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기획> 후보 5인에 묻다 - 정의당 심상정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4.10 09:43:55
  • 호수 1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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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 양강론은 퇴행적 정치공학”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본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각 정당은 대선후보를 선출, 5월 둘째 주로 예정된 대선에 맞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선 일까지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숨가쁜 일정. 유권자들 또한 대선후보를 면밀히 살필 시간이 부족하다. 깜깜이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일요시사>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대선후보들을 만나 검증을 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 첫 번째로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만나봤다.

노동 있는 민주주의 시대, 정의롭고 평등한 대한민국.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의 캐치프레이즈다. 노동운동 25년, 진보정치 14년 내공을 바탕으로 심 후보는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대선판에 뛰어들었다.

심 후보는 최근 언론서 가장 주목하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심크러시(심상정+걸크러시)’ ‘심블리(심상정+러블리)’라는 대중적 별명도 생겨났다. 많은 유권자들이 가장 대중적이며 서민적인 정치인으로 심 후보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금의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대조적으로 심 후보는 한때 ‘철의 여인’으로 통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 사무처장을 맡았던 시절 심 후보는 수많은 남성 노동자들의 리더였다. 2003년 금속노조가 대한민국 최초로 임금삭감 없는 주5일 근무제 합의에 성공한 데는 심 후보의 역할이 지대했다.

운동권은 심 후보의 삶을 얘기하는 데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존경하는 인물도 전태일 열사다. 그러나 운동권에 뛰어든 계기는 우연한 기회였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교사가 되고 싶었던 심 후보는 서울대 역사교육과에 입학한다.


당시 대한민국의 정세는 급변하고 있었다. 심 후보가 대학 2학년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당했다. 1년 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심 후보는 좋아하는 남학생을 따라 시위대에 참여했다. 심 후보는 당시 자신에 대해 ‘얼치기 운동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심 후보는 맹렬한 운동권 학생으로 바뀌었다.

심 후보는 대학 3학년 때 구로공단에 미싱사로 위장취업을 하며 본격적으로 운동권에 뛰어들었다. 1985년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수배생활을 하기도 했다. 1990년 전국노동조합협의회(민주노총 전신) 창립일 전 경찰에 붙잡혔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심 후보는 만삭의 몸이었다.

심 후보는 대선 완주를 천명했다. 이번에도 양보할 것이란 세간의 인식을 향해 날린 일침이다. 앞서 심 후보는 18대 대선 때 선거 20여일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하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야권분열로 인한 표 분산을 막기 위한 희생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심 후보는 “촛불시민, 알바생, 워킹맘들이 나에게 달리라고 주문하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사퇴하는 일은 없다. 사퇴하면 후보자만 퇴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자와 소속 정당도 퇴장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심 후보의 의지는 결연했다.

다음은 심 후보와 일문일답.

- 곧 세월호 참사 3주기입니다. 지난달 31일 목포신항을 찾아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셨는데요. 가족들의 심정은 어땠나요?
▲세월호가 들어온다는 얘기를 듣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내려갔습니다. 가족분들께 위로드리는 게 정치인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오는 데 3년이 걸렸습니다. 너무 참담해서 말문이 막힙니다. 가족분들 중 오열 끝에 실신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저 역시 그 자리서 가족분들과 끌어안고 우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 대조적으로 최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가족들의 면담요청을 거부했습니다. 격앙된 분위기서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이유였는데요.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정부가 한 일이라곤 책임 회피와 진상 규명을 방해한 것밖에 더 있습니까.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가운데 6∼7명이 쓰는 방을 혼자 사용하고 있어 특혜 논란이 일었습니다. 심 후보님도 특혜라 보시나요?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국민들을 화나게 하는 일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서 대통령 특권을 100% 누린 사람입니다. 대통령이었으니까 국민들이 그간 참은 것입니다. 그런데 파면된 다음에도 이렇게 계속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으니 국민들이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안철수 후보가 사면위원회 얘기를 꺼냈습니다. 또 일각에선 조건부 사면 얘기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심 후보님의 입장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나라 꼴이 왜 이렇게 됐습니까? 연례행사처럼 재벌총수들이 검찰로 줄줄이 불려가고,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가는 풍경은 왜 되풀이되는 것입니까? ‘법 앞의 평등’에 예외를 뒀기 때문입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겐 죄를 짓고도 빠져나갈 뒷문을 열어준 거죠.

제가 대통령이 되면 이재용 부회장,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헌법11조가 규정한 ‘법 앞의 평등’은 법의 내용만이 아니라, 적용과 집행에서도 평등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두 사람이 얼마나 큰 죄를 지었습니까? 사면은 국민이 시끄러울 땐 잡아넣었다가 조용해지면 빼내주자는 말입니다. 국민들을 개돼지로 보는 발상과 뭐가 다릅니까?

평등한 세상 정의로운 한국을 위해
노동운동 25년 진보정치 14년 외길

- 심리학계 일부에선 구속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정신감정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런 것보다 지금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홍준표, 유승민 후보 간 단일화 공방이 치열합니다. 서로 입장 차이는 있지만, 결국 단일화를 전제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범보수 정당의 단일화 논의를 어떻게 보시는지?
▲지금 국민들에게 자유한국당은 퇴출 대상입니다. 유 후보가 홍 후보와 단일화를 하면 바른정당은 존재 이유가 없어지고, 대국민 사기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일화할 수 없을 것이라 봅니다.

- 홍준표, 유승민 후보가 비슷한 시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심 후보님께서는 전직 대통령 예방을 계획하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없습니다.

- 당선되신다면 4대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실 건가요?
▲4대강 사업은 이명박정부가 수해예방, 수질개선, 수자원 확보, 친수 공간 조성 등을 목적으로 총 22조2000억원을 쏟아부은 초대형 국책사업입니다. 허나 제가 알기로는 그중 단 하나의 목적도 달성을 못했습니다. 오히려 돈 써서 수질만 악화시킨 꼴이 되었죠. 결국 우려했던 대로 4대강을 뒤집는 길밖에 없습니다. ‘4대강 복원 특별법’을 제정해 상시 수문개방, 순차적 보 해체 수순으로 복원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봅니다.

- 한중일 미세먼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협정을 제안하셨습니다. 만약 중국 측 반발이 있다면 어떤 자세로 대응하실 건가요?
▲우리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중국 측만 윽박질러서 될 일은 아닙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내부 노력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국내서 생산되는 미세먼지 양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저는 이와 더불어 한중일 협정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중국도 미세먼지로 골치를 썩고 있지 않습니까? 한중일 다자 테이블에 함께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 안철수 후보 측에서 주장하는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론을 어떻게 보시나요?
▲지금 일부 언론과 정치세력이 과도하게 몰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인물 중심의 갈등을 만들어 이번 대선서 필요한 비전과 정책 경쟁을 실종시키는 퇴행적인 정치공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뜻이 반영된 양강 구도가 아닙니다.

가장 대중적·서민적 정치인
대선 완주 천명 “사퇴 없다”

- 3월5주차 리얼미터 주간집계 결과 5자 가상대결에서 심 후보님은 유 후보와 함께 3.9%를 기록, 1위인 문재인 후보(43.0%)와 큰 격차를 보였는데요. 이에 아직 지지자를 결정하지 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어떻게 얻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들 표심을 어떻게 공략하실 계획인지?
▲촛불시민의 과감한 변화 요구가 곧 저 심상정의 사명이고 정의당의 존재 이유입니다. 사실 이번 대선이 매우 짧은 기간에 치러지지만, 강력한 정권교체 열망이 불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단지 대통령 한 명 바꾸는 것으로 만족할 국민들이 절대 아닙니다. 남은 30여일은 정권교체 플러스가 무엇이고 누구이며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국민들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심상정이야말로 철저한 흙수저 후보입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언론 노출도나 보도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지금까지는 공정한 경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앞으로 많은 토론의 기회,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심상정이 이 시대 개혁의 적임자라는 것을 많은 분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자신이 있습니다.

- 일각에선 정의당이 대선후보를 너무 빨리 결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일찍 뽑아서 문제가 아닙니다. 보도량이 너무 적은 것이 핵심 문제입니다. 공정한 기회가 보장돼야 국민들의 책임 있는 선택도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5당 후보들이 확정됐으니 좀 더 공정한 기회가 제공되리라 믿습니다.

- ‘청년사회상속제’를 공약으로 발표하셨습니다. 매년 20세가 되는 청년들에게 정부의 상속, 증여세 세입 예산을 1인당 1000만원씩 똑같이 나눠주자는 게 주요 골자입니다. 단 1000만원 이상을 상속, 증여받은 청년은 제외되는데요. 이 때문에 상속, 증여를 축소 내지는 미신고하는 사례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해결하실 계획인지?
▲기본적으로 20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 우선 지급하는 것입니다. 현재 언론에서 잘못 이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1000만원 이상 상속·증여를 받는 청년들이 제외되는 것이 아니고 더 높은 금액, 예를 들면 30억원 이상 고액 상속자들에게는 환수(클로백)를 하자는 것입니다. 고액상속자 기준은 사회적으로 만들어가면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고액상속자들의 경우에는 상속을 받는 시점에 배당금을 국세청이 자동으로 환수하도록 하면 될 일입니다.


<chm@ilyosisa.co.kr>


[심상정은 누구?]

▲경기도 파주 출생
▲서울대학교 사회교육학 학사
▲전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
▲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제17?19?20대 국회의원(경기도 고양갑)
▲제20대 국회 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
▲정의당 상임대표 및 대선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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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