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박근혜 하야 꼼수’ 플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2.27 10:17:24
  • 호수 1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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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검찰총장과 얘기 끝? 머리 굴리는 '박통'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치권서 ‘탄핵 전 하야’ 시나리오가 재부상하고 있다. 수세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조만간 전격 하야 발표를 할 것이란 내용이다. 점차 탄핵 인용 쪽으로 추가 기울고 있는 현 상황서 박 대통령이 내릴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것. 범여권과 청와대가 기획관으로 지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대통령 하야설이 제기됐다. 1월1일을 전후로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것이란 예상이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 하야를 하면 본인의 명예를 지킬 수 있을뿐더러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누릴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후 어떠한 발표도 나오지 않았고 하야설은 잠잠해졌다.

여태 버티더니
이제 와서 왜?

당시 박 대통령이 하야를 하지 않은 이유는 본인의 무죄를 밝히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무죄에 대한 의지는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박 대통령의 발표를 보면 잘 녹아 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특검의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10여명으로 구성된 법률대리인단을 꾸리는 등 탄핵 기각에 힘을 쏟았다. 특검 수사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적극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법률대리인단의 여론전은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최후 변론을 지연시키는 작전도 헌재가 27일로 못 박으면서 무산됐다. 사활을 걸었던 지연작전이 무위로 그치면서 박 대통령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현재 3월 초 선고가 유력해진 상황이다.


박 대통령 측에는 헌재의 탄핵 결정을 지연시킬 수단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이에 최후 수단으로 하야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략적 판단을 열어주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역풍을 맞긴 했지만, 맞불 집회는 보수 결집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 하야설을 통해 여론의 추이를 지켜볼 수 있다.

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물론이고 특검을 피해갈 수 있는 상수라는 점에서 하야는 매력적인 카드다. 특검이 종료되면 검찰이 사건을 이어받아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정치권이 뽑은 박영수 특검팀보다 자신이 임명한 김수남 검찰총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하는 게 편할 수밖에 없다.
 

하야를 할 경우 적어도 구속은 피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만약 특검 수사 기간이 연장되기라도 한다면, 탄핵 인용 후 곧바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그림이 그려진다. 그러나 수사의 키가 검찰로 넘어가면 수사팀을 새로 꾸려야 한다.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수사팀이 기록을 검토하는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2∼3개월이 훌쩍 지날 수 있다. 재정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다. 하야를 발표하는 순간 정국은 60일간의 조기 대선모드로 전환된다. 검찰의 수사를 피할 순 없겠지만, 자신을 향한 민심의 화살을 대선으로 돌릴 순 있다. 야권의 비난도 피할 수 있다. 새로 들어선 정부가 시작부터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예상 또한 하야에 무게를 싣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하야설의 진앙지는 어디일까. 정치권은 범여권과 청와대를 지목하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바른정당 일부에서 하야설을 골자로 한 ‘질서 있는 퇴진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선주자들의 힘이 야권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반전을 노린 정치적 포석이 퇴진론이란 것이다.

퇴진론은 극심한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 여야 정치권이 나서 박 대통령의 자진 사퇴 길을 열어주자는 게 핵심이다. 그 속에는 박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전제로 깔려 있다.


제 발로 나갈까
인용 예상했나?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보름 전 탄핵 결정 뒤 후폭풍에 대해 얘기한 적 있다”며 “탄핵 결정 후 국론분열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여야의 정치력이 강화돼야 한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비슷한 얘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전제로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시 정 원내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날 정 원대대표는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이 문제(퇴진론)에 대해선 이미 청와대서도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말해 기획설에 불을 지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서 “청와대와 대통령은 탄핵 심판 전에 국민을 통합하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방안이 있는지, 탄핵 이전에 어떤 정치적 해법이 있는지 적극 모색해야 할 때”라며 “대통령이 하야하고 정치권은 사법처리의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해결해야 국론이 분열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바른정당 김성태 사무총장은 “박 대통령의 명예로운 결단이 헌재 결정 이후 극단적 대립을 수습할 수 있다”고 퇴진론을 언급한 바 있다.

퇴진론은 미국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과 닮아 있다. 당시 미 의회는 닉슨 대통령에 대한 사임을 전제로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닉슨 대통령은 후임 제럴드 포드 대통령에게 사면받았다.

헌재 결정 앞두고 ‘하야설’ 재부상
범여권-청와대 기획설 “사면 전제”

그러나 사면 때문에 퇴진론은 정치권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야권은 물론 바른정당 일부서도 퇴진론은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최근 국회 최고위원회의서 “박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판결이 온전히 이뤄지도록 협조해야 한다”며 “그것이 대한민국의 품격을 지키고 국가와 국민, 헌법 정신에 대한 마지막 도리다. 탄핵 소추 전 질서 있는 퇴진 요구를 거부하고, 이제 와서 하야를 검토한다는 것이 사실이면 비겁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도 냉랭하긴 마찬가지다. 오히려 크게 신경 쓸 것 없다는 모양새다. 전제조건인 사면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박 대통령의 성향상 실제 자진 사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하야를 하기엔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만약 박 대통령이 하야를 하더라도 헌재가 탄핵심판 절차를 계속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서 “우리당에서 일관되게 주장한 게 탄핵까지 가지 말고 박 대통령의 하야 내지는 2선 후퇴였다. 그렇게 결정을 내리면 국회서 총리를 추천해주겠다고 했는데 대통령이 거부한 것”이라며 “곧 탄핵 결정이 내려질 판에 이제 와서 갑자기 해묵은 얘기(퇴진론)를 꺼내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사면을 전제한 부분에 대해 “박 대통령이 자연인으로 돌아갔을 때 사법처리를 막을 생각으로 제안하는 거라면 정말 턱도 없는 소리”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꿩 먹고
알 먹고

같은 날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미 청와대서 그런 일(자진 사퇴)은 하지 않겠다고 의사 표명을 분명히 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금까지 언행으로 봐서 (하야를) 하지 않을 것 같다”며 “첫 번째 사과성명을 하면서 진솔하게 고백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기 위해서도 물러나겠다고 했으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그랬으면 이런 혼란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뜻이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서 “지금 ‘질서 있는 퇴진’을 끌고 오는 것은 여론호도용 물타기”라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과 범죄에 대한 법적 심판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하야설이 실제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국회 탄핵소추위원은 그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결국은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그 전에 박 대통령이 선제적인 조치가 가능한 것을 검토하고 있지 않겠나”고 내다봤다.

또 다른 국회 탄핵소추위원인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cpbc 라디오서 “하야를 하고 안 하고는 대통령의 자유의지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마지막 순간에는 대통령 측에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아보려고 할 것”이라며 “인용이 거의 확실시된다면 헌재로부터 탄핵 결정을 받느니 하야를 택하겠다고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야권서는 “턱도 없는 소리”
하야하면 탄핵은 끝? 가능도

우선 청와대는 하야설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최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대통령 하야설은 터무니없는 얘기고, 내부적으로 전혀 검토한 적도 없다”며 “정치권에서 자꾸 그런 식의 얘기를 흘리는데 우리 입장은 명확하다. 더 이상 언급하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못 박았다.

이제 와서 하야를 하게 되면 죄를 인정하는 셈이다. 이는 무죄를 강변해온 박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결국 ‘사면 전제’와 ‘국론 분열 방지’ 중 어떤 것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촛불 집회와 맞불 집회 양측이 여론전을 펼칠 경우 비등한 싸움이 될 개연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가 박 대통령 하야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야를 할 경우 박 대통령은 연금 및 유족연금, 기념사업 지원, 경호·경비, 치료, 사무실 및 비서 제공 등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의전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

현재 탄핵 찬성 여론은 80%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12월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변함없는 흐름이다.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국민의 뜻은 그만큼 확고하다. 사면 전제를 받아들였을 때 일어날 역풍을 고려한다면 야권이 한국당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종합해봤을 때 하야설은 범여권과 청와대의 ‘일장춘몽’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아예 없는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만약 하야를 할 시 탄핵이 그대로 진행될 수 있느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SBS 라디오서 “파면할 상대가 없어져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 시점에서 헌재는 탄핵 심판을 종료할 수 있다. 그게 원칙”이라고 전했다.

나라 위해?
사면 전제?

그러나 단서는 존재한다. 임 교수는 “위헌 행위가 장래에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헌법 질서의 수호 유지를 위해 긴요한 경우에는 (심판 청구 이익의 예외 조항에 해당돼) 최종 결정까지 갈 수 있다”며 “대통령이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를 해서 탄핵을 받아야 한다면, 탄핵 결정을 내리는 것이 헌법 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해 긴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심판 청구의 예외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하야하더라도 헌재는 최종 결정까지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더불어민주당이 본 박근혜정부 4년
경제파탄·국기문란 “역대 최악”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 23일 박근혜정부 4년을 평가한 자료집을 발간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정권의 지난 4년은 무능한 국정으로 민생을 파탄 내고, 비선실세 국정농단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한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자리에서 정책위는 ▲비선실세 국정농단 ▲안전대책 부실 ▲가계부채 증가 ▲청년층 등 실업난 ▲주거 빈곤 심화 ▲경제민주화 공약 불이행 ▲노동개악 ▲위안부협상·한일군사보호협정 체결 강행 ▲개성공단 폐쇄 ▲국정교과서 강행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언론장악 ▲국민연금의 삼성 경영승계 도구화 등을 지적했다.

희대의 국정농단 사태
가계부채 1300조 넘어

세부적으로 정책위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언급하며 “대기업 기부금 불법모금, 전 방위적 인사개입, 도를 넘은 권력남용, 부당한 특혜 편취 및 제공,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등 희대의 국정농단으로 국민의 분노를 폭발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 정책에 대해 “가계부채는 1300조원을 돌파하고 실업난과 주거 빈곤은 더욱 심화됐음에도 쉬운 해고와 임금삭감, 비정규직을 확대시키는 노동개악을 추진했다”며 “민생은 외면당했고, 경제는 파탄 났다”고 비판했다.

정책위는 “이번 자료집 발간을 통해 국민에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상세히 알리고, 향후 새롭게 출범될 민주정부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성공한 정부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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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