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 프랜차이즈 황제경영 -신선설농탕

서서히 드러나는 악질 본색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현 정부서 프랜차이즈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태의 심각성이 위험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일성도 이 같은 맥락서 나왔다. <일요시사>에서 프랜차이즈의 황제경영 실태를 점검했다.
 

신선설농탕에 때아닌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갑질 방식이 미스터피자의 사례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음식이 있어 행복합니다’라는 캐치플라이즈 아래 신선설농탕을 운영해 온 ‘쿠드’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하필 지금…

쿠드는 현재 프랜차이즈 브랜드 신선설농탕, 시·화·담, 우소보소, 수련 등을 운영 중에 있다. 쿠드는 나눔을 연구하고 행복을 만들어가겠다는 경영이념 아래 신선설농탕을 운영하면서 성장했다.

오억근 창업주는 1981년 서울 잠원동에 기사식당 ‘대림장’을 창업했다. 이후 1987년 신선설농탕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현재는 오 창업주의 아들인 오청 대표가 신선설농탕을 경영하고 있다. 

그는 2004년 법인전환으로 쿠드를 설립하고 프랜차이즈 신선설농탕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쿠드의 매출액은 2015년 기준 28억원으로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주요 거점에 매장을 늘리는 방식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또한 2008년 이래 노숙자 등에게 설렁탕을 무료로 배식하는 ‘사랑의 밥차’ 등을 운영하며 착한 프랜차이즈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쿠드 역시 이른바 황제경영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2015년 오 대표는 김치가공식품 기업이자 자신의 개인기업인 신선식품을 설립해 신선설농탕에 김치를 납품하는 방식으로 사익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신선식품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오청 대표가 40%, 부인 박경원씨가 20%, 아들 오이령씨가 40% 지분을 가진 가족회사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지난해 매출 74억9018만원 중 88%(66억5007만원)를 신선설농탕과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매출 나오는 가맹점 먹기 의혹
가족회사에 인테리어 강매 논란

가족회사를 설립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 물품 구매를 강매하는 것은 현재 프랜차이즈가 개선해야할 사안 가운데 하나다. 신선식품이 신선설농탕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다고 해서 신선설농탕을 통해 폭리를 취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마진율이 투명하게 공개되기 어려운 구조상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 같은 상황서 본사의 갑질 의혹이 불거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신선설농탕 전 가맹점주들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본사의 불공정거래 관련 진정을 제출했다. 공정위는 현재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선설농탕은 가맹점주들에게 오너 부인이 운영하는 회사와 계약을 맺게 해 비싼 인테리어 소품을 강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선설농탕 가맹점주 A씨는 인터뷰를 통해 “신선설농탕 사장 부인이 조화 관련 사업을 하는데 처음 가맹계약을 맺을 때부터 한 달에 30만원씩 매년 360만원(부가세 별도)을 내라고 했다”며 “그러면 조화가 한 달에 두번, 1년에 6번 왔는데 새 제품이 아니라 다른 매장을 돌고 온거라 먼지가 가득한 물건을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에는 조화가 1년에 6번 왔는데 좀 지나서 1년에 4번으로 바뀌었지만 가격은 그대로 월 30만원이었다”며 “지난해의 경우 2번 밖에 오지 않았고 한 번은 생화였다”고 밝혔다. 
 

오너 부인이 운영하는 인테리어 업체의 제품을 강매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작품을 보면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플로리스트가 조화 재료를 사서 만든 작품으로, 계약 당시에 분명히 고지했고, 10년간 가격을 올리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너 일가의 업체 제품을 구입해야 했다는 점에서 법적인 판단과 별개로 도의적인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스터피자와 유사한 방식의 보복 출점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수익이 안 나는 직영점을 정리하고 수익성이 검증된 가맹점을 빼앗기 위한 보복 출점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선설농탕의 전 가맹점주 B씨는 <뉴시스>를 통해 “신선설농탕이 10년 계약이 만기된 가맹점들을 직영점으로 전환하기 위해 계약해지를 해왔고, 그 과정서 일부 가맹점들에 대해 보복출점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쿠드는 가맹 1호 매장인 안산점을 시작으로 가맹계약 해지를 한 것을 비롯해 최근 2∼3년간 총 8개 중 5개 매장과 가맹계약을 해지했다.

B씨는 “본사서 매장을 달라고 몇 차례 연락이 왔는데 외부에서 받을 수 있는 바닥권리금보다 못한 액수를 제시했다”며 “3개 매장이 본사의 이 같은 요구에 불응, 매장을 넘기지 않고 계약해지를 했는데 그때부터 보복출점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노원점의 경우 매장을 본사에 넘기지 않고 이름을 바꿔 설렁탕집을 차렸다. 하지만 신선설농탕은 해당 매장의 100m앞에 직영점을 차린 후 ‘10년 전 가격’으로 파격할인을 하며 이 매장을 압박했다. 

B씨는 “다른 직영점이 모두 가격할인을 했다면 몰라도 노원점에서만 파격 가격할인이 이뤄진 것은 명백한 보복행위”라고 주장했다.

올해 6월로 가맹계약 10년을 맞은 북수원점 역시 특별한 이유없이 지난 3월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받고, 3개월 시한을 받았다. 북수원점 점주는 노원점처럼 보복을 당할까봐 업종이 다른 돼지국밥집을 열었지만 신선설농탕은 200m 앞에 직영점 공사를 벌이고 있다.


창업주 아들 등 가족이 장악
김치회사 만들어 일감 주기

B씨는 “신선설농탕의 경우 직영점들은 수익이 좋지 않고 가맹점들의 매출이 좋았다”며 “가맹점을 직영점으로 흡수하고, 수익이 안 나는 직영점들을 정리할 것으로 들었다”며 보복 출점에 대한 이유를 분석했다.

신선설농탕 관계자는 이에 대해 “10년 전부터 신규 가맹점을 받지 않아 사실상 가맹사업을 접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당 매장들의 경우 위생평가 등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원점 보복출점 논란에 대해서는 “매장 개장 첫날 수익금을 구청에 기부했는데 기부금을 많이 모으기 위해 가격인하 이벤트를 벌인 것이고, 그 기간이 좀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향후 신선설농탕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관리 당국이 프랜차이즈의 적폐 청산을 위해 업계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검증이 필요


업계 관계자는 “신선설농탕의 황제경영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만큼 적폐청산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신선설농탕, 직원감시 논란도

2014년 신선설농탕은 직원 평가 시스템 때문에 입길에 오른 바 있다. 이른바 ‘다면평가’로 직원 감시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직원 개개인의 장·단점을 서로 평가하고 그 자료를 인사고과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회사가 직원 상호 감시 시스템을 통해 개인의 성향을 과도하게 파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신선설농탕 측은 당시 내부적으로 왕따나 편가름 문제가 있어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평가 방식이 논란이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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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