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휘감은’ 담철곤 12가지 의혹

‘사방이 적’ 남데렐라 회장님은 왜 찍혔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남데렐라(남자판 신데렐라)’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비리 혐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이번에는 전 임직원의 양심선언이다. 그들의 입을 통해 담 회장의 비위 정황이 세상에 공개됐다. 이미 검찰로부터 기소당한 담 회장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동양그룹 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13일, 오리온 전직 임원들이 오리온 사태에 대한 양심 선언한 내용이라면 검찰에 제출한 탄원서를 공개했다. 앞서 비대위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오리온 사태의 주범으로 담철곤 회장을 지목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수사는?
조여오는 칼날

담 회장은 6년 만에 다시 횡령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담 회장은 지난 2011년 비자금 조성과 회삿돈 횡령 죄로 2013년 대법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 외에도 동양채권단 비대위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이혜경 동양그룹 전 부회장을 강제집행면탈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으며, 담철곤 회장과 아들 담서원씨도 조세포탈 및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조사1부에 배당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김대성 동양그룹채권단 비상대책위원회 수석대표와 김재율 약탈경제반대행동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지난 11일에는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혜경 전 부회장과 비대위 측은 제부인 담 회장이 아이팩을 횡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담 회장을 이같은 취지로 고소했다. 아이팩은 지난 2015년 6월 오리온에 편입된 포장전문 회사다.

동양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하다가 사후에 담 회장이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담 회장이 아이팩 지분을 차지하는 과정서 상속 권한이 있는 이 전 부회장이 동의해 준 사실이 없으므로 지분을 반환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주장을 살펴보면 담 회장 고발인들은 담 회장이 아이팩 지분을 강탈해 225억원 가량의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

또 2011년까지 아이팩 주식을 자신의 명의로 전환한 이후 지분 유상감자를 통해 80억원을 빼돌리고 지분 일부를 오리온에 매각하면서 145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 가운데 전직 임직원이 담 회장에 대한 횡령 혐의를 지적하면서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시민단체·전직 임원들 협공
양심선언 형태로 폭로전 확대

이번에 공개된 탄원서에는 12개 항목에 걸쳐 담 회장의 총체적인 비리 의혹들이 담겼다. 여기에는 고소고발 된 아이팩 지분 횡령 의혹 외에 ▲담 회장 외아들 군 복무중 주식매매 차익실현 의혹 ▲시가 16억원 상당의 파텍필립 시계 등을 비자금으로 매입한 의혹 등이 담겼다.
 

탄원서에 따르면 오리온의 참담한 비극의 시작은 2001년 오리온이 동양그룹서 분리돼 담 회장이 오리온을 이끌면서부터다. 이때부터 그룹이 담 회장의 사유화가 되고, 담 회장과 그의 부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대상이 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 임직원들은 “극도의 사치뿐만 아니라 횡령과 배임 , 탈세를 통한 비자금조성, 해외 재산 도피 등의 과정을 보아 왔다”고 주장했다.

우선 2011년 담 회장 횡령 사건 당시 박병정 등 중요 증인들을 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해외로 나돌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은닉과 여러 직원을 꾀어서 위증교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담 회장은 2011년 법인자금 140억원으로 미술품 10여점을 사들여 자택에 걸어둔 것이 드러나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돼 대법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풀려난 바 있다.

직원들의 월급을 빼돌린 정황도 드러났다. 담 회장과 그의 아내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은 임직원들의 급여를 증액해 당사자도 모르게 통장을 만들어 놓고, 그 차액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임원에게는 갚아 줄 의사가 없으면서 급여를 빌려달라고 하고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임직원이 빌려간 돈을 돌려달라고 하면 그 임원에 대한 온갖 문제를 만들어 회사서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 상속재산
사위가 빼돌려?

담 회장 내외의 사치서 비롯된 횡령 혐의도 공개됐다. 최근 회사서 사직한 담 회장의 사택관리인 오 모씨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프랑스 유명 작가 마리아 페르게이의 침대와 가구 등을 100억원이 넘는 자금으로 구입했다.

하지만 전 임직원들은 가구를 매입한 돈이 어디서 마련돼 어떻게 나갔는지 물건은 어디로 어떠한 방식으로 들어왔는지 알 수가 없다며 해당 자금을 비자금으로 추론했다. 전 임직원들은 “2011년 검찰 조사 때도 해당 자금에 밝혀진 바가 없다”며 “자금 관리 직원도 이 돈을 정상적으로 지급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탄원서에는 관세청의 오리온 봐주기 의혹도 담겼다. 탄원서에 따르면 담 회장이 회삿돈으로 워커힐 면세점에서 시가 16억원이나 하던 파텍필립 시계를 비자금으로 사서 중국으로 반출한 후에 다시 몰래 국내로 반입해 8억원 정도에 달하는 관세와 특별소비세등을 포탈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후 관세청서 조사한다고 하더니 아무런 결과가 없었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또 미술품 
수상한 가구들

담 회장은 오리온 오너 일가의 상속 몫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담 회장은 한국, 중국, 대만의 3개 국적을 가진 화교로서 오리온그룹의 사위가 되기 전에는 큰 재산이 없었다.


그가 재산을 본격적으로 형성한 것은 오리온가의 사위가 된 이후 2001년 그룹을 분리하면서다. 비대위 측은 재산 형성에 불분명한 자금이 1조원에 달했다며 이 과정서 많은 비리를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담 회장뿐만 아니라 담 회장의 아들에 대한 비리 혐의도 공개됐다. 담 회장의 아들 담서원씨가 과거 군복무중 거액의 자금을 조달해 주식거래에 이용 석연찮은 차익을 실현했다는 주장이다.

탄원서에 따르면 담 회장은 군복무중 홍콩에 ‘STELLAR WAY’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아이팩지분을 사기위한 215억원의 자금을 만들고 불과 수개월만에 그 주식을 팔아서 85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특히 담 씨의 석연찮은 차익 실현이 아이팩 지분 강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수사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탄원서를 통해 담 회장의 베이징 파크하얏트 횡령 의혹도 수면위로 올라왔다.

담 회장이 회사의 사택용으로 중국 베이징에 현 시가 100억원에 달하는 파크하얏트를 산 후 회사 용도가 아닌 개인 및 가족 용도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파크하얏트가 담 회장의 중국 유학시절 숙소로 사용하는 등 가족들의 개인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사치위해 회삿돈 유용?
자식까지 동원해 잇속?


담 회장이 회삿돈으로 별장 등을 구입해 개인용도로 사용한 정황은 또 있다. 양평연수원 근처에 고급와인저장고를 포함한 오너 일가를 위한 초호화별장을 200억원 가량의 회사돈을 투입하여 지어놨다는 주장이다. 이 곳들은 2010년이후 계속되는 세무조사와 검찰조사로 사용조차하지 않고 은폐해두고 있는 실정이라는 전언이다.

담 회장이 해외로 재산을 빼돌린 정황도 눈길을 끌었다. 전직 임직원은 “중국 메가박스는 시가 500억원이상의 가치를 지닌 회사”라면서 “이 회사의 주주구성을 본다면 담철곤 누나의 운전기사 A씨가 51%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립당시 비자금을 이용해 중국직원 명의로 된 주식 51%가 아무런 주식매입과정도 없이 운전기사가 어떻게 이렇게 거액의 메가박스회사 주식을 가질 수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담 회장이 해외로 재산을 빼돌린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 주식은 해외재산에도 누락이 되어있는데다 세금도 탈루 의혹도 있다.

이외에도 담 회장이 박스납품회사 삼민등 회사를 팔고, 되사주면서 차액을 횡령하고 배임했다는 주장도 반영됐다. 담 회장이 납품을 받아주는 대신에 매월 상납을 하게 해 김승열, 오모 사장 등에게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삼보 에이팩 등도 마찬가지로 상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누나 운전기사가
中메가박스 지분

특히 이 회사 김용률 사장이 오리온의 가장 뜨겁고 민감한 회사인 ‘아이팩’의 박스공장의 의문스러운 지분도 가지고 있다며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오리온에 납품하는 회사는 상납하지 않고는 도저히 납품 할 수가 없는 것은 이미 오랜 진리”라며 “이 모 부사장이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온 측은 “양심선언을 한 이들은 배임·횡령 등으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친 인물들”이라며 “마치 양심선언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근거 없는 주장으로 회사와 임직원들의 명예를 실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주장을 명백한 허위발언”이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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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