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6로 본’ LG전자 폰망사

‘혁신은 없다’ 따라가기 급급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LG전자의 휴대폰은 피처폰 시대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 온 이후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다. 초기 스마트폰 라인인 옵티머스는 팬택에 밀려 3위에 밀리는가 하면 이후 출시된 G시리즈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력을 보이지 못한 채 명맥을 유지하는 데 그치는 모습이다. 이 와중에 지난주 G6가 공개됐다. LG전자의 휴대폰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LG전자는 과거 피처폰 강자였다. 프라다폰, 샤인폰, 초콜릿폰 등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피처폰서 스마트폰으로 시대가 바뀌면서 과거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LG전자 스마트폰으로 평가되는 지난 2010년 출시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인 ‘안드로원’이다. TFT LCD 터치 디스플레이와 후면 500만화소 카메라, 쿼티자판으로 준수한 사양으로 시장공략에 나섰으나 업데이트 부분서 잡음을 일으키며 뒷심 부족을 겪었다.

부진의 늪
절치부심

LG전자는 피처폰에 치중한 나머지 변화하는 스마트폰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LG전자는 스마트폰에 집중하기 위해 ‘옵티머스’ 시리즈를 출시했다. 처음 나온 제품은 쿼티자판을 탑재한 ‘옵티머스Q’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경쟁했지만 밀렸다. 이후에도 다양한 옵티머스 시리즈를 출시했으나 삼성전자는 커녕 팬택에도 밀려 국내시장 점유율 3위로 밀려나는 등 체면을 구겼다.


LG전자는 2012년 첫 G시리즈인 ‘옵티머스G’로 분위기를 반전을 꾀했다. 일명 ‘회장님’ 지시로 만들어졌다는 옵티머스G는 최고급 사양과 깔끔한 디자인을 앞세워 마케팅을 전개했다. 가격은 G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게 책정됐지만 결과는 좋았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 본부의 플러스 성장을 이끈 것이다.

하지만 성공이 지속적이지 못했다. LG전자는 다음해 후면전원·볼륨키를 처음으로 탑재한 ‘G2’를 내놨다. 옵티머스G 후속작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MC사업본부는 그 해 하반기 12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평범한 성능에 플래그십 수준 가격
액정 유리가…약한 내구성도 도마

2014년 5월, 출시한 ‘G3’의 반응은 좋았다. G3는 국내최초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된 스마트폰으로 세련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글로벌 판매량 1000만대 돌파했다.

그러나 G3의 인기가 G시리즈의 인기를 이끌지 못했다. 2015년 4월 출시한 G4가 판매량 500만대에 그친 것이다. LG전자로선 예상하지 못한 참패였다. G4는 후면 디자인에 천연가죽을 채용했지만 트랜드를 읽지 못한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판매부진을 겪어야했다.
 

LG전자는 타개책으로 2015년 10월 G시리즈가 아닌 V시리즈를 출시했다. ‘V10’은 ‘조준호폰’으로 불렸다. V10이 조준호 LG전자 MC사업부장의 심혈을 기울인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사장이 ‘중박폰’이라고 할만큼 시장의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3월 다시 ‘G5’를 내놨다. 시장에 처음 공개됐을 때만해도 세계 최초의 모듈형 조립폰과 스마트폰과 결합할 수 있는 캠플러스·360VR 등 프렌즈 5종이 공개되면서 시장의 눈길을 끌었지만 조 사장조차 실패작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해 2분기 15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V20 역시 시원찮은 실적을 기록하며 LG전자 대규모 적자를 안겼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4670억원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LG전자는 지난달 26일 호르디 클럽(Sant Jordi Club)서 LG G6 공개했다.

단점 극복하고
이번엔 성공?

LG전자 스마트폰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는 대목이다. 하지만 G6 공개 이후 LG전자의 주가(지난달 27일 종가 기준)는 오히려 6% 가까이 빠졌다. G6 제품에 대한 실망감에 매물이 쏟아졌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블로그 등에는 G6 제품에 대한 평가와 함께 실망스럽다는 분위기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우선 플래그십에 제품에 맞지 않은 프로세서가 큰 불만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LG전자가 G6에 차용한 프로세서는 스냅드래곤 821이다. 현재 최신 프로세서는 삼성과 퀄컴이 합작으로 만든 스냅드래곤 835다.

스냅드래곤 835는 10NM 핀셋 공정으로 생산돼 이전의 CPU와는 성능, 크기 모두 향상됐다. G6에 스냅드래곤 821이 탑재된 것은 스냅드래곤 835의 초도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갤럭시 S8에 스냅드래곤 835를 대거 투입해야 함에 따라 물량 확보에 실패한 것.

두 프로세서간 차이는 어떨까. 다운로드 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스냅드래곤 835 1Gbps(=1000Mbps)인 반면 스냅드래곤821은 600Mbps 수준에 그친다.

국내 통신사들이 1Gbps 속도를 내기 위한 4밴드 LTE-A 기술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스냅드래곤 821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무리가 아니다. 한달 뒤 스냅드래곤 835를 탑재한 갤럭시S8 출시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G6에 손길이 갈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메모리 역시 플래그십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지 의문이 남는다. 출시가 임박한 갤럭시S8에 6GB의 메모리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G6가 4GB를 선택하면서 선택의지를 한풀 꺾어놓는 것.

G6로 반전?
기대와 우려

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플래그십 모델을 찾는 소비자의 경우 핸드폰의 사양이 최신이길 원한다”며 “프로세서나 메모리가 현 최신 모델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모델을 고가를 주고 구입할 소비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6의 약한 내구성도 소비자들이 꺼릴 요소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LG전자 신작 스마트폰 G6의 전면 액정 유리는 4년 전 갤럭시노트3에 들어간 고릴라글라스3다. 플래그십 모델에 어울리지 않는 사양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7에는 고릴라글라스5가 사용됐다.

또한 불안한 사후지원도 G6를 꺼리게 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과거 LG전자는 플래그십 핸드폰에 사후지원에는 무관심한 모습이었다.


실제 LG전자가 2015년에 선보였던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G4와 V10에 대한 운영체제(OS) 업데이트 중단을 선언했다가 다시 번복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2일 “G4·V10에 대해 안드로이드 누가(7.0·7.1)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소프트웨어의 안정성과 기기의 성능 유지를 감안한 조치”라고 밝혔다.

LG는 지난 2015년 4월 G4를, 10월에는 V10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출시 당시에는 안드로이드 롤리팝(5.1)OS를 채택했다. G4는 2015년 11월, V10은 2016년 3월에 마시멜로(6.0)OS로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LG측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새로운 안드로이드 체제와 호환을 진행한 결과 최적화된 성능 유지가 힘들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출시된지 2년도 안 된 스마트폰의 업데이트 불가 소식에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LG전자는 업데이트를 다시 해주기로 번복했지만 불신만 자초했다.
 

또 구글의 AI(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서턴트’의 기능을 탑재하고도 한국어 기능을 지원하지 않은 것도 아쉽다. 구글의 하드웨어 사업을 이끄는 릭 오스텔로(Rick Osterloh) 수석부사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LG G6에 한국어 버전의 구글 어시스턴트가 언제 제공될지 모르겠다”며 “불행하게도 아직 아무런 대답도 갖고 있지 않다.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현재 영어와 독일어만 지원한다.

프라다폰, 샤인폰…피처폰 히트
스마트폰 시대 들어 ‘비실비실’

LG전자 측도 이와 관련해 마땅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LG전자 김홍주 MC상품기획그룹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버전은 다른 외국어보다 먼저 지원될 것으로 자신한다”면서도 “시점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욕심 같아서는 올해 안에는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국어 지원이 불투명하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상황.


또한 불안한 사후지원도 G6를 꺼리게 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과거 LG전자는 플래그십 핸드폰에 사후지원에는 무관심한 모습이었다. 실제 LG전자가 2015년에 선보였던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G4와 V10에 대한 운영체제(OS) 업데이트 중단을 선언했다가 다시 번복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2일 “G4·V10에 대해 안드로이드 누가(7.0·7.1)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소프트웨어의 안정성과 기기의 성능 유지를 감안한 조치”라고 밝혔다. LG는 지난 2015년 4월 G4를, 10월에는 V10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출시 당시에는 안드로이드 롤리팝(5.1)OS를 채택했다.

G4는 2015년 11월, V10은 2016년 3월에 마시멜로(6.0)OS로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LG측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새로운 안드로이드 체제와 호환을 진행한 결과 최적화된 성능 유지가 힘들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출시된지 2년도 안 된 스마트폰의 업데이트 불가 소식에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LG전자는 업데이트를 다시 해주기로 번복했지만 불신만 자초했다.

문제는 갖가지 불안요인이 부각되는데도 출고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LG전자가 공개한 출고가는 89만9800원으로 플래그십 모델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채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7의 경우 지난해 출시 당시 출고가가 83만6000원 수준이었다.

삼성·애플?
“아직 멀었다”

IT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블로거는 “전작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은 스펙(사양)에 비싼 가격까지 소비자의 눈길을 끌만한 요소를 찾기 힘들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잔혹사를 끊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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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