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일가’ 베트남 커넥션 의혹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1.20 17:25:33
  • 호수 10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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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갔다오고 동생 들어갔다” 반씨 형제의 기막힌 타이밍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유독 ‘베트남’과 인연이 깊다. 지금까지 나온 의혹에는 늘 베트남이 등장해서다. 최근 반 전 총장의 둘째 동생 반기호씨가 사외이사로 있는 광림이 베트남 국영기업과 합작법인까지 세웠다. 일각에서는 반씨 일가와 베트남과 수상한 커넥션이 있는 게 아니냐는 막연한 추측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 12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귀국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검증대에 올랐다. 그동안 반 전 총장 친인척들의 사건·사고가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반 전 총장의 귀국 전후로 터진 의혹들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베트남이다.

정치권과 재계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의 구설 대부분은 베트남과 연관이 있다”며 “향후 언론 검증에서 반 전 총장과 베트남은 복마전이 될 수도 있다”고 입 모아 말했다.

막연한 추측들
연결고리 의심

반 전 총장의 둘째 동생 반기호씨가 사외이사로 있는 코스닥 기업 광림이 최근 베트남 국영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광림은 중량물 운반을 위한 크레인과 소방차·청소차·전기작업차 등 특장차를 생산하는 업체다. 기호씨는 지난해 3월부터 이 회사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광림은 베트남의 피코서비스 앤 트레이딩 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 스탁 컴퍼니(이하 피코)와 특장차 판매 및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지난해 11월 체결했다. 피코는 베트남의 국영기업인 비나코민(베트남 천연자원개발공사)이 직접 출자해 출범한 기업이다.
 


계약 체결 당시 찍은 사진에는 기호씨도 등장한다. 이에 대해 코스닥 기업의 한 사외이사는 “기업 사외이사는 이사회만 잘 나오면 된다”며 “사외이사가 기업 간의 계약 체결에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첫째동생·조카 사기, 박연차 금품 의혹
모두 베트남과 관련돼 “의혹에 늘 등장”

이와 관련해 광림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광림이 기호씨를 영입한 배경에 대해 “(기호씨의) 해외 네트워크가 좋다는 말을 듣고 사외이사로 모셨다”며 “베트남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영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계약식에 베트남 고위공직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응우옌 반 두 베트남 공안부 기술총국 부국장, 부엉 쥐 비엔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이 등장한다.

베트남서 원단 공장을 운영하는 한 사업가는 “베트남은 공산당 국가라 외국기업에 상당히 엄격하다”며 “국영 기업과 합작법인 등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정부 고위공직자 등 상당한 인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기호씨가 광림의 베트남 계약에 주도적으로 관여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외에도 기호씨는 코스닥 기업 에스와이패널 부회장으로도 재직 중이다. 에스와이패널이 기호씨를 영입한 이유 역시 ‘베트남 등 해외 사업 공헌 활동을 위해서’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기호씨는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한 계약
과연 우연일까?

공교롭게 반 전 총장의 귀국 직전 터져 나온 ‘박연차 23만 달러 의혹’에도 베트남이 등장한다. 2005년 5월2일부터 5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응우옌 지 니엔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7명이 방한했다. 이 기간 중 반 전 총장(당시 외교부장관) 주최로 환영 만찬이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서 열렸다.
 

이날 만찬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도 초청받았다. 주한 베트남 명예총영사 자격이었다. 박 회장은 2003년 7월, 3년 임기인 주한 베트남 명예총영사로 재위촉됐다. 박 회장은 1994년 7월 ‘태광비나’라는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1만2000여명의 현지인을 고용하고 연간 1억달러 이상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베트남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가 명예총영사로 위촉된 이유다.

그런데 이날 만찬 행사가 열리기 직전 박 회장이 반 전 총장에게 거액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회장은 반 전 총장에게 20만달러(한화 약 2억4000만원)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박 회장이 20만달러를 준 배경에 반 전 총장 직무와 관련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박 회장은 베트남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외교 업무’와 관련해 외교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외교부 수장이었던 반 전 총장에게 “잘 봐달라”는 메시지로 금품을 건넸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박 회장이 반 전 총장이 베트남과 긴밀한 ‘커넥션’이 있다는 걸 알고 20만달러를 줬을 것이라는 추측도 배제할 수는 없다.

2015년 정국을 뒤흔들었던 ‘성완종 리스트’ 사태 때도 반 전 총장의 동생과 조카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 두 사람이 ‘작업’하려던 건물도 베트남에 있다. 반 전 총장의 첫째 동생인 기상씨와 조카 주현씨는 베트남 하노이 경남기업의 초고층 복합건물을 매각하면서 중동 국부펀드 고위 관리에게 50만달러(약 6억원)의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 베트남 하노이에 초고층 빌딩 ‘랜드마크 72’를 세운 경남기업은 자금난으로 이 건물을 매각하기로 결정한다. 이 과정서 경남기업 고문인 기상씨가 자신의 장남 주현씨를 독점 매각 주관사로 기업에 추천했다.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전격 방문
이후 동생의 회사 국영기업과 합작

2015년 독점 매각 주간사로 선정된 주현씨는 2013년 8월, 아버지 기상씨에게 새로 부임하는 카타르 국왕에게 개인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랜드마크 72를 매각할 수 있다고 알렸다. 이후 주현씨는 카타르 투자청이 이 건물을 매입할 의사가 있다는 공문(인수의향서)을 경남기업에 보냈다.

그러나 공문은 허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카타르 투자청은 랜드마크 72에 투자할 의사도 없으며, 주현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인수의향서는 허위문서라고 주장했다. 경남기업은 2015년 7월 주현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반 전 총장과 베트남이 직접 얽힌 듯한 뉘앙스가 담긴 방명록까지 있다. 반 전 총장은 2015년 5월22일 이틀 간의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다. 일정 마지막 날 반 전 총장은 비공개로 베트남 수도 하노이 외곽에 있는 판(반·潘) 후이 타인씨 집을 찾아 사당에 향을 올렸다. 판 후이 타인씨는 반 전 총장과 같은 성씨다. 

이날 반 전 총장은 방명록에 이렇게 썼다. “潘(반)가의 일원으로, 지금은 유엔사무총장으로, 조상의 가르침을 따르도록 노력하겠다”(As one of 潘 family, now serving as Secretary General UN, I commit myself that I will try to follow the teaching of ancestors.)


실제로 반씨의 근원은 중국과 베트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서 반(潘)을 ‘판’이라고 발음하고, 베트남서도 중국과 비슷하게 발음한다. 당시 유엔 측에선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유엔 측은 “판씨 가문이 베트남서 유명한 학자 집안으로 존경받아 잠시 비는 시간에 들른 것일 뿐 반 총장의 조상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반 전 총장은 언어와 수사학에 익숙한 외교관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사당의 방명록에 ‘반씨의 일원으로서’(As one of 潘 family)라고 표현한 것은 뭔가 인연이 있음을 암시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게다다 ‘조상의 가르침’(the teaching of ancestors)을 따르겠다고 쓴 것은 같은 조상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유독 인연 깊어
조상 베트남인?

반 전 총장은 지난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그 자리서 이 전 대통령은 반 전 총장에게 “유엔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며 몇 개국이나 다녔느냐”고 물었고, 반 전 총장은 “154개국을 다녔다”고 답했다. 반 전 총장은 10년 간 150여개국을 다녔지만 의혹은 단 한 개국에 집중된 것이다. 향후 베트남 관련 의혹이 대권을 노리는 반 전 총장의 발목을 잡을 방아쇠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반기호 미얀마 사업도 특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동생인 반기호씨의 미얀마 사업에 유엔 대표단이 참석하는 등 특혜 소지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17일, 미얀마 현지 기사와 미얀마 정부 계정 페이스북을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반 전 총장 동생 반기호씨는 KD파워 사장과 보성파워텍 부회장에 역임했다가 최근 사임했으며 현재는 에스와이패널 부회장을 맡고 있다.

반씨가 몸담은 회사들은 모두 미얀마서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추진 중이다. 이 의원이 미얀마 현지 기사와 미얀마 정부 계정 페이스북을 확인한 결과, 2015년 1월21일 반씨가 참석한 보성파워텍과 미얀마 정부간 사업회의에 유엔 대표단과 한국 산업자원통상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 의원은 “유엔 전문매체인 이너시티프레스 매튜 리 기자가 이 회의에 유엔 대표단이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사업에 유엔 대표단이 관여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스럽다. 유엔 대표단이 왜 거기에 있었는지, 참석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KD파워가 미얀마 태양광사업에 본격 진출하기로 한 2012년 4월은 반 전 총장이 미얀마를 공식 방문해 국제사회가 미얀마의 경제제재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던 시기라고도 했다. 형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KD파워가 2012년 유엔 글로벌컴팩트에 가입해 유엔 조달시장 정보를 제공받는 등의 혜택을 받다가 2015년 유엔 글로벌콤팩트 가입사 의무사항인 친환경 등 10대 원칙 이행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제명됐다는 과정에서 특혜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유엔 글로벌컴팩트 가입은 반 전 총장에게 직접 신청서를 보내 승인을 받으면 된다. 국내 가입사는 73곳(대기업 40곳)에 불과하다. KD파워는 미얀마에서 태양열 사업과 석탄화력발전소, 망간채광 사업, 건설업 등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형이 유엔 사무총장임에도 인권증진이나 환경보호에는 전혀 상관없는 망간채광사업과 석탄화력발전소를 추진하다가 결국 2015년 유엔 글로벌컴팩트에서 제명까지 당하는 망신을 겪었다. 반 전 총장은 KD파워의 UN글로벌컴팩트 가입과 관련해 특혜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반 전 총장 측은 “반씨가 유엔 직원 직함을 사용한 적이 전혀 없고 광산사업과도 관계가 없다”며 “허위사실 보도나 무차별적인 인용보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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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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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