엇보다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춰 ICBM 발사장, 핵시설 등을 정밀 타격하기에 적합하다.


작전은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하지만 크게 ▲김정은 제거 ▲핵심시설 파괴가 거론된다.

‘김정은 제거’는 북한의 ‘의지’는 물론 미래의 불안 요소까지 제거한다는 점에서 미국에게 매력적인 수다. 그러나 실제 김정은을 제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정확한 소재와 동선 파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시작될 수 없는 작전이다. 

또 북한은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김정은 집무실과 노동당사 등 주요 시설을 지하 수백미터 깊이에 구축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김정은이 이 곳에 숨기 전까지 잡지 못하면, 작전은 사실상 실패하는 것이다.

제거에 실패했을 때 북한의 반격 및 전면전 발발이라는 역풍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을 통해 표적 제거가 얼마나 힘든 작전인지 학습한 바 있다.

공든탑 무너뜨려 테이블 앉힌다
김 표적 < 시설 타격 가능성↑

이에 실제 북폭이 실시되면 핵심시설 파괴 작전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군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해 미국을 위협하는 ‘수단’을 제거하는 것이다. 공든 탑이 무너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 온다는 게 이 작전의 궁극적 목적이다.

앞서 북폭 가능성을 높게 봤던 엥겔 기자는 “만약 미국이 북한 산악지대의 핵실험 장소를 타격한 뒤 즉각 ‘우리는 핵실험 장소를 타격했다. 더는 확전하지 않겠다. 하지만 북한이 서울을 공격한다면 매우 파괴적인 미국의 공격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한다면, 북한은 망설일까? 아무도 모른다”며 핵심시설 파괴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한국정부의 동의가 뒷받침됐을 때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만 봐도 북폭을 진지하게 논의했던 미국이 한국 정부의 반대로 무위에 그쳤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 “미국이 우리 땅을 빌려서 전쟁할 수 없으며 한국군의 통수권자로서 군인 60만명 중 한 사람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강력히 전달했다”고 서술했다.

한미 동맹은 한반도 비핵화를 넘어 중국 견제·아시아 균형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사드 배치처럼 한반도에 미국 전력을 배치하는 일은 한국 정부와의 협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미군만으로 전쟁을 치르기 힘들다는 점도 미국의 독자적 군사 행동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북폭의 전조인 주한 미국인 철수도 결국 한국 정부의 도움 없이는 힘들다.

제거 VS 파괴
두 가지 전략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서 6·25와 같은 전쟁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북폭은 실제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선제타격을 암시해 왔던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톤도 한 단계 낮아진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 후 앤드루스 공군기지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선제타격)은 미국 정부의 첫 번째 선택이 아니다”라며 “군사 행동을 제외한 다른 압박 수단을 먼저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볼 것”이라며 언제든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홍준표의 마이웨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정부의 대북 외교 정책을 비판하며 자신이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직접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7일 홍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서 “이 정부가 못하는 국제 북핵 관련 외교를 이젠 우리가 한 번 나서야 할 때”라며 “우리 의원단들이 북핵 전문가를 모시고 미국 조야에 가서 핵우산 의지가 있는지 그걸 확인해보러 1차로 떠난다. 조율이 되면 내가 미국을 가겠다”고 말했다.

중국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대사 측과 얘기가 거의 완료가 됐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지난 조기대선 때) 문재인 좌파 정권이 들어오면 한미일 공조가 붕괴되고 대북에 관한 정보 공유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그게 지금 현실화됐다. 5000만이 핵 인질이 됐다. 그래서 야당이라도 뭉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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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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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