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권위 시대’ 진도군수의 제왕적 행보 고발

때가 어느 땐데…대통령보다 더하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진도군수의 제왕적 행보에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지역신문과 시민단체를 통해 관련 내용이 나오면서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진도군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진 진도군수가 구설에 올랐다. 그의 독불장군식 행보에 군민들의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의 정치적인 행보가 도마에 올랐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 국회의원을 이른바 ‘왕따’를 시켰다는 뒷말이 나온 것.

각종 의혹

<뉴스진도>의 지난 4일자 사설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이 군수는 지산면민 한마당잔치서 진도군의회 의장 축사를 생략했다.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 대신 더불어민주당 김영록 전 의원에게 축사를 하게 한 것이다. 자연스레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현 의원이 참석한 공식행사에 전 의원이 축사를 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뒷말이 무성했다. 특히 관례를 깨는 배경에는 이 군수가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같은 달 21일 열린 군내면민 체육대회와 다음 날 개최된 5개면 봉사단체협의회 화합한마당잔치서도 석연찮은 일이 벌어졌다.


윤 의원이 표창을 수여하려 했으나 취소된 것. 대선을 앞둔 선거기간이기 때문이라는 주최 측의 해명이 있었지만 민주당 대통령선거 운동원으로 활동 중인 김인정 진도군의회 표창은 거부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7일 열린 대명리조트 기공식서 윤 의원의 축사가 제외된 사건까지 일어나자 이 군수와 당이 다른 국민의당 의원인 윤 의원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윤 의원 측도 강하게 반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아무리 군수와 당이 다르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기본적인 의전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진도 지역개발 예산 확보와 국책 현안사업 해결을 위해 뛰고 있는 국회의원을 이처럼 배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군수의 제왕적 행보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군수의 제왕적 행보가 검찰 고발로 이어진 사건도 있었다.

<진도신문> 및 지역 언론에 따르면 진도사랑연대회의는 진도군수가 진도군 인사에서 특정인을 승진시킬 목적으로 근무성적평정점(이하 근평점수)을 조작하도록 지시·묵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역 행사서 속보이는 왕따 지적
독불장군도 아니고…군민들 눈살
 

진도사랑연대회의는 2015년 9월 이 군수를 지방공무원법 위반과 직권남용,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 행사죄 등의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진도군 인사담당 부서는 지난 2013년 2월경 84명의 공무원에 대한 근평점수를 수 차례에 걸쳐 고의로 변경해 서열명부의 순위를 조작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013년 11월경 행정자치부 정부합동 감사에 드러난 내용으로 행정자치부는 당시 “진도군 인사담당자 등이 ‘지방공무원 평정규칙’에 따라 서열명부의 순위를 변경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인을 승진시킬 목적으로 근평점수를 수정했다”며 “진도군수에게 인사운영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진도사랑연대회의는 “이 군수가 근평점수 조작과 관련 2013년 11월 진도군의회 203회 정례회서 행정자치부 감사결과에 대해 질의하자 근평점수 조작 개입을 부인하다가 1년이 흐른 2014년 11월 진도군의회 211회 정례회에선 ‘공을 세운 공무원에게 상을 주는 것이 좋다는 의사표시는 했다’”며 “근평점수 변경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폭로했다.

진도사랑연대회는 “피고발인인 이동진 군수가 진도군 행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해 그 지위를 악용해 근무평점제도를 훼손하고 직업 공무원으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군수가 ‘막강한 권력’으로 주변인들에게 특혜를 몰아줘 감사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진도신문> 2015년 10월5일자 기사에 따르면 이 군수는 주변에 친분이 있는 특정인에게 토지 매입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감사원의 조사는 불가피했다.

조사 과정서 조모씨 등 2명의 특정인 토지 매입을 담당했던 공무원 등은 토지 소유자 중 이모씨는 부동산 중개업자로서 이 군수와는 같은 전주 이씨 집안이고 친분이 돈독한 사이며, 조모씨는 진도군서 병원을 운영하는 자로 이 군수와는 절친한 친구로 2010년 지방선거 때 많은 도움을 줬다는 진술이 나왔다.

결국 감사원은 이 군수와 친분이 있는 특정인 소유 토지만을 매입함으로써 녹진 관광지 내 편입토지의 다른 토지 소유자와의 형평성을 잃는 등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사람 채우기 구설
가까운 사람 챙기기도

진도군은 2011년 6월7일 조씨 등 2명으로부터 군내면 녹진리 산2-121번지 2만5938㎡를 매입해 줄 것을 요청받고 2012년 9월19일 위 토지를 4억1111만원(물건 보상액 170만원 제외)에 매입했다.

해당 토지는 2010년 10월22일 관광진흥법 제52조, 제54조 및 제58조의 규정에 따라 녹진리 일원 21만8322㎡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에 편입된 것으로 이사업의 시행자는 진도군수, 계획기간은 2010∼2014년, 총사업비는 450억6200만원(공공자금 240억9800만원, 민간자금 200억6400만원)이다.

진도군은 조씨 등 2명이 요청한 토지를 매입해 주기로 군수 결재를 통해 방침을 정했다. 같은 해 6월17일 녹진관광지 내 관광시설 설치 등 전체 또는 개별사업의 추진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보상대상토지에 대한 토지조서 등 작성, 보상계획 공고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감정평가를 의뢰했다.

7월18일에는 감정평가결과를 통보(2필지 계 : 3억8654만8350원) 받고도 토지소유자가 감정평가금액이 낮다는 사유로 매각을 거부하자 보상 협의절차를 이행하거나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하지 않고 그대로 뒀다.


이듬해 2월23일엔 토지소유자 이들의 신청에 따라 합병된 토지를 감정평가금액으로 매입해주기 위해 이미 2012년 본예산으로 확보한 3억원 외에 1억2200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4억2200만원의 토지매입비를 확보하고 당초 감정평가 시점(2011년 7월13일)으로부터 1년이 지난 후에 감정평가를 다시 의뢰하기로 했다.

이후 2012년 7월27일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다시 의뢰해 같은 해 8월27일 통보 받은 감정평가결과에 따라 9월19일 토지를 4억1111만원에 매입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주의조치를 내렸다. 사실상 절차를 무시한 채 이 군수의 친분 관계에 있는 특정인에게 혜택을 줬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 불가피했다. 

성난 민심 

진도군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동진 군수가 독단적으로 행정을 처리하는 과정서 잇단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혜 시비까지 불거지면서 군민들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탈권위시대’ 진도군수의 제왕적 행보 고발」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 신문은 지난 5월14일자 사회면에 ‘탈권위시대 진도군수의 제왕적 행보 고발’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동진 진도군수의 각종 의혹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확인 결과 다음과 같이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1.군의회 의장 축사는 생략하고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 대신 더불어 민주당 김영록 전 국회의원에게 축사를 하게 하였다고 보도하였으나 당초 진도군의회 의장 대신 지역구 기초의원인 주선종 의원이 축사를 하기로 계획 되었으며, 윤영일 국회의원, 이동진 군수, 김영록 前 국회의원 순서로 축사했습니다.

2.토지소유자 중 이모씨는 부동산 중개업자로서 이 군수와는 같은 전주 이씨 집안이고 친분이 돈독한 사이다라고 보도하였으나 토지소유자 이모씨는 원주 이씨로 이동진 군수와 같은 집안이 아닙니다.

또한 진도군은 “‘국민의당 국회의원 왕따 지적’에 대하여는 일련의 행사 자체가 진도군 주최·주관 행사가 아니며, 진도군수도 초청 대상자로 행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 그리고 ‘특정인을 승진시킬 목적으로 근평점수를 조작하도록 지시·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하여는 근평점수를 수정한 것은 사실이나 근평점수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사실은 없으며, 의회 정례회에서 발언한 ‘공을 세운 공무원에게 상을 주는 것은 좋다는 의사표시는 했다며 근평점수 변경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평소 회의나 정례조회 시 공적이 탁월하고 열심히 근무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승진 등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근평점수 변경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한 것은 아니며, 2015년 9월 진도사랑연대회의에서 고발한 사건은 2017. 4. 12. ‘혐의없음’으로 처분결과가 통지되어 사건이 종료되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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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