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소방서 최연소 여성 소방관 임순영 소방사

"여성 소방관이라서 더 행복해요"

곱상한 외모에 백옥 같은 피부, 큰 키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의 임순영(24·여) 소방사의 첫인상은 21kg의 방화복과 뜨거운 화재현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 할수록 취재기자는 임 소방사의 똑 부러지는 말투에서 일에 대한 자신감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 서울시 최연소 여성 소방관이라는 타이틀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당찬 여성 소방관. 그녀와의 솔직담백한 인터뷰 속으로 들어가 보자.

24세 꽃처녀, 2010년 7월 최종 합격…화제진압 거뜬
스스로 선택한 직업, 적성·흥미에 딱 맞아! 후회 없어

충남 논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임순영(24·여) 소방사는 수학능력평가를 마칠 때 까지만 해도 소방공무원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수능 점수 발표를 앞두고 대학 선택과 진로 결정을 앞두고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임 소방사의 아버지는 "공무원 시험을 치를 수 있는 학과로 진학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운을 띄웠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공무원을 가장 안정적인 직업으로 생각하듯 임 소방사의 아버지 역시 하나밖에 없는 딸자식이 공무원으로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기를 바라셨던 모양.

최연소 여성 소방관

아버지의 조언을 받아들인 임 소방사는 원광대학교 소방행정학과에 입학했고, 학과 공부를 시작하면서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 물론 적성에도 안성맞춤이었다.

그때부터 임 소방사는 소방관이 내 길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여성의 몸으로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는지 궁금해졌다.

이와 관련 임 소방사는 "어릴 때부터 목소리가 크고 활동성이 좋아 사내대장부다운 기질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께서도 저의 선택을 존중해 주셨다"고 말했다. 오히려 아버지께서는 "너는 몸 쓰는 일이 잘 어울린다"고 했을 정도라고.

자신의 길을 정한 임 소방사는 그때부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이론공부는 물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체대 전문 학원에 등록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쏟아 부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임 소방사는 2010년 1차 실기시험에서 6종목 모두 만점을 맞았고, 2차 필기시험 역시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 3차 면접을 거쳐 2010년 7월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임 소방사는 "일을 시작하면서나 준비하면서 가장 실감한 것이 있다면 체력의 중요성이다. 열심히 노력한 끝에 한 번에 시험에 합격했을 때 정말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같은 해 8월부터 두 달 간 교육을 마친 임 소방사는 10월, 서울 강동소방서 성내 119 안전센터로 배명 받았다. 정식 소방관으로 임명된 것.

임 소방사의 하루는 짧다. 보통 소방관들은 2교대로 근무를 선다. 오전 8시 정도에 출근해서 인수인계를 받고 장비점검을 마치고 체력단련 체조와 아침 조회로 하루의 업무를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신고 접수와 출동의 연속이다. 가장 출동횟수가 많았던 날은 오후 6시 이후 1시간에 한 번씩 출동했을 정도라고. 주간에는 상대적으로 신고가 적어 심적인 부담감이 덜하지만 야간이 되면 신고와 출동횟수가 급격히 늘어 긴장이 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여성 소방관, 그 중에서도 최연소 여성 소방관이라는 타이틀은 임 소방사에게 어떤 의미일까.

임 소방관은 "성내 1, 2구 안전센터 45명의 소방관 가운데 여성이 3명이고 그 중에 내가 제일 막내다. 그래서 인지 모두들 잘 챙겨주시고 딸같이 예뻐해 주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소방관을 힘들게 하는 것 역시 최연소 여성 소방관이라는 타이틀이다. 여자가 얼마나 하겠나 여자라서 못 할 거야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몇 배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그녀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지 않다. 현장에서도 여자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면서 "사실 여자치고 키가 큰 편이라 방화복을 입으면 남자인줄 안다"고 말했다.

앞서 말했지만 소방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강인한 체력이다. 게다가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기초체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체력 향상에 항상 신경 써야 한다. 방화복의 무게만 해도 21kg에 이른다. 어지간한 체력으로는 입고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 무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임 소방사는 체력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체대 입시전문학원에 등록해 체력을 기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체력장에서 운동을 하고 여가시간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 체력을 기른다. 체력은 일의 실력과 결부됨은 물론, 목숨을 지키는 안전사고 방지에도 깊은 관계가 있는 이유에서다.

남다른 긍지와 보람 느껴

화재진압 현장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안전사고 절대방지다. 임 소방사는 "현장에서 안타깝게 순직한 분들을 보면 순간적인 부주의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안전장비와 보호장비를 철저히 체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 소방사는 자신과 같이 여성 소방관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고 했다.

임 소방관은 "소방공무원을 꿈꾸는 후배들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자칫 너무 힘든 일이 될 수 있다. 시험을 준비할 때는 가슴 뛸 수 있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면 그 엄청난 무게에 무너질 수 있다"면서 "흥미와 재미를 떠나 조직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앳된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와 똑 부러지는 어조에서 임 소방사가 자신의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느낄 수 있었다. 남들보다 사회에 빨리 나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수 있어 행복하다는 임 소방사의 환한 미소가 절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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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정교유착 의혹’ 수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활동 기간도 30일 연장됐다. ‘시간 압박’의 짐을 덜게 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연관성, 통일교 교인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등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인력·시간 압박에 고민이 깊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도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중대 기로 상황이었다. 한 총재가 구속되면서 수사 물줄기가 이어지게 됐다. 관건은 남은 시간 안에 모든 의혹을 수사할 수 있느냐다. 설마설마 했는데… 한 총재는 지난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한 총재 구속 직후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총재에 이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공범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책임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 실장은 최근까지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을 맡아 교단 내 실세로 꼽힌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씨에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는 등 ‘통일교 현안 청탁’ 과정을 승인하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영장심사에 팀장급을 포함해 검사 8명을 투입한 특검팀은 한 총재가 특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가 공범인 권 의원이 구속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임의로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인멸 우려 의견 등을 420쪽 분량의 의견서에 담아 제출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이달 초 심장 시술을 받았고 각종 합병증 우려에도 자진 출석했다며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통일교 측 경찰 수사 정보 미리 알려 특검, 일부 교인 국민의힘 실제 입당 확인 한 총재는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전관 출신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마지막까지 변론 전략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정부에서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사퇴한 오광수 변호사도 한 총재 변호인단에 합류했지만, 이후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변호인 사임계를 내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와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정 전 실장의 수첩에서 한 총재가 연루된 해외 원정도박 수사 사건과 관련해 “자금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이고 압수수색이 나올 것”이란 취지로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한 총재 측은 ‘도박 수사 무마’ 사건이나 ‘금품 전달 의혹’ 등에 대해 “전달자인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 전 실장이 원정도박 수사 사건을 미리 보고받고 챙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0월3일 권 의원으로부터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정보를 들은 뒤, 이를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하고 통일교 직원들을 시켜 관련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총재 측은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승낙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총재는 특검 조사를 받은 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신병 확보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수사를 통해 권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 1억원과 윤 전 대통령 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적할 전망이다. 해당 자금의 전달 시점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로 추정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선거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부 능선 넘었다 이와 함께 대선 전후 통일교의 재정·조직 지원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배정 등 통일교 현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됐는지 규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통일교 교인 집단 입당 의혹 등 남은 혐의 수사에도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0월∼2023년 3월과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4월 등을 특정해 통일교 교인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했다. 해당 기간 국민의힘에 신규 입당한 통일교 교인은 39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권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윤석열정부 시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측에 지원을 요청한 단서를 포착했다. 특검팀은 “다른 잠재 주자들도 요청해 왔다”는 윤 전 본부장의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통일교가 전방위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과 유착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연락한 정황과 통일교 지구별 책임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분석 중이다. 특검팀이 2022년 11월 중순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보낸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전씨에게 “내년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지, 윤심은 어떤지”라고 물으며 “몇몇 잠재 주자들도 요청이 왔다. 저희와 과거에 연결됐던 주자들”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실제 일부 입당 정황 전씨는 이에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 의원)”이라고 답하며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던 몇몇 국민의힘 잠재 주자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심판이라 포기했고, B씨는 윤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됐다. C씨는 이기적’이라는 취지였다. 윤 전 본부장이 D 의원은 어떤지 묻자, 전씨는 “윤심 근처에도 못 갔다”고 답했다. D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당선권 안에 들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문자 내역 등을 토대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했던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통일교 교인들을 동원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 시도 끝에 데이터베이스(DB) 관리업체에서 당원 명부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2022년 10월~2023년 3월 조직적으로 가입한 당원들과 당 대표 선거 참여가 가능한 책임 당원들을 파악할 계획이다. 책임 당원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한다. 특검팀이 통일교 교인과 국민의힘 당원 명단 대조를 통해 ‘집단 가입’ 교인들을 찾으면 ‘통일교 3만명 지원’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023년 2월 초 윤 전 본부장이 ‘신규 입당원이 1만1101명, 기존 당원이 2만1250명’ ‘중앙 차원에서 지침을 내렸다’며 김씨에게 보내달라고 전씨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당시 김씨와 한 총재의 승인하에 통일교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을 집단적으로 지지했다고 판단한다. 전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내자,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됐고, 조수진 의원과 장예찬 후보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수차례 논의” 당 대표 선거에도 직접 개입? 수사 기간 한 달 늘었는데 규명 의혹 산더미 그러나 김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고 해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며, 당시 당 상황에 관심이 없었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전씨도 “그냥 광을 판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 등에게 정당법 제42조(입당강요죄)와 제49조(당대표 경선 자유방해죄)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정당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통일교 측이 교인들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당시켰고, 당내 선거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조직적으로 투표 지시를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검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건 ‘정교 유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이다. 권 의원에게 전달된 1억원 중 윤 전 대통령 몫으로 추정되는 돈이 별도로 준비돼있었던 만큼 한 총재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내야 한다. 지난 23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종이상자에 담긴 ‘관봉권’ 형태의 현금 1억원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 당시 1억원은 5000만원씩 각자 다른 색의 비단으로 포장됐고 노리개가 달려있었으며 이 중 하나에는 임금을 뜻하는 ‘왕(王)자’가 자수돼있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당시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께 두 개 상자 사진을 모두 찍어뒀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당시 전달된 자금 일부가 대선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의 몫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 역시 특검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 “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권 의원 주선으로 윤 전 본부장을 실제 만나기도 했다. 권 의원은 2022년 3월22일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해 한 총재에게 금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쇼핑백을 받은 뒤 같은 날 오후 윤 전 본부장을 데리고 당선자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만나게 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천만원 따로 전달?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의 통일교 현안 청탁에 “향후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일교의 현안 중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 등 일부는 실현되기도 했다. 금품을 직접 주고받은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통일교 현안이 추진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