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직 청와대 인사수석의 수상한 행보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8.21 11:07:32
  • 호수 1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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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기와집 나와 바로 간 곳이…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정찬용 청와대 전 인사수석의 수상한 행보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치 외곽조직을 꾸린 것부터 시작해 서정대 김홍용 총장과의 관계에도 뒷말이 무성하다. <일요시사>는 현 정부의 부름을 기다리는 정 전 수석의 수상한 과거 행적을 추적해봤다. 
 

정 전 수석은 시민단체 출신으로 1982년부터 2003년까지 YMCA에 몸을 담았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은 정 전 수석은 2003년 2월부터 2005년 1월까지 청와대 인사수석을 역임했다. 현재 정 전 수석은 서정대학교서 사회복지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수상한 조직

시민단체 출신으로 고위공무원을 거쳐 후학양성에 힘을 쏟는 그의 발걸음에 뒷말이 무성하다. 정 전 수석은 지난해 12월19일 처음 공식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조기 대선이 없었다면 당초 계획된 19대 대선이 열리기 1년여 전 시점이다.

이날 서울 마포 대흥로에 위치한 한 건물에선 ‘함께여는 새날’(이하 새날) 조직 출범식이 열렸다. 해당 현장에는 당시 대선주자로 불렸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전현희 의원 등이 축사를 진행해 관심을 끌었다.

해당 조직을 만들고 이끈 인물이 바로 정 전 수석이다. 정 전 수석은 새날의 의장으로서 조직에 자금을 대고 운영 전반을 총괄했다. 새날은 한창 ‘최순실 게이트’로 떠들썩했던 지난 2월19일 국회서 국민대토론회를 열면서 활동 폭을 넓혔다.

이날 제1부에선 ‘국민이 원하는 좋은 대통령의 조건’이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제2부에선 새날의 서울·경기·인천 출범식 및 위촉장 수여가 진행됐다. 사실상 정치 외곽조직인 새날의 세 과시용 행사로 읽힌다. 

새날은 정치 외곽조직으로 특정 후보를 암암리에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후보는 이번 대선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이다. 이번 대선과정서 새날 중책을 맡은 A씨는 “실질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사람들(조직원)이 모인 자리서 특정 후보 지지를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대놓고 한 후보를 지지하게 되면 선거법에 걸리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선관위는 새날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는데 “외부적 활동이 드러나지 않아 명백한 선거운동으로 보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A씨는 새날에 대해 “정 전 수석이 새날을 통해서 차기 정부에 줄 서기 위함이 아니겠냐”며 “그를(정 전 수석) 보고 새날에 합류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새날은 전국적 조직으로 그 세가 더욱 커졌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정 전 수석의 민주당 내 입지는 줄어들었다.

정 전 수석은 대선과정서 선대위 고문으로 시작했다. 해당 직책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기관으로 추미애 당 대표 직속기관이다. 선대위 고문이라면 당 내 중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A씨의 분석이다. 

이후 지난 4월11일 민주당은 선대위 2차 인선안을 발표했는데 정 전 수석은 고문단의 고문 겸 ‘새시대를 여는 벗들 위원회 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2차 인선안에는 송영무 현 국방부장관이 국방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고, 서훈 현 국정원장이 안보상황단 단장에 이름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정 전 수석이 맡은 ‘새시대를 여는 벗들 위원회’는 현 정부서 입각에 성공한 송 국방부장관, 서 국정원장 등과 말 그대로 ‘급’이 같았다.

하지만 불과 1달여 만에 정 전 수석이 위원장으로 있던 ‘새시대를 여는 벗들 위원회’는 폐지됐다. 그리고 지난 5월 초 정 전 수석은 각 특별위원회 산하 ‘함께여는 새날 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위원장을 맡긴 했지만 특별위원회 산하 기구로 빠져 지위가 격하됐다. 이에 A씨는 “정 전 수석이 악수를 둔 것”으로 평가했다. 정 전 수석은 새날 활동을 접고 현 정부의 부름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함께여는새날 출범…1000만원 출처는?
일주일 단 3시간 강의…얼마나 받나?

<일요시사>는 정 전 수석의 당내 입지와 새날의 운영 과정을 취재하던 중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다. 정 전 수석이 새날 운영 경비 중 일부를 서정대 김홍용 총장에게서 받았다는 것이다.

새날의 A씨는 “지난 2월17일 경 정 전 수석이 마포구 새날 사무실을 방문해 1000만원을 가져 왔다”며 “5만원으로 된 500만원 두 뭉치”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또, 정 전 수석이 돈의 출처에 대해 서정대 김 총장을 언급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정 전 수석이 “김 총장이 1000만원만 줄 사람이 아닌데…”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사실 확인을 위해 정 전 수석에게 연락을 취했다. 정 전 수석은 기자에게 1000만원 출처에 대해 “서정대 총장으로부터 받은 것은 맞다”고 말했다.    
 

A씨는 정 전 수석과 서정대 김 총장의 관계에 의구심을 표했다. 단순히 정치 외곽 조직을 위해 김 총장이 1000만원을 후원할 수도 있지만 정 전 수석이 서정대에 초빙교수로 일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단순한 친분 관계 이상이라는 것이다. 

정 전 수석은 서정대 사회복지학과서 지난 학기 ‘사회복지행정론’ 수업을 진행했다. 사회복지행정론은 3시간짜리 수업으로 정 전 수석은 해당과목 하나만 강의를 맡고 있다. 정 전 수석은 A씨에게 종종 “일주일에 3시간 강의하고 500만원을 받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사실에 대해 정 전 수석은 “서정대서 500만원까지 받지는 않는다”며 “왜 남의 월급에 관심을 갖느냐”고 불편해했다. 

현재 서정대에는 총 11명의 초빙교수가 있다. 지난 3월 급여 기준 11명의 평균 월급 수령액은 223만원이다. 급여는 경력에 비례해 A,B,C 등급으로 구분돼 학교근무 경력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포털사이트에 소개된 정 전 수석의 프로필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포털사이트 상에 정 전 수석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서정대학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서정대에 문의한 결과 정 전 수석은 2010년 8월31일 최초 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상한 관계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해 학사학위만 보유한 정 전 수석은 석사학위도 없이 초빙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정대 초빙교원 임용 규정에 따르면 ‘전문대학 교수자격 기준에 해당되는 자로서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를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

다만, 해당 조항에 미달되는 자라도 ‘고위공직 경력자 및 산업체 경력이 특별한 분을 초빙하고자 할 때’는 예외로 한다. 노무현정부서 청와대 인사수석 경력이 있는 정 전 수석의 경우 예외조항을 통해 초빙교수로 임용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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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