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엘시티 비리’ 마산고 마피아의 비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1.09 10:28:41
  • 호수 10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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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뒤덮은 검은 브로커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엘시티(LCT)’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달 30일 이우봉 비엔케미칼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엘시티 비리의 ‘몸통’인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및 제3자 뇌물 취득)로 이우봉 대표에게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부산 지역 재계는 이우봉 대표를 엘시티 비리의 ‘키맨’으로 지목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달 28일, 이우봉 비엔케미칼 대표를 긴급 체포해 조사를 벌였다. 이 대표가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정황을 확인한 검찰은 이 돈이 엘시티 인허가와 관련해 허남식 전 부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이 대표는 허남식 전 시장의 최측근 인사다.

이영복 비자금
이우봉 역할은?

이 대표와 허 전 시장은 마산고등학교(이하 마고) 동기다. 부산 재계는 허남식 전 시장이 부산시장으로 있던 지난 10년 동안 지역 곳곳에 마고 출신 동문들을 포진시켰다고 주장한다. 마고 출신들이 지역 사업들을 독식, 부당이득을 취해왔다는 것이다.

부산시 관급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선 마고 출신 경영진이 필요하다는 말이 부산 건설업계의 정설로 통할 정도다. 부산시가 1년에 사용하는 예산은 약 12조원에 이른다. 부산 재계는 이를 두고 ‘마고 마피아’라 부른다.

마고 출신인 이우봉 대표는 인적 네트워크의 허브로 분류된다. 허 전 시장 등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부산 정재계 인사들에게 연결시켜주는 고리 역할을 해왔다. 이 회장도 그중 하나였다. 부산상공회의소(이하 부산상의) 한 내부자 제보에 따르면 이 회장을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과 이어준 사람이 바로 이 대표였다.


이 대표와 조 회장, 이 회장 모두와 잘 아는 사이라고 밝힌 내부자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성제 회장은 이영복 회장과 친분이 없다. 내가 두 사람과 같이 술을 마셔봐서 안다. 두 사람이 친하면 어떻게든 이름이 나오고, 한번은 마주쳤을 것인데 지난 10년 동안 두 사람이 만난 적도 없고 이름이 나온 적도 없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조 회장은 지난해 7월 엘시티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 회장 구명운동을 펼쳤다. 부산상의 임직원 및 의원들에게 탄원서 서명을 지시한 것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내부자는 “한날 부산상의 측 담당자에게서 전화가 와 엘시티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탄원서를 급하게 내야 한다며 서명을 종용했다”며 ”탄원서 내용이 구구절절했다. 그냥 선처를 바란다는 정도가 아니었다. A4용지 2장에 이영복 회장의 용비어천가를 적어놨다. 그래서 담당자에게 누구의 지시냐고 물어보니 조성제 회장의 직접 하명이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구명?

이는 정식 절차를 무시한 처사였다. 사안에 대한 내부 의결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상임의원회의도 없었다. 무엇보다 구명하려는 엘시티 시행사 ‘엘시티PFV’는 부산상의 회원사도 아니었다.

이에 대해 내부자는 “부산상의 회원사는 부산에 약 1000개 정도 있다. 이들 회원사는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회비를 낸다. 그러나 엘시티는 회원사도 아니고 한 번도 회비를 낸 적이 없다. (조성제 회장이) 탄원서 제출에 적극적일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은 120명 중 100명의 서명을 받는 데 성공, 이 회장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측에 탄원서를 넘겼다. 그러나 줄곧 반대 의사를 표했던 이들이 복수의 언론사에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해 탄원서 제출은 결국 무산됐다.


납득할 수 없는 조 회장의 행동은 결국 이 대표를 통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는 게 내부자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이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또한 이 대표는 조 회장의 부산상의 회장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정황이 있다.

지난 2011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 뒤풀이 자리서 유력 언론사 경영진들과 이 대표 등 여러 명은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한다. 2011년 12월에 열릴 부산상의 회장 선거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점이었다. 동석자의 말에 따르면, 해당 자리에 당시 조 후보와 3선에 도전하던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이 시간차를 두고 찾아왔다.
 


조성제·신정택은 팽팽한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언론사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상황이었다. 당시 술자리서 있었던 일에 대해 동석자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유력 언론사 사장과 매우 가까워 보이기에 옆 사람에게 ‘누구냐’고 물으니 이우봉 대표라고 하더라. 알고 봤더니 이우봉과 언론사 사장은 서울대 선후배 사이였다. 그 사람(이우봉 대표)이 조성제를 회장으로 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조성제가 왔다간 후 사장은 참석자들에게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다른 사람들은 부산상의 선거에 관여하지 마라’고 지시했다.”

핵심 키맨으로 떠오른 이우봉
이영복 금품 받은 혐의 구속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언론사에서 신정택 회장이 부도덕한 사람이라는 취지의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부산상의 회장을 두 번만 하겠다던 신정택 회장이 약속을 깨고 3선에 도전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신 회장은 낙마했고 조 회장이 2012년 3월 새로운 부산상의 회장에 올랐다.

당선에 일조한 이 대표는 그해 비엔그룹 고문으로 위촉된다. 조 회장은 비엔그룹의 명예회장이다. 이후 이 대표는 2015년 12월 비엔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다. 보은 인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지역 재계는 비엔그룹·비엔케미칼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엘시티 비리와 관련해 특혜 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은행이 비엔 측에도 특혜 대출을 해줬다는 것이다.
 


비엔그룹은 지난 2011년 3월, 대선주조를 1630억원에 인수하면서 자금난을 겪기 시작한다. 당시 비엔그룹은 인수금의 10%만 내고 90%에 해당하는 1500억원을 산업은행과 부산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았다. 그런데 인수전까지만 해도 100억원대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하던 대선주조가 인수 당해 연도인 2011년부터 100억원대 적자로 돌아선다.

부실기업에
215억 대출

기대 수익에서 200억원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대선그룹은 1500억원을 대출받은 상태였기에 금융 인수 이자비용만 연간 75억원을 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2년도부터 조선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비엔그룹의 중심 업종은 조선기자제다.

이에 비엔그룹이 선택한 카드가 바로 대출이다. 지난 2011년 6월, 조 회장은 계열사 비엔케미칼에 대한 부산은행 대출을 성사시킨다. 당시 부산은행은 총 221억원(장기대출 215억원+단기대출 6억원)을 차입해 줬다.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비엔케미칼 측은 주남공장 토지, 건물과 기계 등 258억원을 담보로 설정했다. 그러나 해당 유형자산은 2015년 공시자료 기준으로 토지 56억원(공시지가 32억원), 건물 96억원, 기계 62억원 등 총 214억원으로 부산은행이 대출해준 금액에 밑돈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비엔케미칼의 재정 상태를 봤을 때 금융권으로부터 도저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수 기업을 감사했던 부산지역 회계전문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엔케미칼의) 재무제표를 보면 꽤 장난질이 심하다. 쉽게 말해 언제 망해도 이상할 게 없는 회사인데, 장부상으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며 “2013년에 90억원을 주식 증자시켰고, 2014년 자본잠식이 일어난다. 문제는 자본잠식이 일어남에도 현금성 자산은 2014년 2억9000만원서 2015년 9억8000만원으로 약 7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자본잠식 상태인데도 현금은 불어난 것이다. 이건 장부조작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복-조성제 오작교 역할
“당선에 힘써 보은인사 받아”

또 다른 전문가는 이메일로 “(비엔케미칼의) 설립자본은 22억원이었지만, 2014년 비엔철강의 장기대여금을 현물출자 전환해 112억원으로 증자했다”며 “그런데 매년 50% 매출 상장에도 불구하고 매해 30억원가량 마이너스 나고 있다. 현재 누적적자는 12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부채로만 마이너스 252억원으로 사실상 회생 불가한 부실기업이다. 더욱이 비엔케미칼은 93억원 매출에 영업이익이 6000만원에 불과해 당해 연도 10억원이 넘는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자력에 의한 기업 회생에 전환점을 찾기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부산은행은 상환을 기대할 수 없는 기업에 대출해 준 셈이다. 금융권이 대출을 해주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이 상환 능력이라는 점에서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이에 대해 부산은행 홍보팀 관계자는 “은행서 특혜 대출이 있을 수 있겠나. 정당한 절차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비엔케미칼이 자본잠식 상태인 것은 개별 부서에서 검토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현재 부산은행은 상환을 받지 못할 상황에 처해있음에도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고 있어 더욱 의구심을 낳고 있다. 부산상의와 비엔케미칼 측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양측에 메모도 남겼지만, 답신은 오지 않았다.

때문에 지역 재계에선 수많은 의혹들이 양산되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과 이장호 BS금융지주 고문 간의 친분이 대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설이 돌고 있다. 소문에 의하면 두 사람은 그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조 회장이 이장호 고문의 부산은행장 연임을 도와주지 않아 사이가 틀어졌다고 한다.

최근 이장호 고문은 엘시티 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이장호 고문의 자택과 개인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양산되는 의혹
친분 때문에?

특수부는 이 고문이 엘시티 이 회장으로부터 금품이나 금전 혜택을 받고 1조7800억원가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이뤄지도록 부산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부산은행의 지주사인 BNK금융그룹이 지난 2015년 1월, 엘시티 시행사에 3800억원을 대출해 준 사실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 고문을 곧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엘시티 배덕광 혐의는?

검찰이 엘시티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배 의원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하고 지난 5일 새벽 돌려보냈다.

그러나 배 의원은 이날 검찰 청사를 나서면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는 기자들 앞에서 “지금까지 엘시티 측으로부터 향응과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검찰에) 확실하게 해명했다”고 말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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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