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손학규-정진석 3자 막후 연대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6.12.12 10:50:52
  • 호수 10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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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에 주판 퉁긴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대선주자들의 발도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여러 이합집산의 수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 중 반기문, 손학규, 정진석의 연대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곤욕을 치른 세 사람이 손을 잡고 여권의 권력 재창출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최순실 게이트’로 소위 피를 본 사람은 비단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만이 아니다. 친박(친 박근혜)계 대선주자로 꼽혀왔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선가도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의욕적으로 당진 토굴 생활을 청산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상임고문은 이번 사태로 정계 복귀가 완전히 묻혀버렸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당 존립 위기서 당을 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에 놓였다.

이합집산

더민주 김종인 전 대표는 최근 반 총장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서 “반기문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며 “(내년) 1월에 나와서 자기 나름대로 세력 규합을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이번 예상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반 총장이 새로운 보수진영을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입장이 가장 어려운데 과연 정당의 모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을 아마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보수진영서 하나의 세력을 형성해야 할 테니 그런 측면에서 하나의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이는 반 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결합 시나리오와는 결이 다르다. 앞서 정치권에선 갈 곳 잃은 반 총장에게 국민의당이 영입 제안을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국민의당의 경우 안 전 대표가 대권을 도전하기 위해 만든 당이기 때문에 자신보다 지지율이 높은 반 총장을 영입할 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반 총장의 신당 창당설이 더해져 김 전 대표의 발언이 힘을 받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최근 익명의 반 총장 핵심 측근의 입을 빌어 신당 창당설에 불을 지폈다. 반 총장이 내년 1월 중순 귀국해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측근은 “반 총장은 새누리당이나 기존 정당으로는 안 나온다.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며 “원래 그런 구도였다. 친박 쪽에서 구애했을 뿐 애초에 친박 쪽 인사가 아니었고 국민의당에 갈 생각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새누리당은 이미 신임을 잃었고 곧 쪼개질 것이다. ‘중도’를 표방하는 당을 만들면 붙으려는 인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기울어진 새누리당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 총장이 중도 신당을 만들었을 때 과연 러닝메이트는 누가 될 것인가. 국내 정치세력이 없는 반 총장으로서는 꼭 풀어야 할 숙제가 누구와 함께 하느냐다. 반 총장의 단독 신당 창당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은 이미 정치권서 기정사실화된 이야기다. 자연스레 손 전 고문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정치권서 흘러나온다.

손 전 고문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 의욕적으로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10월20일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꺼져버린 경제성장의 엔진을 갈아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걸음으로 뚜벅뚜벅 나아가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자신이 개헌을 이끌어 보겠다는 사실상의 대권 출마 선언이었다. 이러한 그의 의욕적 움직임은 박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정치권서 개헌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하면서 힘을 받는 듯했다. 그러나 곧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개헌’은 동력을 상실했다. 더불어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마저 그 힘을 잃어버렸다.


반기문-손학규 중도 신당 만들 수도
정진석 지원, 정권 재창출 효과 노려

손 전 고문 입장에선 어떻게든 잃어버린 대중의 관심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이에 반 총장과 함께 신당을 창당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이미 더민주를 탈당한 상황이라 당적에 따른 제약도 없다. 정치적 궁합도 두 사람이 잘 맞을 수 있다는 해석이 정치권 일각서 나온다. 손 전 고문은 한나라당을 탈당해 더민주로 옮긴 경우라 중도에도 맞다는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이 제3지대서 만나는 그림이 그려진다. 여기에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원외서 3지대 형성에 주력하는 인사들까지 합쳐지면 그 힘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다.

정 전 의장은 최근 자신이 주장하는 제3지대와 관련, “반 총장도 귀국하게 되면 충분한 논의가 가능하다”며 친박·친문(친 문재인)을 제외한 모든 이들과 손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 전 고문에 대해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사이”라며 “앞으로 양극단을 제외한 3지대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모양새로 운영할 것인지, 또 개헌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것들에 대해 서로 의견 교환을 했다. 점차 그 생각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뜻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직접 신당 창당에 합류하는 건 아니지만, 외곽서 반 총장과 손 전 고문을 지원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새누리당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사실상 불임 정당이 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9일 공개한 정당지지율에 따르면, 더민주 35%, 새누리당 13%, 국민의당 13%, 정의당 7%, 없음·의견 유보 31%로 조사됐다(6일~8일,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 무작위 추출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은 27%).

새누리당 지지율은 국민의당과 동률을 이룰 정도로 추락했다. 새누리당의 2015년 한 해 지지도 평균이 41%였음을 감안하면 추락 정도는 상상 그 이상이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서 정 원내대표가 중도 성향의 당을 지원해 새누리당이 정권을 잡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노릴 것이란 예상도 무리는 아니다.

친박·친문 제외

분명 세 사람의 이해관계는 맞아떨어진다. 조기 대선이니 만큼 변수도 상당하다. 매주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더민주와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과연 차기 정권은 누가 잡게 될 것인가. 분명한 것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차기 대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을 것이란 점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반기문 당선 가능성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코노미스트>는 ‘각성과 분열이 반기문을 대통령으로 만들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16년 만에 다수당 지위를 잃고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로 고민에 빠진 새누리당이 반 총장에 눈을 돌려 그의 영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 총장이 캐스팅보트를 쥔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eh 주목했다. 반 총장이 북핵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빈곤 문제’ ‘청년 취업난 해소’ 등을 해소할 능력이 과연 반 총장에게 있을 지는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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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