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대선판’ 문재인 최악의 시나리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4.10 09:56:15
  • 호수 1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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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문? 이대로 ‘안풍’에 묻힐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문재인 대세론’에 균열이 갔다.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맹추격을 당하며 1위 수성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때 둘 사이에 20% 가까운 격차가 있었지만, 이젠 10% 내외로 좁아졌다. 몇몇 조사에선 오히려 양자대결서 안 후보가 앞선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대선까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서 문 후보 측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 쏟아지고 있는 것. <일요시사>는 문 후보를 덮친 ‘안풍(안철수 바람)’과 예상해볼 수 있는 악재들을 짚어봤다.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39.1%로 1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31.8%로 2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8.6%로 3위,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3.8%로 4위,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3.7%로 5위를 기록했다.

꿈틀대는 대선
안 30%대 진입

문재인-안철수의 격차는 한 자릿수(7.3%포인트)로 좁아졌다. 안 후보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 동 기관에서 발표한 2주전 여론조사 때보다 지지율이 11% 이상 올랐다.

지지율 수직 상승의 원인 중 하나는 보수층의 안 후보 지지다. 이념성향별 지지율서 안 후보는 보수 계층서 35%의 지지율을 기록, 19.9%의 문 후보보다 15%포인트 이상 앞섰다. 갈 길 잃은 보수 표심이 안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또 동 여론조사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 지지층은 안 후보에게 40.3%,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층은 문 후보에게 56.6% 흘러간 것으로 집계됐다(유선 18.2%·무선 81.8% 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8.5%, 신뢰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서 확인 가능).


문 후보 입장에선 경선 상대였던 안 지사 지지층 이탈이 뼈아프다. 안 지사 지지층 이탈을 두고 ‘아넥시트(Ahnexit, 안 지사 지지층의 이탈)’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하나의 현상처럼 나타나고 있다. 안 지사 지지층에는 중도·보수 성향도 적지 않아 민주당 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다. 당초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네 후보 지지율을 합쳐 60% 안팎을 기록하면서 ‘민주당 후보=대선 승리’라는 공식이 완성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정작 문 후보가 최종 후보로 낙점되자 지지자들이 다른 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문 후보는 탕평인사를 내걸며 통합에 나섰다. 새로 구성될 대선캠프 인선에 안 지사와 이 시장 측 사람을 다수 포함시키겠단 방침이다. 공보단 인사에서 안희정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강훈식 의원과 박수현 전 의원이 대변인으로 문재인 캠프에 전격 합류했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재명 캠프서 활동했던 분들도 대변인단에 모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또 한 번 악재가 덮쳤다. 이번에도 민주당 내부서 일어난 일이다. 이언주 의원이 민주당 탈당 선언을 한 것이다. 그는 지난 5일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 앞에서 “(경선)결과를 보며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 대선정국서만 이찬열 의원, 김종인 전 대표, 최명길 의원에 이어 벌써 네 번째다.

아넥시트 현상
또 다른 안으로

문 후보 입장서 이 의원 탈당이 더욱 뼈아픈 결정적 이유는, 이 의원이 국민의당에 입당했다는 점이다. 지지율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문 후보 곁을 떠나 2위인 안 후보 쪽으로 옮겼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탈당한 이 의원은 안 후보와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의원은 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을 탈당하기 전까지 ‘안철수계’로 분류됐으며 현재 ‘김종인계’로 통한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가교역할을 할 적임자란 평가를 받는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비문(비 문재인)진영의 추가탈당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문재인-안희정’의 전두환 표창 설전, ‘문재인-이재명’의 법인세 논쟁 등으로 진영 간 앙금이 쌓인 상태다. 이에 비문진영서 추가 탈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정치권은 이 의원의 탈당이 연쇄탈당의 기폭제가 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구체적인 인물들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종걸·박영선 의원 등 비문 인사들과 진영·최운열 의원 등 김종인계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만약 이들이 국민의당으로 이동한다면 안 후보를 중심으로 한 ‘비문 연대’가 탄력을 받음은 물론, 당초 안 후보의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국민의당 의석수도 늘어날 수 있다. 안 후보 입장에선 일거양득, 문 후보 입장에선 설상가상이다.

심상치 않은 여론 결과 ‘돌풍’
아넥시트, 문 대세론에 직격타

문 후보의 ‘양념 발언’도 비문 진영을 자극하는 도화선이 됐다. 지난 3일 민주당 대선후보 확정 직후 인터뷰서 문 후보는 일부 네티즌의 비문 인사들에 대한 ‘문자 폭탄’에 대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이라고 말했다.

비문 인사들은 즉각 항의했다. 안 지사의 의원멘토단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은 “양념이라는 단어는 상처받은 사람의 상처에 소금 뿌리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반발했고,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문자 폭탄이) 자신에게는 밥맛을 내는 양념이었겠지만, 안희정, 박영선, 박지원에겐 독약이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양념)얘기한 것은 우리 후보 간에 가치나 정책을 놓고 TV 토론에서 다소 격렬한 논쟁이 있었던 부분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양념 발언에 이 의원의 탈당까지 더해져 민주당 내부의 균열이 확산되고 있다.
 

비문연대는 빠르게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옛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비주류 의원들의 모임이었던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이하 민집모)’ 소속 민주당, 국민의당 의원들은 지난 6일 오찬회동을 통해 구체적인 ‘비문연대’ 논의를 시작했다. 이들은 반 패권 개혁연대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문 패권주의를 겨냥한 연대의 성격이 짙다.

양념 발언
리더십 상처

그럼에도 문 후보는 여전히 다른 후보들을 앞서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1위를 달리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기준으로는 13주째 1위다. 그러나 결과를 예단하기엔 앞으로 남은 변수가 많다. 그중 아들 특혜 취업 논란과 대선 구도 변화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아들의 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은 세상에 알려진 지 10년이 흘렀지만, 의혹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비문 진영에선 ‘문 후보의 직접 해명’ ‘필적 감정’ 등을 내세우며 문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급기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아들 논란과 관련해 고용정보원에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고용정보원 관련 부서에 사실조회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앞서 하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문 후보를 두 차례 선관위에 고발했다. 지난달 28일 “(문 후보 측이)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고용노동부 감사를 통해 의혹이 모두 해소된 것처럼 거짓 해명하고 있다“며 고발했다.


이틀 뒤인 30일에는 “선관위는 문 후보 아들 특혜 채용 의혹 자체에 대해 허위라고 판단한 적이 없는데 선관위의 판단을 고의로 왜곡,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또다시 고발했다. 이번 선관위의 조사 여부는 문 후보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구도 변화, 특히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후보 단일화 여부가 문재인-안철수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념’‘ 이언주 탈당’ 리더십 흔들
범보수 단일화 시 안철수 반사이익

현재 대선판은 6자 구도다. 이 중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어떻게 변화할지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남은 대선 기간 동안 후보들의 단일화가 현실화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3자 구도 이하로 갔을 때는 안 후보, 3자 구도를 초과할 시 문 후보가 유리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가 지난 4∼5일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문재인-안철수 양자 구도시 안 후보가 50.7%를 얻은 반면 문 후보는 42.7%에 그쳤다.
 

3자 구도로 가면 셈법이 복잡해진다. 홍준표-유승민 두 사람 중 홍 후보로 단일화가 돼 문-안-홍의 3자 대결이 성사될 경우, 문 후보는 41.9%, 안 후보는 40.8%, 홍 후보는 12.2%를 기록했다. 두 후보가 오차범위(±2.5%포인트) 내 접전이다.


반면 유 후보가 나서는 3자 대결에선 안 후보는 45.0%, 문 후보는 41.4%, 유 후보는 7.4%로 오히려 안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오차범위 이내긴 하지만 의미하는 바는 크다.

이는 보수 표심의 결집력 차이다. 홍 후보가 나올 경우 다수의 보수 지지층이 홍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데 반해, 유 후보가 나올 경우 표심이 안 후보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후보가 단일 후보로 나설 때 대구·경북 17.9%, 부산·경남 21.5%가 홍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유 후보는 각각 8.1%와 10.2%에 그쳤다. 그 격차만큼 안 후보 지지로 이동한다는 뜻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서 확인).

짜인 대선구도
이제부터 변수

문재인-안철수 ‘리턴매치’는 과연 어떻게 결정이 날 것인가. 현재까지 상황만 보면 규모에선 문재인, 기세에선 안철수가 앞서 있다. 안 후보는 ‘간(보는) 철수’ ‘또 철수’라는 이미지를 벗고 ‘강(한) 철수’ ‘독(한) 철수’로 변신했다. 문 후보는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말이 현실로 이어지길 원한다. 두 사람의 봄은 여름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때아닌’ 안철수 조폭 동원 의혹

전주 건달들과 한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조폭 간의 연관설을 제기했다. 문 후보 선대위 박광온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안 후보가 호남 경선을 앞두고 전주를 방문해 한 단체의 초청강연을 마치고 찍은 기념사진에서 함께 서 있는 인사들이 전주지역 조폭과 관련이 있다”며 “정권을 잡기 위해 조폭과도 손잡는 게 안 후보가 얘기하는 ‘미래’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경선의 ‘차떼기’ 의혹에 조폭이 동원됐다는 의혹이다.

안 후보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안 후보는 “내가 조폭이랑 관련이 있을 리가 없지 않으냐”며 “(대선 후보) 검증은 좋지만 정말 제대로 된 검증, 중요한 부분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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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