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신당 프로젝트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6.12.26 09:57:04
  • 호수 10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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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모시고' 안철수 '손잡고'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이 창당 이래 최초로 분당의 기로에 섰다. 비박(비 박근혜)계 의원 34명은 최근 탈당결의문을 통해 친박(친 박근혜)계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들은 오는 27일, 새누리당을 전격 탈당하기로 합의했다. 원내 제4당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이 당의 정체성은 당연지사 ‘친박계 퇴진’이다. 사생결단의 격전이 지금 막 시작되려 하고 있다.

흔하디흔한 드라마처럼 집안싸움이 결국 결별로 끝나기 직전이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4명은 친박계와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을 통보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그래서인지 친박계도 담담히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광화문서 일어난 촛불혁명에 비박계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지만, 친박계는 눈과 귀를 닫아왔다. 성향이 다른 두 계파의 분열은 일면 합리적으로 보인다.

비박계 분당
결의문 발표

비박계 의원들은 지난 21일, 회동 직후 탈당결의문을 발표했다. 그들은 친박계를 가짜 보수라 정의했다. 진정한 보수를 위해 ‘혁신’과 ‘개혁’에 나서겠다는 뜻도 전했다. 비박계는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킨 친박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새 출발을 하기로 다짐했다”며 “친박·친문(친 문재인) 패권정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듦으로써, 안정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 정치의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들은 주호영·정병국 의원을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선임하고 향후 일정 등을 논의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내년 설 연휴 전까지 창당발기인대회와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에 중앙당 등록까지 완료하면 원내 4당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원내교섭단체 요건은 현역 국회의원 20명으로 이변이 없는 한 원내 입성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큰 틀에서 기존 새누리당 당헌·당규를 벤치마킹하면서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 국정농단과는 분명히 선을 그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두 계파는 봉합의 실낱같은 적기가 있었다. 원내대표·비대위원장 물밑협상이 그것이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물러나면서 공백이 된 원내사령탑 자리를 두고 친박계 정우택 후보와 비박계 나경원 후보가 경합을 펼쳤다. 결과는 정 후보의 7표차 신승으로 끝났다(총 119표 중 정 후보 62표, 나 후보 55표, 기권 2표).
 

선거 전 두 계파 사이에는 몇 차례 봉합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양측 계파의 좌장 격인 친박계 서청원 의원과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는 원내대표직을 두고 두 계파가 선거전을 치를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형국이 될 것이란 데 공감했다는 것이다. 이에 경선 대신 주호영 의원을 원내대표로, 이명수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각각 합의 추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주자급
무더기 탈당

그러나 그 대가로 친박계가 공동 비대위원장 카드를 꺼내들면서 협상은 깨졌다. 최종적으로 친박계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전권 비대위원장’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시 새로운 원대사령탑인 정우택 원내대표는 “유 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되면 당이 풍비박산 날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

한때 유 전 원내대표의 런닝메이트였던 원유철 의원도 “외부인사를 모셔 당내 갈등을 봉합시키고 나아가서는 쇄신도 해서 내년 대선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사실상 거부의사를 드러냈다.

결국 오랜 불신의 벽을 넘지 못하고 갈라서게 됐지만, 친박계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서청원 의원은 최근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분당이야 한두 번 봤느냐. 나가면 나가고 남는 사람은 남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경환 의원도 유 전 원내대표의 탈당에 대해 “그건 자신의 정치적 판단”이라며 선을 그었다.

신당의 핵심 멤버는 누가 뭐래도 과거 ‘K-Y라인’으로 불렸던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다. 김 전 대표는 탈당결의문 발표 하루 전, 유 전 원내대표를 만나 “창당 작업을 주도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전 대표 측이 유 전 원내대표에게 “배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전 대표가 만들 테니 그 배의 선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유 전 원내대표가 이를 고사함으로 인해 주호영·정병국 의원이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게 됐다. 비록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는 전면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지만, 비박계 좌장과 차기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두 사람은 새로운 배의 실질적인 선주와 선장인 셈이다.

비박계 30여명 집단 탈당 초읽기
덤덤한 친박계 “나갈 사람 나가”

앞서 김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 공천서 탈락하자 신당 창당을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김 전 대표는 김덕룡 전 의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 등과 함께 ‘YS신당’을 만들 계획을 세웠으나, 막판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백지화됐다. 그러나 그는 이번 창당을 주도, 4년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박계 신당이 ‘김무성 신당’이라 불리는 이유다.

김무성 신당은 단숨에 친박계 대항마로 떠올랐다. 일찍이 특정 당을 겨냥해 새로운 당이 만들어진 경우는 여럿 있었지만, 이처럼 특정 계파를 겨냥한 당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 친박계 인사들이 ‘친박연대’를 만들었지만, 김무성 신당과 친박연대는 결이 다르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친박연대는 친이(친 이명박)계 공천 학살이 자행되자 서청원, 홍사덕 등 친박계가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표는 당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친박연대가 지난 2011년 2월 한나라당과 합당할 수 있었던 이유도 전적으로 박 전 대표가 당에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비박계의 이번 탈당은 가산을 송두리째 들고 나온다는 점에서 다르다. 김 전 대표, 유 전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일찍이 새누리당을 박차고 나왔던 남경필 경기도지사까지,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들 모두 새누리당을 떠날 방침이다.

탈당도 함께
K-Y ‘투톱’

때문에 정치권은 향후 새누리당과 김무성 신당의 합당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만약 두 계파가 다시 합친다고 하더라도 그 시점은 대선 후가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한쪽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을 때만 재결합의 가능성이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선 전 재결합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두 계파의 감정의 골은 박 대통령과의 심리적 거리 차이일 뿐 기본적인 이념과 성향은 차별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보수정권 재창출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서로 손을 잡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비박계 중진 정병국 의원은 탈당결의문을 발표한 날 친박계와의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 “친박계와 합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과연 김무성 신당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중앙선관위는 2016년 4분기 전체 의석수 294석 중 129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에게 36억9160만원을 지급했다. 김무성 신당이 창당될 경우 빠르면 내년 1분기부터 경상보조금을 지급받게 된다.

만약 원내교섭단체 구성의 커트라인인 20명으로 시작한다면 14억6242만원, 35명이면 15억8893만원, 인원이 늘어 37명이면 16억499만원을 중앙선관위로부터 받게 된다. 재정적으론 새누리당 친박계가 앞서는 것이다.


그러나 정권재창출 가능성만 놓고 따지면 김무성 신당이 우세하다. 현재 보유한 대선주자군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까지 영입한다면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이미 반 총장은 박 대통령을 비난하며 결별을 통보한 상태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자리서 그는 “한국 국민은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 총장의 최종 행선지는 어디가 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내년 설 이후 창당, 보조금 16억
국민의당 연대해 캐스팅보트 쥘까

김무성 신당과 국민의당이 반 총장 영입에 가장 적극적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김무성 신당 입장서 본다면 반 총장 영입은 새누리당의 ‘후속 탈당’을 불러올 카드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미 정치권에선 최대 20여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2차 탈당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불임 정당’으로 전락한다면 강성 친박계 인사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은 자연스레 당을 떠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분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반 총장과 함께할 수 있는 현역 의원들이 상당수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무성 신당과 국민의당의 연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친박계 공세를 위해 두 당이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해관계는 서로 맞아떨어진다. 대부분 의원들의 지역구가 수도권과 경남 지역인 김무성 신당 입장에선 연대가 당의 토대를 닦아줄 자양분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도 지지부진한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을 연대카드로 뚫을 수 있다. 무엇보다 연대했을 때 기대되는 최소 60여명(국민의당 38석 + 김무성 신당 30여명)의 맨파워는 향후 캐스팅보트로서의 중요도를 높여줄 수 있는 요소다.

“반 영입은
탈당 도화선”

최근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김무성 신당과 국민의당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회색정치의 공간을 줄인다는 점에서 안 전 대표와 비박계의 연대는 한국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철수-비박계 연대가 형성된다면 (국민의당은) 보수의 정체성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보고, 아마 호남 아디오(결별) 선언이 되지 않겠나”라고 역효과가 날 수 있음을 경고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친박계 모임 미스터리

새누리당 친박계 모임 ‘혁신과통합보수연합’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별다른 활동도 없이 결성 일주일 만에 해산했기 때문이다. 이름에서 나온 ‘혁신’과 ‘통합’에 대한 어떠한 성찰도 없었다. 해당 모임은 지난 13일 결성됐다. 친박계 의원 50여명이 참여했고, 정갑윤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이 모임은 원내대표 경선이 있었던 지난 16일 이후 4일 만에 전격 해체됐다.

모임이 해산되기 전 당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졌기 때문일까. 일각에선 모임의 목적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계파 세를 과시, 친박계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 아니었냐는 것이다.

모임서 나오는 발언들이 오히려 당내 분란을 키웠다는 점에서 의혹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해산을 밝힌 그들은 “‘최순실 사태’의 책임에서 친박계는 물론 비박계도 자유롭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시류에 편승한 일부 의원이 책임을 회피하고 ‘쇄신’ ‘개혁적 투사’로 자처하는 것은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비박계를 자극, 갈등만 확산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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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