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이 노리는 사람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1.02 11:32:11
  • 호수 1095호
  • 댓글 0개

교도소 담장 위 걷는 왕년의 실세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한때 ‘끗발’ 날리던 정권 실세들이 담장 위를 걷는 신세가 됐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정부서 잘 나갔던 인사들이 줄줄이 특별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판이 커진 탓이다. 예상치 못하게 수사 대상에 오른 6인의 면면을 살펴봤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빌딩 18층.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본격 수사 착수를 알리는 현판식이 지난 달 21일 오전 9시에 열렸다. 박영수 특검과 박충근·양재식 특검보, 수석파견검사인 윤석열 검사, 어방용 수사지원단장이 줄을 당기자 하얀천이 벗겨지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이라고 적힌 현판이 드러났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박 특검과 4명의 특검보 등이 박수를 쳤다. 박 특검은 “국민의 뜻을 잘 읽고, 법과 원칙에 따라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올바른 수사를 하겠다”고 했다.

박 특검과 윤 검사 등이 박수를 치며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던 순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로 특별검사팀 소속 파견검사와 검찰 수사관, 특별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특검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작성자로 지목된 관계자들의 집무실과 자택도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지금까지 특검팀의 행보는 법조계서도 예상 밖의 일이다. 최순실 게이트의 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정권 실세들을 향해 칼날을 겨누고 있는 형국이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특검의 먹잇감이 될 위기에 처했다.

‘타깃 1호’ 김기춘


특검팀의 김 전 실장 자택 압수수색은 그에 대한 수사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브리핑서 “김 전 실장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증거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의 피의자로 입건돼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지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수사 단계에서 검찰은 김 전 실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는 데 그쳤고 압수수색 등 추가 수사를 진행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김 전 실장에 대해 2014년 김희범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게 문체부 1급 실·국장 6명의 일괄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한 혐의만 적용했다.
 

하지만 상황은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으로 급반전했고, 특검팀도 김 전 수석의 비망록을 유의미하게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이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청와대 비서관 회의 내용서 지시한 내역을 담은 비망록에는 그의 인사전횡, 권력남용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평가다.

일각서 제기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진다.

나는 새도 떨어뜨렸는데…지금은 용의자
대부분 직권남용 혐의…줄줄이 압수수색

실제로 특검팀은 현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 9473명의 이름이 적힌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 블랙리스트 배후에 김 전 실장이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재임 중 김진태 전 검찰총장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 전 총장과 자주 통화를 했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2014년 말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당시 정씨 집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서울중앙지검의 자체 판단이 아니라 김 총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던 일로 밝혀졌다.


‘특검 성패 핵심’ 우병우

우 전 수석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실을 알고도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는데도 최씨에 대해서 조사를 한 적이없다.

또 최씨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예산을 횡령하고 인사에 개입한 것에 대해서도 내사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 전 수석은 최씨의 국정농단을 알고도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해 묵인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세월호 수사를 방해한 적권남용 의혹도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2년 전 세월호 사건 수사 과정에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 전 수석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있던 2014년 6월5일 오후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해양경찰청 본청을 압수수색하던 광주지검 수사팀에 전화해 “해경 상황실 전산 서버를 압수수색해야 하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팀이 세월호 침몰 당시 청와대와 해경 간 통화 내역 등 민감한 내용이 일부 보관된 서버를 압수하려 하자 우 전 수석이 청와대 측 입장이나 의견을 전달하려 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우 전 수석은 가족회사 ‘정강’서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과 의경으로 복무한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도 있다. 가족 회사를 만들어 정강이라는 회사를 통해 개인적으로 자금을 유용한 의혹이 있다.

또 이 과정서 처가에서 부동산을 차명 보유했으며 재산 신고를 축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아들이 의경 보직을 받았는데, 경찰 간부의 운전병으로 차출돼 특혜라는 의혹도 나왔다. 당시 경찰 측은 우 전 수석 아들이 “코너링을 그렇게 잘 해서 거기에 갔다”고 해명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의 비위 의혹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팀의 수사서류를 지난달 26일 인수했다. 특검팀은 이날 검찰 특별수사팀으로부터 우 전 수석의 비리 의혹을 수사한 서류 사본을 넘겨받았다. 특검팀이 우 전 수석의 비위 의혹 전반에 관한 자료를 확보한 것은 특검법에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최순실 비호, 직권남용 의혹 외에 우 전 수석의 개인 비리 혐의 전반으로 수사 범위를 넓힐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부상하는 의혹’ 조윤선

특검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조 장관이 그 리스트를 작성 및 관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문체부는 가장 먼저 측근비리의 진원지로 지목받았다.

이른바 ‘최순실 차은택 예산’은 조 장관이 장관직에 앉은 뒤 수천억원대로 불어났다. 문화계 인사들에 대한 폭넓은 보복 조처를 시사하는 블랙리스트도 발견됐다. 블랙리스트는 반정부인사로 분류할 만한 문화계 인사들의 이름과 직업이 빼곡하게 나열된 명단이다.
 

2014∼2015년 작성된 것으로 파악된 블랙리스트에는 박원순·문재인 등 야권 정계 인사를 지지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명목을 들어 낙인을 찍은 경우도 수천명에 달했다. 조 장관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해당 리스트가 실제로 있느냐는 질문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부인한 바 있다.

이에 따른 위증, 증거인멸 의혹 등의 조사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조 장관은 문체부 관계자에게 서울 서계동 사무실에 있는 자신의 컴퓨터를 교체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문체부는 블랙리스트 관련 작업을 했던 문체부 예술정책국 예술정책과의 컴퓨터 2대 하드디스크를 지난달 초 교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조 장관과 김 전 실장은 현 정권이 불편해하는 문화계 인사 1만여명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관리한 혐의로 지난 12일, 문화예술단체로부터 특검에 고발됐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 책임자와 작성 경위 등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도 예상된다.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당시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을 소환키로 했다.

‘못잡나 안잡나’
[정유라]

특검팀이 독일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를 지난달 27일,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했다.(정씨는 지난 1일(현지시각), 덴마크의 올보르시 한 주택서 현지경찰에 의해 불법체류죄로 체포됨) 특검팀 측은 “정유라씨에 대해 금일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며 “인터폴 적색수배는 여권 무효화를 신청만 해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해 곧바로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적색수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리는 국제수배다. 180여개 인터폴 회원국 어디서든 신병이 확보되면 수배한 국가로 강제 압송된다.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나 조직폭력사범, 50억원 이상의 경제사범 등이 주 대상이지만 그 외 체포영장이 발부된 주요 형사범도 요청 가능하다.

특검팀은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 등을 받는 정씨에 대해 법원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독일 사법당국과의 공조 절차에 들어갔다. 정씨를 기소중지·지명수배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외교부를 통한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착수했다. 정씨는 독일 현지서 변호인을 선임하고 특검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도 보강수사를 벌여 정씨 부정입학과 교육부 주요 재정지원사업 수주 간 대가성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화여대는 올해 교육부 주요 재정지원사업 총 9건 중 8건을 따낸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정씨의 특혜입학 의혹과 관련해 면접위원 및 교직원들을 줄소환한 바 있다. 최 전 총장과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 핵심 관계자들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연금으로 장난?’ 문형표

문형표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있던 2014년 7월, 산하기관인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을 의결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27일, 문 이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으며 이튿날 오전 1시경 긴급체포했다.
 

국민연금은 당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의 의견을 듣지 않고 기금운용본부 소속 투자위원회 결정만으로 찬성을 의결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합병 반대 권고도 무시됐다.

칼날 피해갈 수 있을까
뇌물 혐의 입증이 관건

특검은 이처럼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을 밀어붙이는 과정에 청와대 등 윗선의 입김이 들어간 게 아닌지, 문 이사장이 여기에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게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문 이사장이 국민연금 의사 결정 과정에 관여한 정황은 이미 드러나 있다. ‘청와대 뜻’을 거론하며 합병 찬성을 종용했다는 증언이 있기 때문이다. 

특검도 “문형표 당시 장관이 합병 찬성을 직접 지시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러한 의혹을 확인하고자 문 이사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영장에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이사장은 지난해 11월24일 검찰 소환 조사에서 “국민연금 의사 결정에 관여한 바 없고, 청와대 지시나 삼성 측과의 사전 교감도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최 민원 해결?’ 홍완선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장이 삼성 합병 당시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특검팀에 두 차례 걸쳐 밤샘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지난달 26일 오전 9시30분쯤 홍 전 본부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한차례 불러 이튿날 새벽까지 밤샘 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다음날 특검 사무실로 재소환했다.

앞선 조사에서 특검팀은 홍 전 본부장을 상대로 삼성이 최씨 측에 제공한 자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을 국민연금이 승인한 대가에 해당하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 전 본부장이 고문으로 있는 투자회사인 프라이머리 인베스트먼트에 삼성이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도 특검팀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특검팀은 홍 전 본부장을 포함한 합병 의결 과정의 핵심 관계자 조사와 국민연금·복지부 압수수색 등을 통해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삼성 ‘합병 민원’을 해결해주려 국민연금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검팀은 홍 전 본부장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영장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