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문재인 정권 ‘10인의 공신’

‘밀고 당기고’ 사력 다한 킹메이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장미대선서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문재인 시대를 맞았다. 인간 문재인서 대통령 문재인이 되기까지 도움을 준 일등공신 10명을 선정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서 비롯된 촛불집회부터 새 대통령 탄생까지 국민들은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변화를 이끌어냈다. 국민들의 열망은 담은 새로운 지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대통령이 되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조력자들 덕분에 난관을 극복하고 19대 대통령이 됐다. 

[영원한 친구]
양정철

양정철 전 비서관은 이번 선거의 ‘킹메이커’로 평가된다. 그는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문재인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양 전 비서관은 문 후보의 유세현장서 메시지, 일정, 수행 등을 보좌했다.

 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을 도왔다. 사석서 문 대통령이 양 전 비서관을 부르는 애칭은 양 비서관을 의미하는 ‘양비’다. 

친하지 않으면 여간해서 존칭을 생략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그와 문 대통령의 사이가 가깝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양 비서관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원들 모임인 ‘달개비’를 운영해 문 대통령 지지의원들 간 연대감 형성에 앞장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네팔 히말라야로 하이킹을 떠날 때 동행하며 많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다. 문 대통령과 양 전 비서관이 가까워진 계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인간 문재인서 대통령 문재인으로
수많은 난관 극복하게 한 지원군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2009년 문 대통령이 노무현 재단의 이사장을 맡았는데 양 전 비서관은 사무처장으로 보필했다. 다만 양 전 비서관은 자신이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한 언론과 인터뷰서 “나는 문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계실 때나 정치에서 물러나 있을 때 소소한 일을 밖에서 돕는 집사 같은 역할을 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략 참모]
노영민

노영민 전 의원도 문 대통령의 핵심 인사로서 대통령 당선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노 전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서 의원 생활을 했다. 이후 17, 18, 19대 의원을 지냈다. 의원 시절 열린우리당 원내대변인과 민주당 대변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맡았다. 

‘시집 강매’ 논란이 일자 불출마 선언을 하고 야인으로 돌아갔지만 이번 대선서 문재인 캠프 조직 본부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그는 2012년 대선서도 문재인 캠프서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전략 참모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으로 평가받는 ‘더불어 포럼’의 창립을 주도하며 문 대통령에 힘을 불어넣었다. 문 대통령이 어려운 일이 닥치면 제일 먼저 의견을 구하는 핵심 멤버 중 한 사람으로 노 전 의원이 거론된다. 

향후 문 대통령이 그에게 손을 내밀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내각 구성에 노 전 의원이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탕평책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이 충청권 인사인 노 전 의원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보는 분석이 나온다. 충북 청주서 나고 자란 노 전 의원은 충북 청주시흥덕구을 지역구서 내리 3선에 성공한 충청권 유력 정치인사다.

[문재인의 입]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경남 김해을)은 이번 선거서 문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다. 공식직함은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대변인이다. 기자들과의 오해가 없도록 조율하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 18대 대선 때는 공보 특별보좌관과 수행팀장을 맡았다.

그는 1994년 정계에 입문했다. 그와 문 대통령을 묶어주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이었다. 김 의원의 수식어 중에는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 있다. 노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에 내려갔을 때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해 붙은 별칭이다. 
 

20대 총선서 김해을 지역에 당선돼 의원 생활을 시작했다. 대선이 끝났지만 여전히 그는 문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대선은 당선과 동시에 인수위 없이 바로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특성에 따라 문 대통령의 가까운 거리서 그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김 의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때도 배석했다. 일각에선 청와대로 입성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 같은 분석에 국회의원직을 그만두고 정무수석을 하는 것은 지역구 주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며 선을 그은 바 있어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측면 지원]
전해철

전해철 의원도 대선서 숨겨진 도우미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이 두텁게 신뢰하고 있는 인사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편하게 대하는 몇 안 되는 정치적 동반자다. 전 의원은 목포 대성초등학교, 영흥중학교, 마산중앙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이번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조직특보단장을 맡았다. 

전 의원은 중앙무대보다는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경기도서 문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측면지원 했다. 


전 의원과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절 인연을 맺었다. 전 의원은 참여정부시절인 2004년 비서실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 민정수석,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 등을 거쳤다. 

18대 총선에서는 경기 안산시 상록구 갑 지역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19∼20대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변호사 출신인 전 의원은 최근 법무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는 등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문의 복심]
최재성

최 전 의원의 공로도 크다는 평가다. ‘문재인의 복심’하면 최재성 전 의원이 머릿속에 떠오를 정도로 그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때론 ‘호위무사’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15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흔들리던 당의 인적쇄신 신호탄을 쐈다.

 최 전 의원은 “큰 변화에는 더 큰 헌신이 필요하다. 우선 내가 가진 것부터 내려 놓고자 한다”며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헌신으로 혁신하고 헌신으로 통합하겠다”고 당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문재인 당시 당대표에 힘을 실어줬다. 

이번 대선 문재인 캠프서 그가 맡은 역할은 종합상황본부 1실장이었다. 상황본부 2인자이지만 실제적인 영향력은 그 이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대선 당시 인재영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4·13 총선에서 인재영입에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며 문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악연 넘은 인연]
추미애

이번 선거서 눈길을 끄는 사진은 문 대통령이 당선 직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악수하는 사진이다. 둘은 노 전 대통령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하지만 악수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대구 달성 출신인 추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에 띄어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해 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에는 1996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를 위한 당내 경선 초기부터 지지선언을 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신통치 않은 상황이었다. 

당내서는 낮은 지지율을 이유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는데 추 대표는 후보교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유세현장 뜨겁게…위기 순간 함께
정치적 동반자…향후 행보에 주목

이후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분당 때 추대표가 민주당에 남으면서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결별을 했다. 문제는 2004년 3월 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했는데 추 대표가 탄핵 찬성표를 던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당시 노무현의 남자라는 애칭이 있었을 만큼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한 문 대통령에게 비수와 같은 사건이었다. 탄핵안은 민심의 역풍을 맞았고 추 대표는 사과의 의미로 3보 1배를 했지만 민심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17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후 추 대표는 18대 총선을 통해 국회 복귀에 성공한 뒤 18대 대선에 나선 문 대통령의 선거를 도왔다. 문 대통령도 추 대표의 당내 입지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줬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를 맡고 있던 문 대통령이 그를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후 전당대회서 당대표에 선출된 추 대표는 문 대통령이 민주당 경선을 통해 후보로 선출되고 선거운동을 치르기까지 정당을 안정시키면서 후방지원을 도맡았다.

[수족 역할]
임종석

문재인정부 초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임종석 실장은 이번 대선서 문재인 선거캠프의 일정을 조율했다. 임 실장은 지난해 선거 캠프가 꾸려질 때 합류하게 됐는데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아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선거캠프가 자신의 사람들로만 구성되는 것을 원치 않아 마땅한 인사를 찾던 중 그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대선서 그는 원만한 성격을 바탕으로 많은 인재 영입에 도움을 줬다. 이를 계기로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비서실장에 오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국정운영서 여야 인사의 의견을 조정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부산의 민심]
이호철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번 선거서 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돕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은 부산에서의 지역 선거 운동을 간접적으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문 대통령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민심을 전달하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 전 수석을 ‘호철아’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문 대통령을 도와 입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이 당선된 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사실을 알렸다. 여행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라며 출국 소식을 전하는 짧은 글을 남겼다. 다만 귀국 후 그가 문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나라를 위해 다시 일을 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 퍼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당내 경선서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지지했지만 문 대통령이 당선에서 승리하자 고민 끝에 문재인 지지를 선언하고 대선 승리에 힘을 보탰다. 비문 라인이지만 그가 문재인 캠프 지원 사격에 나서자 일각에선 그가 대선의 마지막 조각을 맞춘 것이라는 평이 나왔다. 

박 의원은 안철수 후보와의 사이에서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캠프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캠프에 합류한 박 의원은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그는 당내서 서울시장 후보로 밀어주는 것에 대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내조의 여왕]
김정숙

마지막으로 영부인이 된 김정숙 여사가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내조에 그친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문 대통령이 약세인 지역으로 유세를 돌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4·13 총선 직후 매주 호남을 방문했던 점이 대표적이다. 당시 민주당은 야권 텃밭으로 분류되는 호남에서 총 의석 28석 중 3석만을 얻는 데 그쳐 사실상 ‘호남 전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김 여사는 이에 총선 직후부터 매주 호남을 방문해 이른바 ‘반문(反文)정서’ 불식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문 후보의 지지세가 약한 60대 이상 호남 유권자 공략을 위해 노인복지관을 찾아 배식활동을 하거나 경로당을 방문하는 등 일정을 빠듯하게 소화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들의 활약에 눈길이 쏠린다. 어수선한 시기에 탄생한 대통령이라 이들의 도움이 앞으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 적절하게 이들이 등용된다면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순간이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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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