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2016 최고의 이슈메이커 '베스트&워스트'

'격변의 병신년' 한반도 달군 핫피플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원숭이가 가고 닭이 온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16년도 이제 다 갔다. 매년 수많은 일이 일어나지만 올해만큼 다양한 인물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 해도 드물 듯하다. 국민들에게 뿌듯함을 안겨준 인물, 좌절감을 준 인물 등 병신년 한해 최고의 이슈메이커들을 뽑아봤다.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1월에는 기록적인 폭설로 제주공항이 폐쇄되는 일이 있었다. 2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는 4월, 20대 총선서 여소야대로 정치권 지형을 바꿔놓았다. 5월 강남역 살인사건과 구의역 사고는 전 국민을 분노와 슬픔에 휩싸이게 했다. 8월 브라질 리우올림픽서 우리 선수들은 좌절한 국민들에게 희망찬 소식을 전했다. 9월부터는 암울한 소식이 이어졌다. 경주에 규모 5.8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고, 대통령과 비선 실세가 연루된 국정농단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최고냐 최악이냐
희망·좌절 동시에

▲‘알파고 이긴’ 이세돌 = 바둑은 기계가 아무리 발달해도 정복당하지 않을 최후의 영역이라고 여겼다.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 직전까지도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인간의 낙승을 예측했다.

예측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내리 3판을 이기면서 깨졌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인류를 놀라게 한 기계의 승리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세돌 9단의 ‘1승’은 어마어마한 의미로 다가왔다. 그는 4국에서 ‘신의 한수’라 불리는 78번째 수로 알파고를 혼란에 빠뜨렸다. 알파고는 180수만에 ‘AlphaGo resign’ 메시지로 패배를 인정했다.

인간이 압도적인 능력을 지닌 기계에 거둔 1승은 곧바로 이세돌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세 번을 연이어 패한 후에도 끊임없이 연구해 기어코 1승을 따낸 이세돌 9단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신선한 자극이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특히 1승 4패로 알파고와의 대국을 마친 후 “인간이 진 것이 아니라 이세돌이 진 겁니다” 등 이세돌 어록은 전 국민을 열광하게 했다. 뛰어난 실력과 함께 거침없는 언변으로 ‘바둑계 아웃사이더’였던 이세돌 9단은 대국 이후 국민기사로 떠올랐다. 광고·출판계의 러브콜이 줄을 이었고, 때 아닌 깜짝 바둑 열풍까지 불었다.
 

▲‘채식주의자’ 한강 = “깊이 잠든 한국에 감사드린다.”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감이다. 영국 런던에서 전해온 낭보는 한국 문학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불리는 맨부커상은 작가와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수여되는 상이다.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지 <창작과 비평>에 처음 소개된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등 3편의 중편 소설을 엮은 연작소설로 한 여성이 극단적으로 육식을 거부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보이드 턴킨 심사위원장은 “압축적이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소설이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벌써…평탄지 않았던 365일
“나라에 즐거운 일이 없었다”
되돌아보니 고개 절레절레

맨부커상 수상으로 5월 한 달을 달군 한강 작가의 이름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가 터지면서 다시 떠올랐다. 지난 13일 한강 작가는 광주 5·18기념 문화센터에서 열린 인문학 강좌에서 “<소년이 온다>를 낸 순간부터 제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하더라고요”라며 “5·18이 아직 청산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뼈아픕니다”라고 말했다.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룬 작품으로 1980년 5월 광주의 어린 소년 동호와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다.
 


▲‘할 수 있다’ 박상영 = 21살의 검객 박상영은 모두가 패배를 예상하던 그 때 ‘할 수 있다’를 연거푸 중얼거렸다. 세계랭킹 3위 헝가리의 임레 게저 선수에 10-14로 지고 있던 2피리어드 직후 휴식시간이었다. 박상영의 중얼거림은 기적으로 변했다. 마지막 47초 동안 내리 5점을 뽑은 박상영은 15-14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에페 종목은 사브르나 플뢰레와 달리 전신 공격이 가능하고 양 선수가 동시에 서로를 타격하면 점수가 함께 올라간다. 그렇기에 박상영의 승리는 더욱 짜릿했다. 박상영의 ‘할 수 있다’가 잡힌 동영상은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운동을 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박상영의 모습에 국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상영은 지난 9월 제43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나의 간절함이 국민께 힘이 됐다면 정말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해 큰 호응을 받았다.

국민에게 희망을
즐거움 준 사람들

▲‘부패 방지’ 김영란 = 지난 9월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됐다. 김영란법은 2011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처음 제안하고 2012년 발의한 법으로, 2015년 3월 공포됐다.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9월 시행된 김영란법은 사회 곳곳의 변화를 가져왔다.

김영란법의 핵심은 공직자 등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받기로 약속할 경우 직무연관성을 불문하고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자인 공직자에는 공무원을 비롯,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사 임직원 등이 포함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국민의 대다수는 김영란법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지난 13일 한국행정연구원은 일반 국민, 기업인, 공직자, 정치인, 법 시행에 영향을 받는 유통업 종사자 등 총 35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1%는 김영란법 도입과 시행에 찬성 의사를 드러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3000개 전국 소상공인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5.2%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1년 평정’ 김은숙 = 올 한해 드라마 시장은 김은숙 작가가 꽉 잡았다. 올해 초 <태양의 후예>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연말에는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은숙 작가는 김수현, 박지은 등 걸출한 스타 작가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병원서 사용한 가명이 작가가 만든 가상 인물 ‘길라임’으로 드러나면서 다시금 화제가 된 <시크릿 가든>부터 <파리의 연인> <온에어> <상속자들> 등 다수의 화제작을 썼다. 지난 2월 SBS서 방영한 <태양의 후예>는 재난 지역에서 만난 군인과 의사의 사랑을 그려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TV드라마 시청률이 하향세에 접어든 시기에 친 ‘대박’이었다.

남자 주인공인 송중기는 전역하자마자 출연한 작품으로 명실상부한 한류 스타가 됐다. <태양의 후예>가 사전 제작 방식으로 방영되면서 드라마 사전 제작 열풍이 불기도 했다.


최근 방영 중인 <도깨비>는 도깨비, 저승사자 등 판타지적 요소에 로맨틱 코미디를 적절히 섞어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도깨비>는 케이블 tvN에서 방송하고 있지만 지상파를 압도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6회분의 경우 평균 12.9%, 최고 14%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이게 나라냐”
국민들 좌절

▲‘나라 망친’ 박근혜·최순실 = 올해 하반기 불거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는 대학생이 뽑은 올해의 인물 1·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박-최 게이트로 최근 몇 달 새 나라의 뿌리를 뒤흔든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고, 그 중 몇몇은 사실로 밝혀져 국민들은 경악했다.

지난 2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갖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지난 7월 TV조선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재단 설립·모금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보도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지 5개월여 만이다.

특히 10월24일 연설문 등 청와대 핵심 문건에 최순실씨가 개입한 정황이 담긴 태블릿PC가 JTBC에 의해 공개되면서 상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박 대통령은 10월25일, 11월4일, 11월29일 세 차례에 걸쳐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지만 봇물처럼 터져 나온 국민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10월29일 처음 시작된 촛불집회는 지난 12월3일 6차 촛불집회에 사상 최대 인원인 232만명이 집결하면서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이끌어냈다. 탄핵소추안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가 현재 심리 중에 있다.

최순실씨 등 연루된 인물들에 대한 재판, 특검팀 수사, 헌법재판소 심리 등 사후 조치 와중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어 박-최 게이트는 정유년에도 나라를 달굴 것으로 보인다.
 

▲‘국민 밉상’ 이정현·우병우 = 지난 16일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일괄 사퇴했다. 원내대표 자리에 친박계 정우택 의원을 앉힌 후였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월 취임한 이래 4개월 동안 숱한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는 지지율 4%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손에 장을 지진다’ 등의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 전 대표의 대통령을 향한 비뚤어진 충성은 사무처 당직자들뿐만 아니라 같은 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외면당했다. 국민들의 조롱과 비판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 전 대표 못지않게 전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는 인물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꼽힌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이른바 국조특위의 동행명령장 수령을 거부하는 등 꼼수를 써가며 법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보다 못한 몇몇 정치인들은 우 전 수석에게 현상금을 걸었고,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 등 누리꾼들의 추적이 이어졌다.

결국 우 전 수석은 지난 22일, 5차 청문회에 출석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11월,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에 출두한 바 있다. 당시 우 전 수석이 팔짱을 낀 채 서있고, 그 앞에 검사들이 손을 모으고 있는 모습이 <조선일보> 카메라에 포착돼 ‘황제 수사’ 등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성추문 몰락’ 박유천 = 올 한해 가장 나락으로 떨어진 한류스타를 뽑으라면 박유천의 이름이 첫손에 꼽힐 듯하다. 성추문으로 얼룩진 연예계서도 박유천의 성폭행 피소사건은 충격적이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영화 <해무> 등에서 바른 청년 이미지를 구축했던 그였기에 그 파급력은 더욱 컸다.

그나마 올림픽·바둑이 위안
오랜만에 문화계 경사도 화제

지난 6월 유흥업소 종업원 A씨는 박유천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업소의 방 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연달아 세 명의 여성이 화장실, 박유천의 집 욕실 등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나섰다.

피소 당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이던 박유천은 연가와 병가를 다른 요원들보다 훨씬 많이 쓴 사실이 알려지는 등 근무태만 사실까지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수개월의 수사 끝에 성폭행 혐의는 벗었지만 성매매 의혹 등은 여전히 조사 중인 상태다.
 

▲‘악재 폭탄’ 신동빈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부터 쉴 틈 없이 몰아친 악재에 정신이 없을 듯하다. 지난해 7월 시작된 형 신동주 에스디에이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부터 올해 검찰 수사,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이이원 부회장 자살 등 갖가지 문제가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그 과정서 롯데의 기업 이미지는 바닥까지 추락했고, 그룹 경영활동은 엉망으로 꼬였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신 회장은 올해 그룹의 재도약을 꿈꿨다.

그러던 중 진행된 검찰 수사에 롯데는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다. 검찰 수사는 롯데 총수 일가를 정조준했고, 계열사 임직원들이 줄줄이 소환됐다. 그러면서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되는 등 그룹 경영은 마비됐다. 검찰수사 과정에서 이인원 부회장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신 회장은 자신의 최측근을 잃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검찰수사가 일단락된 이후에도 문제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의혹의 진원지인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롯데가 기금을 출연했기 때문이다. 박영수 특검팀은 기업들이 기금을 출연하는 과정에서 대가성이 있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파헤치고 있다.

나락으로 떨어진
논란의 연예인들

▲‘불륜 낙인’ 김민희 = 최근 영화 <아가씨>가 미국 비평가상을 싹쓸이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영국 소설가 새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아가씨>는 탄탄한 스토리와 화려한 미장센,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로 국내에서 400만 관객을 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남성 중심의 영화판서 여배우 두 명을 앞세운 퀴어 영화의 성공에는 배우 김민희의 공이 컸다는 말이 나온다. 김민희는 예전부터 ‘발연기의 대명사’로 불렸다. 그랬던 그녀가 변영주 감독의 <화차>부터 연기를 인정받더니 <아가씨>서 만개한 것. 실제 김민희는 <아가씨>를 통해 디렉터스컷어워즈,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배우로서 활짝 필 것 같았던 김민희가 나락으로 떨어진 건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설이 퍼지면서다. <아가씨> 상영 막바지에 터져 나온 감독과 여배우의 염문설은 김민희의 이미지를 난도질했다. 홍 감독이 아내와 딸이 있는 유부남이었기에 김민희는 불륜, 가정파괴 등으로 누리꾼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감독들은 시상식서 “민희야 감독들은 너를 사랑한단다”라며 김민희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해 복귀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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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