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업부 직원’ 의문의 청와대 파견 내막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4.10 09:50:41
  • 호수 1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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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문가가 민정수석실에 왜?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MB(이명박)정부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실패했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은 당시 지식경제부장관을 지내며, 자원외교 ‘몸통’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그는 빠져나갔다. <일요시사> 취재결과 최 의원이 감사원의 해외자원개발사업 감사 내용을 민정수석 고위관계자 A씨를 통해 알아봤으며, 민정수석실로 파견 간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을 통해 이를 ‘크로스 체크’했다는 의혹이 안팎서 제기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 혐의로 구속됐다. 이 와중에 박근혜정권 2인자로 불렸던 최경환 의원도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특혜 채용 압력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박근혜정권서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지낸 실세 중 실세였다. 현 정권서 최 의원의 손길은 정·재계 전방위로 미쳤다는 시각이 다분하다.

두 정권서 실세
민정실에 입김?

특히 사정기관까지 그의 손길이 닿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최 의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중진공 특혜 채용 감사 무마다. 중진공 측은 최 의원의 전 인턴직원인 황모씨의 신입사원 채용 문제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무마하기 위해 최 의원(당시 부총리) 측과 긴밀히 협의했다.

또 이영애 중진공 감사(전 새누리당 의원)가 김영호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을 노래방서 만나 ‘봐주기 감사’를 약속한 정황도 드러난 바 있다.

실제로 감사원은 최 의원의 채용비리를 적발하고도 감사 보고서에는 그의 이름을 적시하지 않고 ‘외부’라고만 표현했다. 이 때문에 감사원이 정권 실세인 최 의원을 감싸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황찬현 감사원 원장은 당시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서 단정적으로 (최 의원) 실명을 밝히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외부라고 한 것”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일요시사> 취재결과 최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도 유착됐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민정수석실은 사정권력(검찰·국정원·국세청·감사원·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의 정점에 있는 무소불위 권력이다.

복수의 사정기관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 의원이 민정수석 고위 관계자 A씨에게 자신과 관련된 민원을 알아봤다. 이와 관련된 민정수석실 관계자의 전언도 있다.

이 관계자는 “민정수석실 핵심 관계자 A씨는 청와대로 파견 나온 감사원 직원을 통해 해외자원개발사업 감사 내용을 보고받았으며, 진행 상황을 최 의원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감사원 수뇌부도 인지하고 있었으며 협조했다”고 귀띔했다.

또 이 시기 해외자원개발사업 업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던 산업통상자원부 인사를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파견 보내며 감사 내용을 ‘크로스 체크했다’는 말도 나왔다.
 

실제로 <일요시사> 취재결과 최태현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원비서관은 산업부 출신으로 MB정부 시절 ‘에너지 통’이었던 것으로 확인했으며, 현재 청와대 민원비서관으로 파견 중이다. 최 비서관은 지경부 시절 최 의원이 장관으로 같이 근무한 바 있다.

자원부 소속 2명 ‘우병우 민정실’ 합류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데 파견 이유는?


그는 해외자원개발사업이 한창이던 시절 에너지 부서의 핵심 요직을 거쳤다. 최 비서관은 ▲산업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본부 원자력산업팀 팀장(2007년2월~2008년2월)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정책과 석유산업과장(2008년3월~2008년9월)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정책과 과장(2008년9월 ~ 2009년11월) ▲국무총리실 산업정책관(2010년2월 ~ 2011년6월)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 원전산업정책관(2011년6월~2013년4월) 등을 지냈다.

이 부서들은 하나 같이 에너지 공기업 부채감축, 해외자원개발사업, 신재생에너지정책 수립 및 확산 보급을 맡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업정책관 역시 에너지자원 및 공무부문 에너지 절약 정책의 기획·관리를 한다. 산업부 내·외부에선 최 비서관울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 기본 계획을 세운 에너지 전문가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 비서관이 거친 보직이 해외자원개발사업과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취재결과 최 비서관은 2008년 7월 ‘기업 에너지절감 생존 전략 세미나’서 해외자원개발사업에 관련된 강의를 했으며, 2012년 2월에는 국가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협력 조율을 위해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출장도 갔다.

최 비서관의 민정수석실 파견도 상당히 이례적인 인사였다. 통상 민정수석실은 법조계나 정치권, 사정기관 출신들이 근무한다. 또 중앙부처 공무원을 기용한 사례가 극히 드문 일인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이 인사에 대해 “규제개혁 차원의 민원 해결을 위해 정부부처의 업무 프로세스를 잘 이해하면서 공무원과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아무도 못믿어
크로스 체크?

하지만 사정기관과 정치권 관계자들의 시각은 달랐다. 한 검찰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은 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법조계나 사정기관 출신이 대부분”이라며 “산업부 출신이 민정수석실에 파견 갔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으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법사위 출신 보좌관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산업부 내부서도 이 인사에 대한 잡음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이런 내용은 국무조정실서도 회자됐을 정도라고 한다.

 

최 비서관이 민정수석실로 파견 간 시점도 예사롭지 않다. 그는 2015년 2월 민원비서관으로 임명됐다. 그런데 이 때는 감사원서 해외자원개발사업과 관련된 대대적인 감사를 앞둔 시기였다. 감사원의 감사는 2015년 3월25일 시작됐으며, 그 해 11월6일 감사결과가 최종 확정됐다.

이 기간 동안 최 의원이 A씨를 통해 알아본 내용을 해외자원개발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던 최 비서관에게 크로스 체크했다는 시각이 다분하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전문가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양이 방대하고 복잡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의원 입장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잘 알 만한 ‘아군’이 바로 최 비서관인 셈이다.

청와대로 들어오는 해외자원개발사업 민원을 사전에 통제할 포석으로 최 비서관을 파견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당시 청와대에는 에너지와 원전 사업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막후에 최경환 존재설 부상
MB정권 자원외교 주도 찔려
감사원 감사 등 수시 체크?

왜 최 의원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감사 내용을 민정수석실을 통해 알아봤을까’라는 의혹이 안팎에서 나올까. 당시는 박근혜정권의 국정 지지율이 정윤회 문건으로 집권 이례 최저치를 기록했던 시기. 반등의 계기를 삼기 위해 MB시절 문제 많던 사업들을 수사했다.


2015년 2월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적폐청산’을 외치며 포스코 비리, 4대강 비리, 해외자원개발사업 실패 수사 등에 사활을 걸었던 것도 이 맥락서 나왔다. 이 때문에 사실상 ‘MB수사’였으며, 이것을 주도한 곳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 코너에 몰린 사람은 정권 실세였던 최 의원이었다. 그는 MB정부 시절 지식경제부장관을 지냈으며, 수십조원의 손실을 빚은 해외자원개발사업 몸통으로 지목됐다. 감사원조차 ‘이명박정부가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실패했다’고 못 박았다.

정치권서도 해외자원개발사업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야당은 최 의원을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또 감사원의 감사 보고에서도 최 의원을 비롯한 4인방(이명박 전 대통령, 이상득 전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윤상직 전 산업통상부장관)의 이름이 빠지면서 책임론에서 빠져 나갔다.

이런 정황들에 대해 감사원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최 의원은 해외자원개발사업 책임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정권 실세였던 그는 모든 책임을 피해갔다. 결과적으로 본인의 민원들이 성공적으로 처리됐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는 다르다. 전산을 돌리다가 무엇이 ‘툭’ 걸려나올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한 번 대대적으로 시작된 감사는 중간에 조용히 덮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며 “그렇기 때문에 중진공 감사와 마찬가지로 해외자원개발 감사에서도 최 의원의 ‘이름’ 정도는 가려줄 수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의혹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외교 감사
보고 받았나?


반면 의혹의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산업부 측은 최 비서관 인사에 대해 최 의원과 “연관성 없다”며 선을 그었다. 최 의원에게 이 같은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끝내 답변은 없었다. 다만 최 의원실 보좌관은 “의원님이 감사원 감사에 개입했으면 중진공 특혜 채용으로 고발당했겠느냐”며 “A씨가 누구한테 보고할 사람이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의혹”이라고 일축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산업부장관 비서관도 민정수석실 파견, 왜?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비서관도 민정수석실에 파견 근무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는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근무했다. 최 비서관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A씨와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민정비서관실은 고위 공직자 및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사정을 책임지는 자리다.

공교롭게도 최 비서관과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통분모가 상당하다. 먼저 최 비서관 역시 자원외교와 인연이 있다. 그는 노무현정부 때 해외자원개발사업 실무자였다. 노무현정부 때부터 시작된 해외자원개발사업의 기틀을 닦은 인사 중 한 명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MB정부 때는 자원외교와 무관한 부서에서 근무했다. 또 최 비서관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최 의원과 동문이다. 이 외에도 부산 동천고등학교 출신으로 최 의원과 같은 경상도 출신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산업부 내부에서는 최 비서관이 ‘최 라인’이라는 말도 나왔다. <창>
 

<기사 속 기사> 산업부 인사과 관계자 일문일답
“직원 3명 더 나갔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인사과 관계자는 최태현 청와대 민원비서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파견된 것에 대해 이례적인 인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산업부 인사과 관계자와 일문일답이다.

- 산업부 출신들이 민정수석실에 간 이유는?
▲그동안 산업부에서 계속 민정수석실에 파견을 나갔다. 이번 정권에서는 이들 말고도 산업부 출신 세 사람이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한 전례가 있다. 최 비서관 밑으로 산업부 직원이 행정관으로 파견 가기도 했다. 이례적인 게 아니다.

- 정치권이나 사정기관에선 이례적인 인사라고 보는데?
▲민정수석실 업무는 다양하다. 주로 사정과 인사를 검증한다. 최 비서관은 민원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사정과 검증 업무는 하지 않는다. 최 비서관은 청와대로 들어오는 각종 민원을 담당했다. 당시 청와대 민원을 담당할 비서관을 뽑는다고 해서 여러 부처에서 파견 대상을 추천받아 뽑은 것이다.

-최 비서관은 해외자원개발 업무와 연관된 일을 한 것 같은데?
▲최 비서관은 해외자원개발 업무를 한 게 아니라 에너지 전문가다. 특히 오랫동안 원자력 쪽에 근무했다. 해외자원개발과는 관련 없는 것으로 안다. 일반 법 감정으로 어려운 분야가 에너지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최 비서관이 민정수석실에 파견 간 것으로 알고 있다.

- 해외자원개발 때문에 갔나?
▲그렇게 볼 수는 없다. 해외자원개발 업무 한 사람이 민원 업무 부서에 갈 이유가 없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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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