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10대 잡은 테이저건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7.05.29 11:08:11
  • 호수 1116호
  • 댓글 0개

경찰 무서운 줄 모르는 요즘 애들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는, 그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10대 잡은 테이저건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싸웁니다.” 

지난 21일 밤 12시10분께 한 시민이 112 신고를 했다. 경기 오산시 원동의 한 공원서 고등학생 20여명이 떠들고 있다는 것. 같은 신고는 모두 4건이었다.

과잉진압?

곧바로 출동한 오산중앙파출소 소속 경찰관 4명은 학생들에게 “소란스럽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귀가하라”고 말했다. 이 과정서 무리에 있던 한 학생이 출동 경찰에게 욕설을 내뱉었고, 이를 제지하는 과정서 서로 밀치는 등 몸싸움이 일어났다.

한 경찰관은 A군의 팔을 잡았으나 A군이 이를 뿌리치면서 경찰관의 안경이 땅에 떨어져 파손되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A군을 팔을 뒤로 꺾어 바닥에 눕혔고, 반항하는 A군의 다리부위에 테이저건으로 충격을 가했다. 


당시 경찰은 비교적 안정한 ‘스턴’ 방식으로 테이저건을 사용했고, 이를 맞은 A군은 기절해 파출소로 옮겨졌다.

문제는 다음 날.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교생 A군(17)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그러자 A군은 경찰의 진압 과정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너무 화가 나고 미치고 억울하고 무섭고 슬프다. 새벽에 이런 일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경찰에게) ‘목덜미 잡는 건 아니잖아요’라고 했더니 욕을 하면서 진압하고 테이저건을 쐈다. 전기충격기 9방을 맞았다. 이로 인해 흉터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테이저건을 맞는 영상과 상처를 입은 사진 등도 올렸다.

그의 아버지도 어린애에게 테이저건 쏘라고 세금 낸 게 아니다”며 “아들의 병원 진단서와 친구들 진술서도 갖고 있다. 경찰 청문감사실과 청와대에도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격분했다.
 

사태가 확산될 기미가 보이자 경기남부경찰청은 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 글을 띄웠다. 

경찰은 “현장서 경찰관이 모두 집으로 귀가할 것을 설득하던 중 1명이 욕설을 하며 경찰관 멱살을 잡아 폭행했고 이후 여러 명이 가세, 제압의 필요성이 있어 테이저건 1정을 사용해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 “A군을 비롯해 관련자들에 대해 모두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간 큰 청소년 공권력 우습게 보이나
제압한 경찰관 칭찬과 격려 글 넘쳐

그렇다면 네티즌의 생각은 어떨까. 대부분 한쪽으로 쏠린다. 과잉진압이란 피해자의 주장과 달리 경찰에 대한 칭찬과 격려의 글이 넘치고 있다. 다양한 반응은 다음과 같다.

‘잘했다. 경찰 무서운 줄 알아야지’<dual****> ‘미성년자가 단체로 술 마시고 소란 피우는 것 자체가 문제’<spk6****> ‘잘했네. 뭐가 과잉진압이야?’<tmdg****> ‘실탄 안 맞은 거 다행으로 여겨라’<land****>

‘청소년과 경찰이 몸싸움을 했다는 대목부터 개념이 없는 거다’<sksl****>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가 더 큰 일 났으면 또 경찰 탓만 했겠지’<hyun****> ‘잘못한 학생들조차 경찰이 선도 못하면 이 나라의 공권력은 무력화된다. 결국 힘 없는 약자, 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jym1****>
 

‘미국처럼 공권력을 확실히 세우자. 미국이었으면 곤봉으로 맞았다. 테이저 맞은 걸 감사해라’<kjm8****> ‘양측 진술을 다 들어봐야겠지만 경찰이 웬만하면 테이저건 안 쓴다. 게다가 연발로 쓸 정도면 수준 알 만하다’<stei****>

‘논란은 무슨…다 잘했다고 그러고, 과잉이라고 하는 놈은 맞은 놈뿐인데’<mist****> ‘동영상에 분명히 저희 아빠 총경인데 불러도 돼요? 라고 했다. 저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반드시 확인하고, 자식교육 잘못한 부모들이 대가를 꼭 치르게 해야 된다’<twon****>

‘부모가 경찰서 와서 항의했다는데 부끄러움을 모르는 건지…자식 교육 참 잘 시키네요. 죄송합니다 해도 모자랄 판에…’<1004****> ‘경찰이 세금을 적절히 사용해주었군요. 저런 불량배들한테 테이저건 쏘라고 낸 세금입니다’<maka****> ‘경찰 1계급 특진시켜줘라’<kyd4****>

‘경찰한테 훈장 100개씩 줘도 모자라다. 더 강하게 진압해야 했다. 경찰을 우습게 아는 나라에서는 어느 선량한 국민 한 사람도 보호하지 못한다’<voke****> ‘미성년자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winw****>

잘했다!

‘요즘 경찰들 힘들겠다’<pol1****> ‘경찰관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부디 휘말리지 말고 정당한 공무집행 바랍니다’<pyk2****> ‘대한민국 경찰관님들, 항상 응원합니다. 파이팅입니다!’<dlcn****>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테이저건은?


테이저건은 비살상무기로 전기충격기 종류다. 신체에 닿는 순간 일시적으로 근육을 마비시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후 금방 회복되며 신체에 큰 위해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충격이 꽤 크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는 이미 사용 중이다. 한국은 지난 2004년 살해용의자 체포 중 경찰관 2명이 용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숨진 것을 계기로 2005년 도입됐다.

테이저건은 원거리서 범인을 제압할 때 주로 사용된다. 한국에선 근거리일 경우 몸에 갖다 대 일시적으로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는 전자충격기로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불가피할 때만 몸을 향해 쏘게 돼있다. 테이저건은 얼굴을 향해 발사할 수 없고, 14세 미만 피의자와 임신부에게 쏴서도 안 된다. <우>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