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1등’ 현대백화점 비결

1년 절치부심 열매는 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3차 면세점 대전의 승자가 가려졌다. 지난달 17일, 서울 시내 면세점 대기업 군 특허권 심사에서 현대백화점과 롯데면세점, 신세계DF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현대백화점은 종합점수 1위로 면세점 특허권을 거머쥐면서 2015년 이후 1년5개월 만에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 7월, 이른바 1차 면세점 대전서 고배를 마신 아픈 기억이 있다. 그것도 심사에 참여한 7개 대기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꼴찌’를 기록, 치욕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후 현대백화점은 그해 11월 입찰전을 건너뛰고 1년을 절치부심한 끝에 1위로 뛰어올랐다. 현대백화점이 재도전 끝에 면세점 시장에 입성하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칼 갈았다

이번 면세점 대전에는 사업자로 선정된 3곳과 HDC신라, SK네트웍스 등 5개사가 참여했다. 관세청은 5개사의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 결과를 심사했다. 5개사 모두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해 사업 비전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에 응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관세청의 평가기준은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지속가능성·재무건전성 등 경영능력(3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상생협력 노력 정도(150점) 등 5가지로 1000점 만점이다.

지난 심사 때와는 달리 후보 업체들의 점수가 처음으로 공개된 이번 심사에서 현대백화점은 총점 801.5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고 롯데면세점(800.10점), 신세계DF(769.60점)가 뒤를 이었다.


항목별 세부점수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보세화물관리 시설의 적정성(46.67점), 사업의 지속가능성(113.00점), 중소기업 지원방안의 적정성(74.11점), 경제 사회발전 기여도(59.00점)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140.88점)에 조금 뒤졌지만 재무건전성 및 투자규모의 적정성 항목서도 136.33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차서 꼴찌 고배…재수 끝에 수석 입성
사업지속성·재무건전성 높은 점수 받아

현대백화점은 1년 동안 면세점 특허심사 기준에 부합할 만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현대백화점이 다른 2곳과 비교했을 때 가장 압도한 항목은 사업의 지속가능성 부문이다. 이는 모기업의 유통 노하우와 탄탄한 재무건전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사가 진행되기 전부터 현대백화점은 입찰에 참가한 5개사 중 재무건전성 평가서 가장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자기자본 비율, 유동비율, 이자보상배율, 부채비율 등 4가지 조사 항목 중 3개 항목서 1위를 기록하며 타 업체를 압도했다. 180점으로 배점이 가장 높은 재무건전성 부문서 신세계DF(84.71점)를 크게 압도한 것이 종합 1위의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150점이 배점된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공헌도 항목서도 현대백화점은 133.11점으로 롯데면세점과 신세계DF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세부적으로 중소기업 지원방안의 적정성(80점)서 74.11점, 경제·사회발전 기여도(70점)서 59.00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사업자 선정 발표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총 500억원 규모의 사회 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10월에는 강남돌 테마파크 조성, 한류스타 거리 확장, ‘한류스타 슈퍼 콘서트(가칭)’ 개최 등 300억원 규모의 관광 인프라 개발 계획을 알렸다. 여기에 지역문화 육성과 소외계층 지원에 200억원을 추가로 내놓다는 지원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500억원은 현대백화점이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향후 5년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업이익의 20%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의 공격적인 지원 계획은 공헌도 항목서 높은 점수로 치환됐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상생방안도 심사위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10월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전체 매장 면적에 41.1%에 해당하는 4482㎡(약1358평)에 국산품 매장을 구성해 국내 브랜드의 판로 확대 및 판매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면세점 운영 5년차에는 이 비율을 더 높여 50%를 국산품 판매 공간으로 꾸리기로 했다. 또 중소·중견기업 매장을 에스컬레이터 주변이나 벽면 매장 등 면세점 내에서 매출 효율이 좋은 자리에 우선 배치하고 판매 실적과 상관없이 2년 이상 매장 유지 기간을 보장, 지속가능한 성장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보세화물의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일찌감치 시스템 전반을 준비했다. 면세점 통합IT 시스템업체인 도시바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보안시설 및 인력과 보세화물관리 관련 전문 업체와 잇따라 양해각서를 맺었다. 그 결과 보세화물관리의 안정성과 적정성 항목(170점)에서 신세계DF(158.44점)에 이어 156.23점을 얻었다.

정지선의 공격경영 큰 역할
초대형 럭셔리 면세점 포부

K뷰티와 K패션, K푸드 등 4가지 테마를 기본으로 한 한류체험 공간 방안을 포함, 면세점 인근 코엑스 일대가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아시아 최대 랜드마크이자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항목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1년 반 만에 업계 평가가 바뀐 이유로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첫손에 꼽힌다. 현대백화점의 특허 획득은 정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4월 관세청의 면세점 추가 특허 계획 발표 이후 계획서와 준비 상황을 직접 챙기는 등 임직원들을 끊임없이 독려했다는 후문이다.

또 지난해 11월 말 면세사업의 총책임자인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사장을 현대백화점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을 단행,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부회장은 심사 직전 진행한 프레젠테이션서 발표자로 나섰고, 특허권 획득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사업 성공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 회장은 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직후 “기존 면세점과 차별화된 면세점을 구현해 시장에 활력을 주고 선의의 경쟁을 촉발시켜 면세점 서비스 품질 제고를 통한 관광객의 편의 증진 등 국내 면세점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장이 팍팍


특허를 따낸 것에 그치지 않고 현대백화점이 지닌 ‘초대형 럭셔리’ 개념을 면세점에 접목, 차별화된 고급면세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그의 장기인 ‘공격경영’이 면세점 사업에도 적용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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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