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 정윤회 기획설 막전막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6.11.29 08:52:11
  • 호수 10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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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키운 진짜 조력자 따로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최순실 게이트’가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에 의해 촉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말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던 정두언 전 의원이 처음 공론화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정가에선 이를 둘러싼 추가 의혹이 나오고 있다. 정씨의 배후에 이번 게이트를 움직이는 또 다른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의혹이다. 과연 장막 뒤에는 누가 있는 것일까.

지난 2014년 11월,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이 정국을 덮쳤다.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이 존재한다는 소식이 <세계일보>를 통해 최초 보도됐다. 주요 언론사는 이를 대서특필하며 관심을 쏟았다.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관련 보도에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이른바 찌라시(증권가 정보지)에 불과하다”고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 또한 “문서 유출은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고, 찌라시에 나라가 흔들리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정윤회 의혹
정국 뒤덮어

문건은 청와대 내부 권력 다툼을 담고 있다. 정씨와 문고리 3인방(정호성·안봉근·이재만)이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몰아내고자 사퇴설을 확대·재생산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실장은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 박관천 경정 등을 시켜 정보를 수집해 오도록 지시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정윤회 문건’이다.

이때 조 비서관은 박 대통령 동생 박지만씨로부터 “정씨가 나를 미행했다”는 첩보를 입수, <시사저널>을 통해 최초 보도됐다. 당시 관련자들에 대한 폭로전은 정국을 뒤덮었다.


해당 건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는 문건 내용의 진위보다 유출 경위에 맞춰졌다. 검찰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서 “비선 실세의 만남이나 국정 개입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선 실세의 만남은 없었다던 검찰의 발표는 최근 신뢰를 잃었다. 정윤회 문건 파동이 터진 후 당시 십상시로 지목된 인사들이 강남의 한 중식당에 자주 모였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번 ‘최순실 게이트’서도 해당 식당에 최씨 일가 사람들이 주요 만남을 가졌던 곳으로 드러났다. 결국 검찰 수사의 진위에 의문이 남게 됐다.

문건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일단락되면서 정씨가 비선 실세라는 의혹도 함께 묻혔다. 그러나 최근 다시 정씨의 이름이 정가에서 거론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정씨의 폭로로 촉발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지난달 말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가 박 대통령에게 앙심을 품은 정씨의 복수극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정 전 의원은 <동아일보> 등 복수의 언론을 통해 “태블릿 PC가 갑자기 기자들 손에 들어가고 이게 너무 작위적이지 않나. 누가 지휘를 하지 않으면 일이 이렇게 진행되기가 쉽지 않다”고 정씨를 지목했다.

정 전 의원은 최씨가 문제의 태블릿PC에 담긴 청와대 연설문을 수정한 시점이 정씨와 이혼하기 전인 2014년쯤인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또한 해당 PC가 정씨 소유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게 ‘드레스덴 연설문’이다. 해당 연설문은 최씨와 정씨가 이혼하기 두 달 전인 지난 3월28일 발표됐다. 최씨는 이 연설문을 발표 하루 전날인 같은 달 27일 받아 수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최태민의 의붓아들이었던 조순제씨가 최태민의 구국봉사단 등을 도맡아 실권을 잡고 있다가 권력 서열서 밀려나자 지난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경선 당시 박 대통령과 최태민 관계에 대해 폭로에 나섰던 것과 정씨가 최씨를 겨냥하고 나선 게 같은 맥락일 수 있다”며 “권력 투쟁서 밀린 정씨가 한번 칼을 빼들었으면 끝까지 가려고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 장막 뒤 숨어있는 그림자 색출작업
일각선 ‘정윤회 복수설’ 제기 목소리도

또한 정 전 의원은 “박 대통령도 이번 사건의 배후에 정씨가 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겠지만, 정씨가 얼마나 더 많은 자료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없어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의 말을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는 그가 박 대통령과 최태민의 관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서 이명박 캠프에 소속돼 박근혜 당시 후보에 대한 검증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지난 2007년은 지금만큼이나 자극적인 의혹들이 쏟아졌던 시기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서 최태민 일가와 박근혜 후보 간의 관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심지어 ‘최태민과의 애가 있다’는 내용도 공중파를 타고 전달됐다.

또한 이명박 캠프 인사 중 한 명인 김해호씨는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는 육영재단 이사장이었지만 아무런 실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최태민과 그의 딸(최순실) 허수아비에 불과하다”고 폭로했다. 이처럼 당시 이명박 캠프는 박 대통령의 최씨 일가와의 관계에 대해 전 방위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인사는 “정 전 의원은 박 대통령과 관련해 핵심 정보를 들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라며 “캠프에 있을 때부터 수집한 정보들을 문건으로 정리해 놓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한 인터넷 신문과의 인터뷰서 “그 분(정 전 의원) 참 황당하다. 근거도 없는 그런 얘기를 함부로…”라며 “나는 오래 전부터 모두 잊고 조용히 살고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
발단은 복수?

정씨와 최씨가 최근까지 부부관계였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 지난 1995년 결혼한 두 사람은 지난 2014년 3월, 최씨가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갈라섰다. 그해 5월 정씨는 “최씨의 재산을 파악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가 돌연 취하한 일도 있었다.

당시 정씨가 재산분할청구 소송을 제기했던 일도 주목받고 있다. 시점상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이전 일로 정재계 각종 이권과 연관된 최씨의 재산에 대해 정씨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했던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일종의 정보수집 차원서 낸 소송이라는 의미다.

정씨가 최씨를 상대로 재산분할청구 소송이 제기한 것은 지난 2월. 문건 파동 이후 오랫동안 침묵하던 그는 그 일로 다시 언론에 등장했다.


당시 정씨의 소송 제기를 최초 보도한 곳은 TV조선이다. 그리고 TV조선은 5개월 뒤인 지난 7월, 미르재단의 수상한 자금 모금을 단독보도했다. 바야흐로 ‘최순실 게이트’의 포문을 열렷다. 그로부터 2개월 뒤 정씨는 재산분할청구 소송을 돌연 취하했다. 소송 취하 시점이 최씨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에 연루되기 직전이었다.

태블릿PC 소유자 두고 갑론을박
“최순실, 정윤회 질투” 이유는?

최순실 게이트가 만천하에 드러난 경위를 정씨와 연결 지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정가는 정씨의 배후에 또 다른 누군가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한 야권 관계자는 본지를 통해 “정황상 이번 사태의 원 소스를 정씨가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단순히 복수를 위해 정보를 흘렸다는 주장은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국정을 마비시킬 정도의 정보를 혼자 결정해서 흘렸을 리 없다. 결국 정씨의 배후에 누군가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야당서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정씨는 복수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그는 자신의 딸 정유라씨의 부정입학 의혹 등에 대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충신과 간신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조사를 성실히 받는 게 중요하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정씨는 최씨와 이혼한 사유에 대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 그분(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스타일이 많이 달랐다”며 일각서 최씨가 대통령과 가깝게 지낸 정씨를 질투했다는 의혹에 대해 “질투를 하긴 했다”고 말했다.

정씨의 부친 또한 최근 <신동아>와의 인터뷰서 “최씨가 아들(정씨)을 질투했다”고 말해 사실화되는 모습이다.

정씨는 이어 “박 대통령에 대한 하야 여론이 누구보다 안타깝다. 이혼 후 최씨를 제대로 관리 못한 본인의 불찰”이라며 검찰 조사를 앞둔 박 대통령에게 “요즘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겠나. 결과에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면 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정윤회 폭로설
배후 누군가

최근 정씨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지난해 9월부터 살고 있는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한 아파트서 돌연 모습을 감춘 것이다. <뉴스1>이 가스 검침 담당자와 인터뷰한 결과, 정씨는 11월 초 짐을 싼 가방을 차에 싣고 어딘가로 떠났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정씨의 행방을 알 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씨의 거취는 사정기관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씨가 비리관련 의혹을 전면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씨의 증언이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정씨가 검찰 소환을 피해 잠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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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