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와신상담’ 김경준의 반격 내막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4.04 08:49:16
  • 호수 11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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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바뀌면 MB도 위험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BBK' 김경준씨가 세상 밖에 나왔다. 복역 8년 만에 출소했다. 향후 그의 입에서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폭로전이 시작될 조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에 이어 이 전 대통령에게까지 폭탄이 떨어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김경준씨가 최근 만기 출소했다. 법무부는 미국 국적인 김씨를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지난달 29일 강제 추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사건 연루 의혹을 밝힐 핵심인물로 주목받고 있는 김씨는 출소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적폐청산은 이뤄져야 하고, 여기에는 MB 정부도 포함된다. 일주일 이내에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적폐청산…
진실 밝힐 것” 

이어 “내가 이미 한국서 추가로 소송을 제기해서 이긴 것도 많다. 누구나 BBK와 관련해서는 마치 내가 잘못한 것같이 얘기했지만, 실제로는 한나라당이 잘못한 것이다. 이권자는 박근혜정부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07년 대선 직전 자신의 한국 송환을 둘러싼 기획 입국 의혹과 이후 검찰 수사결과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그것으로 이명박정부가 혜택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의뢰인 정보를 공개한 변호인을 상대로 낸 소송서 일부 승소했고 이른바 ‘BBK 가짜편지사건과 관련한 민사 소송서도 일부 승소한 바 있다.

공항 출국장을 나서면서 ‘BBK 사건에 MB가 관련된 결정적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지금 상태서 얘기하긴 그렇지만 진실을 밝히겠다고만 답했다.


김씨는 지난 달 28일, 천안교도소서 출소했다. 김씨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옵셔널벤처스 주가를 조작해 319억원가량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 등으로 20095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이 확정됐다. 

BBK 주가조작 복역 8년 만에 출소
벌금 100억원없어서 500일 노역

201511월 징역형 복역을 마쳤지만 벌금 100억원을 내지 못해 일당 2000만원씩 500일 동안 노역장에 유치돼있었다. 법무부는 출소한 김씨를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옮겨 강제퇴거 심사를 했다. 출입국관리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외국인은 국외로 강제퇴거될 수 있어 미국 국적인 김씨는 강제퇴거 대상이다.

김씨는 심사에서 “29일에 자진 출국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밝힐 핵심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청주외국인보호소에서 김씨를 특별면회한 뒤 취재진에 김씨가 이 전 대통령의 주가조작 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여러 근거가 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의 첫마디가 정권이 교체돼 진상이 밝혀졌으면 좋겠다였다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이 전 대통령도 주가조작 유죄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정권교체 후 진상규명을 위해 한국에 올 수 있도록 법적 조치를 해달라는 요구도 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출소함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향후 김씨의 폭로전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만기 출소 미국행
이명박 떨고 있나

BBK 주가조작 사건은 2006년 대선 때 터졌다. 당시 주가조작 사건 자체보다 이 전 대통령이 개입되었는지 여부가 더 큰 논란이었다.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이 BBK의 실제 소유주이며 자신도 주가조작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자신도 김씨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입장이 갈렸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특검은 김씨를 기소하고 이 전 대통령을 무혐의 처분했으나 주가조작에 이용된 자금의 실소유주 논란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김씨는 1999BBK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자본금이 5000만원에 불과해 투자자문회사의 등록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김씨가 3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오면서 기업 투자자문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 30억원의 출처가 아직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BBK는 국내 중견기업들로부터 수백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했다.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대주주로 있는 다스의 190억원을 비롯, 삼성생명서 100억원, 심텍서 50억원 등 총 6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받았다.

한편 김씨는 20002월, 이 전 대통령과 함께 LKe뱅크라는 사이버 종합금융회사를 설립했다. 이 전 대통령과 김씨가 각각 30억원씩 투자하고, 둘이서 공동대표를 맡았다.

당시 김씨는 BBK를 운영하는 중이었는데, LKe뱅크를 소개하는 책자에는 ‘LKe뱅크는 이뱅크 증권 중개주식회사, BBK와 자매회사라고 소개했다. LKe뱅크는 BBK가 운용하던 MAF펀드에 1250만달러 (150억원)을 투자하는 등 BBK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20013월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김씨가 LKe뱅크에 투자한 30억원이 BBK의 회사자금인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에게 각종 위·변조 펀드운용보고서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고, 이 때문에 BBK의 등록이 취소됐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일로 김씨를 신뢰할 수 없게 됐고, 그해 418일에 이미 LKe뱅크 대표직을 사임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BBK 등록 취소 하루 전, 뉴비전벤처캐피탈을 인수해 옵셔널벤처코리아로 개명하고, 자신이 대표로 취임해 투자자문업을 계속했다. 이때 김씨는 옵셔널벤처스가 해외투자를 유치할 것이라는 소문을 냄으로써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했다. 이를 통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옵셔널벤처스의 자금 384억원을 횡령해 위조여권을 이용, 미국으로 도주했다.

그런데 당시 언급된 해외투자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적을 둔 MAF펀드였다. MAF펀드의 주주는 LKe뱅크였고, 이 전 대통령은 LKe뱅크의 공동대표였다. 이 전 대통령이 MAF펀드를 통해 옵셔널벤처스의 주가조작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04년 자신이 LKe뱅크에 투자한 30억원을 손해봤다며 김씨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과 관여했다는 주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처음 주장했다. 그 내용은 “BBK의 실소유주는 이명박이며 다스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도 이명박의 차명재산이라는 것이었다.

사업 관여 증거
나왔지만 덮어


더불어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도 그해 6월 국회 대정부질문서 이 전 대통령의 주가조작 연루설을 추가로 제기했다.

윤증현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은 자체 조사 결과 이 후보의 주가조작 혐의가 없다고 밝혔지만 박 전 대통령 측과 야당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주요 투자자는 물론이고 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5200여명의 소액투자자들이 도합 수백억원 정도의 피해를 봤으며, 자살한 사람들도 많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아직까지 BBK사건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으며, 핵심 쟁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다스와 BBK의 실소유주의 문제다. 이 전 대통령은 BBK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반면,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이 실제 소유주라고 주장했다.

2000년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스스로 인터뷰서 자신이 BBK(옵셔널 벤처스)를 창업했다고 말한 것이 주요 언론 등에 보도됐다.

20001017일 광운대학교에서 열린 특강서 이 전 대통령은 제가 인터넷금융회사를 설립중이고, 이를 위해 금년(2000) 1월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하고, 이제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 사이버금융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며칠 전 정부서 인터넷증권회사 예비허가가 났다고 말하는 동영상이 2007년 대선 직전 공개되기도 했다.

조만간 추가 폭로 예고
BBK 사건 전말 드러날까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이 실제 소유주였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증거로 이면계약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20076월 이 전 대통령이 BBK의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BBK 정관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서류들이 위조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최재경)는 수사를 통해 이면계약서 작성 시점이 원본 종이의 재질과 글꼴 분석, 도장 사용 경위를 종합한 결과 계약서에 적힌 날짜보다 12년 뒤라는 문서감정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고 이 전 대통령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이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도 입장이 서로 갈린다. 2007년에는 이 전 대통령과 김씨의 공동명의로 돼있는 MAF펀드의 홍보 브로슈어가 공개되면서 개입 여부에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이명박이 김백준을 설득해 LKe뱅크 자본금을 MAF펀드에 가입시킨 것 뿐이고 “MAF펀드는 김경준이 단독으로 운용했으며, 이명박은 전혀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가 옵셔널벤처스의 횡령금을 빼돌릴 때 송금을 담당했던 담당자는 원래 이 전 대통령의 비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 담당자는 이 전 대통령의 비서로 다시 복귀한다.

BBK 사건 당시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과 이 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구설이 오르기도 했다. 에리카 김은 1974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 UCLA 법학대학원을 나와 27세에 변호사 자격증을 땄으며 동생인 김씨를 이 전 대통령에게 소개한 장본인이다. LKe뱅크는의 L은 이 전 대통령을 뜻하고, K는 김씨, e는 에리카 김을 각각 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리카 김과 MB
관계도 드러나나

이 때문에 이 전 대통령과 에리카 김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염문설은 사실이 아니다며 에리카 김과의 소문을 일축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요즘 뭐하나MB 근황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여러 대권주자들을 만나는 데 여념이 없다. 지난달 30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은 대치동 사무실에 방문한 유 의원에게 정치행보에 대한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월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만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측근을 통해 차기 정권, 내 손으로 창출한다며 차기 대권주자의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지난달 23일에는 서해수호의 날을 하루 앞두고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46용사와 제2연평해전 전사자, 연평도 폭격 희생자 묘역을 참배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천안함 46용사 묘역서 만난 고 장진선 중사의 유족을 위로하기도 했다. 참배에 앞서 현충탑 방명록에 말로 하는 애국이 아니라 목숨 바쳐 애국하신 여러분을 존경하고 사랑하고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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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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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