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바로미터> 문-안 ‘PK목장의 혈투’ 내막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4.24 10:19:07
  • 호수 11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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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은 아직 선택하지 않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리턴매치’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양강 구도를 굳혀가는 중이다. 그러나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에 충청권과 함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부산·경남(PK)·울산 표심이 주목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PK가 배출한 대선후보다. 점차 가열되고 있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사나이들의 PK 공략 빅 매치를 <일요시사>가 추적했다.

문재인-안철수는 지척의 거리서 태어났다(문재인 경남 거제, 안철수 경남 밀양). 두 지역은 천태산과 매봉산을 경계로 행정구역을 접하고 있다. PK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출신 지역이자 정치적 고향이다. 이 때문에 PK는 두 후보 모두에게 반드시 가져가야 하는 지역이다. PK서의 총력전을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경남 창녕, 전 경남도지사)까지 더하면 벼랑 끝 3파전이 예상된다.

떠도는 PK 표심
누가 낚아채나

현재까지는 3명 중 문 후보가 가장 앞서 있다.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 TV토론 당일과 다음날(지난 13~14일)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문 후보는 수도권과 PK서 해당 권역별 오차범위 밖의 1위를 유지했다. 전체 지지율은 44.8%. 31.3%의 안 후보보다 13.5% 포인트 앞섰다.

안 후보 입장에선 PK 지지율 급락이 뼈아팠다. 4월1주차 주간집계와 비교하면 문 후보는 PK서 5.1% 포인트 상승한 50.3%를 기록했다. 홍 후보는 6.6% 포인트 상승한 19.6%로 나타났다. 반면 안 후보는 13.0% 포인트 하락해 17.7%로 떨어졌다. 안 후보 지지층이 문 후보와 홍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정당 지지율도 유사한 변화를 보였다. PK서 민주당은 3.3% 포인트 오른 43.8%, 한국당은 1.1% 포인트 오른 16.4%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2.7% 포인트 하락한 14.7%로 집계됐다. 이로써 국민의당은 오랫동안 지켜오던 PK 2위 자리를 한국당에 내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PK는 대선 풍향계를 넘어 당락을 좌우할 핵심지역이다. 유권자 수에서도 수도권 다음으로 많다. 민주당·국민의당의 지지 기반이 같은 호남이라는 점에서 제2의 기반이 절실한 문-안 모두에게 PK는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지지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후보들의 정치적 고향이다.
 

안 후보와 당 입장에선 최근 PK에서의 부진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변화엔 몇 가지 요인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첫째로 정권교체 후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정당이 어딘가를 살피는 PK 유권자들이 ‘원내 1당’인 민주당 후보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거물 인사 영입이다. 문 후보는 지난 3월경 오거돈 당 상임선대위원장을 전격 영입했다. 앞서 오 위원장은 지난해 11월경 김종인 전 대표와 골프 회동을 가지는 등 비문 인사들과 교류하고 있었다. 그사이 문 후보가 오 위원장 영입에 총력을 기울였고 그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문-안 대회전
“끝까지 간다”

문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한 오 위원장은 “부산의 문 후보를 향한 압도적 지지가 지지율 견인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지방분권, 국토균형발전, 해양발전, 부산발전을 ‘부산대통령 문재인’과 함께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비록 ‘부산대통령’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지만, 부산 유권자에게만큼은 확실히 어필했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성명을 통해 “특정 후보를 넘어 당의 입장에서 환영한다”며 “부산서 오 위원장이 가진 위상은 중도와 보수층에 대한 외연 확장에 있어 대선후보뿐 아니라 우리 당의 입장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부산시당의 성명대로 오 위원장의 파급력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 지난 2014년 6월에 실시된 부산시장 선거 당시 오 위원장은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의 맞대결서 석패했다. 50.6% 대 49.3%, 단 1.3% 포인트 차이였다.

오 위원장은 비록 선거서 패했지만, 무소속 신분으로 선전했다. 가공할 PK쪽 득표력을 가진 오 위원장의 합류는 그대로 문 후보의 지지율로 연결됐다는 관측이다.

안 후보 측도 영입인사들을 발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50명의 인사를 선보였다. 이날 영입한 인사는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임혜경 전 부산시교육감 등 부산지역 교육계와 정치권인사 등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서 “패권정치와 분열정치를 넘어 통합과 화합의 정치로 국민주권시대를 열기 위해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문 후보 측은 추가 영입인사를 발표하며 맞불작전을 폈다. 공개한 영입인사는 국내 육상계의 전설로 불리는 홍상표 전 부산육상경기연맹 부회장과 추리문학계 대부 김성종씨 등 2명이었다. 민주당 부산 선대위는 “존경받고 있는 원로급 인사들이 속속 선대위에 합류하는 것은 문 후보 만이 경제적, 정치적으로 위기에 빠진 부산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거세지는 문풍, 꺼져가는 안풍
갈대마음 PK “될 사람 뽑는다”

질에서는 문 후보, 양에서는 안 후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영입전에서 문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의견이 많다. 영입전의 판세는 누가 얼마나 무게감과 상징성을 가진 인사를 영입하느냐에 달렸는데 이 부분에서 문 후보가 이겼다는 것이다.
 

부산 정가 측 사람은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오 위원장을 영입한 문 후보가 앞서나가는 게 당연하다”며 “그 사람(오 위원장)은 부산서 상당한 인맥을 자랑한다. 실질적으로 오 위원장 영입 효과를 따져보면 한 명을 데려온 게 아닌 만 명 이상을 데려온 것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거물급 인사의 영입은 대선을 좌지우지했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 이종찬과 김중권, 김종필, 박태준 등 거물급 인사들을 영입하거나 연대로 이끈 새정치국민회의(현 민주당) 김대중 후보는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들을 통해 외연확대와 호남 고립 등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 당선의 주 요인이었다. 문 후보도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종인 전 대표를 영입해 부정적인 여론을 뒤집고 새누리당(현 한국당)보다 많은 의석수를 차지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안 후보 측도 명망 높은 인사들을 행사장으로 모셔오고 있다. 지난 15일 수많은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연 ‘안철수와 국민희망’ 부산모임에는 장혁표 전 부산대 총장, 전진 전 부산시부시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 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 장 총장이 참석한 것을 두고 지역 정가는 안 후보가 오 위원장의 맞상대로 그를 영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장 총장은 오 위원장에 버금가는 인맥을 가졌다고 지역 정가는 말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지난 2015년 12월 별세한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이다. 그는 학교법인 동서학원과 동서대 설립자기도 하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동서대 총장으로 취임한 장 총장은 부산 내에서 지분이나 영향력이 큰 거물급 인사로 분류된다.

영입전 가열
거물 모시기

앞서 안 후보는 장 총장 영입 시도를 한 적 있다. 지난 2014년 1월경 안 후보는 장 총장을 부산시장후보로 모셔오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다. 그러나 당시 장 총장은 “시장선거에 나서 달라는 요구에는 확답을 하지도, 그럴 준비도 돼있지 않았다. 현실정치 참여에 대해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고사했다.

두 사람의 친분은 꽤나 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5년 9월 가온포럼 창립 1주년 행사에 장 총장이 참석, 축사를 했다. 가온포럼은 부산내일포럼과 함께 안 후보의 부산조직 양대 축이다.
 

2016년 4월에 있었던 20대 총선을 앞두고 안 후보는 다시 한 번 장 총장 영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장 총장은 그때도 출마를 거부했다. 그는 언론에 “출마를 고려한 적도 없고, 정치에 발을 디딜 생각조차 없다”며 “동생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데 형이 딴생각을 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장 총장의 동생은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이다.

당시 안 후보 영입 리스트에는 오 위원장도 있었다. 제3당의 기치를 올리며 공식 창당했던 국민의당은 PK 공략의 교두보로 장 총장과 오 위원장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장 총장이 출마를 거부한 데다 오 위원장도 “배지 한 번 다는 것보다 후학 양성이 더 중요하다”며 출마를 고사한 채 동명대 총장행을 선택했다. 그리고 현재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돼 안 후보를 저지하는 편에 섰다.


‘거물’ 오거돈 영입효과 톡톡
안의 반격은? 아직 오리무중

국민의당 입장에선 PK 지역 총선 전체를 관장할 수 있는 두 인물을 놓친 셈이다. 결과적으로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서 PK 지역에 단 한 곳도 당선인을 배출하지 못했고, 이는 이번 대선서 국민의당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는 빠른 움직임이다. 문 후보와 당은 지난 11일 PK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부산서 선대위 발족식을 열었다. 이번 대선 들어 민주당 최초의 지역 선대위 출범이었다. 문 후보와 당이 부산을 얼마만큼 신경 쓰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행사장서 오 위원장은 “부산서 승리하고 부산시민들이 선택해야 전국서 선택받아 (문 후보가) 국민 대통합 대통령이 된다”며 “부산서 60% 이상 받아야 힘이 생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반해 국민의당은 지난 19일 부산 선대위를 공식 출범했다. 공식 명칭은 ‘일만 선대위, 갈매기 유세단’. BIFF(부산국제영화제) 광장서 치러진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을 떠나 국민의당에 입당한 이언주 의원이 참석해 안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민주당에 비해 선대위 발족이 일주일 이상 늦은 시점이었다.

부인들의 지원 유세도 차이를 보였다. 지난 18일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는 부산을 찾아 표심을 공략했다. 부산 강서체육관서 열린 한국민간어린이집 보육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김씨는 “아이들이 행복하고 부모, 원장, 교사가 행복한 보육환경을 만드는 중심에 문 후보가 있도록 하겠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반면 안 후보와 그의 부인 김미경씨는 함께 호남을 찾았다. 안 후보와 김씨는 광주 광산구의 자동차부품산업단지, 양동시장, 금남로, 충장로 일대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김씨는 전남 영암·완도·여수를 차례로 찾는 등 호남 공략에 집중했다.

오거돈-장제국
안, 제의 거부

PK 유권자들은 과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대체로 문 후보를 향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부산 정가의 반응이다.

부산의 한 인사는 <일요시사>에 “PK 민심이 문-안 중 아직 선택을 못 한 상태라고 해석하면 된다”며 “만약 민심이 한쪽으로 기울었다면 오 위원장, 장 총장 등 PK의 핵심 인사들이 민심을 읽고 한 사람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흩어져 있다. 지금까지는 문 후보가 지지율에서 앞서 있지만, 대세가 기울었다고 말하긴 이르다. 대선 전날까지 PK 유권자들의 고민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BW 의혹 난타전

“주주들 속이고 주머니 채웠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안랩’을 경영할 당시 발행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연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안랩의 BW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편법증여를 목적으로 발행한 삼성SDS BW보다 더욱 싼 가격으로 발행해 안랩 주주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추가 의혹을 내놨다. 박 의원은 문 후보 선대위 종합상황본부 2실장이다.

이 자리서 박 의원은 ‘공정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안 후보가 정작 정당한 문제제기를 외면하고 적반하장식으로 법적대응을 언급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안 후보 측이 외부 평가기관의 평가액보다 높은 5만원에 BW를 발행했다고 하지만 삼성SDS의 반값 발행보다 못한 40% 수준의 헐값 발행이었다”며 “자기 스스로에게 헐값 BW를 몰아주며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것이 도덕적이고 공정한 행위냐. 벤처 기업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한 방’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부를 축적하라고 권유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안 후보 측은 BW 의혹에 대해 “지난 2012년 검찰에서 조사한 후 위법성이 없고 공소시효도 지났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안랩이 BW를 발행해 안 후보에게 전량을 배정했던 1999년 당시 상법으로는 불법이 아니었더라도 BW 제도의 본취지가 자금조달 목적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공정경제’를 주장하는 안 후보가 관련 의혹에 대한 명쾌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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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