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력 있는’ 안철수-정주영 평행이론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5.15 09:50:07
  • 호수 11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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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게 어째…나이 빼곤 똑같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토록 닮을 수 있을까. 2017년 국민의당 안철수 전 후보와 1992년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정치권 족적이 너무도 닮아 있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된다는 ‘평행이론’을 보는 듯하다. <일요시사>는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서서히 힘을 잃어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묶어봤다.
 

두 사람 모두 창업주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 1995년 안랩의 전신인 ‘안철수 연구소’를 창업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은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 설립을 시작으로 현대그룹을 일궈냈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기업 성공신화를 일궈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어려움 딛고

유명세를 업고 정치에 입문한 부분도 같다. 안 전 후보는 청춘콘서트로 20∼30대 젊은 층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 차기 서울시장은 물론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 성공한 기업가지만, 권위적이지 않고 소통하는 모습에 많은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닮고 싶은 인물’ 여론조사에서 그의 이름은 항상 위에 올라있었다. 사람들은 안철수 신드롬을 ‘안풍’이라 불렀다. 이러한 바람을 타고 안 전 후보는 곧바로 18대 대선으로 직행했다.

정 전 회장은 제14대 대선에 출마하기 전 많은 업적으로 주목받았다. 경부고속도로, 울산조선소, 소양강댐, 중동 건설 진출, 서산간척사업 등 국가 발전에 큰 공훈을 남겼다. 성공한 기업가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유권자들이 궁금해했다.


기업뿐 아니라 정당을 만든 점도 같다. 안 전 후보는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을 나와 2016년 2월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앞서 송호창 전 의원과 함께 ‘새정치연합’이라는 안철수 신당을 창당하려 한 사실도 있다. 정 전 회장은 1992년 초 14대 총선을 앞두고 통일국민당(이하 국민당)을 창당하며 기반 다지기에 주력했다.

각각 안철수당, 정주영당으로 불릴 정도로 두 사람이 정당에 미치는 영향은 컸다. 그들은 당의 얼굴이자 최대 주주였다. 창당과 동시에 당대표를 맡았던 점도 두 사람의 공통된 행보였다.

두 정당도 유사한 점이 많다. 먼저 의석수서 국민의당은 38석, 국민당은 31석을 차지했다. 둘 다 당의 상징으로는 녹색을 선택했다. 당명에 국민이란 단어가 들어간 점, 거대 정당의 틈바구니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점 또한 같다.

안철수-정주영에게 창당은 명백한 모험수였다. 자칫 헛물만 켠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두 사람은 창당 자금을 지원하는 등 공을 들였다.

안 전 후보는 마포 당사 임대료 등 창당에 들어가는 수십억원의 정치자금을 사비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당은 정 전 회장의 자금력으로 만들어진 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철수-정주영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산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파트너가 있었다는 점도 동일하다. 안 전 후보는 ‘인지도’ ‘대중성’이 있었지만, ‘정치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정치 9단’ 박지원 전 대표와 파트너십을 맺고 약점을 메웠다.

기업·정당 창업주…돈 많은 거물
당색에 다자구도 속 3위 ‘판박이’


정 전 회장은 ‘인지도’ ‘자금력’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약했다. 즉, 친근한 이미지가 부족했던 것이다. 이에 신랄한 풍자와 해학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던 김동길 전 의원과 손을 잡았다. 김 전 의원이 비평할 때마다 썼던 “이게 뭡니까?”라는 말은 개그맨 최병서 등이 따라하면서 당시 유행어가 됐다.

약점을 보완한 안철수-정주영은 곧장 대선으로 직행했다. 안 전 후보는 지난 3월19일 19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자리서 그는 “시작했을 때의 마음, 시작했을 때의 모습, 더 큰 간절함과 강철 같은 의지를 담아 정치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흥미롭게도 정 전 회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날은 1992년 4월4일로 열흘 남짓한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이날 롯데호텔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대통령직에 도전할 생각”이라며 “민자당, 민주당 등 다른 당의 후보가 누가 되든 국민당 후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출마를 분명히 했다.

다자구도라는 같은 양상이 펼쳐졌다. 정 전 회장이 참여한 14대 대선은 김영삼(민자당)-김대중(민주당)-정주영(국민당)의 3자 구도로 치러졌다. 안 전 후보의 19대 대선은 문재인(더불어민주당)-홍준표(자유한국당)-안철수(국민의당)-유승민(바른정당)-심상정(정의당)의 5자 구도였지만, 사실상 문·홍·안의 3자 구도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 대선 참패의 쓴맛을 봤다. 1992년 12월에 열린 14대 대선에서 정 전 회장은 16.3%의 득표율로 3위에 머물렀다. 이른바 ‘초원복집 사건’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으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던 게 패배의 주요인이었다.

2017년 5월에 열린 19대 대선서 안 전 후보는 21.4%로 3위를 차지했다. ‘박지원 상왕론’ ‘부인 김미경씨 1+1 채용특혜’ 의혹 등이 안 전 후보의 발목을 잡은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대권에 실패한 정 전 회장은 곧 곤경에 처했다. 김영삼정권이 현대그룹 세무조사-대통령 선거법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시작한 것이다. 이에 정 전 회장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났다. 자금이 끊긴 국민당은 곧 사라졌다.

3위 인생

정치권은 안 전 후보가 사실상 정계은퇴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두 번째 대권 도전에도 뜻을 이루지 못했으며, 의원직까지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안 전 후보는 해단식에서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은퇴론에 선을 그었다.

안 전 후보는 이번 대선에 출마한 원내 5명 중 유일한 50대 대선주자였다. 분명 정계를 떠나기엔 이른 감이 있다. ‘나이’는 안 전 후보와 정 전 회장을 구분 짓는 몇 안 되는 차이점이다(대선 출마 당시 정주영 77세, 안철수 56세).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안철수백서 내용은?


국민의당이 “19대 대선을 치르면서 있었던 일을 정리하자”는 안철수 전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여 백서를 출간한다.

대선 선대위원장단 오찬에 참석한 안 전 후보는 “정확한 대선 평가가 필요하다”며 “본인의 잘못을 포함한 백서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손학규·천정배·주승용 등 이날 자리한 국민의당 지도부도 안 전 후보의 제안에 공감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백서에는 부인 김미경씨와 딸 설희씨 의혹을 둘러싼 네거티브 공방과 이를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이유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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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