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남성이 왕’ 성노예 계약서 실체

“남자가 하자면 무조건 해야 한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성인물에서나 나올 법한 ‘성노예 계약서’가 국내서 판을 치고 있다. 여고생, 업소여성도 모자라 심지어 처조카에게까지 성노예 계약서를 강요한 파렴치한 남성들이 적발됐다.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야동과 현실을 구분 못한다”며 분노에 치를 떨었다. 이들은 모두 법의 철퇴를 맞았지만 피해자가 받은 정신적, 육체적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처조카에게 성노예 계약서를 강요한 파렴치한 이모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 A(22·여)씨가 어릴 적 부모님은 이혼했고 같이 살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혼자 남은 A씨는 18살이던 2013년 2월 인천에 있는 이모네로 거처를 옮겼다. 그때 이모부 B(44)씨를 처음 만났다. 당시 미성년자인 처조카 A씨와 같은 방을 쓰던 B씨는 그해 가을 처음 A씨에게 마수를 뻗었다.

천륜 져버린 범죄
핏줄의 악질 행각

이후 용돈을 주며 내연관계를 유지했다. A씨는 자신들의 관계를 세상 사람들이 이해하지 않아도 당시에는 이모부를 따랐다. 3년이 지난 지난해 5월, A씨는 “남자친구가 생겼다”며 B씨에게 그동안의 관계를 정리하자고 통보했다.

내연관계를 끝낼 생각이 없던 B씨는 A씨를 인천의 한 모텔에 데려간 뒤 “예전에 촬영한 나체 사진을 남자친구에게 보내겠다”며 협박했다. 그날 밤 결국 강제로 성폭행한 B씨는 다음날 경기도의 한 놀이공원에 A씨를 데리고 가 놀다가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는 승용차에서 성노예 계약서를 쓰게 했다.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갖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작성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보내라는 거였다. A씨는 B씨의 강압적인 태도에 어쩔 수 없이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의 내용은 이렇다. ‘저는 이모부에게 정신적 피해를 줬습니다. 보상의 의미로 한 달에 2번씩 주기적으로 만날 것을 맹세합니다. 섹스 등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겠습니다. 강요나 협박도 없었고 스스로 해 주고 싶습니다.’ 온라인 계약서는 곧 B씨의 휴대전화로 전송됐다.

이후 지난해 9월까지 A씨는 B씨로부터 5차례나 더 성폭행을 당했다. B씨는 A씨의 휴대전화로 남자친구에게 ‘그만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둘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A씨가 보낸 것처럼 꾸몄다. 그해 여름 B씨는 A씨에게 더 구체적인 성노예 계약서를 요구했다.

12월 말까지 매주 목·금·토요일에는 B씨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남자친구도 사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거짓말을 하거나 믿음을 주지 못하면 자신과의 만남을 1년 더 추가한다는 부수 조항도 넣었다. 이번엔 종이에 진짜 계약서처럼 ‘갑’과 ‘을’이라는 글자까지 쓰도록 강요했다. 물론 갑은 B씨였고 을은 A씨였다.

지난 22일 인천지법 형사13부(김진철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강요, 협박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집에 살게 된 미성년 처조카와 성관계를 하고 관계를 정리하자는 요구를 받자 성폭행했다”며 “범행 경위나 수법 등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모부와 처조카 부적절한 관계
진짜 계약처럼 갑을에 사인까지

그러나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자백하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상해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 외에는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15년 12월에는 화장품 매장서 물건을 훔치다 걸린 여고생에게 성노예 계약서를 강요한 점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화장품 매장 점장 박모(37)씨는 지난해 2월, 매장서 물건을 훔치다 붙잡힌 C(15)양에게 “50만원을 변상하라”며 윽박지르고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가 포함된 반성문을 쓰게 했다. C양이 훔친 물건은 7000원짜리 틴트 한 개였다.

점심시간이 되자 박씨는 C양을 인근 음식점으로 데려갔다. 밥을 사주면서 C양에게 제시한 것은 ‘노예계약’이었다. 박씨는 “예전에 걸렸던 애도 계약서 쓰고 나체 사진을 보냈다. 너는 어디까지 각오가 돼있냐”며 한달에 한두 번 만나 성적 행위를 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타깃은 여중고생
늑대들 호시탐탐

검찰은 박모씨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7명의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양형은 배심원 다수가 징역 1년의 실형 의견을 냈다.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박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반성문을 썼지만 피해자는 큰 수치심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피해자가 건전한 성적 가치관을 형성할지 걱정이 되는 상황임에도 피고인은 변명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공판서 배심원단은 “사춘기 피해자에게 노예계약서를 들이밀었다는 자체만으로 성적 수치심을 줬다고 볼 수 있다”며 유죄라고 판단했다. 가수를 지망하는 여고생에게 ‘성노예 계약서’를 작성해 협박하고 유사 성행위와 성폭행을 한 40대 남성도 법의 철퇴를 맞았다.

피의자 조모(40)씨는 지난 2012년 서울 중랑구 임대아파트에 D양 가족이 입주하도록 도와주며 D양 가족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D양이 가수지망생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D양 가족들에게 자신을 유명 가수와 공동으로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사장이라고 속여 D양에게 접근했다.
 

연예인이 되기 위해 D양이 자신을 따르자 조씨는 2013년 5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자신의 집 등지에서 연습생은 방송PD에게 성 접대를 해야 하는데 이를 가르쳐준다며 D양을 성폭행하고 영화 출연 전 예행연습이라고 속여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다.

또 자신의 내연녀 이모(36)씨와 함께 집단 성관계도 갖도록 했다.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는 조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연예계 활동에 필요한 연습이라고 속여 청소년인 피해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갖는 등 조씨의 범행 수법과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성노예 계약서사건에는 공무원까지 합세했다. 한 세무공무원이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에게 돈을 갚지 못하면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내용의 성노예 각서를 작성하게 한 사실이 밝혀진 것.


대전지방국세청 청주지역 세무서 8급 공무원 E(35·8급)씨는 2012년 피해 여성인 김모(32)씨를 성매매업소에서 알게 돼 친분을 쌓아왔다. 김씨가 사채 이자로 힘들어하자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빌려줬다.

이 과정에서 E씨는 김씨에게 ‘매달 원금과 연 40%의 이자를 상환하고 이를 어길 시 징벌로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내용의 성노예 계약서를 강요했다. 실제 E씨는 김씨가 상환 기일을 지키지 않자 “차용증 내용처럼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악덕 사채업자에게 넘겨 외딴 섬에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해 모두 26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가졌다.

E씨는 상환 일자를 하루라도 넘기면 성관계를 요구했다. 또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평생 노예로 살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섬으로 팔려가고 싶으냐’ ‘노예는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는 등의 협박을 하기도 했다.

공무원까지…
믿을 사람 없다

E씨는 또 2013년 2월 대전지방국세청 모 세무서 전산망에 무단으로 접속해 김씨와 그 가족의 세무정보를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E씨는 이를 바탕으로 “네 가족이 누군지, 주소지가 어딘지 알고 있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성매매 여성이라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채무를 빌미로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혐의에 대해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인터넷상에 “타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이 성노예 계약서를 강요했다는 사실만으로 도덕적인 문제서 벗어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법을 잘 모르는 20대 여성들의 약점을 잡아 성노예 계약서를 쓰도록 한 뒤 성 노리개 등으로 삼아온 30대 남성도 있었다. 네일아트 학원에 다니던 이모(21·여)씨는 갑자기 돈이 필요하게 돼 잠시 수원의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게 됐고 손님으로 사채업자인 김모(38)씨를 만났다.

야동 많이 봤나…미성년 피해자도
“연예인 시켜줄게” 방법도 가지가지

김씨는 이씨와 만나 성관계를 맺은 후 이를 빌미로 ‘부모님께 알리겠다’며 이씨를 협박했다. 급기야 이씨는 김씨가 불러주는 대로 종신 노예계약서를 써야 했다. ‘40년간 봉사해야 하며 이 계약서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효력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김씨는 이씨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돈을 갈취하는 등 파렴치한 범행을 일삼았다. 계약 무효를 주장한 이씨에게 주먹질까지 했다.

김씨의 범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씨의 친구인 김모(21·여)씨에게까지 ‘위장 취업하면 은행대출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우선 550만원이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뒤 ‘이 돈을 받고 싶으면 노예계약서를 쓰라’고 강요했다.

결국 김씨마저 ‘이 계약서를 갖고 계시는 분께 평생 시키는 대로 할 것이며 이를 어겼을 때는 민·형사상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라는 계약서를 건넸다. 이후에도 김씨는 이들에게 “너희들은 내 거다”라는 언행을 일삼으며 수시로 불러내 노리개로 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씨와 김씨가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계약서에 효력이 없다는 것을 눈치채고 김씨를 신고하면서 김씨의 파렴치한 행각은 막을 내렸다. 수원남부경찰서는 김씨를 강간, 강도, 상해, 폭행, 협박, 사기 등 무려 6개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어려 법에 대해 잘 모르는 20대 여자들을 사채업자가 이용한 것 같다”며 혀를 찼다.

연예인 스폰서 계약 관련 종사자의 폭로도 있었다. 한때 연예인 성 스폰서 계약 관련 종사자였다던 F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F씨는 지난 2013년 12월 수원지검 안산지청서 수사한 연예인 성매매 사건 당시 관련자 조사를 받았던 인물이기도 했다.

F씨는 “보통 스폰서 하면 도움이 필요할 때 대가 없이 후원하거나 백그라운드가 돼주는 것이다. 여기서는 약정된 돈(대가)을 건네고 계약에 따라 약속한 서비스(성)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렇지 않다면 왜 계약서를 별도로 쓰겠나”라고 말했다.

또 “단발성이 아니고 ‘몇 차례에 얼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당 여자 연예인이 돈만 받고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치로 보면 되겠다. 한 번에 500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스폰서 입장에서는 신상명세가 상세히 기록된 약정서가 있으면 아무래도 믿고 거래하기가 쉽다”고 계약서를 쓰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어디에든 있다
연예계도 성행

연예인 성매매 스폰서 계약서는 명칭이 ‘디지털 서비스 계약서(방송인)’로 돼있다. 이는 성매매로 인한 돈 거래 내역이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광고계약서’의 형태로 위장한 것이다. F씨는 “이미 저는 손을 뗐지만 여전히 비슷한 형태의 거래는 이어지고 있고 이름난 연예인일수록 워낙 철저한 보안을 거쳐 은밀히 거래되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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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